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인천

포천국립수목원

큰누리 2023. 11. 23. 20:30

 

 

≪포천국립수목원에 대한 3번의 추억≫

첫 번째 추억 : 대학 시절 친구 둘과 광릉으로 놀러갔다. 당시 가을이었는데 황금빛으로 물든 논길에서 온갖 포즈로 사진촬영을 하고 봉선사로 갔고, 분명히 들렀을 광릉에 대한 기억은 없다. 광릉에 대한 기억만 없는 것이 아니라 친구들과 찍은 사진도 없다! 이유는 카메라의 주인인 친구가 필름을 넣지 않고 열심히 셔터만 눌러댔기 때문이다. 지금이야 휴대폰으로 사진을 찍으니 그럴 일이 없지만 '라때'는 종종 그런 일이 벌어지곤 했다. 덕분에 사진보다 더 또렷하게 촬영 장소였던 봉선사 입구의 황금빛 논과  논두렁이 기억에 남았다. 

 

두 번째 추억 : 능원묘 답사에 미쳐있던 2010년 쯤 광릉에 가서 세조릉과 정희왕후릉에 올라 왕릉과 석물 등을 자세히 보고 아래도 조망했다. 그때는 봉선사가 기억에 전혀 없다. 조선왕릉이 유네스코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이후 왕릉은 당시와 달리 지정된 한 두 곳을 제외하고 절대 올라갈 수 없다. 감시 카메라가 항상 감시하기 때문에 몰래 올라가면 개X 당한다. 

 

세 번째 추억 : 직장생활을 하면서 동료들과 어울려 2015년 쯤 당시에 광릉숲이라 불리던 지금의 국립수목원을 갔다. 소풍 같은 나들이라서 동료들과 이야기를 나누느라 많이 돌아다니지 못해 남은 기억이 별로 없다. 이번에 들렀을 때 입구의 다리를 지나자마자 맞은편의 어린이정원 방향으로 들어가서 본 독활이나 오가피 나무, 산림박물관 내부에 대한 기억이 희미하게 생각났지만 그 방면으로 돌 시간이 없어서 포기했다.

 

네 번째 만남 : 이번에 국립수목원이 광릉수목원, 혹은 광릉숲이었다는 것을 모르는 상태에서 갔다. 지난 15년 가까이 여행 관련 카페에서 열심히 활동하면서 그 결과물로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다. 갑자기 등장한 SNS에 밀려그 카페도 폐장 분위기여서 지금은 여행사를 통해 여행을 다니고 있다. 그런데  마침 포천여행이 올라왔고 포천국립수목원이 있어서 얼른 신청했다. 함께 묶인 비둘기낭폭포는 이미 몇 번 다녀왔지만 그에 딸린 한탄강 하늘다리에 구미가 당겼다. 기타 산정호수는 종종 들렀고, 포천 어메이징파크는 큰 기대가 없었다. 결과는 포천국립수목원과 한탄강 하늘다리는 대만족이었고, 가을의 산정호수도 기대 이상이긴 했지만 억새축제 마지막 날이라 교통체증과 엄청난 인원 때문에 정신이 사나웠다.

 

포천국립수목원 입구는 사람들로 혼잡스러웠지만 워낙 넓은 곳이라 일단 입장한 후에는 쾌적했다. 여행사에 돈만 내면 그 후는 따라만 다니면 되니까 몰랐는데 나중에 확인해보니 국립수목원은 차량으로 움직일 경우 반드시 인터넷으로 사전예약을 해야 했다. 입장료는 1,000원이라고 한다.

포천국립수목원은 당시(10월 29일)에 막 단풍이 들고 있었다. 은행나무와 낙우송은 황금빛, 황토색으로 이미 단풍이 제대로 들었고, 빨간 단풍잎과 다른 활엽수들도 갈색, 혹은 다홍색으로 물이 들고 있어서 아름다운 정도가 아니라 현란했다. 단풍의 화려함은 꽃이 화려한 것과 분위기가 다르다. 단풍은 나무라는 커다란 덩어리이고 올려다 보아서인지 작은 송이들이 모인 꽃보다 더 화려하게 느껴졌다. 그것으로 올해 마지막 단풍이라고 생각했는데 일주일 뒤에 제천 배론성지에서 다시 화려한 단풍을 볼 기회가 있었다.

 

PS : 이 글을 올린 후 11월 25일에 고창 선운사, 운곡 람사르 습지, 무장읍성을 다녀왔다. 그런데 3년 정도에 한 번쯤 볼 만한 제대로 된 단풍을 선운사에서 다시 보는 행운이 따랐다. 예년 같았으면 눈이 이미 오고도 남을 11월 말에 제대로 된 단풍을 실컷 본 것이다! 

