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마니아·불가리아·세르비아·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 사라예보 구시가지와 모스타르

큰누리 2019. 10. 20. 19:38

<발칸 7개국 5일차(2019. 8/1.) 일정 2>

베오그라드 MAJDAN 호텔 -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국경 월경 - 드리나 강가의 식당에서 점심 - 사라예보 시내 투어(라틴 다리, 가톨릭 성당, 가지 후스레프 모스크, 세빌리 샘, 바슈카르지아 등) - 헤르체고비나 모스타르(Mostar)로 이동 - 모스타르 Hotel Bristol 투숙.

 

보스니아의 수도 사라예보는 오스트리아식 건물들과 기독교 건물들이 있는 신도시, 오스만제국의 유적인 구도시로 크게 나눌 수 있다. 그 구분은 도로에 구분선까지 있을 정도로 명확하지만 손바닥만한 도시(!)에서 두 구분은 큰 의미가 없어 보였다. 시대에 따라 비슷한 성향, 혹은 종교적인 건물들이 부근에 모여 건설되다 보니 자연스럽게 양쪽으로 나뉘어진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할 것 같다. 터키 장인의 거리 바슈카르지아는 구도시를 대표하는 곳인데 주변에 세빌리 샘, 모스크들, 작은 광장이 있다. 바슈카르지아의 규모는 작은 편이지만 섬세한 황동, 주석 등의 금속공예품, 화려하고 장식적인 도자기, 총탄을 이용한 열쇠고리 등이 탁월했다. 특히 총탄으로 만든 작은 소품들은 전쟁의 상흔과 손재주가 탁월한 오스만제국의 후손들의 재능을 두드러지게 했다.

 

16:30, 버스를 타고 사라예보에서 2시간 30분이 걸리는 모스타르로 출발했다. 17:10, 산자락 아래에 드문드문 집이 보이고 마을 끝에 흰색 십자가들이 가득찬 공동묘지가 보였다. 이후부터는 험준한 산이 이어지고, 일행들이 탄성을 지를 정도로 아름다운 청록색의 강이 산을 따라 나타나더니 1시간 정도 이어졌다. 버스는 우리나라의 태백산맥을 넘는 것처럼 깊은 산의 연속이었는데 디나르알프스 산맥(디나르 고원)이라고 했다. BYH는 민족간의 갈등으로 내전에 시달린 나라이고, 크게 볼거리가 없는 나라라고 생각했는데 보석처럼 영롱한 산 속의 강은 대반전이었다. 보트를 렌트한다는 글들이 보이는 것으로 보아 바다가 거의 없는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의 최고의 휴양지일 것 같았다.

백악의 산이 보이는 지점은 디나르알프스 산맥(디나르 고원)이 끝나는 곳이자 남쪽지방인 헤르체고비나인 듯 했다. 모스타르는 헤르체고비나의 수도라고 했다. 19:30, 산맥이 끝나는 지점부터 모스타르의 중심에 있는 Hotel Bristol은 상당히 가까웠다. 모스타르의 수많은 건물에 총탄자국이 있었고, 내전 기간 중 건물이 높아 저격장소였다는 스나이퍼 타워와 주변의 4층 건물은 틀만 남은 폐가였다. 

 

모스타르는 주변환경이 아름답고 너무 평화로워서 건물의 탄흔과 폐가를 보지 않는다면 1990년대에 내전이 있었다는 사실을 믿기 어려웠다. 도심을 관통하는 네레트바(Neretva) 강과 양쪽의 산 아래로 펼쳐진 그림 같은 마을은 그림처럼 아름다웠다. 보스니아 내전의 원인이 된 인종구성보스니아계(이슬람교) 48%, 세르비아계(정교회) 37%, 크로아티아계(카톨릭) 14%라고 한다.

 

<사라예보 구시가지의 세빌리 샘>

초록색 지붕을 인 아래의 샘은 전형적인 오스만제국, 혹은 터키식 공동수도이다. 구시가지 중심의 광장에 있고 주변에 모스크들과 터키 장인의 거리(바슈카르지아)가 있다. 세빌리 샘물을 마시면 다시 이곳으로 돌아온다는 전설을 지니고 있다고 한다.

 

<사라예보 구시가지의 세빌리 샘 주변>

 

<사라예보 구시가지의 터키 장인의 거리(바슈카르지아)>

터키 장인의 거리(바슈카르지아)는 세빌리 샘 바로 앞에 있고 위에 이런 조형물이 있다. '체즈베' 라고 하는 터키식 황동 주전자이다. 거리라고는 하지만 실제로는 짧은 골목 1개이다.

