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21.01. 해녀박물관-해녀들의 일터와 제주의 세시풍속

큰누리 2021. 3. 8. 23:36

 

 

<2021. 1/22(토). 제주 4일째>

춥지 않으나 종일 비.

오전에 해녀박물관 - 월정리 W728펜션 - 시흥리 '올레길 해녀의 집'에 들러 전복뚝배기로 점심 제주 아쿠아플라넷 - 구좌읍 명리동식당에서 사회적농장 담을밭 한태호 대표 만나 저녁 식사 - 귀가. 

* 고흐의 정원과 성산일출봉과 한화아쿠아플라넷 사이에 있는 광치기 해변은 시간이 모자라 패스.

 

먼저 들른 해녀박물관은 전시 내용이 성실하고 특별한 게 많아 재미있게 보았다. 해녀라는 특수직업을 대상으로한 우리나라에 하나 밖에 없는 박물관이고, 박물관의 구성이 좋아서 최근에 본 박물관 중 최고였다! 제주도 해녀(관련)가 2016년 유네스코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이후 정책적으로 내실 있게 지원한 흔적이 잘 보였다.

 

예전엔 제주도 관광상품이 싸구려, 혹은 시커먼 현무암 일색의 돌하르방에서 다양한 소재와 재료로 된 해녀 캐릭터로 옮겨진 점도 새로웠다. 해녀박물관에서 부직포로 만든 해녀 캐릭터 상품 2개를 1만원씩 주고 구입했다. 호박 유과도 4,000씩 주고 2봉을 샀는데 발치한 지 일주일 밖에 지나지 않아 불편하긴 했지만 그래도 달지 않고 괜찮았다.

 

한화 아쿠아플라넷에서 '오션 아레나 그레이티스트 오션 워터쇼', '해녀 물질 시연', '가오리 식사'3개의 공연을 보았다. 그 외에 기획전인 헤테로토피아 전시회, 미니언즈 특별전을 보았다. 미니언즈특별전규모가 크고 전시 내용이 좋아서 완전대박이었다! 롯데월드 아쿠아리움과 비슷한 규모(좀더 크려나?)의 상설 전시까지 보고 나니 오후 5시였다.

 

 

<바다에서 나오는 해녀들과 불턱 모형>

불턱 해녀들이 옷을 갈아입고 바다로 들어갈 준비를 하는 곳이며 작업 중 휴식하는 장소이다. 둥글게 원담을 에워싼 형태로 가운데 불을 피워 몸을 덥혔다. 이곳에서 물질에 대한 지식, 물질 요령, 바다밭의 위치 파악 등 물질 작업에 대한 정보 및 기술을 전수하고 습득하며 해녀 간 상호협조를 재확인하고 의사결정이 이루어지는 곳이기도 하다.

제주도 해안에는 마을마다 3~4개씩의 불턱이 있으며 현재도 70여개의 불턱이 남아있다. 1985년을 전후하여 해녀보호 차원에서 마을마다 현대식 탈의장을 설치하였는데 개량 잠수복인 고무옷의 보급에 따라 온수 목욕시설이 갖추어진 탈의장은 필수 시설이 되었으며 불턱의 역할을 대신하고 있다.   --이하 안내문은 박물관의 안내문을 옮김--

 

 

 

<제주 해녀의 물옷과 물질 도구>

개인적으로 가장 관심이 가는 분야였는데, 특히 헝겊으로 만든 전통 해녀복에 눈길이 갔다.

 

 

<해녀들의 전통적인 물질도구 세트>

물수건(머릿수건)과 물소중이는 전통 잠수복인데 '물소중이'란 이름이 예쁘다! 테왁과 망사리는 물질한 해산물을 담아 띄우는 통과 망, (족쉐)눈물안경의 일종, 빗창은 전복을 채취하는 도구이다. 오른쪽 아래의 돌추는 테왁이 물에 휩쓸리지 않게 망사리에 넣고 고정시키는 도구이다. 

 

 

 

<전통 해녀복 물소중이>

물소중이 '소중기', '속곳'이라고도 불렸으며, 물질할 때뿐만 아니라 여성의 속옷으로도 많이 입었다. 물소중이의 특징은 입고 벗기가 편하며 품을 조절할 수 있도록 옆 트임이 있다는 점이다.

물적삼(두번째 사진 위의 흰저고리)은 물소중이 위에 있는 흰 무명옷으로 이 옷이 일상화된 시기는 1960년대 이후이다. 그 위의 물수건 바닷속에서 헝클어질 수 있는 머리카락을 정돈하고 보온을 하기 위해 사용하였는데, 뭍에서는 햇빛을 가리는 모자로서의 기능을 하였다. 물소중이와 물적삼은 고무옷이 등장하기 전인 1970년대 초까지 입었다.

