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특별시

살레시오 교육회관의 십자가의 길, 서울시립청소년드림센터

큰누리 2023. 9. 15. 01:06

 

 

 

오랜만에 양천구 신월동에 있는 살레시오 교육회관에 들렀다. 이곳은 1995년부터 개인적인 인연으로 가끔 들렀던 곳인데 2011년부터인가(?) 3년 연속 1년에 1번, 1박 2일 일정으로 수련회 때문에 머물러서 특별히 기억에 남았다. 이후로 이곳 신월동에 있던 수련시설이 대전으로 옮겨갔다는 소문을 들었고, 나도 수련회와 인연이 없어서 기억에서 멀어졌다.  

 

그렇게 잊었다가 최근에 서서울호수공원에 가끔 들리면서 근처에 있는 살레시오 교육 회관이 생각나서 들렀다. 그랬더니 2011년 즈음에 수련회 시설로 이용되었던 가장  큰 건물(보스크관)은 '서울시립청소년드림센터'라는 이름으로 바뀌어 있었다. 입구에 있는 서울가정법원 수강명령 집행 위탁기관, 수강 명령, 법원상담 청소년교육 부모교육 등의 입간판으로 보아  문제가 있는(!) 청소년들에게 법원이 교육을 명령하면 그 학생들이나 부모를 교육하는 장소로 사용되는 듯했다. 문제를 일으킨 학생에게 가정법원이 부모와 동행을 요구하는 수강명령을 내린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눈으로 직접 확인하니 기분이 묘했다. 

 

내부에 있는 안내문(이정표)을 보아도 수도원서울가정법원 수강명령 집행 위탁기관이 확실히 분리된 것이 아니라 얽혀있는 것 같아 헷갈렸다. 정확한 명칭, 혹은 용도가 궁금해서 검색을 했더니 '살레시오 교육 회관'이 떴지만 주소 외에는 더 이상의 정보를 얻을 수 없었다. Daum 지도에서도 살레시오 미래교육원, 살레시오 나눔의 집으로는 뜨고, 현장에 있는 이정표나 인터넷의 살레시오 교육회관, 살레시오 수도원으로는 뜨지 않았다. 그러니  헷갈릴 수밖에. 

이곳에 들렀을 당시에 나를 따라다니며 살갑게 애교를 떨던 길냥이와 이야기(!)를 하다가 잔디 안쪽의 성모상까지 가게 되었는데 성모상을 한  바퀴 돌다가 우연히 풀밭에서 십자가의 길 11처를 주조한 판을 붙인 작고 둥근 바위를 발견했다. 작고 둥그스름한 바윗돌에 청동으로 만든 작은 14처 내용을 붙여놓았고, 다른 곳에는 반쯤만 있는 15처에는 예수님이 부활하는 장면이 있었다. 여러 차례 들렀으면서도 14처의 존재를 몰랐다는 것이 신기했는데 일단 크기가 상당히 작고 풀속에 묻혀 있어서 천주교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이라면 도저히 알 수 없을 것 같았다. 나도 지금이니까 성당에 들르면 입구나 정원쪽에 14처가 있을 가능성이 많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일부러 찾아보지만 예루살렘을 다녀오기 전까지는 14처의 의미조차 별 관심이  없었다. 

특정한 종교를 믿는 것은 아니지만 이런 식으로 종교를 슬쩍 들여다 보는 것은 흥미롭다. 신월동의 천주교 살레시오 교육 회관의 십자가의 길은 지금까지 본 적이 없는 가장 작은 크기여서 특히 보는 재미가 있었지만 풀밭에 있어서 엄청나게 모기에게 물렸다! 

 

 

<양천구 신월동의 서울시립청소년드림센터>

12년쯤(?) 전에 이곳은 지금처럼 서울시립청소년드림센터가 아니라 건물 전체가 살레시오 교육회관이었다. 살레시오교육회관은 당시에 일반 청소년을 상대로 소규모로 수련회를 운영했고 건물 1층은 교육하는 강당과 그룹활동을 할 수 있는 소규모 방이 몇 개 있고, 2, 3층은  그 학생들이 한방에 10명 정도 묵을 수 있는 숙소였다. 

 

 

 

 

<건물 마당의 살레시오 수도원, 서울시립청소년드림센터 이정표(안내문)>

이 안내문(이정표)에 의하면 입구에서 왼쪽에 있는 붉은 건물은 수도원이고, 오른쪽에 있는 건물과 공간은 서울시립 천소년드림센터, 서울시립성문화센터이다. 드림센터쪽 공간이 약간 넓지만 이정표(안내문)만 보면 살레시오 수도원과 서울시립청소년드림센터가 반반씩 사용하는 듯하다.

