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이집트8 - 아스완 아부심벨 소신전(네페르타리 신전), 나일강 크루즈

큰누리 2019. 3. 25. 02:28

2019. 1/16. 수. 이집트 여행 2일째.

<아부심벨 네페르타리 소신전>

네페르타리 람세스 2세의 부이며, 아부심벨의 네페르타리 소신전은 서쪽의 람세스 2세 대신전과 큰 산, 조금 작은 산처럼 나란히 붙어있다. 이집트에서 여왕을 위한 신전으로 유일하고, 파라오와 같은 크기로 신전이 만들어진 유일한 여성이기도 하다. 이집트 파라오 중에서도 가장 마당발이었고, 가장 오래 집권한 왕 중의 하나인 람세스 2세는 공주만 낳고 건강도 그닥 좋지 않았던 그녀를 무척 사랑했다고 한다.

 

아부심벨의 람세스 2세 대신전, 네페르타리 소신전을 각각 30, 15분 정도 미친 듯이 보고 16:40에 신전을 나왔다16:30까지 입장 마감, 17:00까지 관람이니 별 수 없이 1시간 만에 두 신전을 훑었다(이게 말이나 되는 소리인가?)충분히 볼 수 없었던 이유는 기자-아스완 야간 침대열차가 4시간 넘게 연착을 했기 때문이다그래서 내일로 미루려 했던 것인데 현지 관광 경찰이 일정 변경을 허가하지 않아 무리하게 강행을 하다 보니 볼 시간이 턱없이 부족했던 것이다이집트에서는 이렇게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일이 공공연하게 벌어지는데 이집트는 민주국가가 아니라 철저한 사회주의 국가이다.

신전 내부 사진 촬영비를 일행 중 나만 20달러를 냈는데 아무도 간섭을 안 해서 편했지만 시간에 쫓겨 충분히 촬영을 할 수 없었다. 그래도 그토록 보고 싶었던 신전을 보고, 그 정도로라도 촬영을 한 것을 다행으로 여겼다. 돈과 무관하게 미라처럼 원천적으로 촬영이 불가능한 것도 있었으니까.

 

신전 바위산 2개 앞에는 신전을 옮긴 원인이 된 엄청난 크기의 나세르 호수가 시퍼렇게 신전 3면을 둘러싸고 있었다들어가는 길에 나세르 인공호수를 촬영하려고 했으나 가이드의 독촉에 쫓겨 놓쳐서 나오는 길에 촬영하려고 했다. 그러나 서쪽 람세스 2세 대신전 쪽으로 들어가 동쪽의 네페르타리 소신전 뒤로 나오는 통에 촬영을 놓쳤다하지만 뒤로 이어진 두 신전의 민둥산 같은 뒤태를 보는 것도 나름 재미있었다조금만 더 시간이 주어졌더라면 좋았을 텐데 사막을 건너야 하는 현지 가이드가 어찌나 몰아치는지... 근본 원인은 엉망인 이집트의 교통 시스템이지만 그래도 아쉬웠다.

 

아부심벨 대신전 람세스 2세의 부인이자 소신전 주인네페르타리와 이집트에서 장 아름다운 여인으로 통하는 네페르티티는 다른 인물이다. 네페르티티 흉상(Nefertiti Bust) 1912 페루 텔 엘 아마르나에서 유적 발굴 중이던 독일 고고학자 루드비히 보르하르트에 의해 발견독일로 밀반출되어 현재 독일 국립박물관 신 박물관(Neues museum)에서 가장 중요한 유물로 소장되어 있다네페르티티미녀가 왔다라는 이라고 한다.

네페르티티(BC 1370~1330)는 이집트에 일신교 신앙을 최초로 도입한 제18왕조 파라오 아크나톤(아멘호텝 4)의 왕비이자 투탕카멘의 의붓어머니이다그녀의 흉상은 우리에게 가장 잘 알려진 이집트 인물상으로 입 주위와 목의 주름이 보일 정도의 중년 여성이다. 이집트에는 수많은 왕족, 귀족 초상이 있지만 인체를 묘사하는 기준인 규범(Canon)을 따르지 않고 가장 사실적인 묘사를 한 작품이다. 석회석에 채색을 입힌 약 50cm의 흉상으로 왼쪽 눈동자가 미완성이지만 당대 최고의 걸작이자 이집트 최고 미녀로 평가 받는다

 

 

<이크나톤(Iknaton, 아톤을 섬기는 자) = 아케나텐(Akhenaten, 아톤신의 지평선) = 아멘호텝 4세>

18왕조 이크나톤(BC 1379~1362)아몬(아멘)신을 섬기는 신관들이 영향력이 강해지자 태양신 아톤(Aton)을 유일신으로 섬기도록 명령했다원반 모양의 햇살로 표현된 아톤(Aton)갸름한 얼굴에 건장한 파라오 이크나톤의 조각은 이집트고고학박물관 아멘호텝 4세실에서 확인할 수 있다. 신전에서 다른 신들의 이름을 지우고 오직 태양신 아톤만 섬기도록 했고, 아톤과 소통할 수 있는 사람은 왕과 가족뿐이라고 하며 왕권을 강화했다자신의 이름을 ‘아톤을 섬기는 자란 의미의 이크나톤으로 바꾸고, 수도를 아마르나로 옮겼다. 아마르나 시기는 사실적인 예술이 발달했고, 네페르티티의 조각상도 그와 관련이 있다.

