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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장의 시선, 사람을 향하다(영국 내셔널갤러리 명화전) 전시회 1

큰누리 2023. 9. 1. 13:40

'거장의 시선, 사람을 향하다(영국 내셔널갤러리 소장 회화)' 전시회에는 51편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는데 분량이 많아 2개로 나누었다. 1에은 르네상스 시대(1450년, 15C 중반)부터 신항로가 개척되고 과학이 발달하여 유럽인들이 아메리카 신대륙으로 향하던 16C(바로코, 로코코 시대)까지의 그림이다. 

서양화는 나름 안다고 생각했지만 영국 내셔널갤러리에 대해서는 잘 몰랐던데다가 르네상스 시대부터의 작품들은 대부분 이탈리아에 소장되었을 가능성이 높아 이번 전시회에 크게 기대를 안 했었는데 전시된 작품들의 수준(!)에 많이 놀랐다. 교과서나 명화 도록을 통해서 본 명화나 유명 화가들의 작품이 대부분이었고, 작품 상태가 너무 깨끗하고 양호해서 진품인지 의심스러워 가까이 들여다 보았을 정도였다. 

 

현지의 박물관에 간다고 해도 이렇게 많은 수작들을 한꺼번에 볼 기회가 없을 것이다. 그래서 처음 1시간 30분은 천천히 둘러보고, 두 번째에는 3,000원을 주고 오디오를 대여해 1시간 30분 동안 다시 한 번 꼼꼼히 둘러보았다. 그 정도로 하나하나 놓치고 싶지 않은 작품들이었다. 

 

 

<거장의 시선, 사람을 향하다 전시회에 대한 일반적인 정보>

1. 장소 : 국립중앙박물관 기획전시실

2. 기간 : 2023. 6.2~10.9까지

3. 입장료 : 성인 18,000원 

4. 입장권 구입 시 특이사항 : 현장에서 입장권 발매 불가능, 반드시 인터넷으로만 최소 하루 전에 사전 예약해야 한다. 인터넷으로 예매한 후 현장에서 입장권을 교부 받아 입장한다. 입장권은 1시간에 몇 명 하는 식으로 일정량만 발매해서 10분 전에 입장시키지만 일단 입장한 후에는 시간 제약 없이 자유롭게 볼 수 있다.

5. 전시회 내용 : 이 전시회는 영국 내셔널갤러리가 수집해온 유럽 회화를 국내에서 처음 소개하는 것이다. 르네상스에서 인상주의까지, 보티첼리에서 반 고흐까지, 50명의 거장들이 그린 명화들을 전시했다. 15세기부터 20세기 초까지, 중세 이후 500년 세월이 담겨 있다.

 

 

<영국 내셔널갤러리 명화전(거장의 시선, 사람을  향하다)>

전시장 입구 벽에 있는 2개의 안내문(!)이다. 이 아래에서 기념사진을 촬영!  

 

아래 초상화는 토머스 로렌스가 그린 <찰스 윌리엄 램튼>으로 전시 중인 작품 중의 하나이다. '레드 보이'라는 부제가 붙어 있다. 1967년 영국 우표에 실린 최초의 그림이 될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 1대 더럼 백작이 자신의 아들이 예닐곱살 때 주문 제작했는데 1831년, 열 세살의 나이에 결핵으로 죽고 말았다. 

 

 

 

<국립중앙박물관 영국내셔널갤러리 명화전, 거장의 시선, 사람을  향하다 입장권>

현장에서 입장권 발매 불가능, 반드시 최소한 하루 전에 인터넷으로만 사전 예약해야 한다. 인터넷으로 예매를 한 후 현장에서 입장권을 교부 받아 입장한다. 

 

 

<국립중앙박물관 영국내셔널갤러리 명화전, 거장의 시선, 사람을  향하다 내부>

사진 오른쪽으로 들어가면 안토넬로 메시나의 <서재에 있는 성 히에로니무스>, 보티첼리의 <서재에 있는 성 제노비오의 세가지 기적>, 조반니 벨리니의 <성모자>를 가장 먼저 만난다. 사진 전면에 보이는 작품은 한참 뒤에 볼 다미아노 마차의 <겁탈 당한 가니메데>이다.

