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9 때문에 여행은 꿈도 꿀 수 없었는데 작년 초에 친환경 농사를 짓겠다며 제주도로 간 동생에게 연락이 왔다.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으니 한 번 들리라는 것이었다. 이 시국에 어딜 가나 싶어 망설이다 힘들게 내려가 사는 동생을 들여다 보고 싶은 생각이 들어서 제주도로 갔다. 직장이 있는데 혹시라도 코로나 19에 감염이 되면 어쩌나 싶어서였는데 동생은 외진 곳이라 전혀 걱정 안 해도 된다고 했다.
큰 맘 먹고 비행기를 탄 순간 29줄 6열이 모두 만석인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걱정은 해도 다닐 사람은 다니는구나' 라는 생각도 들고, 밀집한 좌석이 안전할까 싶은 걱정도 들고...
어쨌거나 많은 걱정을 안고 명분은 동생을 만나는 것이지만 결론은 모처럼 힐링이 되는 7박 8일의 여행이 되었다. 제주도는 2012년엔가 다녀온 후 처음인데 달라진 점도 있고, 그대로인 점도 있었다. 특정지역이 아니라 전에 비해 제주도 전체가 관광지화되었다는 점이 다르게 느껴졌는데 그것은 올레길 때문이란 생각이 들었다. 이런 상황에서 사람들과 덜 부딪치며 다니기에 올레길 같은 곳이 최적이기 때문일 것이다. 2012년 당시에는 일본인 관광객들이 많았고, 그 이후엔 중국인들로 넘쳐났는데 이번엔 대부분 내국인이었다. 그 점도 상당히 좋았다. 솔직히 중국인 관광객이 많은 곳은 외국도 싫지만 내국은 더 내키지 않기 때문이다.
여행 코스는 동행한 딸이 알아서 짰다. 어차피 대놓고 여행할 입장은 아니어서 사람들이 많지 않고 평소엔 들르기 쉽지 않은 곳이었으면 싶었다. 다행히 딸이 선택한 곳은 대부분 조용하고 좋았다. 모처럼 딸과 계획에 없던 여행을 일주일이나 하면서 그 동안 떨어져 사느라 소원했던 관계가 조금은 나아져서 그것도 좋았다.
<김포공항 국내선의 좌석간 거리두기 안내문>
한밤에는 편도 비행기 가격이 7,000원까지 한다는데 그래도 운행하는 것을 보면 기적이다. 기름 값도 안 나올 텐데... 나는 43,600에 제주행 왕복 비행기표를 구입했다. 제주도를 다닌 내내 사진처럼 업소나 공공장소 모두 좌석 간 거리두기가 철저히 지켜지고 있다. 이 독특한 풍경(!)이 얼른 사라지기를 바라며...
<제주공항 풍경들>
이번에 제주도를 둘러보며 가장 많이 본 것 중의 하나가 마스크 쓴 돌하르방이었다. 크리스마스 분위기까지 맞물리니 나름 패션이다.
<동생 집으로 가는 길에 본 독특한 절>
돔과 종 모양 위에 탑을 올려 지어서 어디에서 보아도 눈에 들어왔다. 우리 나라 사찰 중 이런 모습은 처음이다.
<함덕해수욕장 입구의 찹쌀국화빵 차>
점심을 걸른 탓에 출출하여 함덕해수욕장 앞에 있는 이곳에서 국화빵을 사먹었는데 맛있었다. 오랜만에 사먹은 길거리 음식인데 사장님이 말씀을 못하는 장애인이었다.
<제주도에서 처음 들른 곳, 함덕해수욕장>
딸과 나는 제주공항에서 합류를 했기 때문에 첫날 일정은 딱히 없었다. 마중 나온 동생이 집으로 가는 길에 있는 함덕해수욕장에 들러보자고 했다. 오래 전에 들른 나는 바로 앞의 호텔(콘도)에서 묵어서 기억이 났다. 2010년대 초반의 한화 호텔(콘도?)는 지금은 '소노벨 제주' 라는 이름으로 바뀌었다.
함덕해수욕장을 1시간 정도 둘러본 후 월정리 등대와 세평항을 보고 어두워질 무렵 저녁을 먹으러 성산포로 갔다.
<함덕해수욕장 촬영 포토존>
이 프로그램은 본 것 같은데 '1박 2일'이었던 것같기도 하고, 기억이 정확하지 않다. 탤런트 한효주씨가 남자 멤버들을 속이고 몰래 이곳의 카페에서 합류하는 프로그램이었는데... 그 때 tv에서 아래의 카페를 보았다. 카페 입구에 나무 의자 2개를 놓았는데 정면에서 비치는 석양이라 그런지 당시에 촬영한 사진이 별로였다.
<함덕해수욕장의 빵집과 카페 Delmoondo>
<포토존에서 본 함덕해수욕장 바다쪽>
예전에 이런 곳이 있었던가 싶게 작지만 풍광이 예쁜 곳이다. 이 위치에서 보는 것보다 해수욕장 쪽에서 옆으로 보면 정말 아름답다. 함덕해수욕장은 이곳에서 본 풍경도 아름답지만 깊이에 따라 다른 바닷물 색이 정말 아름답다! 섬 같은 이곳이 함덕해수욕장에서 사진 촬영하기에 가장 좋은 핫플레이스이다.
<함덕해수욕장 앞에서 본 카페 Delmoondo>
<함덕해수욕장의 '선텐하는 돌하르방'>
2019년, 돌하르방미술관 관장 김남흥 作.
예전의 가슴에 손을 비껴 얹은 똑같은 포즈의 돌하르방보다 센스가 있어서 보는 재미가 있다. 두 번째 사진의 돌하르방도 일반적인 포즈는 아닌데 내가 놓친 것을 딸이 촬영한 것이다. 돌탑이 있는 부근에 있었던 듯 하다.
<함덕해수욕장의 함덕포전적지>
---현지 안내문에 의하면---
고려 말 삼별초 항쟁 때 麗元 연합군이 상륙한 전적지. 삼별초가 점거해 있던 제주도에 1273년*원종14) 4월 여원군(고려, 원나라 연합군)이 상륙전을 감행할 때 원수 김방경은 먼저 좌익군을 비양도에 상륙시켜 명월포를 공격할 것처럼 오인시키고 중군을 이곳으로 상륙시켰다. 이 양동 작전을 성공시킴으로써 여원군은 그 기세를 타 삼별초를 전멸시키고 승리를 거두게 되었다.
<함덕포전적지 옆의 서우제당(犀牛齊堂)과 주변>
서우제당은 기생화산 오름인 서우봉 아래에 지어진 제당이다. 제당은 산신에게 제사를 지내는 당집을 뜻한다. 서우봉 주변은 고려 시대에는 삼별초 군이 김방경 장군이 이끄는 진압군에 쫓기다 마지막으로 항전하였던 곳이고, 조선 시대에는 왜적의 침입을 알리는 봉수대가 있었다. 일제 강점기에는 오름 중간에 동굴을 만들어 주둔했다고 한다. 함덕이 제주도에서 가장 북위가 높고 동북쪽에 있기 때문에 군사적으로 상당히 중요했던 듯 하다.
<함덕해수욕장 입구의 눈길을 끄는 벽화와 카페 장식>
<함덕해수욕장 입구의 고기 잡는 어부 조형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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