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9. 토. 이집트 5일 일정
- 6시 기상 후 식사 - 7시 왕들의 계곡에 도착 - 왕들의 계곡에서 3개 파라오의 무덤 내부 관람(사진 촬영권 별도 구매) - 왕들의 계곡 하셉수트 장제전 관람 - 멤논의 거상 관람 - 펠루카로 나일강 동쪽으로 이동 - 호텔 별관 중식당에서 중식으로 점심 - 룩소르 카르나크 신전 관람 – 룩소르 야간 마차 투어.
<왕들의 계곡에서 본 3개의 무덤 중 첫번째 KV8 Merenptah 왕의 무덤>
KV8(KV는 ‘Kings Valley’의 약자이고, '8'은 8번째로 발굴된 무덤을 뜻함)는 이집트 신왕조 시대의 파라오인 메렌프타(Merenptah) 무덤이다. 메렌프타는 람세스 2세의 13번째 아들이며, 환갑의 나이에 파라오에 즉위해 10년(1213-1203BC) 동안 이집트를 통치했다. 아부심벨 신전, 룩소르 신전과 카르낙 신전 등 가장 많이 만날 수 있는 유적과 조각의 주인공인 람세스 2세는 무려 67년을 통치하다 죽었기 때문에 형들은 이미 죽고 13번째 아들인 메렌프타가 파라오가 된 것이다.
왕들의 계곡에 있는 62기의 무덤 중 메렌프타 왕의 무덤은 규모나 구조면에서 가장 표준이라고 한다. 위쪽에 염소 얼굴을 한 창조신(크놈, Khnum)을 중심으로 좌우에 이시스(Isis)와 네프시스(Nephthys) 여신 자매가 부조되어 있는 입구를 지나면 경사진 계단을 따라 지하로 내려간다. 꽤 긴 직선 통로의 양쪽 살구색과 흰색 벽에는 은은한 무늬처럼 보이는 ‘장제의 서(葬祭의 書)'가 촘촘하게 채색 부조로 새겨져 있다. 복도가 끝나는 지점에 정실(well chamber), 주실(pillared chamber), 측실(ide chamber)이 있고, 다시 복도를 지나면 전실(antechamber)과 석관이 안치된 현실이 있다. 온전하고 거대한 석관 앞에 있었던 다른 방의 상태가 나쁜 부서진 관 같은 물건은 무엇이었는지 파악을 못했다.
‘장제의 서(葬祭의 書)’는 이집트에서 미라를 무덤에 안치할 때 죽은 자의 재생·부활·영생을 기원하면서 불렀던 신관의 주문을 모은 주술집이다. 중왕조 시대에는 관의 뚜껑이나 관 속에다가 표현했기 때문에 '코핀 텍스트', 신왕국시대에는 파피루스 두루마리에 표현했고 '사자의 책(書)' 이라고 불렀다. 지금까지 알려진 '장제의 서'는 모두 1천 개가 넘는다고 한다. 알려진 것 중에는 Litany of Ra(Ra의 탄원시), Book of Gate(문의 책), Book of the Death(죽음의 책), Book of Caverns(동굴의 책), 낮의 책(Book of Day), 밤의 책(Book of Night), 거룩한 암소의 책(Divine Cow Book), Imydwat, the Opening of the Mouth Ritual 등이 있다. 당시엔 ‘장제의 서(葬祭의 書)’는 사전 지식도 없고, 따로 가이드로부터 설명을 들은 기억도 없고, 문자의 내용은 당연히 전혀 몰랐기 때문에 왕의 생애나 업적을 칭송하는 내용이고, 내가 아는 파피루스 두루마리로 된 '사자의 서' 와 같거나 비슷할 것으로 추측했다. ‘지하세계의 書(Book of That Which is in the Underworld)’ 란 용어도 있었는데 호칭이야 뭐가 됐던 내용은 내 추측이 맞을 것 같다.
<왕들의 계곡 KV8 메렌프타(Merenptah) 왕의 무덤 입구>
KV는 'Kings Vally'의 약자이고, 8은 8번째로 발굴된 무덤이란 의미이다. 메렌프타(Merenptah)는 고대 이집트 왕 중 우리에게 가장 잘 알려진 왕 중의 하나인 람세스 2세의 뒤를 이어 즉위한 파라오로 람세스 2세의 13번째 아들이다. 무덤 입구 위에 노란 원 안의 Khnum(크놈) 신을 중심으로 Isis(모성, 생산의 여신), 오른쪽에 Nephthys(죽음, 비탄의 여신) 자매가 앉아있다. Khnum(크놈) 신은 양머리를 한 창조, 물의 신으로 벽화 중 최초로 이곳에서 보았다.
<왕들의 계곡 KV8 메렌프타(Merenptah) 왕의 무덤 벽화>
쇠똥구리는 재생이나 다산을 상징하며, '케프리'란 의인화된 신으로 표현되기도 한다. 쇠똥구리 옆의 마모된 신은 태양신이다.
