이집트

이집트7 - 아스완, 아부심벨 대신전(람세스 2세 신전)

큰누리 2019. 3. 23. 14:10

2019. 1/16. 수. 이집트 여행 2일째. 

여행 첫날 밤은 밤새 아스완행 야간 침대열차를 타고 이동했다온갖 불편함, 특히 씻지 못하는 불편함과 음식이 입에 맞지 않는은 너무 불편했다. 비교적 예정 시각에 출발했기 때문에 예정대로 11시간 만에 도착 줄 알았으나 4시간 연착으로 08:40이 아닌 12:20 도착했다. 아침에 우리 칸만 2층으로 올라가는 사다리도 없고, 1층 침대는 소파 겸용인데 고장이라 침대로 고정되었으며, 콘센트도 고장이란 걸 알았다. 세면대의 물 줄기는 아기 오줌 수준이고, 그 아래 카페트는 질퍽거리고... 그나마 1시간 연착하며 룩소르역에서 물을 공급 받은 후에야 물이 나와 겨우 세수만 했다. 

차장 밖 오른쪽으로 나일강이 보였다 안 보였다가 반복되었다나일강 주변에는 억새나 사탕수수 밭, 마을이 있고, 사탕수수 단을 실고 어디론가 이동하는 마차가 보이기도 했다. 야자수 나무 사이 들판 위로 떠오르는 해를 보았다. 아침에 심심한 밀빵 3개와 버터, 벌꿀, 치즈, 비위생적인 파란 플라스틱 컵에 커피가 나왔는데 커피는 그나마 아침에만 제공된다고 했다. 엊저녁 식사가 부실하여 캐리어 위에 올려놓고 아쉬운대로 빵과 커피로 아침을 때웠다.

 

카이로 기자역 출발 후 14시간 50분 만에 아스완역에 도착했다. 우리나라라면 상상도 못할 장거리 기차 이동이었다. 역을 벗어나자마자 맞은편에 시퍼런 강물, 깔끔한 호텔, 거리가 보였다. 너무 연착되어 아부심벨( 신전)은 내일 가려했으나 이집트 경찰의 불허로 원래대로 진행하기로 했다이집트 관광지는 안전 때문에 반드시 경찰의 허락을 받아야 입장이 가능하며 조율이 안 되면 그대로 움직여야 된다고 한다. 아부심벨 신전은 이집트 최남단(수단과의 국경 바로 위)에 위치하며 아스완에서 3시간 사막을 통과해야 있다. 아부심벨을 버스로 가는 길에 수단과 경계지역에 영국인들이 세운 초기 아스완댐을 지나쳤다. 수단은 이집트 바로 남쪽에 있으며, 누비아로 불렸고, 고대 이집트에 황금을 공급한 식민지였다아스완은 이집트 최남단의 대도시로 한국학과가 개설된 아스완 대학이 있다고 한다.

 

아스완댐을 지나치자마자 주변은 황토, 모래, 자갈로 황량했다. 아스완댐을 지나면서 사막이 계속 이어졌는데 모래 사막이 아니라 자갈에 붉은 철광석이 섞인 자잘한 암석 덩어리와 자갈 사막이었다. 나무 한 그루, 풀 한 포기 없는 광활한 사막을 달려 아부심벨 신전에 도착하기까지 중간 중간에 신기루와 한 줄의 도로, 고압 전선 철탑만 보였다. 그 동안 방치되었던 사막에 정부가 무언가 시도를 하는 것 같았다. 3시간을 버스로 달렸는데 어느 순간 마을이 보이더니 아부심벨 신전 입구에 도착했다. 아부심벨에는 나일강을 막아 만든 인공호수 나세르호와 그 위쪽에 람세스 2세 신전(대신전), 네페르타리 소신전이 있다. 신전이 그 자리에 있었던 것이 아니라 나세르호를 만들면서 물에 잠길 뻔한 바위산 신전을 앞쪽만 잘라 위쪽으로 옮긴 이다. 나세르호를 조성하면서 호수에 잠길 뻔한 신전을 옮긴 것만 20개라고 한다.   

