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마니아·불가리아·세르비아·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루마니아 - 브란 성(드라큘라 성) 1

큰누리 2019. 10. 4. 20:41

<발칸 7개국 1일 차 일정>

11:30. 부카레스트 국제공항 도착 - 14:20 시나이아의 펠레슈 성 도착, 1시간 30분 정도 투어 - 16:20~17:20 트란실바니아의 브란 성으로 이동 - 1시간 30분 정도 브란 성 투어 - 20:00 시나이아의 식당에서 루마니아  전통식 식사 - 21:00 시나이아의 Mara호텔 투숙.

 

 

≪루마니아 트란실바니아 지방의 브란 성(Castle Bran) 가는 길≫

현지 시각 16:20, 시나이아의 펠레슈 성 투어를 마치고 1시간 쯤 걸리는 트란실바니아의 브란 성으로 향했다. 주차장에서 내려 7~8분 정도 브란 성까지 걸어들어가는데 성 입구는 식당, 기념품, 옷 가게로 성시를 이루었다. 예상보다 펠레슈 성이 너무 아름다웠기 때문에 드라큘라 성이란 이명이 붙은 브란 성은 또 어떤 모습일지 궁금했다. 입구의 주택들은 검정색 지붕과 창문 테를 둘렀고, 상가의 전통복은 흰색 바탕에 빨간색 수를 놓아 얼핏 보면 우리나라의 색동한복 같았다. 펠레슈 성과 브란 성 입구는 지금까지 본 유럽의 다른 나라와 달리 동화 속 같은 느낌을 받았다.

 

인솔자는 가는 동안 우리에게 익숙한 '누나의 꿈'을 들려주었다. '누마누마 예이, 누마누마 예이, 마야히 마야흐 마야허 마야하하...' 이게 루마니아 가요인 것이 신기했다.

으스스할 것 같았던 브란 성은 드라큘라의 이미지와 겹치는 점이 전혀 없었고 드라큘라와도 무관했다. 누구 말마따나 헨젤과 그레텔에 나올 것 같은 낡았지만 앙증스러울 정도로 자그맣고 예쁜 별장 같은 이었다.

 

 

브란 성(Castle Bran)≫

13세기 독일 투튼 기사단의 요새 처음 만들어졌는데, 15~16세기에는 오스만투르크로부터 헝가리 왕국을 지키는 최전방 기지였다. 당시 브란 성이 있는 트란실바니아는 헝가리 영토였고, 브란 성은 트란실바니아와 왈라키아 공국의 연결지였다. 건물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고딕, 르네상스, 바로크 등의 양식이 혼합되었다.

1920년 브라쇼브 시의회는 브란 성을 영국 빅토리아 여왕의 손녀인 에든버러의 마리 여왕(루마니아 2대 왕인 페르디난드 1세의 왕비)에게 헌정했다헝가리의 땅이었던 트란실바니아가 1928년에 루마니아령이 되면서 브란 성도 루마니아의 성이 되었다. 브란 성의 성주가 된 마리 여왕(왕비)은 3녀인 Ileana 공주에게 성을 물려준 1937년까지 왕실 건축가 카렐 리만과 함께 요새였던 성을 대대적으로 개조해 여름별장으로 바꾸었다. 성벽, 계단, 창문과 3층, 4층 복도가 현재의 모습으로 바뀌었으며, 벽난로는 타일 난로로 교체되고 전화기도 설치했다.

마리 여왕은 브란 성을 상당히 사랑했다고 하며 성 안 곳곳에 그녀의 사진이 걸려있고 쓰던 소지품이 남아있다. 

 

1944년~1948년 Ileana 공주는 남편인 안톤 합스부르그와 자녀들과 함께 성에서 살았으나 루마니아가 공산화되면서 정권에 성을 압수당했다. 공산화된 루마니아에서 박물관으로 사용되다가 2006년 합스부르그가의 후손에게 소유권이 반환되었다. 입장료는 40Lei라고 한다.

 

 

브란 성(Castle Bran)과 드라큘라(Dracula)≫

브란 성이 주목 받기 시작한 것은 드라큘라의 성으로 알려지면서부터이다. 

1460년경 잠시 이 성에 머물렀을 것으로 추정되는 왈라키아 공국의 군주 블라드 3세는 '드라큘라(드라쿨의 아들)'라는 별명으로도 불렸다. 그는 재위 기간 동안 적과 범죄자를 일명 '똥침 사형'으로 가혹하게 처형하는 등 악명을 떨쳤다.

