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8~19.(토, 일). 주로 1/18. 8일째 일정>
자이푸르 출발하여 6시간만에 델리 도착- 뉴델리 호라이즌 프라자 韓식당에서 점심식사- 델리의 시크교 사원 방글라 사힙(Gurudwara Bangla Sahib) 관람- 델리 인디라 간디국제공항에서 20:10 비행기 출발- 한국시각 1/19. 일. 05:20에 인천국제공항 도착.
<1/18.토. 자이푸르에서 델리로...>
7:15, 자이푸르 출발 후 6시간만에 뉴델리에 도착했다. 중간에 휴게소 2곳에 들렀는데 기사의 식사를 위해 들린 휴게소에서 15달러를 주고 여름용 인도 上衣를 구입했다. 집에서 일단 보관하려고 빨았더니 올이 뒤틀리고 바느질이 풀어져서 몇 번이나 입을 수 있을지 의심스러웠다.
뉴델리에 들어선지 얼마 되지 않아 신시가지 중 가장 땅값이 비싸다는 뉴델리판 강남(뉴델리 Samsung 본부도 이곳에 위치)에 내렸다. 호라이즌 프라자 1층에 있는 韓식당 'Hahn's Kitchen에서 김치찌개, 치즈 떡볶이 등으로 점심 식사를 했다. 1인분 18,000원, 소주 작은 병은 15,000원으로 (인도에서는) 값이 비싸지만 한국을 다녀온 인도인들이 즐겨 찾는 곳이라고 한다. 인도인들의 40% 정도가 한국의 전자제품을 소유하고 있다고 한다. 그만큼 인도에 한국기업들이 많이 진출해 있다는 뜻이기도 했고, 한국에 대한 이미지도 좋은 편이라고 했다.
<델리의 시크교 사원 방글라 사힙(Gurudwara Bangla Sahib)>
15:30, 인도 여행 마지막 날 마지막 코스인 델리의 시크교 사원- 방글라 사힙(Gurudwara Bangla Sahib)에 들렀다. 주변에 우거진 숲이 있는 곳에 위치한 사원이지만 바로 앞 길가에는 대낮인데도 이불을 덮고 자는 노숙자들이 많았다. 'Gurudwara'는 이슬람 사원을 모스크라고 하는 것처럼 시크교 사원을 의미한다.
엄청난 인파와 함께 사원의 입구에 마련된 방에 들러 삼각건 같은 주황색 머릿수건을 빌려 머리에 묵고 신발과 양말을 벗어 맡겼다. 인도의 이슬람 사원은 신발을 벋고(덧신이나 실내용 슬리퍼는 착용 가능!) 팔이나 다리를 가리는 수준이라 입구에서 가리개를 빌린다. 그런데 시크교 사원은 옷은 크게 안 따지는 대신(물론 짧은 下衣는 당연히 불가!) 머리카락은 가리고 맨발로 입장해야 했기 때문이다. 주황색 머릿수건 대신 아무 색이나 자신의 머풀러를 머리까지 올려 써도 관계가 없었다. 사원은 누구나 출입할 수 있고 입장료도 없는데다 번화한 곳에 있어서 신도 외에도 수많은 관광객들로 붐볐다. 게다가 가난한 이들에게 무료로 점심식사를 제공해서 더욱 인파로 북적이는 듯 했다.
사원의 돔 지붕과 담장의 작은 지붕들, 기도실로 들어가는 통로 양쪽도 금빛이었지만 제대로 된 황금빛은 내부 제단이었다. 사원 내부는 금빛이 아니라 실제 금으로 치장한 곳도 많은 것 같았다. 사원에서 가장 중요한 예배실은 입구부터 황금빛으로 번쩍이고, 관광객이 들락거렸지만 신도들은 개의치 않고 앉아서 기도를 하고 있었다. 다소 부잡스런(!) 사원의 내부는 조용하고 깔끔한 이슬람 사원보다 화려한 힌두사원에 가까웠다. 내부 사진촬영은 절대 불가라 밖에서 줌으로 당겨 두 컷 정도 촬영을 했다.