 

<사라예보 구시가지의 터키 장인의 거리(바슈카르지아)의 공예품들>

제품은 황동이나 은 공예품, 도자기, 탄피로 만든 열쇠고리 등이다. 규모는 작지만 수준이 높고 품질도 일정한 금속공예품이 대부분이다.

 

<사라예보 구시가지의 터키 장인의 거리(바슈카르지아)> 골목 끝>

 

<사라예보 구시가지의 터키 장인의 거리(바슈카르지아) 앞 광장>

 

<사라예보 시청사 앞을 도는 트램과 신시가지>

버스를 타러 나오는 길이다. 앞은 사라예보에서 맨 처음 마주한 밀랴츠카 강이고, 오른쪽에 라틴 다리가 있다. 내가 임의로 신시가지라고 이름붙인 곳도 상당히 구간이 짧은, 현대식 아파트가 있는 지점이다.

 

<사라예보에서 모스타르로 가는 길의 디나르알프스 산맥(디나르 고원)>

사라예보에서 모스타르까지는 버스로 2시간 30분 정도 걸린다. 우리나라의 태백산맥보다 훨씬 폭이 넓은 디나르알프스 산맥을 넘어가는데 1시간 정도 아름다운 강이 이어졌다. 사바강이나 도나우강의 지류일 것으로 추측되는 이 강은 보스니아 지역은 볼거리가 빈약하다는 편견을 깰 정도로 아름답고 청정했다.

 

<디나르알프스(디나르 고원)이 끝나는 지점의 백악>

2시간 정도 깊은 산을 뚫고 나오면 앞에 베이컨 같은 무늬가 있는(!) 이 보이고 이후부터는 산이 비교적 완만해진다. 베이컨 같은 무늬(!)의 산은 모스타르가 지척임을 알리는 sign이다.

 

<모스타르(Mostar)의 산과 네레트바(Neretva) 강>

윗 사진 중앙의 십자가가 있는 산이 궁금해서 인솔자에게 '대형 공동묘지'냐고 물었다. 인솔자는 기독교 구역 표시라고 했는데 실제로 산 이쪽에 모스크가 거의 없기는 하다. 모스타르 다리(스타리 모스트)가 있는 곳 작은 읍내 같은 곳인데 네레트바(Neretva) 강이 중앙을 관통한다.

 

<내전으로 골격만 남은 모스타르(Mostar)의 건물과 총탄자국으로 얼룩진 민가>

스나이퍼 타워는 차창으로 스친 것 같은데 촬영은 놓쳤다.

 

<모스타르(Mostar)의 Hotel Bristol과 호텔 안의 스타리 모스트(Stari Most) 사진>

 

<모스타르(Mostar)의 Hotel Bristol 304호>

깔끔하고 크게 불편한 점은 없었지만 딱 한 가지, 하얀 욕조 위로 밖에서 날아든 하루살이들이 너무 많아 몹시 불편했다.

 

<Hotel Bristol의 3층 숙소에서 본 모스타르(Mostar)의 아름답고 평화로운 경치>

숙소 맞은편의 폐허가 된 2층 건물이 내내 따라붙기는 했다. 

 

<모스타르(Mostar) Hotel Bristol의 체밥치치>

옐로우 벌룬 여행사에서 '현지에서만 맛볼 수 있는 현지식 4회 제공 서비스' 중 첫번째 항목인 체밥치치(감자튀김 옆의 시커먼스)이다. 돼지고기, 쇠고기, 양고기 등을 갈아 만든 발칸반도 전통음식이라는데 우리 입에는 '짜디 짠 갈은 고기' 였을 뿐이다. 이곳은 그나마 야채 샐러드가 있어서 좀 나았고, 빵은 모두 맛있었다.

 

<모스타르(Mostar) 야간 외출>

일찌감치 저녁을 먹고 맥주까지 마셨지만 시간이 남아 일행 몇 분과 밤 마실을 나갔다. 히죽이며 바라보는 젊은 현지인들이 기분 나쁘긴 했지만 깨끗하고 조용한 분위기가 나름 괜찮았다. 하지만 혼자라면 밤 마실을 권하고 싶지 않은 분위기였다. 그 시점에서 궁금했던 것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는 스타리 모스트였다.

 

<모스타르(Mostar) Hotel Bristol 앞의 야경>

윗 사진은 호텔 앞쪽의 네베레트 강 풍경, 아래 사진은 기독교 구역(!) 안쪽 풍경이다. 시간 여유는 있었지만 더 볼 것도 없고 더 돌아다닐 분위기도 아니어서 호텔로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