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마카오

홍콩-마카오 여행 12, 홍콩섬 센트럴(中環), 타이퀀(大館) 고적예술관

큰누리 2020. 9. 8. 23:52

<홍콩섬 中環(센트럴) St. John 성공회 교회>

홍콩섬 빅토리아 피크에서 화려한 야경을 본 후 45도 이상 되어 보이는 가파른 트램을 짧게 타고 내렸다. 앞에서 본 화려한 홍콩의 야경과 달리 트램 하차장은 컴컴하고, 혼자라면 걷기 부담스러운 내리막 산길이었다. 일행들과 어둡고 다니는 이도 없는 내리막길을 걸어내려오는데 가장 먼저 눈에 띈 건물이 바로 아래의 성공회 교회였다. 홍콩에서는 규모가 제법 큰 편인데, 전체가 연노란색인 점과 우리나라에서는 보기 힘든 건축 양식이 인상적이었다. 원래 이름은 St. John Cathedral(홍콩성공회홍콩도교구)이고 1849년에 건축된 고딕풍의 독특하고 양식이 인상에 남았다.

 

보통은 우리와 반대로 성공회쪽에서 트램쪽으로 올라가는 사람들이 많은지 교회 안내문도 내리막 끝에 있었다. 교회 부근에 뭔가 2층의 복도같은 통로가 독특했던 건물이 인상에 남았고, 평지에 바로 번화한 중환(센트럴)이 있었다.

 

 

 

 

<트램에서 내린 후 산 정상에서 평지로 내려오자마자 만난 중환(中環, Central)>

홍콩 도로는 100년간 영국 조차지였음을 느끼게 하는 皇后대로(Queen' Road...)나 퀸 빅토리아 St아열대 지방에선 어울리지 않는 Ice House St, 이도 저도 아닌 그냥 영어권이어서 붙인 것 같은 헐리우드 로드, 우리에게 익숙한 荷南美食區(SoHo), 蘭桂坊(난계방, 란콰이퐁) 같은 중국식 이름 등 홍콩의 역사 만큼이나 다양했다.

본토쪽 홍콩마천루 같은 고층건물이 주를 이룬다면 홍콩섬은 영국의 조차지가 된 이후로 근대 유럽 양식과 중국풍이 섞인 독특한 건물이나 볼거리가 많았다. 1950년대에 나온 우리 가요에 등장하는 '불빛이 깜빡거리는 홍콩의 밤 거리'홍콩섬이었을 것이다. 중환(中環, Central)은 그 중에서도 가장 근대 역사가 진하고 문화적인 성격이 강한 우리 나라의 인사동 같았다.

 

오래된 문화거리 외에 금융의 중심, 극장가 있었다. 개인적으로 荷南美食區(SoHo) 거리가 궁금했는데 우리가 두루 지나친 중환(中環, Central)의 중심가(!) 중 커피숍이 많고 그 주변에 예술적인 벽화들이 있었던 곳인 듯 했다. 영국 점령기 초기에 감옥이자 검찰청 같은 곳이었던 대관(타이퀀=大館=고적예술관=감옥, 경찰청, 법원)도 규모나 건축면에서 제법 볼거리가 있었다.

 

 

 

 

<中環(센트럴) footbridge(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

길이가 상당히 길고 양쪽에 화려한 전등과 벽화, 포스터 등이 있었던 footbridge(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이다. 빅토리아 피크를 갈 때와 나올 때 모두 거친 걸로 보아 홍콩섬에서 중심을 지나려면 반드시 거쳐야 하는 요지 같았다. 아래로 보이는 번화한 가게들을 보더라도 footbridge가 위치한 곳은 중심이 분명했는데 고지대에 사는 사람들의 편의를 위한 시설이라고 했고, 타이퀀(大館) 고적예술관과도 연결되었다. 

 

 

 

 

<건축 당시의 모습이 잘 복원된 홍콩섬 타이퀀(大館) 고적예술관(감옥, 경찰총부)>

이곳은 대장님이 콕 찝어서 안내한 곳으로 유적을 좋아하는 나를 비롯한 일행들을 위해 선택한 곳 같았다. 근대식으로 지은, 우리 나라 근대 답사할 때도 자주 볼 수 있는 건물 느낌이 물씬 났다. 지금은 타이퀀(大館) 고적예술관으로 부르는데 영국 지배하에 있을 때 감옥과 검찰, 경찰총부가 함께 있었던 곳이다. 경찰총부였던 가장 길고 큰 건물은 커피숍으로 사용되는 듯 했다.

 

현지에서는 신축할 당시의 모습이 그대로 남은 줄 알았는데 8년에 걸쳐 엄청난 돈을 투자하여 복원한 것이라고 한다. 홍콩섬에서도 중심가에 있던 건물이었기 때문에 복원하기까지 상당한 논의와 고심이 있었던 듯 했지만 결론은 현재 소호에서 가장 아름답고 가치있는 건물 중의 하나가 되었다.

 

 

<홍콩섬 타이퀀(大館) 고적예술관(감옥, 경찰총부) 안내도>

 

 

<홍콩섬 타이퀀(大館) 고적예술관(감옥, 경찰총부) 배치도>

01번부터 07번 건물은 주로 경찰과 관련된 건물로 미혼자, 기혼자 숙소도 따로 있었다. 08은 목욕실, 09는 법원 마당(혹은 중앙 재판사서)라고 적혀 있는 것으로 보아 잡아서 가두고, 재판하고, 감옥으로 보내는 행위를 한꺼번에 이곳에서 한 것이었다.

 

 

 

<타이퀀(大館) 고적예술관(감옥, 경찰총부)에서 편의 시설로 이용 중인 營房大樓(Barrack Block)>

다른 건물은 상태는 양호하지만 유적의 기능만 하는 듯 했고, 營房大樓(Barrack Block)만 변형하여 이용 중이었다. 우리는 1월 3일에서부터 6일까지 홍콩, 마카오를 여행했는데 홍콩 곳곳에는 크리스마스 트리가 많이 있었다. 크리스마스 트리가 있는 넓은 마당은 이곳의 가장 중심이 되는 곳으로 당시에는 검열광장으로 불렸다고 한다. 

 

 

 

<타이퀀(大館) 고적예술관(감옥, 경찰총부) 광장의 대형 크리스마스 트리>

 

 

<타이퀀(大館) 고적예술관(감옥, 경찰총부) 광장 벽의 대형 그림>

크기도 엄청나고 수준도 상당한(!) 작품이 왜 이곳에 있을까 궁금했다. 나중에 안 사실인데 타이퀀(大館) 뒤쪽에 JC CUBE, JC CONTEMPORARY 등 미술관이 있기 때문인 듯 했다.

 

 

<타이퀀(大館) 고적예술관(감옥, 경찰총부)의 감옥과 죄수들의 작업장>

죄수와 관련된 건물은 타이쿤(大館) 중앙 뒤쪽으로 배치되었는데 특이하게 양쪽 끝의 가장 큰 건물 2동은 JC CUBE, JC CONTEMPORARY란 이름이어서 궁금했다. 마사회인가?

당시에는 밤이고 아는 바도 없어서 건물 배치도만 보고 지나치면서도 의아했는데 미술관(갤러리)이었다. 타이퀀(大館)은 최초의 건물 16개를 복원한 것이고, 그 때 JC CUBE, JC CONTEMPORARY도 새로 지은 현대식 미술관이라고 한다. 그래서 이곳 이름도 과거 감옥에 어울리지 않게(!) 고적예술관이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