얼마 전까지 사원 내부를 제외하고는 사진에 대한 제약이 없었다는데 우리는 관리인들이 쫓아다니다시피 하며 사진촬영을 제지했다. 그 동안 관대했던 시크교 사원 출입조건을 악용한 무례한 관광객들 때문이라는데 출입은 시키면서 연못조차 촬영을 못하게 하는 것은 좀 그랬다. 사원 안의 커다란 연못의 물을 마시면 병이 낫는다는 시크교도들의 믿음 때문에 물을 떠가거나 몸을 씻는 이들이 많다고 하는데 지저분해서 꺼림칙했던 바라나시의 갠지스 강물에 대한 힌두교도들의 믿음이 연상되었다. 안마당에 주황색의 긴 장대 같은 구조물이 있었는데 종교적인 중요한 의미를 지닌 것 같았지만 확인할 겨를도 없이 밖으로 나왔다.
<시크교(Sikhism)의 발생과 역사>
시크(Sikh)교는 펀잡 지방의 힌두교도인 나나크(Nanak, 1469~1538)에 의해 16세기에 힌두교와 이슬람교 교리를 기반으로 탄생했다. 힌두교의 형식적인 틀과 카스트 제도를 거부하되 카르마와 윤회사상을 받아들였고, 이슬람교의 평등사상을 받아들였다. 교리는 '신은 오직 하나이며 우상이나 신상을 만들지 않는다. 인간은 윤회를 거듭하므로 신과 합일이 될 때까지 신을 반복하여 부르며 섬겨야 한다' 등이라고 한다. 불교, 시크교, 자이나교, 바하이교 등은 인도에서 발생한 종교라는 점과 계급간의 차별이 심각한 힌두교의 문제점을 타파하려고 한 공통점이 있다. 시크교도들은 교리에 더해 실천적인 생활과 성실한 노동을 중시하였기 때문에 가난한 이들로부터 지지를 받았고, 열심히 일한 덕에 부자들도 많다고 한다. 특유의 근면성실함으로 인도 경제계와 군대에서 특히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고 한다. 17세기에 무굴제국의 아우랑제브 황제 시기부터 종교적인 박해를 당하면서 자신들의 방어를 위해 무력사용을 받아들였다.
1984년 시크교도들이 암리차르의 황금사원을 점거하고 독립을 요구하자 당시 수상이었던 인디라 간디가 무력으로 진압하여 600여명의 시크교도들이 죽었다. 이에 대한 보복으로 시크교도 경호원이 인디라 간디를 살해했고, 힌두교도들은 그에 대한 보복으로 다시 수 천명의 시크교도들을 학살했다. 이후로 두 종교는 마찰을 빚었고, 현재 잠잠해 보이지만 언제나 부딪칠 소지를 안고 있다. 시크교도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칼사 당원들은 다섯 개의 원칙(5K)을 지키기 때문에 외모만 보아도 알 수 있다. 다섯 개의 원칙(5K)은 머리를 깎지 않고, 둥근 터번을 쓰며, 무릎 위 높이의 치마를 입고, 단검과 빗을 소지하는 것이다. 거기에 남성은 Singh(싱, 사자), 여성은 Kaur(카우르, 암사자)라는 성을 공통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구분이 쉽다고 한다. 외모는 인도 여행을 하는 동안 보았던 호텔 입구에서 특유의 복장을 하고 폼(!)으로 서있던 거구의 무사와 정확히 일치한다.
방그라 사힙 시크교 사원을 나와 17:00, 델리 인디라 간디 국제공항 도착했고, 17:20에 티켓팅을 시작했다. 한국행 국적기를 타는 17번 게이트에서 잠깐 책을 읽다 보니 금방 게이트가 열려(19:10) 일행과 사전에 작별 인사를 한 후 비행기에 탑승했다. 인도 현지 시각 20:10에 비행기가 이륙했고, 한국시각 05:20쯤 6시간여 만에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자이푸르에서 델리로 오는 길에 들른 휴게소에서 마신 짜이>
짜이는 인도의 대표적인 음료로 이탈리아의 에스프레소 만큼 양이 적다. 그런데 이 휴게소의 짜이는 바라나시에서 먹은 것보다 양이 2배도 넘는다. 달달한 우유에 녹차를 넣은 인도의 대표 음료인데 다른 사람들이 칭찬하는 만큼은 아니었지만 마실만 했다. 나는 (장염 때문에) 생우유를 못 마시고, 아이스크림을 빼고 설탕 들어간 유제품은 질색이고, 녹차도 좋아하지 않는다!