 

1897년 아일랜드의 작가 브램 스토커가 독일 상인들 사이에서 내려온 이야기와 블라드 3세를 모델로 하여 소설 <드라큘라>를 발표했다. 하지만 소설 속의 흡혈귀 드라큘라와 브란 성은 전혀 관련이 없고, 지역적으로도 블라드 3세가 다스렸던 왈라키아가 아닌 트란실바니아이다. 그럼에도 와전이 된 이유는 1952년 미국에서 제작한 영화 <드라큘라>에 나오는 성과 닮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브란 성에서 조금 떨어진 성이  후보지였으나 영화에서처럼 주변에 강이 없어서 탈락하고 최종적으로 브란 성이 드라큘라 성이 된 것이라고 한다.

 

PS : '똥침 사형' 오래 전에 <사형백과>란 책에서 본 가장 괴이한 사형법 중의 하나라고 생각해서 아직까지 기억에 남았다. 뾰쪽한 말뚝을 고정시킨 후 사형수를 그 위에 앉혀(항문에 꽂아) 위에서 눌러 죽이는 끔찍한 사형 방법이다.

 

 

<브란 성(Castle Bran) 입구의 상가>

검정 첨탑과 검정색 지붕이 인상적이다.

 

 

<브란 성(Castle Bran)과 입구의 십자가>

입구인 이쪽 방향에서는 가파른 오르막길 정상에 성이 있어서 전체적인 성의 구조 파악이 어렵고 낡은 점만 두드러진다. 다른 블로거의 글을 보니 반대편쪽 십자가 언덕에서 본 브란 성 총체적인 성의 모습을 볼 수 있고, 상당히 아름다웠다. 해가 질 무렵에 도착해서 동쪽인 이 방향에서는 음산해 보이기까지 한다.

돌 십자가는 1751년에 세운 것이라고 적혀있는데 자세한 내용은 귀찮아서 패스...

 

 

 

<브란 성(Castle Bran) 입구에서 본 정원>

부지가 상당히 넓다. 시간이 있었으면 한 번쯤 돌아보아도 괜찮았을 성 싶었는데...

 

 

<브란 성(Castle Bran) 출입구>

성의 남쪽면이다. 제법 길고 가파른 경사로와 성 주변에 도라지를 닮은 보라색 꽃들이 많이 피어 있었다.

 

 

<브란 성(Castle Bran) 경비실의 역대 성주들>

인물 생몰 연대로 보아 1211년에 세워졌고, 거주한 마지막 성주가 Ileana 공주(두 번째 사진, 왼쪽 위에서 두 번째)였음을 알 수 있다. 성이 위치한 트란실바니아는 헝가리 영토였고, 이곳은 공국 쯤 되었을 것이다.

 

 

 

<브란 성(Castle Bran) 경비실에서 본 성 안쪽>

내가 이전에 본 일상적인 성의 구조와 달리 루마니아의 성들은 정방형처럼 안쪽으로 두툼한 구조(!)여서 성 내부에서 많이 헛갈렸다. 브란 성은 내 기억으론 비상구나 후문이 없고 남쪽에만 출입구가 있는 절벽 위의 이다.

윗 사진 오른쪽으로 계단이 있고 계단으로 올라가 2층부터 방이 있다. 사진에서 보이는 것처럼 1층은 방이 있을 구조가 아니며 참으로 다양한 양식으로 지어진 성이다.

 

 

 

<브란 성(Castle Bran) 2층의 방에 걸린 성주 마리 여왕(Queen Marie) 안내문과 휘장, 드레스>

마리 여왕은 루마니아 2대 왕 페르디난드의 왕비였다. 여행을 끝내고 사진정리를 하면서 새삼 파악한 어처구니 없는 내용이다. 사진 내용은 잘 모르겠지만 정말 많은 Marie 왕비(여왕)의 사진들이 브란 성에 걸려 있다.

 

루마니아의 Ferdinand 1세와 왕비 Marie에 대해 조사한 바에 의하면 Ferdinand 1세는 루마니아의 초대 국왕으로 선출된 숙부 카롤 1세가 자녀가 없자 1889년에 후계자로 정해졌다. 두 명은 모두 루마니아 법에 따라 루마니아인(독재를 막기 위해 혼혈이거나 외국인)이 아닌 독일인이다. 

