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테네그로·크로아티아·슬로베니아

슬로베니아 - 류블랴나 구시가지

큰누리 2019. 11. 15. 00:33

<발칸 7개국 9일차(2019. 8/5.) 일정 3>

크로아티아 자그레브 호텔 Holiday - 자그레브 대성당(성 스테판 성당) - 자그레브(돌락 시장, 카페거리 트칼치차, 라디체바 거리, 돌의문(Stone Gate) - 성 마르코(성 마가) 교회 - 반 옐라치치 광장) - 슬로베니아 류블랴나(인형극장 앞, 류블라차 강, 프레세렌 광장, 세 갈래 다리(트로모스토브예, 트리플교) - 류블랴나 성 - 슬로베니아 블레드성, 블레드湖 - 슬로베니아 크란(Creina)호텔

 

 

<류블랴나(슬로베니아어 Ljubljana, 라틴어 Emona) 略史>

류블랴나는 슬로베니아의 수도이며, '사랑스럽다' 라는 의미, 도심을 흐르는 강 '류블랴니차'는 '가장 사랑스러운 사람'이란 뜻이다. 알프스 산맥과 지중해가 만나는 지점, 사바강으로 흘러들어가는 류블랴니차 강의 하구에 있다. 

국토 면적은 우리나라의 전라도 정도, 국민소득은 대략 2만불이다. 해발 298m 지점에 위치하며, 기온은 1월 섭씨 3, 4도, 7월 섭씨 22도 정도이고, 평균 강수량은 1350m 정도이다. BC 15년에 로마제국이 류블랴나에 에모나(Emona)를 건설한 후 500년간 유지되었다. 이후 훈족에 의해 에모나는 파괴되고, 6세기부터 슬라브 민족의 하나인 슬로베니아인이 정착하였다. 유고와 슬로베니아는 1333년부터 오스트리아 헝가리의 지배를 받다가 제2차 세계대전 후 티토의 영도하에 독립했다. 류블랴나 시의 중앙에 위치한 류블랴나 성은 1144년에 건설되었다.

--위키백과에서 퍼옴--

 

이른 아침부터 크로아티아의 수도 자그레브에서 그 많은 아름다운 곳을 대충 훑고 다음에 들른 곳이 국경 너머 슬로베니아의 수도 류블랴나였다. 류블랴나는 건물이 대체로 낮고, 류블랴니차 강 좌우로 비교적 오래된 교회나 건물들이 있고, 강에서 멀수록 현대식 건물들이 있는 도시였다. 그 중에서도 도심을 관통하면서 반원형 모양으로 갈라지다가 합류하는 류블랴니차 강의 중앙, 도시에서 가장 높은 곳에 류블랴나 성이 있었다. 강 양쪽의 번화가를 걷고, 류블랴나 성에서 조망하면 류블랴나라는 도시의 전체 윤곽이 잡힐 정도로 아담한 도시였다.

 

우리는 류블랴나에서 1시간 30분 정도의 짧은 시간 동안 대체 무얼 본 걸까? 류블랴나의 Hisa Pod Gradom에서 점심을 먹고, 인솔자를 따라 류블랴나 인형극장에서 플레츠닉(Plecnik) 시장을 지나쳐 류블랴니차 강으로 갔다. 좁은 강 양쪽의 아담하고 예쁜 건물들과 그로데스크한 인물 동상들, 그리고 3개의 다리를 지나쳤는데 그 중 첫번째 다리가 바로 드래곤 브릿지였다.

날개 달린 드래곤(익룡)은 류블랴나의 가장 중요한 상징물인데 내가 인솔자의 설명을 놓친 건지, 아니면 인솔자가 건너뛴 것인지... 사진을 정리하느라 다른 블로거의 글과 사진을 대조하면서 드래곤 브릿지의 존재를 알았을 정도였다. 푸줏간 다리의 열쇠 울타리(!)도 보고, 트리플 브릿지에 대한 설명도 들었고, 그 앞의 프레세렌 동상과 연인에 대한 내용은 기억나는데 나머지는 볼 시간이 없어서였는지 기억에 남은 내용이 없다.

 

프레세렌 광장에서 흩어진 후 잠시 자유시간을 가졌다가 푸니쿨라를 타고 류블랴나 성으로 올라갔다. 류블랴나 성에서는 첨탑쪽으로 가서 감옥 보고, 옥상에서 도시를 조망한 후 내려와서 2층에 올라가다 시간에 쫓겨 포기하고 내려왔다. 그리고 다시 버스를 타고 비교적 가까운 거리에 있는 이번 여행의 마지막 공식 코스인 블레드 성과 섬을 보러 갔다.

 

 

<크로아티아-슬로베니아 국경에서 대기 중 본 진풍경>

슬로베니아는 발칸반도 7개국 중 유일하게 버스에서 내려 일일히 심사를 받은 정식 입국 심사여서 무려 총 1시간 25분이 걸렸다. 당연히 차량들이 밀려서 난리도 아니었는데 버스 차창으로 아래의 모습을 보니 버스 안에서 기다린 우리는 그래도 양반이었다. 007이라 쓰인 노란 차는 V사의 딱정벌레 승용차인데 운전자와 동승자가 내려서 밀고 가는 중이다. 여행 중인 가족으로 보이는 3인인데 자동차가 버거워서 운행을 거부하는 것처럼 보였다.

