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북인도 여행8. 바라나시 갠지스강의 새해맞이, 새벽 보트 투어

큰누리 2020. 3. 10. 15:08

<1/14. 화. 4일째 일정>

4:30 기상, 5:15 집합 후 갠지스 강으로- 바라나시 갠지스 강에서 새해 맞이 및 일출 보트 투어- 호텔 Mardin으로 돌아와 아침 식사 후 08:15까지 집합- 스리랑카 사원(Mulagandha Kuti Vihar)- Sarnath의 녹야원(鹿野圓)- Sarnath 고고학박물관- 12:45. 카주라호 행 비행기 탑승- 45분만에 카주라호 공항 도착- Ramada-Khajuraho 호텔- 호텔에 짐 푼 후 점심 식사- 카주라호 서쪽 힌두 사원, 동쪽 힌두사원과 자이나교 사원 관람- 인도 민속춤 관람

 

오늘(1/14)은 인도의 설날이라고 한다설날에 인도인들은 갠지스 강에서 목욕을 하여 몸을 정결히 한다고 한다. 그 외에 우리나라처럼 연 날리기도 날리고, 어른들은 아이들에게 세뱃돈도 준다고 한다. 그런 설날 전날에 딱 맞춰 갠지스 강에 도착했으니 우리 일행은 복 받은 일정이었다.

 

여행에서 돌아와 인도에서 구입한 기념품이나 일용품을 세탁하거나 사용해 보니 싸구려가 아님에도 물건들이 허접한 것이 많았다. 이불과 옷의 수실은 줄줄이 풀어지거나 뒤틀리고, Neem 비누는 이스라엘이나 요르단, 이집트의 비누보다 향이 너무 강하고 품질이 떨어졌다. 그럼에도 가짜가 많다는 이유로 275개의 중국산 품목을 인도에서 수입금지 시켰다고 해서 웃음이 나왔다.

내 보기에 중국산보다 질이 떨어지는 게 많아서였는데, 어쩌면 중국인들이 인도에 한국보다 질이 나쁜 물건을 팔 가능성이 높아 보였다. 중국과 인도는 우리나라와 일본 만큼이나 영토문제로 사이가 나쁘다.

 

5:15에 모여서 갠지스 강으로 가는데 날이 쌀쌀하다고 해서 인도에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털 모자까지 달린 모직 코트를 입고 출발했다. 어제 릭샤꾼들이 비지땀을 흘리며 40분간 갔던 거리가 우리 관광버스를 타고 가니 10분 밖에 안 걸렸다. 입구에서 내리니 갠지스 강 위로 뿌연 안개와 짙은 스모그가 덮혀 시계는 짧고, 인파는 어제보다 훨씬 많았다.

가이드 Mr. Santoth가 짜이(밀크홍차)를 일행 모두에게 돌려서 1잔씩(소주잔 크기의 질그릇에 7루피=한화 200) 마시고 갠지스 강으로 내려갔다. 차이 가게 옆 가게에 하얀 플라스틱 통이 있었는데 갠지스 강물을 떠가려는 사람들에게 판매하는 것이었다. 우리에게 더러워 보이는 물에서 목욕하고, 시신을 화장해서 뿌리고, 마시기까지...

 

06:55까지 30분 정도 어젯밤과 비슷한 코스로 짙은 안개 속에서 갠지스 강 일출 보트 투어를 했다. 말이 일출 투어이지 겨울에는 절대로 일출을 볼 수 없는 시각이었다. 갠지스 강 가트로 들어서자마자 털 코트를 여밀 정도로 쌀쌀한 날씨인데 인도인들이 강물로 비명을 지르며 뛰어들고 있었다. 주로 젊은 남성이었지만 나이가 든 사람이나 여성이 더러 있었고, 여성들은 강가에서 사리에 물을 묻히는 수준으로 새해맞이를 했다.

우리가 불빛을 보며 칠흙같은 강위에서 일출맞이(!) 보트 투어를 하는 동안 가트에서는 아르띠 푸자가 진행되었다아르띠 푸자에는 꽃 등잔 띄우기도 포함되어 있는데 일행분 중 반쯤이 꽃 등잔(디아)사서 불을 붙인 후 물에 소원을 빌며 띄웠다. 투어용 보트가 아닌 경우 대부분 불교신자를 위한 방생용 물고기를 통에 담아 파는 상인들이었다.

새해맞이 목욕을 하는 사람 못지않게 길 중앙에 가족단위의 거지들이 많았다. 대신 새해 아침이라 그런지 어젯밤보다 입성들이 깨끗했다. 안개가 자욱한 갠지스 강 위로 흔들리는 몽롱한 불빛과 주변의 선명한 보트들, 종을 치고 불을 흔들며 종교의식(아르띠 푸자) 하던 브라만 사제들... 그렇게 갠지스 강을 기억에 담으며 Mardin 호텔로 돌아왔다.

 

호텔에서 씻고, 아침을 먹은 후 바라나시 옆의 사르나트에 있는 스리랑카 사원, 녹야원, 고고학박물관을 들른 후 서둘러 카주라호 행 비행기를  타러 갔다. 카주라호에 도착 후 카주라호 서쪽 유적, 동쪽 유적을 차례로 돌고, 옵션으로 밤에 민속춤 공연을 보고 왔다. 북인도 여행에서 가장 빡빡한 일정이었다.

 

 

<바라나시 Madin 호텔에 걸려 있던 갠지스 강 가트(계단)와 보트들>

아르띠 푸자를 진행하는 곳보다 더 왼쪽의, 힌두교 대사원이 있는 쪽이다.