<화려한 신혼부부의 차>
인도인들의 차 사랑은 유별나서 낡아빠진 오토릭샤에도 화려한 그림을 그려넣고, 개인 트럭 같은 대형차는 장식이 대단하다.
<도로 복판의 아이>
이곳은 그냥 도로가 아니라 지방에서 델리로 들어가는 톨게이트 같은 곳이다. 차가 밀려서 서행은 하지만 도로 안에 아이는 방치되었고, 엄마는 차량 사이를 누비며 구걸을 하고 있었다.
<델리 외곽의 풍경들>
인도의 수도임에도 한복판을 벗어나면 우리나라의 8~90년대와 같은 모습이 아직도 남아있다.
<해외에서 산 기념품과 상품에 대한 견해>
나는 이제 더 이상 해외에서 건강 보조식물은 사지 않을 예정이다. 동남아(특히 태국)에서부터 시작하여 유럽까지 지난 10년간 제법 구매를 했다. 조금은 팔아줘야 한다는 의무감(!) 때문에 해외에서 구매한 건강보조식품은 예외 없이 내게 써먹을 데(!)가 없었다. 나는 건강이 부실해서 병원에서 처방한 약을 일상적으로 먹어야 하는데 약을 꾸준히, 그리고 상당히 정확하게 복용하는 성격이다. 그런데 해외에서 산 건강 보조제는 그들이 말하는 만큼 효능이 탁월하지도 않았고, 끝까지 먹은 건강 보조식품은 터키에서 구입한 폴리코사놀 뿐이었다. 원래 고혈압이나 고지혈증이 없어서 예방 차원에서 먹었기 때문에 효과는 당연히 잘 모르겠다. 결과는 내 입장에서 판단한 것이므로 제대로 효과를 본 사람들도 분명 있겠지만 내 경우는 별로였다. 현지에서 거금(1병당 56,000원)을 주고 산 불가리아 유산균 10병(총 560,000원)조차 1병도 제대로 못 먹고 그대로 있다.
대신 그 나라나 지역을 대표하는 기념품이나 비누는 가격 부담도 적고 품질도 우리나라 제품 못지 않았다. 값이 몇 배 비싸긴 하지만 이스라엘, 요르단의 사해비누, 터키 비누, 인도의 Neem 비누, 이집트 비누 모두 품질이 좋았다. 비싼 것은 개당 5달러 정도니까 비싸도 건강보조식품 가격에 비하면 무난하고, 무게 부담이 적은 것도 매력이 있었다.
<가이드가 먹으라고 나눠준 관절염 보조 치료제(건강식품) 원료인 모링가 열매>
손으로 부스러트려 껍질을 깐 후 알맹이를 꺼내먹으면 쌉싸름하면서 뒷맛이 고소하다. 우리 가이드가 나름 열심히 PR했던 관광 상품(!)이 바로 모링가 열매를 주원료로 하여 만든 관절염 치료 보조제였다. 이 모링가로 만든 관절염 치료 건강식품, Neem 비누와 치약, 카레 가루 등이 한국인들에게 가장 인기있는 인도 관광 상품이다.
<뉴델리 신시가지 삼성센터가 있는 호라이즌 프라자 주변>
뉴 호라이즌 건물은 사진 왼편에, 삼성센터는 그 뒤에 있다. 새로 개발되어 델리에서도 땅값이 가장 비싼, 우리나라의 강남 같은 곳이라고 한다.
<뉴델리 신시가지 호라이즌 프라자 1층 韓식당 Hahn's Kitchen>
모처럼의 한식이라 맛있게 먹었다. 메뉴는 김치찌개인데 밑반찬도 맛있고, 해물파전과 치즈 떡볶이가 같이 나왔다.
<최근 인도에서 건강제품 원료로 각광 받는 Neem 나무>
들은 바로는 최근에 한국 LG가 Neem 나무를 독점계약 했는데 나뭇잎으로 치약, 비누 등 주로 건강식품을 만든다고 한다. Neem 비누만 선물용으로 열 다섯개를 사서 2개만 남겨 사용 중인데 처음엔 강한 향이 싫었지만 계속 쓰다보니 품질은 상당히 좋았다. 하지만 개당 6,000원 정도니까 우리나라의 어지간한 비누 4~5개 가격이다. 이 나무는 가로수처럼 델리 도로 어디에서나 볼 수 있었다.