 

<아스완역 내부>

벽 4면에 아부심벨 신전, 아스완 하이 댐, 신전의 벽화 사진 등을 붙여놓아 얼른 봐도 관광지의 내용을 알 수 있었다. 그런 점은 무언가 2% 부족한 듯한 이집트의 관광에서 상당히 일관성 있게 잘 되어 있다.

 

<아스완역 외관>

 

<아스완 시내 번화가와 나일강>

나중에 룩소르에서 아주 많이 본 펠루카(바람만 이용하여 움직이는 보트)가 운치있게 나일강에 떠 있거나 대기 중이다. 강 이쪽 편은 크루즈들을 잇대어 대기 중인 크루즈 도크이다. 

 

<아스완댐 주변 풍경>

아스완 댐의 물은 우리가 아는 잔잔하고 부드러운 푸른 색이 아니라 고흐 그림의 밤 하늘색과 같은 '시퍼런 색'이다.

 

<아스완 - 아부심벨 사이의 사막 풍경>

모래 사막이 아니라 자갈사막이다. 붉은 모래는 표피층만 덮인 것이라고 하는데 이 모래(바람) 때문에 이집트의 도시들은 모두 누런 색이다. 국토의 95%를 차지한다는 이집트의 사막은 그야말로 황무지인데 요즘 들어 무언가 개발 중인 것 같았다.

 

<아스완 - 아부심벨 사이의 사막의 유일한 휴게소>

요르단에서 들른 사막의 베드윈족 휴게소와 비슷하다. 바닥에 앉아 차를 마실 수 있는 장치와 간단한 판매용 간식, 의자가 있고 무엇보다 화장실이 있다.

 

<아스완 - 아부심벨 사이의 사막과 신기루>

위의 휴게소 앞에서 촬영한 것이다. 다른 곳에서는 신기루를 못 보았는데 이 주변에서 신기루 현이 자주 발생했다. 중앙을 가로 지르는 도로 위로 신기루 2개가 보인다.

 

<침대열차에서 제공한 아침식사와 여행사 맞춤 점심 도시락>

침대열차에서 제공한 윗 사진의 빵은 무취무미(!)한 맛이라 그럭저럭 먹었다. 두 번째의 점심 도시락은 별도로 주문했다고 들었는데 샌드위치 3개 중 시커먼 쇠고기 조각이 들어간 샌드위치는 너무 질기고 냄새가 나서 버렸다. 이집트의 다른 음식들은 대체로 맛이 좋은데 쇠고기는 어디에서 먹어도 질기고 맛도 별로였다.

 

<아부심벨 신전(람세스 2세 대신전과 네페르타리 소신전) 매표소>

아부심벨 신전 입장료는 200 EGP(£€, 이집트 파운드, 한화 약 15,000원)로 룩소르 왕들의 계곡과 함께 가장 비싸다. 이집트 관광지 입장료는 EGP(£€, 이집트 파운드) 50, 80, 100, 140, 150, 180으로 각각 다르며 사진 촬영비가 가장 비싼 은 왕들의 계곡으로 EGP 300이다. 매표소에서 아부심벨 신전까지 10분 남짓 걸어야 한다.  ** EGP(£€, 이집트 파운드) 환율(2020.1. 기준) / 1EGP : 73원

 

<매표소, 출입구쪽에서 본 아부심벨 신전(람세스 2세 대신전) 뒷태>

사진의 왼쪽에 있는 네페르타리 소신전은 보이지 않고 대신전만 보인다.

 

<아부심벨 신전(람세스 2세 대신전) 앞 서쪽의 인공호수(나세르湖)>

이 호수를 조성하면서 물에 잠길 뻔한 20여개의 신전들이 50여개 나라의 도움으로 수장을 면했다. 물이 귀한 이집트에서 인공호수는 포기할 수 없는 사업이었으니 이런 식으로라도 신전들이 살아남은 것이 다행이다.