 

 

<갠지스 강 행사장 입구의 짜이(밀크홍차) 가게>

인도는 코딱지만한 가게도 남자가 운영하고, 종업원도 남자인지 공항의 매장을 빼고는 여성을 1명도 본 기억이 없다. 

우리 가이드가 소줏잔만한 질그릇 1잔에 7루피짜리 짜이를 일행 모두에게 사줬다. 이탈리아의 에스프레소 정도의 양으로 홍차 맛이 나는 달콤하고 따뜻한 밀크 였다. 인도에서 꼭 경험하라고 하는 목록 중 하나인데 양은 적지만 쌀쌀한 날씨에 마실만 했다.

 

 

 

<갠지스 강 행사장 입구의 플라스틱 물통 가게>

처음에는 용도를 몰랐다가 사진정리를 하면서 알게 된, 갠지스 강물을 떠가려는 사람에게 파는 물통이다.

 

 

<갠지스 강 아르띠 푸자(힌두교 의식) 행사장 입구 풍경>

평상 위에서 파라솔을 편 사람도 무언가를 파는 상인일 텐데 아무 것도 눈에 뜨지 않는다. 옷을 맡아주는 사람이려나?

여행에서 본 인도인의 상술은 세계에서 손가락 안에 들 수준의 속임수, 집요함과 지저분한 공공의식, 느슨함(무책임함) 등 부정적이었다. 그나마 우리는 패키지 여행이어서 노련한 가이드의 방어로 아무런 문제가 없고, 접한 현지인들도 친절했다. 하지만 자유여행을 하라면 나 같은 사람은 절대 안 할 안심 적색지역(!)이었다. 묘하게도 이집트 상인들과 이미지가 중첩되었는데, 우리는 패키지라 개인적인 접촉이 전혀 없었지만 인도인들이 훨씬 고수였다.

 

 

<갠지스 강 행사장(아르띠 푸자) 아래에서 강물에 뛰어든 젊은이들>

차림은 초라했지만 나름 멋을 내고 그 추운 강물에 비명을 지르며 삼삼오오 뛰어드는 젊은이의 모습은 건강하고 보기 좋았다. 생각보다 적었지만 어젯밤처럼 꽃 등잔도 떠다니고 있었다. 안개가 짙어 운치는 있지만 가이드가 반드시 마스크 착용을 부탁할 정도로 오염된 공기라고 한다.

 

 

 

<갠지스 강 아르띠 푸자 행사장 오른쪽의 시바 신과 브라흐만 신 기둥과 주변>

겨울이라 시각이 이르기도 하지만 이 정도의 안개라면 해맞이 가능성은 전혀 없다. 이 기둥의 용도가 궁금해서 밤에 촬영한 사진을 찾아본 결과 조망대로 추측했다. 예전엔 곱상한 장발의 젊은이가 시바신의 이미지였는데 이번에 아래의 이미지가 추가되었다. 시바 신이 목에 나가(뱀)를 두르고 있다는 사실도 처음  알았다.

 

 

 

<불교신자들에게 방생할 물고기를 파는 상인들>

힌두교도들도 방생을 하는지는 모르겠으나 물고기 파는 상인이 제법 되었다.

 

 

<새벽 보트 투어 시작>

30분 정도만 보트를 탔으니까 이곳 행사장에서 출발하여 화장장의 반대쪽인 사진의 왼편으로만 돌은 듯 하다. 당시엔 어둡고 안개가 짙어 불빛 외엔 보이는 것이 거의 없었다.

 

 

 

 

<보트 안에서 꽃 등잔 띄우기>

불을 붙이는 이가 우리의 가이드인 Mr. 산토스이다. 일행분들은 무엇을 빌었을까?

 

 

 

<우리에게 방생할 물고기를 팔러 온 상인>

일행 중 아무도 산 사람이 없다.

 

 

<한 바퀴 돌아서 출발지로...>

 

 

<배 위에서 아르띠 푸자를 관람하는 사람들>

새해 새벽이라 그런지 어제에 비해 관광객보다 현지인들이 많았다.

 

 

 

<아르띠 푸자 행사장 부근에서 새해맞이로 갠지스 강물에 몸을 적시는 사람들>

 

 

 

 

<갠지스 강 아르띠 푸자 행사장 출구 쪽>

 

 

<갠지스 강에서 아르띠 푸자(힌두교 의식)을 하는 브라만 사제들>

계속 목을 써야 하는 일(!)이라 그런지 모두 젊은 사제들이었다. 사진 속의 사제는 어려 보였는데 발바닥에 굳은 살이 박히고(맨발이라  그런 듯), 엊저녁 행사에도 나왔던 사제였다. 두 번째 사진 왼쪽에서 사제를 촬영하느라 집중하는 스님의 모습이 재미있다. 사제 앞 책상 위, 아래에 아르띠 푸자에 사용되는 소라나팔, 꽃받침을 한 그릇과 코브라 모양을 한 용기가 보인다.

 

 

 

 

 

<어젯밤에 비해 놀라울 정도로 깔끔해진 갠지스 강 행사장 출입구의 노숙자(거지)들>

꼬질꼬질한 차림으로 길 바닥에 누워있던 어젯밤과 달리 거지, 혹은 노숙자들도 새해 아침이라 치장을 한 듯 깔끔했다.

 

 

<바라나시 아르띠 푸자 행사장 출입구와 갠지스 강 출입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