<왕들의 계곡 KV8 메렌프타(Merenptah) 왕 무덤의 왕과 태양신 Ra>
이 글을 쓰기 직전까지 매는 무조건 호루스 신이라고 착각을 했다. 조사를 하는 과정에서 호루스 신과 태양신 Ra 모두 매의 형상인 점은 맞지만 호루스(Horus) 신은 이집트 파라오 통합관을 썼고, 태양신 Ra는 코브라가 감긴 태양(원반)을 쓴 차이를 발견했다. 아직 확인은 못했지만 앞서 쓴 글 중 호루스 신과 관련된 내용을 점검해야 할 것 같다. 신전이나 무덤에 등장하는 이집트 신은 인도처럼 아바타나 변형 없이 항상 일정한 차림이거나 상징물을 들고 있다. 시대에 따라 용어가 달라져도 상징물이나 신의 의미는 일관되고 비슷하다.
<왕들의 계곡 KV8 메렌프타(Merenptah) 왕 무덤의 구조(배치도)>
<KV8 메렌프타(Merenptah) 왕 무덤의 통로(복도)>
천장에는 날개가 채색 부조가 이어지고, 양쪽 벽에는 신성문자로 된 ‘장제의 서(葬祭의 書)’로 추측되는 글들이 촘촘히 새겨져 있다. 통로(복도)는 천장의 하얀 가로막을 기준으로 2개로 나뉘어 있다.
<KV8 메렌프타(Merenptah) 왕 무덤의 주실과 벽화>
첫번째 사진에 날개를 펼친 네프티스 여신, 개 얼굴 형상의 미라신인 아누비스, 크놈신으로 보이는 염소 뿔 일부 등이 보인다. 천정의 파란색은 별, 혹은 별자리로 보이는데 확실치 않다. 두번째 사진은 파라오와 아누비스(개, 미라 수호) 신, 토트(따오기, 지혜) 신, 이시스(머리의 관, 모성과 생산) 여신, 네이트(전쟁, 사냥) 여신 벽화이다.
<KV8 메렌프타(Merenptah) 왕 무덤의 전실(로 추정)>
첫번째 사진은 입구와 벽감들, 두번째 사진은 채색 부조 벽화이다. 중심에 날개를 편 커다란 크놈신이 있고, 좌우에 (수염으로 보아) 미라 형상을 한 파라오들이 앉아있다. 위에 태양 위에 거꾸로 선 쇠똥구리가 중앙에 있고, 파라오로 추정되는 인물과 얼굴 모양을 한 새가 번갈아가며 서 있다. 그림은 그 방향에서 본 모습으로 그려져 있다. 세 번째 사진은 일부가 파손된 석관으로 보이는데 관인지 확실치 않다.
<KV8 메렌프타(Merenptah) 왕 무덤의 현실의 왕의 석관>
내부 미라는 당연히 도굴되었지만 당시의 석관이라고 믿기지 않을 정도로 완벽한 외관이 놓여있다. 하긴 카이로의 이집트고고학박물관에 있는 미라 가장 바깥의 석관은 온전한 모습인 경우가 많긴 했다. 석관의 발바닥에는 저승세계의 여신인 Isis가 날개를 활짝 펴고 있다.
<KV16 Ramesses 1세, KV17 Seti 1세의 무덤 이정표>
KV17 Seti 1세의 무덤은 왕들의 계곡에 있는 무덤 중 규모가 가장 크고, 이 무덤 역시 사진 촬영이 불가능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우리는 그냥 지나쳤는데 출입이 불가능해서였는지 현지 가이드가 임의로 지나쳤는지 모르겠다.
<왕들의 계곡 KV2 Ramesses 4세 무덤 이정표(입구)와 구조도>
KV2 Ramesses 4세 무덤은 입구의 무덤 구조도만 보면 앞서 본 KV8 Merenptah왕의 무덤보다 훨씬 조촐(!)해 보인다. 하지만 내부로 들어갔을 때 느낌은 KV2 Ramesses 4세 무덤의 통로가 훨씬 더 길고(깊고). 벽화 내용도 풍부했던 걸로 기억한다. KV2 Ramesses 4세 무덤도 직선 통로의 양쪽으로 흰색 벽이 있고 그 위에 신성문자만 채색을 한 ‘장제의 서(葬祭의 書)'가 촘촘하게 부조로 새겨져 있다. 3단계의 복도가 끝나는 지점에 주실(pillared chamber), 다시 복도를 지나면 석관이 안치된 현실이 있고, 관 뒤쪽에도 어둡고 작은 방이 하나 있었다.
<왕들의 계곡 KV2 Ramesses 4세 무덤 입구 기둥의 채색 부조>
똑 같은 그림이 입구 좌우에 있고, 이 기둥 그림의 상태가 약간 더 좋다. 왕의 이름과 일생에 대한 간략한 내용이 아닐까 한다.
<왕들의 계곡 KV2 Ramesses 4세 무덤 입구 기둥의 채색 부조>
머리의 관으로 보아 왼쪽은 창조의 신 티타넨, 오른쪽의 매는 태양신 Ra이다.
