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칸 7개국 5일차(2019. 8/1.) 일정 1>
베오그라드 MAJDAN 호텔-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국경 월경- 드리나 강가의 식당에서 점심- 사라예보 시내 투어(라틴 다리, 가톨릭 성당, 가지 후스레프 모스크, 세빌리 샘, 바슈카르지아 등)- 헤르체고비나 모스타르로 이동- 모스타르 Hotel Bristol 투숙.
발칸반도 여행 5일차인 8월 1일의 주요 관광지는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의 사라예보였다. 보스니아는 북쪽은 산악지역(디나르고원, 디나르알프스산맥)이고, 헤르체고비나는 남쪽으로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는 1국가 2체제이다. 11시에 국경을 넘고 조금 더 가 점심을 먹었다. 2시간 30분만에 사라예보에 도착하여 사라예보 구시가지를 관람하고 다시 헤르체고비나의 모스타르까지 2시간에 걸쳐 이동한 후 호텔에 투숙했다.
06:30. 호텔 조식 후 베오그라드라고 믿기 어려운 촌 구석에 있는 Majdan 호텔 주변을 둘러보았다. 호장근이 대숲처럼 울창한 것을 우리나라도 아닌 외국에서 난생 처음 보았고, 민가 마당에서 클레마티스(큰꽃으아리), 두 종류의 메리골드를 보았다. 우리 버스를 타러 나오면서 호텔 앞마당에서 커다란 돼지(?)와 작은 돼지(?) 3마리를 바베큐 만드는 것을 잠시 구경했다. 10:00. 도로가 막혀 30분 늦게 주유소(휴게소)에 도착하여 20분 동안 휴식하며 주변의 벌등골나물, 노랑벌꽃, 메꽃, 홍자단, 지칭개 등을 보았다. 그렇게 무성한 벌등골나물은 우리나라에서는 본 적이 없고 영국의 세익스피어 부인 집 마당에서 보았을 뿐이었다. 그곳에서 30분 더 가면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국경이 있다고 했다.
세르비아 국경을 출국할 때 우리 버스기사 마리오가 출입국 관리에게 물 2병과 동전을 '촤르륵' 소리가 나게 손바닥에 주는 것을 목격했다. 거의 매일 드나드는 관광버스 기사에겐 그 정도의 뇌물을 받는 듯 했고, 그 덕분에 우리 버스는 언제나 일사천리(!)로 통과했다. 국경에 도착하여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이미그레이션(출입국) 관리가 우리 버스로 올라와 얼굴을 확인하며 여권을 걷어간 후 도장을 찍고 돌려줬다.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국경에서도 돈과 생수 2병을 주었다.
국경 건너 드리나 강을 끼고 달리다가 7~8분 지나 강가의 식당에 도착하여 점심을 먹었다. 점심 메뉴는 면과 닭고기 건더기가 들어간 스프, 소스를 끼얹은 돼지고기, 감자튀김이었고, 후식은 아이스크림이었다. 12:30, 식당을 출발하여 2시간 30분 뒤 사라예보에 도착했다. 현지 가이드는 TV '걸어서 세계 속으로'에서 현지 코디로 자주 등장하는 분이라는데 70이 넘어보였다. 인솔자로부터 사라예보에서 소매치기에 대한 최고 경보가 있었으나 다행히 아무런 문제도 없었다. 유감이었던 점은 디카 배터리를 깜빡하고 버스에 놓고 내렸는데 마침 배터리 잔량이 없어서 휴대폰으로 촬영할 수 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현지 가이드에게 들은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에 대한 정보들>
♣ 보스니아의 3대 다리는 오스트리아 황태자가 암살 당한 사라예보의 라틴 다리, 드리나 강의 다리, 모스타르의 다리이다.
♣ '발칸'의 어원은 '산이 푸르다'이며, 사라예보는 이슬람교와 가톨릭, 정교회 문명이 충돌하는 곳이다.
♣ 보스니아는 사라예보에서 1984년 동계 올림픽이 열릴 정도로 잘 나갔으나 보스니아 내전 등으로 현재 국민소득 5,000불 정도의 빈국으로 전락했다. 사라예보는 85% 이상이 무슬림들이다.
♣ 보스니아의 화폐는 마르카이며, 10마르카는 5유로(2:1)이다.
♣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의 약자는 BYH이며, 과거의 유고연방 중 EU동맹국이 아닌 나라는 BYH와 세르비아, 몬테네그로이다.
<베오그라드 MAJDAN 호텔의 돼지 바베큐>
앞의 대형 돼지(?) 뒤에 작은 돼지(?) 3마리가 더 있다. 이렇게 적나라하게, 그것도 3마리나 바베큐하는 것을 본 것은 처음이었다. 흥미로웠지만 우리 버스가 출발하기 직전에 본 광경이라...