 

 

<전통 해녀복을 확대한 사진>

윗 사진 상단의 흰 옷은 물수건과 상의(上衣)인 물적삼, 아래의 분홍색과 재색은 하의(下衣)인 물소중이이다. 두번째 사진의 까부리 물질할 때 해녀들이 머리에 쓰는 모자로 머리와 뒷목덜미, 양뺨을 덮을 수 있게 만들었다. 까부리를 현대화한 모자제주도에서 유행 중이었는데 벙거지형으로 바뀐 것은 남자들이 쓰고 다녔다. 나도 서귀포 트멍공방에서 2개를 구입해 딸과 동생에게 선물했다.

 

 

 

<개량 해녀옷인 고무옷 재료와 '고무옷'>

갈색은 고무옷의 재료, 오른쪽은 완성된 고무옷, 세번째 사진은 고무옷을 만들 때 필요한 바느질 도구들이다. 고무옷을 만드는 도구로는 줄자, 가위, 납추, 접착제, 종지, 붓, 붓 보관함 등이 있다. 붓과 붓통이 거대(!)하고 검정색에 절은 것으로 미루어 고무를 검정색으로 염색하지 않았을까 추측해 본다.

 

 

 

 

<개량 해녀옷인 '고무옷'과 오리발>

1970년대 초부터는 해녀들이 물적삼과 물소중이 대신 '고무옷'이라 부르는 잠수복을 입었다. 이 옷으로 장시간 작업이 가능해졌으며 능률도 크게 오르게 되었다. 현재 해녀가 입는 고무옷은 1970년대 초 일본에서 들어온 것이다. 고무옷은 목까지 내려오는 통으로 된 모자와 고리가 달린 상의발목을 덮고 가슴까지 올라오는 바지 형태의 하의로 이루어져 있으며, 여기에 오리발이라고 부르는 물갈퀴를 신고 작업한다.

고무옷이 등장하면서 해녀의 작업환경이 크게 변하였다. 이전에는 작업하던 시간이 30분에서 1시간 내외였으나, 고무옷을 착용하면 3시간에서 5시간 넘게 작업할 수 있으며 더 깊은 곳으로도 들어갈 수 있다. 이를 통해 이전보다 몇 배의 수확을 올리고 있으나 잠수병 등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다. 2012년부터 바다에서 작업하는 해녀들을 쉽게 찾기 위하여 오렌지색 고무옷을 보급하고 있다.

 

그 밖에 해녀가 쓰는 도구로는 물안경, 테왁망사리, 빗창, 까꾸리 등이 있다. 제주특별자치도에서는 2008년 해녀박물관에서 소장하고 있는 해녀의 물옷, 도구 등 15점을 제주특별자치도 문화재 민속자료 제10호로 지정하였다.

 

 

 

 

<고무옷의 필수품인 연철조끼와 연철>

스폰지 형태의 고무옷은 부력이 있어서 '연철'이란 납추를 몸에 매달아야만 물에 들어갈 수 있다. '연철' 깊은 바다 속으로 쉽게 잠기도록 허리에 차는 '납 벨트'이다. 연철조끼 연철을 차는 대신 납덩어리를 넣어 만든 조끼로 물살이 센 대정읍과 가파도 지역(마라도)에서 주로 입는다.

 

 

<잠수복 신입서와 고래표 잠수복 팜플릿>

잠수복 신입서는 고무옷을 만들 때 몸 치수를 기록하는 장부(주문서)로 자료는 1980년대 후반 충남에 거주하는 제주 출신 해녀의 고무옷 제작 신청서이다. 제주의 고무옷 제작 기술자들은 3년에 한 번 정도 전국의 단골 해녀들을 찾아가 몸의 치수를 재어 고무옷을 제작해 보낸다. 고래표 잠수복은 일본에서 들여온 고무 잠수복이다.

 

 

<해녀의 물질도구 테왁망사리>

해녀가 물질할 때 사용하는 도구는 물안경, 테왁망사리, 빗창, 까꾸리 등이 있다. 물안경은 20세기 들어서 보급되었으며,

테왁은 부력을 이용한 작업도구로서 물속의 해녀가 그 위에 가슴을 얹고 작업장으로 이동할 때 사용한다. 테왁에는 망사리가 부착되어 있어 그곳에 채취한 해산물을 넣어둔다. 테왁은 재료가 박이기 때문에 콕테왁이라고 부른다. 잘 여문 박에 둥그런 구멍을 뚫고 박씨를 빼낸 다음 물이 들어가지 못하도록 구멍을 막아서 만든다. 1960년대 중반부터는 재료가 스티로폼으로 바뀌었다. 

 

망사리는 '헛물망사리'와 '미역망사리'로 나뉜다. '헛물망사리'는 촘촘하게 짜서 주로 전복, 소라, 성게 등을 담고, '미역망사리'는 헐렁하게 짜서 미역, 톳 등 해조류를 담는다.

조락은 오분자기 등의 자잘한 해산물을 따로 보관하는 작은 망사리이다.

테왁닻은 물질 작업 때 테왁이 멀리 떠내려가지 않도록 망사리에 넣는 적당한 크기의 돌을 말한다.