 

 

<슬로베니아의 류블랴나 시 항공사진>

중앙의 녹색지대 위쪽의 5각형의 검정색 건물이 류블랴나 성이고 반원형(!) 모양으로 류블랴니차 강이 흐른다. 성과 강 사이의 빨간 지붕들(노란 설명이 붙어있다)이 류블랴나의 핵심 건물, 혹은 유적이라고 보면 된다. 지도 위쪽의 2개의 빨간 표시 중 왼쪽은 트리플 브릿지, 프레세렌 동상과 광장, 성 프란체스코 교회이고, 오른쪽은 드래곤 브릿지이다. 

 

 

<우리가 점심을 먹은 인테리어가 인상적인 류블랴나의 식당 Hisa Pod Gradom>

간판에 Hisa Pod Gradom, 그 아래 스크린에 Gostilna-Restaurant-Gasthaus 라 쓰인 레스토랑이다. 슬로베니아에선 꽤 알려진 4.5점의 맛집이라고 한다. 내가 좋았던 점은 이 집의 역사가 묻어난 현지식 인테리어였다. 고풍스러우면서 현지 주택의 느낌이 물씬 나는 소품, 화장실의 픽토그램까지 사람을 끄는 매력적인 곳이었다. 지붕 위의 창문(과거엔 하녀들의 방이었다)을 보면서 '예전에 누가 살았길래 중간 크기의 주택인데 하녀들을 저렇게 많이 두었을까' 라는 근거도 없고 쓸데 없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벽 시계가 무려 1879년에 생산된 것이고, 빵도 고급스럽게 천을 씌운 바구니에 나왔다. 식당 안은 꽤 넓은데 벽돌이 주 건축재료이고 나무로 꾸몄으며, 테이블들도 오래된 나무였다. 특히 화장실의 남, 녀 어린이 픽토그램은 그 어디에서도 본 적이 없는 귀엽고 독특한 것이었다. (이곳 말고 남녀 화장실이 기억에 남는 곳은 베네치아 공항의 드레스와 정장을 입은 남녀 그림, 쿠바의 실물 하이힐과 넥타이이다.)

 

어쨌거나 이 글에서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사진을 따로 넣을 정도로 괜찮은 곳이었다. 빵은 괜찮았던 것 같은데 유감스럽게 전형적인 발칸반도의 식사 메뉴(감자와 소스를 뿌린 고기)인 음식 맛은 기억에 없다.

 

 

 

 

<류블랴나 Hisa Pod Gradom 레스토랑의 저녁 메뉴>

빵이 담백하고 구수했던 것과 고급스런 바구니는 기억나지만 음식 맛은 기억이 안 난다.

 

 

 

<류블랴나 Hisa Pod Gradom 레스토랑의 남녀 화장실 표시>

이 정도면 픽토그램이라고 보기엔 다소 무리지만 아무튼 귀엽다. 나머지 화장실의 세면대나 거울, 내부 모두 깔끔하고 예쁘게 장식했다.

 

 

<류블랴나 인형극장(Lutkovno Gledalice Ljubljana)과 푸니쿨라 승하차장, 귀여운 캥거루 수돗물>

크기나 생김새가 전형적인 발칸 반도의 관공서 건물이어서 글을 쓸 때까지 시청으로 오해한 류블랴나 인형극장이다. 오른쪽의 사선이 바로 류블랴나 성을 오르내리는 푸니쿨라 라인이다.

이곳에서 일행들을 기다리느라 약간 여유가 있었는데 1층 창으로 마리아치 인형, 혹은 고관절(구체관절)인형 같은 것이 눈에 띄었다. 쓰레기통인 줄 알았던 입으로 물을 내보내는 캥거루 수도도 귀여웠는데 류블랴나 시에는 이렇게 곳곳에 톡톡 튀는 조형물들이 있다.

 

 

<류블랴나 인형극장(류블라냐 성 푸니쿨라) 앞의 플레츠닉(Plecnik) 시장> 

매일 아침 꽃과 청과시장이 열린다고 하며, 옷이나 모자 같은 기념품도 팔았는데 물가는 비싼 편이라고 한다. 우리는 그마저도 자세히 볼 시간이 없었다.

첫번째 사진의 티셔츠의 초록색 익룡이 바로 류블라냐의 상징이다. 그리스의 왕자였던 이아손이 황금 깃털을 찾아 헤매다 류블랴나에 도착해서 이곳에 살던 용을 물리친 데서 유래했다는 설과 동유럽이 기독교화 된 후 성 게오르기가 물리친 용으로 변용해서 보는 설이 있다. 나는 귀찮기도 하고 크로아티아와 몬테네그로 코토르에서 본 용을 밟은 동상도 있고 해서 '성 게오르기와 용' 으로 해석해 버렸다. 두 번째 사진은 색모래, 세 번째와 네 번째는 과일과 야채 묘목 좌판대이다.