 

<람세스 2세 대신전>

람세스 2세 대신전은 큰 산을 통으로 깎아 만든 신전으로 이집트의 건축물 중 단일 건축으로 가장 크고 정교하다고 한다. BC 15세기에 외적으로부터 이집트의 안전을 보장해주던 천연 요새 사막이 최초로 뚫렸다. 그 때문에 중왕조 12왕대에 남쪽에 방어형 건축을 보이다 람세스 2세 시대에 누비아인의 침입(남쪽 세력)을 저지하기 위해 람세스 대신전이 건축되었다신전에 들어서면 8개의 오시리스(람세스) 원기둥이 떠받치고 있는 넓은 이 나오고, 이어 좀 더 작은 홀과 연결된다벽에는 람세스 2세의 통치를 치하하는 내용을 담은 상형문자와 부조가 장식되어 있다가장 안쪽의 성소에는 프타하만 신, 아몬-라 신, 람세스 2세 자신. 라 호라크티의 4명의 신 석상이 모셔져 있다매년 2/22, 10/22 이틀 2일 아침 20분 동안만 성소에 햇빛이 비치도록 설계되었지만 이 때에도 맨 왼쪽에 있는 죽음의 신 프타하만제외된다고 한다소신전의 주인인 람세스 2세의 부인 네페르타리는 클레오파트라와 함께 이집트 최고 미인으로 불리는 네페르티티와 다른 인물이다.

아스완댐은 건축 당시에 세계 최대였으나 현재는 4위의 규모이다. 댐 건설 시 유물들이 물이 잠기게 되자 이집트가 유네스코에 도움을 요청했고, 50여개국이 도와 20여개의 신전을 이전했다. 람세스 2세 신전은 1964년부터 4년 걸려 바위를 톱으로 잘라 신전을 옮겼으나 바위산은 포기하고 앞의 신전만 잘라 옮겼다. 높이 65m, 180m의 위치로 이전하여 조립했는데 하부는 인공 구조물로 지지하고 후면은 산처럼 마무리했다. 당시 독일의 지원이 가장 컸다.

람세스 2세 대신전 1번 방에는 자신의 용맹을 과시한 카두시(현 시리아, 히타이트족) 전투장면이 새겨져 있다고 한다이집트 밖에서 죽는 걸 원치 않는 이집트인들의 사고 때문에 이집트인들은 정복은 해도 현지 주둔은 하지 않았다. 람세스 2세는 아버지인 세트 1세에 의해 단련된 왕으로 길러지다 20세 쯤 즉위해서 67년 동안 통치했다.

 

<아부심벨 대신전(람세스 2세 신전) 측경>

중앙의 그늘진 곳 안쪽에 있는 람세스 2세 대신전은 가려져 보이지 않고, 원경의 네페르타리 소신전만 보인다.

 

<아부심벨 대신전(람세스 2세 신전) 전경>

도착한 시각이 석양 무렵이었는데 사진 왼쪽에서 난반사가 심해 사진 촬영을 하는데 애를 먹었다. 원래 호루스신을 위해 지으려던 신전을 람세스 2세가 자신을 위한 신전으로 바꾼 것이라고 한다. 신전 정면의 거대한 4개의 람세스 2세 석상은 각각 상, 하 이집트 통합 왕관을 쓰고 있으며, 왕비와 왕녀들은 다리 사이에 조그맣게 조각되어 있다.

 

<아부심벨 대신전 앞 람세스 2세 조각상 좌우 양쪽 받침대의 부조>

이 부조가 카두시(현 시리아, 히타이트족) 전투장면이 아닐까 추측한다. 포로들의 목에 줄이 묶여있고, 한쪽 팔이 모두 잘려 있다. 이집트인들은 포로들을 잡으면 모두 한쪽 팔을 잘랐다. 

 

<아부심벨 대신전(람세스 2세 신전) 내부 중앙>

8개(앞의 2개는 잘림)의 석상은 죽음의 신인 오시리스 형상을 한 람세스 2세이다천장의 시커먼 그림은 여신이 날개를 펼친 그림이다.