<왕들의 계곡 KV2 Ramesses 4세 무덤 내부의 채색 벽화>
지상에서부터 상당히 긴 통로를 따라 내려가면 흰색 벽에 신성문자를 새기고, 문자에만 채색을 한 은은한 그림(!)이 통로 양쪽으로 이어진다. 앞서 본 KV8 Merenptah왕의 무덤 내부보다 훨씬 길고 통로 벽의 색도 아름다웠으며, 무엇보다 3단의 통로가 인상적이었다. 사진은 한쪽 면을 벽감처럼 파서 그림을 새긴 것인데 좌우 대칭으로 하나씩 있었던 것 같다.
<왕들의 계곡 KV2 Ramesses 4세 무덤 내부의 통로와 채색 벽화, 천장화>
왕들의 계곡 63기의 무덤 중 3개 밖에 내부를 볼 수 없었지만 통로와 천장의 그림은 이곳이 가장 기억에 남았다. 내용이 워낙 많고, 보존상태도 가장 좋았으며, 무엇보다 무덤이라는 느낌이 전혀 안 들 정도로 밝고 은은한 색감이 좋았다. 사진은 천장에 가로로 막힌 선을 기준으로 순서로 나열한 것이다. 중간에는 긴 통로가 3개, 입구와 관이 있는쪽에 짧은 통로가 1개씩 모두 5개의 연결통로가 있었다.
<왕들의 계곡 KV2 Ramesses 4세 무덤 내부 통로의 채색 벽화>
양머리를 한 창조신 크놈으로 보이는 신과 파라오나 그 일족으로 보이는 이들의 벽화이다. 이 부분부터 벽화가 노란색으로 바뀌고 내용은 ‘장제의 서(葬祭의 書)’이되 표현은 그림으로 바뀌며, 인물들이 옆으로 누워서 표현된다.
<왕들의 계곡 KV2 Ramesses 4세 무덤 내부의 현실 앞 기둥(벽)과 천장의 그림>
정면에 보이는 것은 석관이다. 벽이나 천장의 그림이 이전보다 훨씬 더 내용이 풍부해지고 화려해진다.
<왕들의 계곡 KV2 Ramesses 4세 무덤 가장 안쪽의 석관>
석관 사방에도 왕의 미라, 여신 그림, 신성문자들이 새겨져 있고, 사면을 돌며 감상할 수 있다. 석관 사방의 벽은 온통 노란색을 띤 사자의 서 그림이 있고, 석관 바로 위 천장에는 대지의 남신 게브(Geb)와 천공의 여신 Nut가 하늘을 받치고 있다.
<왕들의 계곡 KV2 Ramesses 4세 현실 사방의 그림>
노란 바탕에 왕의 일생, 업적을 세세하게 묘사한 것 같다. 신의 나룻배를 타거나 동물 얼굴을 한 신들, 코브라가 등장하는 그림은 왕이 죽어서 저승으로 가는 과정일 것이다. 그 외에 한쪽 팔이 없는 남자들 무리 그림이 있는데 왕이 생전에 전쟁에서 승리하여 포로들을 잡아 팔을 잘랐다는 의미인 것 같다. 팔이 잘린 그림들은 이집트 신전이나 벽화에 종종 등장하는데 전사들이 적군의 손을 잘라오면 그 수 만큼 포상을 했다고 한다.
고대 중에서도 초창기에 해당하는 이집트 신들의 가계도를 정리해 보았다. 아래의 신을 기본으로 하여 지역이나 시대적인 필요에 의해 추앙하는 신이 바뀌거나 변형된 형태로 신봉되었다.
<왕들의 계곡 KV2 Ramesses 4세 현실 천장의 그림>
KV2 Ramesses 4세의 석관이 안치된 현실은 몇 가지 면에서 독특했다. 일단 천장에 대지의 신 게브(Geb)와 천공의 여신 Nut 부부 그림이 있는 것도 그렇고, 그림이 보존상태가 양호함에도 불구하고 표현이 조악하다. 두 신 주변에 있는 파란 바탕의 다른 인물상도 마찬가지로 왕의 무덤에 그린 그림이라고 보기엔 상당히 거칠고 조악했다. 일반적으로 남신인 Geb가 바닥에 눕고, 여신인 Nut가 하늘에 등을 대고 엎드리며, 중간에 바람과 공기의 신이면서 앞선 두 신의 아버지인 Shu가 있다고 한다. 첫번째 사진의 거꾸로 하늘을 받든 남신이 아버지인 Shu, 슈가 받치고 있는 두 신과 두 번째의 사진(동일)이 Geb와 Nut 여신으로 보인다.
<왕들의 계곡 KV2 Ramesses 4세 현실 천장의 그림>
왕이 신의 나룻배를 타고 강을 건너는 장면으로 추정되는데 그림이 내가 본 이집트 벽화 중 가장 조악하다. 하늘과 땅을 받친 Geb와 Nut 여신 부부, 그들의 부친인 바람과 공기의 신 Shu 사이에 그려져 있다.
<왕들의 계곡 KV2 Ramesses 4세의 무덤을 나오는 길에 되돌아 본 모습>
대조를 해보아도 들어갈 때 본 통로와 일치하는 사진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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