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북인도 여행19. 아그라 요새(성)의 자항기르 마할(Agra Fort, Jahangir Mahal)

큰누리 2020. 3. 26. 02:18

<1/16. 목. 6일째 일정 2> 

아그라 Crystal Sarovar호텔- 타지 마할(Taj Mahal)- 아그라 성(Agra Fort)의 자항기르 마할, 카스 마할- 기념품 가게- 호텔에서 점심 식사- Jaipur의 아바네리 쿤다 우물(찬드 바오리)- 자이푸르 가는 길에 현지 결혼식에 합류- 자이푸르 Clarian Bellacasa호텔 투숙.

 

<아그라 요새의 건축 역사와 특징>

인도 예술, 특히 건축의 깊이와 아름다움은 까도 까도 끝이 없었다. 아그라 요새(Agra Fort) 무굴제국 때 건축된 요새 겸 성으로 15653대 술탄인 악바르(Akbar)가 건축을 시작하였고, 이후 아우랑제브에 이르기까지 술탄들이 증축을 거듭했는데 특히 샤자한은 요새 안에 공을 들여 궁전을 세웠다. 마치 후일에 자신이 이곳에 유폐될 것을 예상이라도 한 것처럼... 아그라 요새(Agra Fort) 성벽과 성문이 붉은 사암이라서 붉은 요새(Red Fort)라고도 불린다. '요새'보다 현재 '성'으로 더 많이 불리는 이유는 요새 안에 성을 계속 증축했기 때문이다. 성벽은 높이 25m, 둘레 길이 2.5km의 이중 성벽으로 해자에 둘러싸여 있으며 현재도 군사시설로 이용된다고 한다.

 

성안에는 3대 술탄 악바르가 아들 자항기르(Jahangir)를 위해 세운 성 5대 술탄 샤자한(Shah Jahan)이 세운 궁전들이 잘 남아있다여러 대에 걸쳐 증축을 했기 때문에 성벽만 해도 2겹이고, 3개의 성문을 지난 후에야 비로소 궁전으로 들어갈 수 있다성벽을 2겹으로 만들어 요새로서의 기능을 강화한 것은 아버지 샤자한을 이곳에 유폐시킨 6대 술탄 아우랑제브였다아그라 요새에서 가장 특이했던 것은 3개나 되는 성문세 번째 성문과 샤자한 게이트 사이에 있는 인공 이었다.

 

  

<아그라 요새Jahangir Mahal(궁전)>

성안에서 처음 만나는 자항기르 마할(궁전)은 긴 일자형 구조의 붉은 사암에 흰 선으로 세부장식을 한 단순하고 강한 느낌의 궁전이다. 오르차 성 안에도 아버지에게 반기를 들었다 도망친 결과 자항기르 궁전이 세워졌으니 자항기르(Jahangir)본인이 궁전을 짓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이름이 붙은 유명한 궁전이 2개 된다.

 

Jahangir1605년에 술탄에 오른 이후 죽을 때(1627년)까지 아그라 성 자항기르 마할(Jahangir  Mahal)에서 거주하며 통치했다. Jahangir의 뒤를 이은 Shah Jahan1627년부터 1648년까지 21년 동안 이곳 아그라 성 카스 마할(Khas Mahal)에서 했다당시 그는 북쪽에 카스 마할(Khas Mahal), 디완 이 카스(Diwan-i-khas), 디완 이 암(Diwan-i-Am) 등 흰색 대리석 궁전들을 증축했다. Shah Jahan은 1648년 이후 수도를 현재의 올드 델리(Old Delhi)로 옮겼고, 델리는 1857년까지 무굴제국이 몰락할 때까지 200년 이상 수도였다.

 

Jahangir Mahal(궁전) 앞에는 자항기르가 사용했다는 커다란 원통형 돌 욕조가 있는데 너무 커서 통 안으로 드나드는 계단이 안팎으로 있다궁전 외부는 붉은 사암에 흰색 돌로 상감을 한 기하학적 무늬로 치장을 해서 단아하면서도 강렬하다. 정문 위에 유대인을 상징하는 다윗의 별 3가 새겨져 있는데 당시 유대교까지 인도에 상륙했음을 알 수 있다. 궁전 안도 붉은 사암을 재료로 하여 섬세한 조각으로 꾸몄는데 오르차 성의 자항기르 궁전을 가장 완벽한 형태로 업그레이드 한 것 같았다돌을 깎았다고 도저히 믿기 어려운 문설주와 벽의 양각 장식들, 처마 까치발의 섬세한 장식 정말 아름다웠다.

 

 

<Jahangir Mahal(궁전) 안쪽의 쉬시 마할(여성용 궁전)>

붉은 사암으로 만든 자항기르 마할 앞 건물은 비교적 온전한데 비해 안쪽의 여성이 사용한 것으로 보이는 대리석 궁전은 습기로 인한 손상이 컸다. 여성의 사용 공간(쉬시 마할)으로 추정되는 내부 건물의 흰벽들이 손상되지 않았더라면 남성의 공간과 다른 특징이 많았을 것이다. 앞 건물이 까치발 같은 섬세한 환조 조각이 많다면 내부 건물은 섬세한 부조나 투조 조각, 그리고 채색을 한 경우가 많았다.

