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21.07. 구좌읍 한동리(올레길 20코스 구간)

큰누리 2021. 8. 14. 17:11

2021.07.21. <2021년 여름, 다시 제주도로!>

지난 겨울에 다녀오고 여름에 다시 제주도 동생 집에 갔다. 이사한 집도 볼겸 들르라는 말에 겨울처럼 코로나 19 때문에 망서리다 결국 갔다. 이사한 집은 이전 집보다 언덕 위의 집이라 조용하고 전망이 좋긴 했지만 재래식 집이어서 불편한 점이 많았다.

아직 제대로 구비된 살림살이가 없어서 선풍기로만 더위를 식히고 손으로 빨래를 하고 있었다. 다행히 당시 날씨가 괜찮아서 선풍기 2대로 그럭저럭 버텼지만 7월 26일부터 시작된 폭염 앞에선 무기력해져 버렸다. 11일을 머물다 올라올 즈음엔 더위를 피해 구좌읍다목적회관으로 피서(!)를 갔을 정도였다. 또 집안은 망충망을 쳐서 괜찮지만 밖으로 나서기만 하면 모기와 전쟁을 치러야 했다.

 

제주도에 도착한지 이틀째 되던 날, 새로 이사해서 아직 주변 정리가 안 된 집 주변이 어수선해서 이것저것 손을 보았다. 텃밭과 진입로에서 쑤시고 올라오는 대나무들과 사람 키를 넘는 망초들을 제거하려다 모기를 100여군데 물리고 말았다. 눈에 거슬리는 잡초만 자른다는 게 나도 모르게 2시간 이상 몰입해서 온몸이 시커멓게 타고 밤에 잠을 이루기 힘들 정도였다. 그래서 텃밭 2개를 말끔하게 손을 보았으니 동생이 원하는대로 무언가 심을 수 있을 것이다.

 

동생이 일이 없는 틈을 이용해 함께 가고 싶었던 곳을 돌아다녔다. 일하는 시간을 피하다보니 늦은 시각에 움직여야 했고, 그 시각에 갈 곳은 숲이나 바닷가 같은 열린 공간이 대부분이었다. 동생이 여유가 있었다 해도 코로나 19라는 특수한 상황과 극심한 더위 때문에 마음놓고 돌아다니기는 힘들었을 것이다. 어쨌거나 이번 여름은 특별한 시간을 보낸 것은 분명하다.

 

 

<2021. 7. 21. 제주공항 도착>

전에는 못본 마스크를 쓴 해녀상들이다.

 

 

<동생네 동네 한동리의 언덕>

오른쪽의 대나무숲, 보기엔 그럴 듯하지만 사람 사는 코밑까지 밀고 들어오는 중이었다.

 

 

<동생 집 주변의 참골무와 백년초>

 

 

 

<동생 집 주변의 그악스러운(!) 예덕나무와 대나무>

예덕나무는 암수 딴 그루이고 잎이 소담스러워 전부터 잘 알고 있었던 나무이다. 그런데 이번에 동생 집 주변을 정리하면서 보니 담장이나 밭, 어디든 치고 들어오지 않은 곳이 없었다. 좋게 말하면 생명력이 강한 것인데 나중엔 여기저기에서 쑤시고 들어온 통에 질릴 지경이었다. 그와 더불어 비슷하게 치고 들어온(!) 식물이 대나무와 산딸기 비슷한 줄기식물이었다.

 

 

 

<동생 집 주변의 올레길(20코스) 이정표>

 

 

<동생 집이 위치한 한동리 계룡길 풍경들>

 

 

 

 

 

 

<구좌읍 한동리(계룡동) 모정과 그 앞의 문주란>

문주란은 철을 넘겼는지 어딜 가나 상태가 이 모양이었다.

 

 

 

<한동리(계룡동) 마을 앞 해맞이해안로의 노을>

바다 너머 풍력발전기들이 있는 곳은 행원리이다. 방파제에 그린 야자수가 인상적이었는데 바닷바람 때문인지 제주 어딜 가나 삭아서 상황은 대체로 이렇다. 언덕 위에 있는 동생 집과 바다는 꽤 거리가 있는데도 신기하게 밤마다 파도소리가 바로 옆에서처럼 들렸다.

 

 

 

 

<노을이 아름다워...>

불타는 듯한 행원리쪽 수평선과 노을이 아름다웠는지 지나가던 젊은 커플이 차를 세우고 촬영하고 있다.

 

 

<한동리(계룡동) 앞바다의 불턱과 부근의 갯장구채>

불턱은 해녀들의 쉼터, 혹은 물질작업 준비를 하는 곳이다. 새로 손을 보았는지 다른 곳보다 크고 모양도 온전하다. 차를 타고 가던 관광객들이 이 부근에서 내려 바다로 들어가 수영을 하거나 촬영을 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