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인천

하남 곤드레사랑 식당, Gogol 카페

큰누리 2023. 10. 17. 04:30

 

 

<직장에서 만나 30년 넘게 친구로 이어진 인연>

무더위가 한창인 8월 25일, 반가운 지인에게서 만나자는 연락이 왔다. 젊은 시절에 직장에서 만나 2년 동안 같이 근무했는데 생각이 비슷하고 마음이 잘 맞아 30년 넘게 인연을 이어온 사람이다. 비슷한 시기에 결혼한 후 서로 뜸하다가 우연히 다시 직장에서 만났다. 그리고 1년 동안 같이 근무하다 내가 근무지를 옮기면서 다시 멀어졌고, 더는 함께 할 기회가 없었다. 그러다가 잊을만 하면 가끔 연락을 해서 몇 년만에 한 번씩 보긴 했지만 그 때마다 자식들은 훌쩍 자라 있었고, 지인이나 나는 점점 나이를 먹으며 20여년이 흘렀다.

 

요즘 지인이나 나나 직장을 그만두고 시간 여유가 생기면서 그래도 1년에 한 두번은 본다. 지인을 만나면서 드는 생각은 사람은 매일 만나도 거리를 느끼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몇 년에 한 번씩 보아도 항상 반갑고 가깝게 느껴지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다. 

 

그 사람이 모처럼 자신의 집 근처로 불러서 만나러 갔는데 자주 들리는 집에서 점심을 사겠다고 해서 따라간 곳이 하남의 곤드레사랑(식당)이었다. 쭈꾸미나 곤드레나물밥은 평소에 거부감 없이 잘 먹는데 둘이 묶음이어서 좋았다. 곤드레나물밥이 약간 질컥한 것이 흠이었지만 밑반찬이나 된장찌개 모두 깔끔하고 맛있었다. 평소에도 쭈꾸미를 좋아해서 냉동실에 얼려놓고 볶음을 자주 해먹는데 이집의 쭈꾸미볶음은 깔끔하고 맛있었다. 좋아하는 사람과 여유있게 밥 한끼를 함께 하는 것은 정말 기분 좋은 일이다.

 

점심을 먹고 바람을 쐬게 해준다며 평소에 자주 들린다는 카페에 갔지만 문이 닫혀있었다. 그래서 근처에 있는 눈에 띄는 Gogol 카페란 곳에 들렀는데, 평생 좋아하는 것을 수집하고 그린 그림으로 카페를 장식한 것 같은 인테리어가 정말 독특했다. 인물을 뚱뚱하게 부풀려 그린 콜롬비아 화가 페르난도 보테로의 그림을 닮은 유화, 손바느질을 해서 만든 가방, 아기자기한 도자기 콜렉션 등 볼거리가 많았다. 그냥 카페가 아니라 개인의 취향을 살린 작은 박물관 같았다.

검색을 해도 카페 이름이 뜨지 않아 정확한 위치는 알 수 없으나 앞에 '고골로'로 불리는 작은 시내가 흐르고 있었고, 카페 이름은 지명을 딴 것 같았다. 바로 옆에는 인가가 없고 이소산성 입구 안내문이 있었다. 한 시간여 동안 앉아 있었는데 바깥 테이블에 남자 손님들만 몇 분 있었고, 카페 안은 우리만 있어서 조용했다. 나이가 지긋한 여성 두 분이 운영하는 것으로 추측되는 Gogol 카페는 넓직하고, 그 어디에도 비슷한 곳조차 없을 것 같은, 보물창고 같고 볼거리가 많은 카페였다.

  

카페 입구에 옹기종기 모여있었던 다양한 생김새의 다섯마리 고양이들도 인상적이었다. 털색이 많이 섞이고 목줄이 없는데다 아기자기한 것을 좋아하는(!) 카페 주인장의 성격으로 미루어 틀림없는 길냥이였을 것이다.

 

 

<하남의 곤드레사랑(식당)>

 

 

 

<하남 곤드레사랑(식당)의 메뉴>

 

 

<하남 곤드레사랑(식당)에서 우리가 먹은 곤드레나물밥&쭈꾸미 정식>

 

 

<작은 박물관 같은 하남의 Gogol 카페>

사진 왼쪽으로 작은 시내가 흐르고, 앞에 이소산성 입구 안내문이 있는 호젓한 곳이다.

 

 

<하남 Gogol 카페 앞의 고양이들>

노란 범이 1마리, 검은 밤이 3마리, 검정과 갈색, 흰색 혼합의 삼색이 2마리이다. 사람을 별로 무서워하지 않고 편안하게 밥을 먹고 있다. 직접 그린 커피잔 그림들과 아기자기한 화분들만 보아도 카페 내부의 인테리어를 짐작할 수 있다. 

 

 

<하남 Gogol 카페의 메뉴들>

방금 글을 쓰면서 맨 아래에 적힌 ' 100번 마을버스 종점 앞'을 보았다! 즉 검색을 해도 안 뜨는 이곳을 다시 가려면 이걸 근거로 찾아가면 될 것 같다.

 

 

<Gogol 카페의 내부, 카운터 방향>

 

 

 

<Gogol 카페의 내부, 출입문에서 보아 안쪽>

퀼트 바느질 가방, 그림을 그린 방석, 장식용 도자기, 아기자기한 소품 등 없는 것 빼고 다 있는 콜렉션이다! 비키니 수영복을 입고 돌아앉은 여성들 그림은 콜롬비아의 화가 페르난도 보테로과 느낌이 비슷하다. 이 그림 외에도 비슷한 인물화와  해바라기, 커피잔 등 다양한 유화가 있다.

 

 

 

 

<Gogol 카페의 내부, 카운터 맞은편 벽면>

위에서 본 비키니 수영복을 입은 여성들 그림이 콜롬비아의 화가 페르난도 보테로의 그림 느낌이 난다면, 이쪽 벽면과 출입구 쪽의 주황색 머리 여성 그림은 미국 팝아트 화가 로이 리히텐슈타인 느낌이 난다.

 

 

 

 

 

<장식장과 그 안의 도자기, 소품들>

 

 

<Gogol 카페 내부에서 본 바깥쪽>

 

 

 

<Gogol 카페 카운터에서 본 맞은편 벽과 출입문>

 

 

<Gogol 카페 화장실 통로>

화장실 통로까지 장식에 신경을 썼다.

 

 

<Gogol 카페 화장실 통로에서 본 바깥 풍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