 

 

<마당에서 본 서울시립청소년드림센터(왼쪽), 살레시오 수도원(오른쪽)>

 

 

<왼쪽의 서울시립청소년드림센터>

살레시오 교육회관이던 시기에 파란 지붕 건물은 강당이었고, 오른쪽의 빨간 지붕 건물 1층은 사무실이나 작은방, 편의시설, 2층과  3층은 1칸에 10여명이 함께 사용한 10여개의 숙소였다. 

 

 

<오른쪽의 살레시오 수도원 건물과 앞의 인물 동상>

동상 주인공은 성 요한 보스코인데 이 분이 살레시오 수도원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 모르겠다. 나눔의 집은 십자가의 길 중간 쯤에 있는 붉은 건물인 듯하다. 

 

 

 

<살레시오 수도원 건물 앞 마당과 나눔의 집(으로 추정)>

화단 끝쪽에 산책로 같은 길이 있고, 그 길 좌우에 십자가의 길(14처)이 조성되어 있다. 

 

 

 

<살레시오 수도원 '십자가의 길(Via Dolorosa)' 시작점>

 

 

 

 

<십자가의 길 14처(이곳은 15처까지 있다)>

위에서부터 오른쪽으로 십자가의 길 1처부터 6처까지의 조상들이다.

 

 제1는 예수가 본디오 빌라도에게 십자가형을 받은 법정이다.

 제2는 선고를 받은 후 십자가를 지고 골고다로 향하는 예수에게 로마 군사들이 가시관을 씌우고 홍포를 입히고 조롱한 곳이다.

 제3는 예수가 십자가를 지고 가다 처음 쓰러진 곳이다.

 제4는 십자가를 지고 가던 예수가 슬퍼하는 성모 마리아를 만난 곳이다.

 제5는 키레네(리비아) 사람 시몬(Simon of Cyrene)이 쓰러진 예수를 대신해 십자가를 골고다 언덕까지 진 곳이다.

 제6는 예수님이 병을 고쳐준 성 베로니카(St. Veronica)가 물수건으로 예수의 얼굴을 닦아준 곳이다.

 

 

 

<십자가의 길 6처 부근>

왼쪽 아래에 십자가의 길 조형물이 보인다. 십자가의 길 11처 조형물을 처음 발견한 곳이 사진 뒤쪽에 있는 성모상 주변이었기 때문에 1처까지 되돌아서 찾아가는 중이다. 

 

 

<십자가의 길 7, 8처>

 제7는 십자가를 지고 가던 예수가 두 번째로 쓰러진 곳이다.

 제8는 예수가 울고 있는 예루살렘 여인들을 위로한 곳이다.

 

 

<십자가의 길 중간 부근의 살레시오 나눔의 집 입구>

 

 

<십자가의 길 8처 부근>

왼쪽 아래의 작은 바윗돌에 붙은 것이 십자가의 길 조형물이다. 정말 작다!

 

 

<십자가의 길 9, 10처>

 제9는 예수가 세 번째로 쓰러진 곳이다.

 제10는 십자가에 매달기 위해 예수의 옷을 벗긴 곳이다.

 

 

<십자가의 길 10처 부근의 선인장> 

우리나라처럼 추운 겨울에 이 선인장들이 노지에서 살아남을 수 있으려나? 별 걸 다 걱정한다, ㅎㅎ...

 

 

<십자가의 길 11, 12처> 

윗사진 11처는 어둡고 석양인 상태에서  촬영한 사진 중에서 그래도 가장 폼나게(!) 나온 것이고, 아래의 12처는 성모상 주위를 한 바퀴 돌다가 풀 속에서 우연히 발견한 최초의 조형물이다!

 

 

 

<십자가의 길 11, 12처>

 제11는 예수가 십자가에 못 박힌 곳이다.

 제12는 예수가 십자가 위에서 죽은 곳이다.

 

 

<십자가의 길 13, 14처>

 제13는 십자가에서 예수의 시신을 내려놓은 곳이다.

 제14는 무덤에 예수를 장사 지낸 곳이다.

 

 

<십자가의 길 15처> 

내가 본 십자가의 길(Via Dolorosa) 중 15처는 있는 곳, 없는 곳이 반반 정도로 예수님이 사흘만에 부활하는 장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