 

 

 

<해녀의 물질도구 까꾸리와 빗창>

빗창은 전복을 떼어내는데 쓰는 철제 도구이며, 까꾸리는 바위 틈의 해산물을 채취하거나 물속에서 돌맹이를 뒤집을 때, 또는 물밑을 헤집고 다니거나 바위에 걸고 몸을 앞으로 당길 때 사용하는 등 가장 많이 이용한다. 까꾸리는 '골각지'라고도 하며, 오분자기, 성게, 문어  등을 채취할 때 쓴다. 긴 것은 문어를 잡을 때 쓰며, 짧고 날카로운 것은 오분자기를 채취할 때 쓴다.

본조갱이는 해산물을 채취하려고 물속으로 들어갔다가 숨이 차서 나올 때 전복이 있는 위치를 표시하는 도구이다. 숨을 돌린 해녀는 다시 물속으로 들어가 본조갱이의 위치를 확인하여 해산물을 채취한다.

 

 

 

 

<해녀들의 물안경 '눈'>

'눈' 해녀들이 물질할 때 눈에 쓰는 고무로 만든 물안경이다. 눈은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부터 쓰기 시작한 것으로 추정된다. 초기의 물안경은 소형 알이 2개로 분리된 '쌍눈'이었고, 1960년대 이후에는 분리되지 않은 '외눈'이 사용되었다. 쌍눈을 '족은눈' 또는 '족쉐눈'이라고 불렀으며, 외눈을 '큰눈' 또는 '왕눈'이라고 하였다. 재료는 처음에는 황동판이었으나, 1970년대부터 고무옷의 보급과 함께 테두리도 고무로 만든 '고무눈'을 사용하고 있다.

 

 

 

 

<제주도의 1, 2월 세시풍속>

제주의 어촌마을은 바다와 관련한 세시풍속이 발달하였으며, 타 지역의 영향을 적게 받아 독특한 세시풍속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바람과 섬을 덮고 있는 현무암, 그리고 해녀들의 강인한 삶과 어로방법은 독특한 해양문화를 이루어냈다.

 

<1월>

뱃고사 음력 정월 초하루 또는 보름날에 한다. 먼저 '개당', '돈짓당'이라고 하는 堂에 가서 제를 지낸 후 배로 가서 제물을 차려 고사를 지낸다.

 

<2월>

제주 해녀들은 영등달인 음력 2월에 영등굿을 할 때 쌀을 한지에 싸서 바다에 던지는 '지드림'을 한다. '지드림'은 물질 등 안전조업과 풍어를 위해 요왕(용왕)에게 드리는 '요왕지'와 바다에 빠져 죽은 조상의 혼을 위로하는 '조상지'와 자신의 몫인 '몸지'를 바다에 던진다.

 

 

<제주도의 3, 5, 6월 세시풍속>

<3월>

미역해경 일정 기간 동안 금지했던 미역을 채취하기 시작하는 것을 말하며 '허채', '대자문', '자문'이라고도 한다. 3월 물때에 바다로 가서 미역을 캐는데 양은 정하지 않고 자기 능력 만큼 채취한다.

 

<5월>

원담 밀물과 썰물을 이용하여 고기를 잡는 제주도의 독특한 어법으로 5월 장마에 쌓는다. 10대부터 60대까지 참여하며, 쌓을 땐 연령순으로 하고 고기를 잡으면 순서대로 배부한다.

 

<6월>

6월경에 접어들면 마을 앞바다에서 잡은 자리돔(자리)을 이용하여 젓갈을 만들어왔다. 이 시기에 자리젓을 만들어야 맛이 있다고 한다.

 

 

<제주도의 7, 8, 9월 세시풍속>

<7월>

7월의 세시풍속은 백중물천(바릇잡기)으로 백중물천이란 백중날에 잡는 해산물을 뜻한다. 백중날은 바닷물이 잘 빠져 다른 날 잡기 어려운 소라, 보말, 오분자기 등이 많이 잡힌다. 그래서 많은 제주 사람들이 횃불을 들고 바릇(해산물)을 잡는 풍속이 전해지고 있다.

 

<8월>

음력 8월 초하루부터 추석 전날까지 조상의 무덤 벌초를 한다. 특히 8월 초하룻 묘제나 시제를 지내는 윗대의 묘소에 친척들이 모여 공동으로 벌초를 하는 것을 '모듬벌초(소분)'라 한다. 

 

<9월> 옥돔(솔라니) 낚기

옥돔(솔라니)은 깊은 펄 바다에서 서식하는 고급 어종이다. 여름철에는 고기맛이 떨어지고 빨리 부패하기 때문에 잡는 것을 삼가다가 음력 9월부터 서귀포시, 안덕면 일대에서 낚시로 잡기 시작한다.

 

 

<제주도의 12월 세시풍속>

지붕잇기는 초가지붕을 새롭게 꾸미는 풍속으로, 한라산 기슭에서 자라는 '띠(새)'를 말려 지붕을 덮었다. 이때  바닷바람에 지붕이 날아가지 않도록 새끼를 꼬아 바둑판 모양으로 지붕 위에 씌우고 그 끝을 서까래에 묶었으며 음력 설 전에는 마무리 짓는 것이 일반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