 

<아부심벨 대신전 내부의 방과 통로, 벽화(부조)들>

대신전 내부에 몇 개의 방이 있고 방마다 부조로 벽화 그려져 있다. 카투시 전투에서 승리한 그림이 첫번째 방에 있다고 했는데 카투시 전투 그림은 밖에 있는 4개의 대형 람세스 2세 석상 받침대에 있는 부조인 듯 하다. 신전 내부의 벽화(부조)는 주로 람세스 2세의 통치를 치하하거나 오시리스, 호루스, 하토르 등의 신과 관련된 내용이다. 방이 몇 개나 있는 것에 놀랐고, 방마다 벽화들이 가득한 것에 놀랐다. 이후로 본 대부분의 신전이나 장제전 내부에 부조 벽화들이 있어서 이집트 여행에서 가장 풍부한 내용, 볼거리를 제공 주었다.

 

<8개의 오시리스 신 조각기둥이 늘어서 있는 람세스 2세 대신전 내부 중앙>

중앙 통로 양쪽에 기둥 형식으로 죽음의 신인 오시리스의 조각상이 늘어서 있고, 조각상 뒤 기둥과 천장에도 벽화들이 가득 차 있다.

 

<람세스 2세 대신전 내부 중앙 가장 안쪽에 위치한 성소와 4명의 신상>

프타하만, 아몬-라, 람세스 2세, 라 호라크티 등 4명의  석상이 신전 안 가장 깊숙한 성소에 모셔져 있다. 1년 중 10/22, 2/22 이틀만 신전 중앙 내부에 있는 이 방에 햇빛이 들어가도록 설계되었지만 이 때에도 맨 왼쪽의 죽음의 신 프타하만은 제외된다고 한다.

 

<아부심벨 대신전(람세스 2세 신전) 내부의 벽화들>

윗 사진은 왕에게 오시리스신에게 공물(먹거리)을 바치는 장면이다. 아래 사진은 사후 세계를 관장하는 푸른 얼굴의 오시리스신 머리 위의 둥근 관으로 보아 사랑의 여신 하토르로 보인다. 이 신전에서 가장 많이 보이는 그림(부조)은 람세스 2세 자신과 매 얼굴을 한 호루스 이다.

 

<아부심벨 대신전(람세스 2세 신전) 내부의 벽화들>

기둥이나 두 번째 사진은 매의 얼굴을 한 호루스 신과 태양(원반)을 쓴 태양신 라에게 람세스 2세가 공물을 바치는 내용인 듯 하다. 태양신 라 2개의 깃털관을 쓴 인간이나 원반을 쓴 매 표현되고, 호루스 신은 이집트 상하 통합관을 쓰는 차이가 있다. 신들은 양손에는 지팡이와 생명의 열쇠 앙크(Ankh), 도리깨 등 들고 있다.

 

<아부심벨 대신전(람세스 2세 신전) 내부의 벽화들>

천장의 날개를 펼친 여신 그림, 지팡이와 홀을 들고 죽은 자의 팔 자세를 한 오시리스 신 기둥, 그 뒤로 람세스 2세가 생전에 마차를 타고 활을 쏘는 벽화가 있다.

 

<아부심벨 대신전 밖 오른쪽 람세스 2세 조각상 아래의 부조와 조각상들>

다리 사이에 있는 두 여성은 부인으로 추측되며, 발 앞에는 상형문자, 4명의 인물상과 5마리의 매)호루스)상이 있다. 왼쪽의 람세스 2세 조각상 앞은 인물 1명 외엔 파손되고 아무 것도 없다. 셀카를 찍느라 정신이 없는 중국 여성과 비교하면 아부심벨 신전 밖 (오른쪽) 람세스 2세 석상과 그 아래 석상들의 크기를 비교 가늠할 수 있다.

 

<아부심벨 대신전(람세스 2세 신전) 입구 좌우의 석판>

신전 앞 좌우의 람세스 2세 거상 앞에 세워진 석판이다. 왼쪽 석판은 산산조각이 난 것을 붙여 놓았고, 오른쪽(아래 사진)은 비교적 온전하다. 람세스 2세가 태양신과 호루스 신을 만나는 장면 인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