<세르비아 베오그라드 MAJDAN 호텔 옆 골목의 풍경>
과거 유고연방의 수도였던 베오그라드가 맞나 싶을 정도로 시골이다. 바로 옆의 폐가 같은 집(사람이 살고 있었다)의 마당은 아기자기한 꽃들이 화단과 담벼락을 장식하고 있었다. 잘 손질된 장미와 노인장대, 베고니아, 만수국과 천수국(메리골드), 흰나팔꽃, 클라멘티스(큰꽃으아리) 등이 자라고 있었다.
<세르비아 출국장>
세르비아 출국장을 조금 지나면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입국장이 있다. 두 곳 모두 우리의 버스 기사 마리오가 건넨 생수 2병과 동전(지폐) 뇌물 때문인지 아주 쉽게 통관을 시켜주었다. 뇌물이 아주 소소했던 것으로 보아 뇌물 때문이 아니라 한국인들의 단체관광버스였기 때문에 하이패스였던 것 같다. 한국인이 대세인 건지, 영문은 모르겠지만 우리가 탄 차량만 발칸반도에서 가장 빨리, 언제나 무사통과였다.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국경 너머 드리나 강가에 있는 4성급 호텔>
호텔 이름은 모두 키릴어로 적혀 있어 파악 못했지만 건물도 예쁘고 무엇보다 강 위 절벽에 위치해서 조망이 무척 아름다운 곳이었다.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국경 너머에 있는 호텔에서 조망한 드리나 강>
드리나 강의 다리는 라틴 다리, 모스타르 다리와 함께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의 3대 다리라고 했으니 강도 마찬가지인 셈이다. 드리나 강, 밀랴츠카 강, 네레트바(Neretva) 강이 3대 다리가 놓인 강들이다. 이보 안드리치의 작품 <드리나 강의 다리>는 드리나 강을 중심으로 일어난 400년간의 유고의 수난사를 다뤄 1961년 노벨 문학상을 받았다고 한다. 국경 부근에서 버스를 따라 이어지던 강은 호텔(점심을 먹은 식당)을 지나면서 조금 뒤에 시야에서 사라졌다. 두 번째 사진은 우리가 먹은 호텔의 점심(전형적인 세르비아,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의 다시 대하고 싶지 않은 기본식)이다. 세 번째 사진은 호텔 마당에 있던 자전거를 실은 관광객의 차이다.
<보스니아 어느 시골 마을의 공동묘지>
십자가가 깨끗하고 무더기인 것으로 보아 보스니아 내전 때 희생 당한 마을 사람들의 묘지인 듯 했다. 마을 끝자락엔 어김없이 이런 공동묘지들이 있었다. 보스니아인들은 주로 세르비아인들에게 살해당했다.
<보스니아의 수도인 사라예보의 시청사>
시청사 앞의 강은 밀랴츠카 강이고, 사진 바로 왼쪽 밖에 1914년 오스트리아 프란츠 황태자 부부가 암살 당한 라틴 다리가 있다. 사라예보 구시가지에는 오스트리아-헝가리 지배 당시에 지은 이런 오스트리아식 건물들이 많다. 오스트리아의 영향력에 대한 세르비아인의 반감은 결국 시청사 바로 앞의 라틴 다리에서 오스트리아의 황태자 부부 암살로 이어졌다. 이 사건은 발칸반도에 대한 강대국의 지배과 그에 대한 저항이었고 결국 제1차 세계대전의 도화선이 되었다.
<사라예보 밀랴츠카 강의 라틴 다리와 제1차 세계대전>
1914년 6월 28일, 오스트리아의 페르디난트 황태자 부부가 세르비아의 청년 가브릴로 프린츠프에게 암살 당한 곳이다. 1차 발칸 전쟁 후 세르비아는 알바니아의 항구를 통해 바다로 진출하고자 했으나 오스트리아의 알바니아 독립인정으로 좌절되었다. 세르비아는 러시아를 등에 업고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에 대항했다. 이 상황에서 오스트리아의 황태자 부부가 사라예보를 방문하자 범슬라브주의 비밀결사 단원인 가브릴로 프린치프가 라틴 다리에서 암살했다. 암살 후 오스트리아는 세르비아에게 황태자의 암살에 따른 10개의 요구사항을 전달했다. 48시간 내에 조항 모두를 이행하지 않으면 전쟁을 하겠다고 했지만 세르비아는 일부 조항을 거부했고 러시아가 세르비아를 지지했다. 1914년 7월 28일 세르비아에 선전포고를 한 오스트리아-헝가리 측에는 독일, 불가리아, 오스만제국이, 세르비아를 지지한 러시아 측에는 대부분의 유럽국가(30개국)가 연합하여 제1차 세계대전이 일어났고, 1918년 11월 11일 독일의 항복으로 막을 내렸다.
<라틴 다리에서 본 사라예보 밀랴츠카 강과 사랑의 자물쇠>
강 왼쪽 멀리에 주황색의 시청사가 보인다. 비극의 라틴 다리에도 어김없이 사랑의 자물쇠(?)가 걸려있다. 세계의 유명한 다리란 다리는 모두 이 모양이니 이쯤 되면 사랑의 자물쇠가 아니라 공해이다!