 

자항기르 궁전이 끝나는 지점에 병풍처럼 늘어선 창문이 뚫린 붉은 사암 들이 있는데 해자 너머 뻥 뚫린 바깥 세상을 내다보는 창구 같았다. 이유는 아그라 성이 원래 궁전이 아니라 요새였기 때문이다. 그곳에서 가장 잘 보이는 것은 야무나강과 그 너머의 타지마할이었다. Musamman Burj(무삼만 부르즈)도 같은 방향을 바라보는데 그곳을 지은 샤자한은 자신이 그곳에 유폐되리라고는 상상을 못했을 것이다. 자항기르 마할과 악바르 마할은 안내도에는 정확하게 구분되어 있으나 실제로는 구분이 안 되어서 그 점이 가장 혼란스러웠다. 확실히 알고 싶어 인터넷을 뒤졌지만, 대체로 악바르 마할은 언급도 안 되고 자항기르 마할로 묶어 설명했다. 그러니 총 1시간 동안 궁전 2개만 주로 둘러본 내가 아그라 요새 안의 건물들을 제대로 구분하고 이해한다는 자체가 무리였다.

 

병풍 같은 얇은 강가의 벽을 지나면 Khas Mahal(카스 마할)과 이어지는 화단(Angoori Bagh, 앙구리 박)이 있다. 지금은 키가 작은 풀들을 심었지만 처음에는 포도나무를 심었다고 한다. 정사각형 안의 대규모의 화단(Angoori Bagh, 앙구리 박)을 둘러싸고 있는 흰색 궁전이 바로 샤자한이 세운 Khas Mahal(카스 마할)이다.

 

 

<아그라 요새 첫번째 정문인 아마르 싱 게이트(Amar Singh Gate)>

처음 이 붉은 성문 앞에 서면 바늘 하나 들어가지 않을 정도로 견고해 보인다. 사진은 성의 남쪽, 정문 방향이다. 인도의 중요한 건축의 기본재료인 붉은 사암은 느낌이 중후하고, 비가 오면 붉은 색이 더욱 선명해진다.

 

 

<아그라 요새(Agra Fort)의 해자>

옆에서 보면 이중 성벽이 명확하게 구분되어 보인다. 해자조차 완벽하게 뒷마무리를 했는데 현재 바닥에 물이 거의 없다.

 

 

<아그라 요새의 첫번째 정문인 아마르 싱 게이트(Amar Singh Gate)>

남쪽에 있는 정문으로 악바르 다르와자(Akbar Darwaza)라고도 한다. 적의 침략을 막기 위해  아래에 철 도개문이 있고, 양쪽에 도개문을 끌어올리는 쇠사슬이 있다. 비상 시에 도개문을 들어올리면 안쪽의 성(요새)과 바깥이 분리되고 적은 들어갈 수 없다. 두 번째 사진은 첫번째 정문을 끼고 바라본 두 번째 성문이다.

 

 

<아그라 요새의 두 번째 성문

요새의 문이라고 보기엔 쓸데 없이(!) 아름답다! 흰색의 상감무늬가 마치 보석처럼 보인다.

 

 

<아그라 요새 성문 사이의 공간

두 번째와 세 번째 성문 사이의 모서리인데 사소한 부분까지 장식을 한 것과 비에 젖은 붉은 사암의 그라데이션이 아름답다!

 

 

<아그라 요새의 세 번째 문>

문 중에서 가장 육중하고 채색 장식이 있는 특이한 문이다. 확인은 못했지만 관행대로라면 중간의 푸른색 부분은 채색이 아니라 상감기법이어야 하는데 확인을 못했다.

 

 

<아그라 요새 세 번째 문을 지나 성안에 있는 경사진 긴 벽>

정면에 보이는 문은 샤자한이 지은 황제 알현궁(Diwan-i-Am)과 진주 모스크(Moti Masjid)로 직행하는 샤자한 게이트이다. 성문에서 샤자한 게이트까지 이어진 경사진 이 통로 계속 나오는 성문과 함께 현장에서 가장 이해하기 힘든 공간이었다사전에 전체적인 정보 없이 간다면 누가 이런 구조를 이해하겠는가? 경사진 이 긴 통로는 적군이 성안까지 진입했을 때 뜨거운 물이나 기름을 쏟아붓는 곳이라고 한다.

 

 

<아그라 성 안의 샤자한 게이트(Shah Jahan Gate)>

여행이 끝난 후 사진을 정리하면서 이 성문으로 직행하지 않은 것을 얼마나 후회했는지 모른다. 이번 북인도 여행에서 가장 아쉬웠던 부분이다! 아그라 성 안내도와 사진을 대조하는데 아무리 찾아도 황제 알현궁(Diwan-i-Am)과 진주 모스크(Moti Masjid)가 안 보였다.