 

 

 

 

 

<류블랴니차 강으로 가는 번화가의 청동 인물상>

슬로베니아, 특히 류블랴나에는 도시의 규모에 비해 청동 조형물이 아주 많았다. 강 주변이나 다리에서 본 청동 작품들은 대체로 유명 인사들 동상이거나 성서나 신화에 등장하는 인물상이 대부분이었다. 특히 약간 그로데스크하고 미완성인 듯한 이 부류의 인물상은 같은 작가의 작품이 확실했다. 아래 그림은 '에덴동산에서 추방 당하는 아담과 이브'로 추정된다.

 

 

<류블랴니차 강의 푸줏간 다리 - 심장 없는 Prometheus(프로메테우스) 청동상과 사랑의 자물쇠들>

나이 든 사람의 관점이라 그런지 다리에 이런 짓(!) 좀 그만했으면 좋겠다. 파리의 유명한 다리도 이 자물쇠의 무게 때문에 위험해서 톱으로 다 잘라냈다고 들은 적이 있다. 사랑이란 것이 자물쇠를 채운 후 열쇠를 버리기만 한다고 영원하다면야... 사랑의 자물쇠를 방금 걸기라도 했는지 연인이 (여성이 일방적이긴 하지만) 포옹하고 있다. 그 옆에서 Prometheus는 손에 인간(훔친 불씨?) 같은 것을 들고 있다. 

 

 

<슬로베니아, 류블랴나 류블랴니차 강에서 본 다리들>

윗 사진의 다리가 바로 내가 놓친 드래곤 브릿지이고, 클로즈 업해 보니 다리 양쪽에 2마리씩 4마리의 익룡상이 있었다. 다리 중앙 쯤에 1888이란 글이 있는데 유럽 최초로 만든 콘크리트 다리이고, 슬로베니아에서 아스팔트를 최초로 깐 다리라고 한다.

두 번째 사진은 구도상 분명히 드래곤 브다리에서 촬영한 (자물쇠가 걸린) 푸줏간 다리인데 왜 익룡 조형물을 놓친 것일까? 별 것은 아니지만 남들이 다본 걸 놓치니 억울했다. 

 

 

 

<슬로베니아 류블랴나 류블랴니차 강과 다른 각도에서 본 St.Nicholas Cathedral(류블라냐 대성당)>

류블랴나 성에서 조망했을 때 이 성 니콜라스 대성당이 규모가 커서인지 가장 눈에 잘 들어왔다. 작은 유람선도 몇 척이 보였는데 탄 사람도 별로 없고, 강폭도 작았다. 두 번째 사진 오른쪽 위로 류블랴나 성과 첨탑이 보인다.

 

 

 

<류블랴나 류블랴니차 강변의 또 다른 청동 조형물들>

 

 

 

<류블랴니차 강 삼거리(프로모스트브예, 트리플 다리)의 F.Preseren 동상>

류블랴니차강 세 갈래 다리 앞에는 프레세 광장이 있고, 광장에는 슬로베니아의 국민시인 프란체 프레세렌(F.Preseren) 동상과 그의 눈길이 향한 창에 시인이 사랑한 26년 연하의 율리아나 상이 있다.

광장이 공사 중이어서 어수선했지만 동상 뒤에는 방금 완공한 것처럼 깔끔하고 화사한 프란체스코 성당이 있다. 앞에서 보니 건물도 작은데다 최근에 세운 동네 교회인 줄 알고 눈길도 주지 않았는데 성당 안의 성상과  장식이 훌륭했다.

 

 

 

<트리플 브릿지와 트리플 브릿지에서 본 양쪽의 성 프란체스코 성당, 류블라냐 성>

금빛 광배(!)에 둘러싸인 성모자상이 중앙제단에 있고, 그 위에도 특이하게 3명의 천사가 구름 위에서 받들고 있는 성모자상이 독특했다. 다른 블로거의 사진에서 본 것인데 나와 같은 생각을 한 이들이 많았는지 의외로 이 성당 내부에 관한 자료가 흔치 않았다. 어쨌거나 우리는 안에 들어갈 엄두도 못낼 시간 밖에 없었고, 드래곤 다리를 지나치면서도 드래곤을 못봤다.

 

 

 

<류블랴나 성 푸니쿨라 탑승장 앞쪽에서 본 St.Nicholas Cathedral(류블라냐 대성당)>

성 니콜라스 대성당(류블랴나 대성당)평지 어느 쪽(강이나 시내)에서 보아도 예쁘고, 성 위에서 조망해도 예쁘다. 나는 놓쳤지만 성당 앞의 청동 부조 인물상도 상당히 멋졌다.

 

 

<류블랴나 인형극장 옆의 류블랴나 성으로 오르는 푸니쿨라>

푸니쿨라의 길이는 길지 않지만 경사가 엄청 가파르다. 뒤쪽인가에 있다는 걸어 오르는 길로 갔다면 나처럼 부실한 사람은 제대로 조망을 못했을 것이다. 푸니쿨라 왕복권은 4유로인데 내려올 때에도 표 점검을 하기 때문에 표 관리를 잘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