 

 

≪르네상스, 사람의 곁으로 온 신≫

르네상스(Renaissance)는 '다시 태어났다'는 뜻이다. 14C경 이탈리아에서 일어난 변화의 움직임은 중세 동안 잊혔던 고대 그리스·로마 문화에 대한 관심과 함께 시작되었다. 

이탈리아 르네상스는 14C 말 유행하기 시작해서 16C 초에 절정에 이르렀다. 화가들은 공간을 사실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수학을, 사람의 몸을 정확하게 묘사하기 위해 해부학을, 영감을 얻으려고 고전을 탐구했다. 기독교적 관념에 따라 추상적으로 신의 세계를 그리던 방식에서 벗어나 눈에 보이는 그대로를 과학적으로 분석하고 관찰하여 화면에 담았다.(이하 파란 색 글들은 현지 안내문 요약)

 

 

<성 제노비오의 세가지 기적> 산드로 보티첼리 作.

1500년경. 목판에 템페라.

<비너스의 탄생>으로 잘 알려진 화가 보티첼리의 작품으로 5세기에 살았던 피렌체 주교 성 제노비오의 삶을 그린 연작 4점 중 두 번째 작품이다. 성 제노비오가 일으킨 기적 세 가지 중 왼쪽은 어머니를 때려서 저주받은 두 아들을 치료하는 장면, 중앙은 죽은 소년을 살리는 장면, 오른쪽은 시각장애인의 눈을 치료하는 장면이다.

 

 

<서재에 있는 성 히에로니무스> 안토넬로 다 메시나 作.

1475년경. 목판에 유화.

 

 

<성모자> 조반니 벨리니 作.

1480~90년경. 목판에 유화와 템페라.

 

 

<성모자와 세례 요한> 라파엘로 作.

1510~11년경. 목판에 유화.

교과서나 명화집에서 너무 많이 본 익숙한 작품!

 

 

<아폴로와 다프네> 피에로 델 플라이우올로.

1470~80년경. 목판에 유화.

 

 

<나르키소스> 조반니 안토니오 볼트라피오의 추종자 作.

1500년경. 목판에 유화.

 

 

<겁탈당한 가니메데> 다미아노 마차 作.

1575년경. 캔버스에 유화.

 

 

<머큐리, 큐피드와 함께 있는 비너스(사랑의 가르침)> 코레조 作.

1525년경. 캔버스에 유화.

 

 

<소녀> 도메니코 기를란다요 공방 作.

1490년경. 목판에 템페라.

 

 

<달마티아의 여인> 티치아노 作.

1510~12년경. 캔버스에 유화. 

달마티아는 1420년~1797년까지 베네치아공화국의 식민지였던 아드리아해 동쪽, 현재 크로아티아 해안 지역이다. 

 

 

<붉은 옷을 입은 여인> 조반니 바티스타 모로니 作.

1556~60년경. 캔버스에 유화.

 

 

<빈센초 모로시니> 야코포 틴토레토 作.

1575~80년경. 캔버스에 유화.

 

 

<보좌에 앉은 성모자와 네 천사> 퀸텐 마시스 作.

1506~09년. 목판에 유화.

 

 

<어린 공주(덴마크의 도로테아로 추정)> 호사르트 作.

1530~32년. 목판에 유화.

 

 

≪르네상스 시대, 신항로의 개척과 과학의 발달≫

르네상스 시대, 새로운 항로가 개척되고 과학이 발달하자 유럽인들은 확장된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았다. 15~16C 유럽인들은 인도와 아메리카 대륙 등 미지의 세계로 가는 항로를 개척하며 대항해 시대를 열었으며, 경제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부유한 상인 자본가들이 등장했다. 

코페르니쿠스의 지동설, 케플러와  갈릴레이 등의 과학자들의 주장은 세계관의 변화에 속도를 더했다. 15C 중엽에 구텐베르크가 개발한 활판인쇄술은 지동설을 확대시키고, 성서의 대량생산을 가능하게 해서 1517년 촉발된 종교개혁 이후 새로운 교리가 확장되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분열된 교회, 서로 다른 길≫

1517년 독일에서 종교개혁이 일어난 후, 유럽 교회는 중세 기독교 전통을 수호하는 가톨릭과 변화를 원하는 프로테스탄트로 나뉜다. 화가의 시선도 양분되었으며, 17C에 이르면 서로 다른 입장이 미술에도 본격적으로 나타난다. 