<라틴 다리 위와 맞은편의 사라예보 박물관>
<라틴 다리 맞은편의 사라예보박물관>
1914년 6월 28일, 오스트리아의 페르디난트 황태자 부부 암살 당시와 이후의 사진, 암살자 가브릴로 프린치프에 대한 사진이 전시되어 있다. 사라예보 박물관은 암살자 가브릴로 프린치프가 커피를 마셨던 카페라고 한다. 당시에 황태자 부부는 자신들의 암살 전의 테러로 부상당한 군인들이 입원한 병원에 그들을 위로하기 위해 들른 것이었다. 가브릴로 프린치프도 1진의 저격수가 실패한 후 대기 중인 2진의 저격수였다고 하니 반대를 무릅쓰고 병원에 들른 황태자 부부는 죽을 운명이었던 것 같다. 다리 이름도 암살 성공(!) 후 '프린치프 다리'로 불리다가 유고 연맹이 된 후 라틴 다리로 개명한 것이라고 한다.
<사라예보박물관의 1914년 6월 28일, 암살자 가브릴로 프린치프의 모습과 재판 사진>
<사라예보 구시가지>
라틴 다리를 건너면 왼쪽이 신시가지, 오른쪽이 구시가지이다. 신시가지에는 오스트리아식이라는 서양 건물과 성당, 정교회 교회가, 구시가지에는 오스만제국의 유산인 장인의 거리, 모스크들이 있다. 현재 이슬람교도들이 보스니아 정교회 교인들 만큼 거주한다는 사실은 히잡과 검은 부르카를 쓴 여인들 숫자만 보아도 알 수 있다.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의 인종구성은 보스니아계(터키계, 이슬람교) 48%, 세르비아계(정교회) 37%, 크로아티아계(카톨릭) 14%라고 한다. 나는 놓쳤지만 라틴 다리 건너편 시가지 길바닥에 'Sarajevo Meeting of Cultures(사라예보 문화의 만남)' 라는 글이 있었다. 사라예보는 발칸반도의 도시 중에서 85%가 무슬림이라고 하는데 그래서인지 히잡이 가장 많이 보이긴 했다.
<사라예보 신시가지와 구시가지>
윗사진은 신시가지, 아래 사진은 구시가지이다. 아래 사진 왼쪽으로 터키식 수도인 세빌리 샘, 장인의 거리 바슈카르지아가 이어진다.
<사라예보 구시가지 시장 터>
<사라예보 구시가지 Taslihan(카라반 샤라이 유적)>
정면의 현대식 건물은 호텔이고, 바로 왼쪽에 호텔이 하나 더 있는데 반기문유엔사무총장이 머물렀던 곳이라고 한다.
<사라예보 구시가지의 전구를 든 Nikola Tesla 동상>
Tesla Pub이란 음식점 앞에 설치된, 요즘 전기자동차 브랜드로 가장 잘 나가는 테슬라 자동차의 Nikola Tesla 동상이다. 크로아티아 출생인 그는 발칸반도에서 종종 마주치는 것으로 보아 세르비아 계인 모양이다. 나도 처음인데 미국의 유명한 전기공학자라고 한다. 자기력선밀도 단위가 그의 이름이고, 에디슨 못지 않은 전기공학자라고 한다.
<사라예보 신시가지의 유럽식 건물들>
이 주변에 유명한 가톨릭 성당, 정교회 교회 등이 많고 모스크들이 모여 있는 거리도 멀지 않다. 사진 왼쪽 끝의 노란색 건물이 교황 요한 바오로 2세 동상이 있는 카톨릭 대성당이다.
<사라예보의 카톨릭 대성당과 앞의 신시가지>
오스트리아-헝가리 합스부르크 제국이 지배하던 1889년에 지은 사라예보에서 가장 큰 성당이다. 네오 로마네스크양식과 고딕양식이 혼합된 건물로 입구에 교황 바오로 2세의 동상이 있다.
<사라예보 지도와 명소 안내도>
사라예보 시가지는 밀랴츠카 강을 중심으로 발달되었다. 도시가 작아서 30분 정도면 대충 훑을 수 있지만 오스트리아식 신시가지와 오스만제국 시대의 구시가지가 정확한 비율로 공존하는 도시이다.
<사라예보에서 가장 큰 보스니아 정교회 교회>
신시가지에 있으며, 1868년에 완공된 뉴 바로크 양식이라고 한다. 건물 외부만 보았는데 우리가 스친 방향은 접근이 허용되지 않는 것처럼 열린 공간이 보이지 않았다.
<사라예보 구시가지의 가지 후스레프 베그 모스크>
규모는 사라예보의 다른 모스크와 큰 차이가 없어보였지만 역사가 더 긴 듯 했다. 다른 나라의 모스크 입구의 샘은 돌이나 화려한 금속장식인데 이곳은 목조인 점이 달랐다, 모스크 입구의 5개의 문(아치)은 남성, 여성, 성직자 등의 서로 다른 출입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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