<델리의 시크교 사원 방글라 사힙(Gurudwara Bangla Sahib) 입구와 머릿수건 대여소>
정면 중앙이 정문이고, 우리는 이 편에서 내려서 걸어들어갔다. 두 번째 사진은 주황색 머릿수건을 빌려주거나 신발을 맡아주는 곳이다.
<델리의 시크교 사원 방글라 사힙(Gurudwara Bangla Sahib) 주 예배처>
사진 중앙의 가장 빛나는 곳이 사원의 중심인 예배처인데 내부가 대단히 화려하다. 이슬람 사원처럼 무릎을 꿇고 조용히 기도하는 것이 아니라 북도 있었던 것 같고 살짝 어수선했다.
<델리의 시크교 사원 방글라 사힙(Gurudwara Bangla Sahib) 사원 밖 주황색 기둥과 문>
주황색 기둥은 상당히 높은데 무엇을 하기 위한 것인지 궁금했지만 알아내지 못했다. 문 역시 일반적인 출입문이 아니라 상징적인 문인 듯 하다.
<시크교 사원 안의 신성한 연못>
이 물을 마시면 병이 낫는다는 믿음이 있어서 물을 떠가거나 몸을 씻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옆에서 본 시크교 사원 방글라 사힙(Gurudwara Bangla Sahib) 정면 좌우>
실내의 예배처를 제외하고는 이 사원에서 금딱지(!)를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위치이다. 사원 앞의 긴 금빛 통로를 통해 사원 안 예배소까지 직행한다.
<정문 쪽에서 본 시크교 사원 방글라 사힙(Gurudwara Bangla Sahib) 정면>
사진 앞쪽에 사원 입장 전에 발을 닦는(살짝 바닥만 담갔다 빼는) 수로가 있다.
<들어왔던 장소로 되돌아 나가는 길>
이 건물은 흰색에 금빛 장식이라 햇빛 방향의 영향을 많이 받을 수 밖에 없겠지만 블로거마다 유독 역광사진들이 많다. 오후에 가면 틀림없이 역광이라 사진상태가 별로 안 좋다.
<델리의 시크교 사원 방글라 사힙(Gurudwara Bangla Sahib) 바깥 모습>
약간 떨어진 곳에 세운 우리 전세버스를 타러 가는 길이다. 화려한 옷들을 파는 곳도 있고, 다른 한쪽 길바닥에서는 이불을 뒤집어 쓰고 자는 노숙자(거지?)들도 있다. 두 번째 사진의 녹색 이정표를 보면 인디아 게이트와 잔타르 만타르가 표시되어 있다. 인디아 게이트가 주변에 있을 정도로 방글라 사힙은 신도시 중심에 있고, 천문대인 잔타르 만타르는 델리에도 있다는 의미이다. 천문대(잔타르 만타르)는 암베르의 것이 가장 온전하게 남아있고, 델리와 다른 지역을 포함해 4개가 더 있다고 한다.
<인디라 간디국제공항 청사 안, Satish Gupta의 거대한 태양신 두상의 앞, 뒷면>
이 태양신 이름은 Surya이고, 작가인 Satish Gupta는 인도의 유명 조각가인 듯 했다. 수르야(수리야)는 암베르 성 남쪽문 이름이어서 이미 언급된 바 있다. 이 신상에서 얼굴이 인체와 얼마나 유사하느냐는 중요한 것 같지 않고 최종 재료인 금분과 뒷면의 활활 타오르는 태양을 묘사한 것으로 추정되는 광배, 혹은 머리카락이 인상에 남았다.
<인디라 간디국제공항 청사 안의 또 다른 작품, 빨간 바탕에 자개로 묘사한 전통공예>
<인디라 간디국제공항 청사 안에서 메카 방향을 향해 기도하는 무슬림들>
<우리나라 국적기의 기내식>
언제 어디서나 각광 받는 비빔밥인데 이날은 별로였다.
<해외 여행 다녀온 직후 한국음식으로 입맛 복구하기>
얼마 전까지만 해도 공항리무진 버스에서 내려 집으로 오는 중간에 있는 콩나물국밥집에서 국밥을 먹었으나 요즘은 좀 바뀌었다. 집 근처에 있는 라라 코스트로 가서 사진 속의 뜨거운 빠네 로제를 먹으면 속이 확 풀린다. 지금 생각해 보니 인도에서 가장 맛있게 먹은, 국물이 자작한 버터 치킨이랑 맛이 약간 비슷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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