이탈리아, 프랑스, 스페인 등 가톨릭 국가에서는 교회를 개혁하는 과정에서 바로크 미술로 사람들의 신앙심을 높이려 했고, 절대주의 왕과 귀족의 권위를 강화하는데 이용되었다.  반면 프로테스탄트 중심의 북유럽에서는 그림 속 이미지가 신처럼 숭배되는 것을 우려하여 종교미술을 거부했고, 대신에 사람과 그 주변 이야기에 집중하게 되었다. 

 

 

<도마뱀에게 물린 소년> 카라바조 作.

1594~95년경. 캔버스에 유화.

매표소 위에 대표로 걸린 그림이자 TV의 '선을 넘는 녀석들'과 다른 프로그램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아 유명해진 그림이다. 평소에도 빛의 극적인 표현 효과와 외모 중심이 아닌 사실적인 모델 선정, 다듬지 않은 그림 내용 등으로 인상에 강하게 남은 화가이다. 

 

카라바조의 본명은 미켈란젤로 메리시이지만 그의 고향인 이탈리아의 마을 이름을 따라서 카라바조로 불렸다. 그림 실력은 뛰어났지만, 성격이 나쁘고 거칠어서 싸움을 자주 일으켰다. 결국 칼 싸움 끝에 사람을 죽이고 원래 살던 로마를 떠나 여러 곳으로 도망 다녔다. 후원자들의 도움을 받아 죄를 용서 받고 로마로 돌아가려 했지만 다시 문제를 일으켜 감옥에 갇혔고 병에 걸려 죽었다.

 

 

<63세의 자화상> 렘브란트 판 레인 作.

 1669년. 캔버스에 유화.

가장 좋아했던 화가 중 한 명이다!

 

 

<페르난도 데 발데스 대주교> 디에고 벨라스케스 作.

1640~45년경. 캔버스에 유화.

 

 

<바커스 양육> 니콜라 푸생 作.

1628년경. 캔버스에 유화.

 

 

<성 마리아 막달레나> 귀도 레니 作.

1634~35년경. 캔버스에 유화.

성스러운 주제, 성스럽고 슬픈 모델의 표정과 달리 작가 귀도 레니는 도박에 빠져 빚을 갚기 위해 사람들이 좋아하는 이런 그림을 작게, 많이 그려서  팔았다고 한다. 

 

 

<기도하는 성모> 사소페라토(조반니 바티스타 살비) 作.

1640~50년. 캔버스에 유화.

 

 

<2전시실의 요하임 베케라르의 4원소 중 '불'(오른쪽)과 '물'(왼쪽)>

북유럽의 안트베르펜 출신 화가인 베케라르는 일상적인 장면에 종교적 주제를 담은 그림으로 유명하다. 4원소인 불, 물, 공기, 흙을 주제로 한 4점 연작 중 <불>과 <물>을 전시중이다. 그림 원경에는 각각 성경의 내용들이 그려져 있다.

 

 

<4원소:불>. 요하임 베케라르 作.

1570년. 캔버스에 유화.

 

 

<4원소:물>. 요하임 베케라르 作.

1569년. 캔버스에 유화.

 

 

<영국 내셔널갤러리 명화전(거장의 시선, 사람을  향하다)>

전시장 안에 있는 안토넬로 다 메시나의 <서재에 있는 성 히에로니무스>.

 

 

<모두를 위한 미술관, 영국 내셔널갤러리의 시작>

1824년 런던에서 왕실과 귀족만이 아닌 영국 국민 모두를 위한 미술관, 내셔널갤러리가 문을 열었다. 은행가인 존 줄리어스 앵거스테인(1735~1823)이 소장한 작품 38점을 구입해 그의 집에서 전시한 것이 시작이었고, 1838년에 트라팔가 광장에 있는 지금의 건물을 지어 이사했다. 다양한 계층이 방문하기 쉬운 장소를 골라 어린이를 포함한 누구라도 무료로 입장할 수 있게 했다. 

 

 

<영국 내셔널갤러리의 최초의 전시장>

앵거스테인 저택(팔 몰)에서의 내셔널갤러리(1824~1834년경), 프레드릭 맥켄지(1788~1854년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