1914년 10.10.에 즉위하여 1927년 7.20.까지 13년간 루마니아 2대 왕으로 재위했다. 재임 기간 중 헝가리로부터 트란실바니아를 얻어내서 카롤 1세와 함께 루마니아인들로부터 존경을 받는다. 1893년 영국 빅토리아 여왕의 손녀(차남인 알프레드 공작의 큰딸)인 에든버러의 마리(Marie)와 결혼해 3남 3녀를 두었다.

자녀로는 카롤 2세(3대 루마니아 국왕), 엘리사베트(그리스 왕국의 요르요스 2세 왕비), 마리아(유고슬라비아 왕국의 알렉산다르 1세 왕비), 니콜라에, 일레아나(브란 성 후계자, 1909. 1~1991. 1.), 미르체아가 있다.

 

 

 

 

<브란 성(Castle Bran) 2층의 Queen Marie(마리 여왕)의 방>

 

 

 

 

<브란 성(Castle Bran) 2층, Queen Marie(마리 여왕)의 방 밖의 기도실>

 

 

<브란 성 내부>

건물이 낡고, 때마침 저녁 무렵이라 다소 우중충해 보이지만 독특하고 아름다운 성이다.

 

 

<브란 성(Castle Bran) 2층, Gothic Room>

몇 가지 설명이 중첩된 방인데 방의 형식은 고딕풍이고, 용도는 기도실과 마리 여왕의 아침 식당이었다고 한다.

여행할 당시에 우리나라 여름과 비슷하지만 습도가 낮아 쾌적하다고 생각했는데 루마니아의 겨울은 꽤 추운지 방마다 벽난로가 설치되어 있다. 윗 사진 방향에서는 기도실로, 아래 사진 방향에서는 간단한 아침 식당으로 사용된 듯 하다.

 

 

 

<브란 성(Castle Bran) 2층, Gothic Room에서 본 바깥 세상>

성에서 서북쪽 풍경이다. 창은 모두 철제 장식을 했지만 모양이나 크기가 모두 다르고, 크기는 대체로 작다. 창이 브란 성의 성격을 압축해서 표현하는 것 같다.

 

 

<브란 성(Castle Bran) 2층에서 3층으로 오르는 통로>

계단이 대체로 좁고 가파른데 이 계단은 줄을 잡고 올라야 할 정도이다.

 

 

<브란 성(Castle Bran) Dominic Habsburg(도미니크 합스브르그) 대공 콜렉션>

브란 성에서 가장 큰 방으로 기억한다. Dominic Habsburg 대공은 마리 여왕의 뒤를 이어 성주가 된 3녀 Ileana공주의 배우자이다. 하지만 대공에 대한 안내문에는 Ileana공주의 배우자란 내용은 전혀 없고 세계 각지를 돌아다닌 사람으로만 묘사되어 있었다. 

 

 

 

 

<브란 성(Castle Bran) 3층 복도에서 본 성 안 모습>

브란 성 안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 포토 존으로 사진 촬영을 하려면 한참 대기를 해야 한다. 복도는 4면을 둘러 성 안쪽으로 설치되어 있다.

 

 

<브란 성(Castle Bran) 3층 테라스에서 본 지붕과 바깥 풍경>

두 번째 사진은 성의 남서쪽이다. 이 성이 드라큘라 성으로 최종 지목된 이유는 강이 있기 때문이라고 하는데 성안에서는 강이 보이지 않는다. 테라스나 안쪽의 긴 복도 등 대체로 성의 독특한 부분은 1932년에 개조한 것이라고 한다.

 

 

 

<브란 성(Castle Bran), Nicollae 왕자의 방 입구>

다른 방처럼 벽난로와 마리 여왕 사진이 있다.

 

 

<브란 성(Castle Bran), Nicollae 왕자에 대한 안내문과 그의 방>

Nicollae 왕자는 페르디난드 1세와 마리 여왕의 6남매 1903년에 태어난 다섯번째 왕자이다. 평민 여성과 결혼하려다 형인 카롤 2세에게 권리와 왕족 칭호를 박탈 당하고 쫓겨나기도 했다. 장롱으로 보이는 가구의 목각 브란 성의 목제 가구 중 가장 섬세하고 아름답다.

 

 

 

<브란 성(Castle Bran), 3층의 방과 복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