당시 다신교이던 이집트에서 이크나톤의 정책은 귀족들의 반감을 샀고, 어린 아들 투탕카멘이 대를 이은 후 수도는 다시 테베로 옮겨지고 아몬신으로 돌아갔다. 투탕카멘은 아몬에게 돌아간다 의미로 이후 아케나톤의 개혁은 무산되고 아마르나는 사막화되어 역사에서 사라졌다이크나톤에 대한 반감은 이집트고고학박물관 아멘호텝 4세실에 있는 그의 미라 황금 관의 얼굴이 대부분 손상된 것만으로도 짐작할 수 있다. 이집트에서 초상화나 조각을 훼손한다는 것은 그 사람이 부활할 껍질을 없앰으로써 부활을 막는다는 믿음을 반영한 것이다.

 

 

<아부심벨 소신전(네페르타리 신전) 외관>

네페르타리 소신전 왼쪽에 그녀의 남편인 람세스 2세 대신전이 있다. 석양을 거의 등진 위치라 제대로 된 사진 촬영이 어려웠다.

 

 

 

<아부심벨 소신전(네페르타리 신전) 내부 중앙 통로>

중앙 통로 기둥에 새겨진 여성 두상은 모두 네페르타리 여왕(왕비)이다. 사람 2명이 서 있는 중앙은 중심 신을 모신 지성소이다.

 

 

 

<아부심벨 소신전(네페르타리 신전) 내부 신전 입구 좌우>

 

 

 

<아부심벨 소신전(네페르타리 신전) 내부 신전 입구>

문 중앙 위에는 하토르의 보호 날개가, 좌우에는 여신에게 파피루스(?)와 다른 무언가를 바치는 여왕의 부조가 있다.

 

 

<아부심벨 소신전(네페르타리 신전) 가장 안쪽 중심의 신전>

설명도 놓쳤고, 조각상도 뭉개져서 내용을 잘 모르겠다.

 

 

 

<아부심벨 소신전(네페르타리 신전) 내부 벽화>

관광객이 서 있는 위치(오른쪽의 밝은 부분)가 신전의 안쪽 중심인 신전이다.

 

 

<아부심벨 소신전(네페르타리 신전) 중심 신전 좌우의 벽화>

윗 사진은 서쪽, 아래 사진은 동쪽 끝에 있던 것으로 좌우 그림이 같다. 이중 관을 쓴 여왕이 암소 모양을 하고 배를 탄 하토르 여신에게 파피루스 닮은 식물을 바치는 모습이다.

 

 

 

<아부심벨 소신전(네페르타리 신전) 내부 벽화>

머리에 원반을 인 태양신 라에게 람세스 2세가 향수와 다른 공물을 바치는 부조이다. 

 

 

<아부심벨 소신전(네페르타리 신전) 신전 동쪽 밖의 벽화>

이 벽화 말고 1개가 사진 오른쪽 밖에 더 있다.

 

 

<동쪽에서 본 아부심벨 소신전(네페르타리 신전)과 대신전 쪽>

아부심벨 대신전(람세스 2세 신전)은 왼쪽 바위 안쪽으로 들어가 있어 촬영한 위치에서는 보이지 않는다. 왼쪽 끝은 나일강을 막아 만든 나세르 인공호수이다.

 

 

<아부심벨 소신전(네페르타리 신전) 옆쪽에서 본 나세르 인공호수>

좌우 원경에 보이는 동산들은 인공호수에 잠길 뻔했다가 유네스코에 의해 구조된(!) 20개의 신전 중 일부일 것이다.

 

 

<뒤에서 본 아부심벨 소신전(네페르타리 신전, 좌)과 아부심벨 대신전(람세스 2세 신전>

왼쪽 평평한 곳  아래에 네페르타리 소신전이 있고, 가운데의 안쪽으로 움푹 들어온 곳에 람세스 2세 신전이 있다. 원래대로라면 뒤쪽은 자연스러운 바위산이었겠지만 옮기는 과정에서 앞면만 잘라 이곳으로 옮기고, 뒷면은 흙으로 덮은 이다.

 

 

<매표소쪽에서 본 아부심벨 대신전(람세스 2세 신전)과 나세르湖>

아부심벨 소신전(네페르타리 신전)은 사진 상에서 잘려 보이지 않는다.

 


아부심벨에서 아스완까지는 270km라고 적혀 있었는데, 아스완역에서 아부심벨로 갈 때는 400km라고 했고, 도착까지 4시간 걸렸다사막에서 막힘없이 달렸으니 4시간 걸린 400km가 맞을 것 같다. 아부심벨에서 아스완으로 서둘러 출발한 시각은 17:00 였다. 크루즈에 도착하는 일정만 남았지만 저녁식사가 예약 시간보다 늦어졌기 때문에 현지 가이드가 서둘렀던 것이다.