 

가이드가 자항기르 마할과 카스 마할 위주로 설명하긴 했지만 결론적으로 나는 위의 두 성을 통째로 놓친 것이다. 잠깐 가이드를 놓치긴 했는데 그 시간을 감안해도 다른 일행들 역시 두 곳을 제대로 보기는 힘든 시간이었다. 나중에 사진을 자세히 확인해 보니 샤자한 게이트 너머로 날렵하고 하얀 차트리들을 머리에 인  진주 모스크 탑이 보였다. 그 당시엔 이 위치에서 직진할 수 있다는 사실조차 몰랐고, 가이드를 따라 오른쪽의 자항기르 마할로 직행했다가 같은 길로 되돌아나왔다. 아, 패키지 여행의 아쉬움...

 

 

<아그라 성 안의 자항기르 마할(Jahangir Mahal) 정면>

다시 보아도 군더더기 없으면서도 아름다운 성이다! 성 양끝의 지붕 위에 있는 우산 같은 시설을 차트리(Chattri)라고 부른다고 한다. 이 우산 모양은 이슬람화 된 이후의 가장 일반적인 인도 건축(지붕)의 특징이기도 하다. 두 번째 사진의 중앙 앞에 있는 석조는 술탄 자항기르의 욕조(목욕통)이다. 

 

 

<Jahangir Mahal(궁전) 정면의 자항기르 황제 욕조>

밖에 욕조로 올라가는 계단이 보이는데 같은 계단이 안에도 있다.

 

 

<Jahangir Mahal(궁전) 파사드와 벽 장식>

아치형과 정사각형 양각 장식은 양쪽으로 16개씩 있는데 모양이 모두 달랐다. 이슬람교는 인간이나 신을 구체적으로 표현하는 것이 허용되지 않기 때문에 식물무늬나 기하학적인 아라베스크 무늬장식을 한다.

 

 

<Jahangir Mahal(궁전) 파사드와 출입문 옆면>

유대교를 상징하는 별 모양 출입문에 3개 있다. 출입문의 측면도 약간 훼손되기는 했지만 아주 섬세한 양각으로 장식되어 있다.

 

 

<Jahangir Mahal(궁전) 출입문 안쪽의 섬세한 조각 장식>

문의 섬세한 양각도 그렇고, 문 위의 레이스처럼 섬세한 장식도 놀라웠다. 오르차의 자항기르 궁전 출입문에서 유사한 조각을 보았는데도 볼수록 놀라웠다.

 

 

<Jahangir Mahal(궁전) 출입문 안쪽의 윗부분과 옆면>

나를 가장 홀린 완벽한 조각의 정수이다! 이 정도면 재료가 돌이 아니고, 정밀한 기계로 깎은 수준이다. 인간의 손으로 돌을 이렇게 주무를 수 있다니!!!

 

 

<Jahangir Mahal(궁전) 안쪽의 기둥 조각들과 까치발 장식>

오르차 성에서의 아쉬움을 이곳에서 모두 푼 느낌이었다. 이번 북인도 여행에서 가장 아름답다고 느낀 건축이나 장식이 있었는데 내 눈에는 아그라 성의 자항기르 마할의 조각이 최고였다!

 

 

<Jahangir Mahal(궁전) 내부와 중정(마당)의 우물(?)>

입구에 '자항기르 마할과 악바르 마할'이 화살표로 안내되어 있어서 마당의 우물, 혹은 윗사진까지가 자항기르 마할이고 문 너머부터는 악바르 마할이라고 생각했다. 지금도 이 부분이 헛갈려서 여기저기 뒤졌지만 악바르 마할에 대한 언급은 어디에도 없었다. 분명히 안내도에도 악바르 마할은 자항기르 마할 오른쪽 위에 있었는데... 그래서 일단 흰색의 카스 마할 이전의 붉은 색 건물은 모두 자항기르 마할이란 전제 정리를 했다. 그리고 이하 사진부터 안쪽의 궁전은 쉬시 마할(여성들의 궁전)이란 전제도 함께 깔았다.

 

 

<Jahangir Mahal(궁전) 안쪽의 처마쪽 2단 문>

 

 

<Jahangir Mahal(궁전) 안쪽 여성들의 공간으로 추정되는 건물의 다양한 벽 장식>

보존상태가 다소 나빠 얼핏 보면 음침해 보이는데 자세히 보면 장식이 상당히 섬세하다. 창이나 장식이 곡선이 많고 다양하며, 음각 무늬와 상감 장식이 아름답다!

 

 

<Jahangir Mahal(궁전) 안쪽의 아치형 공간>

 

 

<Jahangir Mahal(궁전) 안쪽 마당의 빗물을 모으는 우물> 

 

 

<Jahangir Mahal(궁전) 안쪽>

지금 보니 궁전 벽의 아라베스크 무늬를 주제로 한 양각 장식 자항기르 마할 외벽과 동일하기는 하다.

 

 

<Jahangir Mahal(궁전)의 병풍처럼 늘어선 바깥 벽에서 본 성벽과 해자>

맑은 날이었다면 오른쪽 문 기둥 바깥쪽으로 타지마할 제대로 보였을 텐데 이날은 비가 와서 전혀 보이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