아부심벨을 출발한지 2시간이 경과한 19:10, 좌우로 캄캄한 사막 지평선이 하늘과 겨우 구분되고 무심결에 하늘을 보니 오른쪽 창밖으로 오리온 자리1시 방향에 있고, 그 바로 위로 어제보다 배가 조금 부른 반달이 유난히 반짝였다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제대로 된 달빛은 내가 언제쯤 마지막으로 보았을까30년 전 쯤아무튼 전혀 예상 못한 아프리카에서 내 인생에서 가장 가장 빛나는 달과 별자리를 보았다.

 

 

<돌아오는 길에 본 아스완-아부심벨 사이의 사막>

아무런 막힘 없이 무려 3시간을 달리는 코스이다.

 

 

<아스완의 나일강 크루즈>

우리가 이용한 Cruise의 이름은 JAZ REGENCY이다. 4층까지 있고, 지하에 식당이 있고, 4층엔 칵테일 바, 반 층 위엔 무료 수영장과 선텐 바가 있다나와 동생은 211호 방을 배정 받았는데 은은한 황토, 밤색, 회갈색 침구의 포근한 디자인과 질 좋고 깔끔한 순면 침구들이 돋보였다. 로비 벽에는 에게 항아리 그림 액자가 걸려 있고, 계단과 바닥의 큼직한 이중 육각형 무늬의 카페트는 모던한 느낌이었다.

밤에 이집트 자체 생산 스텔라 병맥주 500ml를 90le(이집트 파운드), 하이네켄 250ml를 70le에 사서 마셨다. 크루즈에서 개인 계산은 마지막 날에 한꺼번에 하는 시스템이어서 하선할 때 했다. 12:00에 잠자리에 들었으나 냉방장치만 있고 난방장치는 아예 없어서 실내가 엄청 추워 파카를 입은 후에야 겨우 잠이 들었다.

 

 

<우리가 사흘 간 이용한 JAZ REGENCY Cruise>

사흘 동안 이 크루즈를 이용해 아스완에서부터 나일강을 따라 하류인 룩소르까지 이동하며 중간에 내려 관광지에 들렀다. 그 동안 외국 여행을 하며 버스나 항공기에 시달리다(!) 움직임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 크루즈로 이동하니 천국이 따로 없었다. 강을 이동하는 크루즈라 나는 거의 움직임을 느끼지 못했는데 예민한 이들은 움직임이 느껴진다고 했다.

 

 

 

<JAZ REGENCY 크루즈 로비와 육각형 디자인 계단>

 

 

 

<JAZ REGENCY 크루즈 지하의 식당>

모든 시설이 호텔보다 한 수 위였는데, 특히 음식이 맛있고 신선해서 유적과 더불어 이집트 여행에 대해 인상이 좋은 중요한 이유 되었다. 직원들은 항상 따뜻하고 친절했다. 매일 아침 매너 팁을 놓고 나오긴 했지만 카이로나 후루가다의 호텔처럼 직원 누구도 대놓고 팁을 요구하지 않았다.

 

 

 

 

<JAZ REGENCY 크루즈의 첫 식사>

아부심벨에서 오느라 늦은 저녁이기도 했지만 그간 열차나 현지식 도시락만 먹고 제대로 된 식사가 처음이라 상당히 궁금했다. 일행 모두 맛있다고 했고, 내 입에도 아주 잘 맞았다. 특히 향신료가 없고 간이 슴슴해서 아주 좋았다. 서양배 맛도 좋고 사각거리는 식감도 아주 좋아서 내내 잘 먹었다. 토마토도 언제나 믿을 만한 맛이었고, 다른 과일도 모두 맛이 좋았다.

 

 

 

<JAZ REGENCY 크루즈 침실>

침구의 디자인도 좋지만 면의 품질도 아주 좋다. 다음 날부터 침대 위에 수건으로 만든 벨 보이의 타조, 인형, 악어 등의 공예 훌륭했고 눈이 즐거웠다.

 

 

 

 

<JAZ REGENCY 크루즈 화장실>

물 공급 상태, 온도 등이 항상 적절해서 좋았다. 물이 부족한 나라인데다 첫날 야간 침대열차에서 물 때문에 고생을 했기 때문에 기대를 안 했는데 만족스러웠다.

 

 

<JAZ REGENCY 크루즈 옥상>

수영장과 파라솔, 타올 박스 등이 있다. 아침 저녁으로 파카를 입어야 할 정도로 춥고 낮에도 우리나라의 봄, 가을 날씨라서 수영할 일은 없었고, 여유 있을 때 올라가 혼자 주변을  감상하곤 했다. 

 

 

<JAZ REGENCY 크루즈 옥상에서 본 아스완 시 야경>

중앙의 계단은 크루즈 도크의 문 중의 하나로 우리는 그곳으로 내려와 크루즈와 연결된 즉석 나무 외다리로 건넜다. 우리 크루즈 옆(나일강쪽)에 다른 크루즈가 있어서 아침이나 저녁엔 그 크루즈의 손님들이 우리 크루즈를 지나 버스 승하차장으로 오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