 

 

≪포천국립수목원≫

휴원일 : 월요일, 1월 1일, 설날 및 추석연휴(12, 1, 2월은 매주 일요일 휴원)

관람시간 / 하절기(4월~10월) 09:00~18:00(입장마감 17:00)

                   / 동절기(11월~3월) 09:00~17:00(입장마감 16:00)

입장 및  차량 예약제 : 인터넷 예약시스템을 통해 사전예약한 차량만 주차장 입장 가능

사전예약 없이 현장 입장 가능한 경우 : 대중교통, 자전거, 보행인 경우(1일 입장인원 4,500명 이하)

수목원해설 프로그램(연중) : 화요일~토요일, 현장접수로 관람객 누구나 무료로 참여 가능

 

국립수목원은... 1999년 5월 24일... 신설된 국내 최고의 산림생물종 연구기관으로 식물과 생태계에 대한 다양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국립수목원은 산림식물의 조사·수집·증식·보존, 산림생물표본의 수집·분류·제작 및 보관의 업무를 하고 있으며, 국내외 수목원 간 교류 협력 및 유용식물의 탐색 확보, 산림자원의 정보 등록 및 유출입 관리도 하고 있다. 또한 산림에 대한 국민 교육 및 홍보와 광릉숲의 보존을 임무로 한다. 중략...

 

전문 전시원의 경우 1984년부터 조성하기 시작하여 1987년에 완공되었으며, 식물의 특징이나 기능에 따라 24개의 전시원으로 구성되어 있다. 1987년 4월 5일 개관한 산림박물관은 우리나라 산림과 임업의 역사와 현황, 미래를 설명하는 각종 임업사료와 유물, 목제품 등 4,900점에 이르는 자료들이 전시되어 있다. 

 

2003년도에 완공된 산림생물표본관은 국내외 식물 및 곤충표본, 야생동물 표본, 식물종자 등 116만 점 이상이 체계적으로 저장 관리되고 있으며, 2008년도에 완공된 열대식물자원연구센터에는 족보가 있는 열대식물 2,703여 종이 식재되어 연구에 활용되고 있다. 중략...

 

이처럼 국립수목원은 1920년대부터 시작된 우리나라 산림생물종 연구의 전통을 잇고 있으며, 특히 우리나라 산림생물 주권을 확보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또한, 조선시대 세조대왕 능림으로 지정된 1468년 이래로 550여 년 이상 자연 그대로 보존되어 오고 있는 광릉숲을 보호·관리하고 있는 산림청 소속의 국립연구기관이다.  

 

 

광릉숲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

광릉숲은 1468년 조선 제7대왕 세조 능(광릉)의 부속림으로 지정된 이후 540여 년간 자연 천이된 서어나무, 갈참나무 등이 극상림을 이루고 있으며, 온대북부의 대표적인 천연활엽수 원시림(Old growth forest)으로 6,019여종에 달하는 다양한 야생동식물이 서식하고 있는 우리나라 최고의 생물다양성 보고이다. 

유네스코의 인간과 생물권(MAB)은 광릉숲 생물다양성의 가치를 인정하여 2010년 6월 2일 '광릉숲과 그 주변지역' (총 면적 24.465ha)을 생물권 보전지역으로 지정하였으며, 이는 우리나라에서 설악산, 제주도, 신안 다도해에 이어 4번째이다. 1987년 4월 개원된 광릉수목원은 1999년 5월 국립수목원으로 승격되었다.  

 

 

광릉숲 식물상

♣ 광릉숲 자생식물 : 느리미고사리, 층층둥글레, 서어나무 등 946종

♣ 광릉숲  자생버섯 : 화경버섯, 곰보버섯 등 699종

광릉숲 선태류 : 132종

광릉숲 지의류 : 36종

광릉 이름이 붙여진 식물 : 광릉요강꽃, 광릉골무꽃, 광릉물푸레 등 12종

 

 

광릉숲 동물상

♣ 동물 : 곤충 3,984종, 조류 180종, 포유류 32종, 어류 40종, 양서류 11종, 파충류 11종, 저서무척추 157종

♣ 천연기념물 지정동물 : 20종

 조류(18종) : 까막딱따구리, 참매, 원앙, 황조롱이 등

 포유류(1종) : 하늘다람쥐

곤충(1종) : 장수하늘소

 

 

<포천국립수목원, 국립수목원종합안내도>

 

 

 

<포천국립수목원 안의 봉선사 천과 다리>

다리를 넘으면 본격적으로 포천국립수목원이다.

 

 

<포천국립수목원 입구의 길>

왼쪽은 어린이정원 옆길이고 계속 나가면 약용식물원이 나오고 그곳에서 왼쪽으로 가면 육림호가 나온다. 오른쪽은 국립수목원에서 가장 큰 도로인 산림박물관으로 연결되는 도로이다. 나는 산림박물관 못 미친 지점에서 봉선사 천으로 빠져 여름정원, 겨울정원을 본 후 산림박물관쪽으로 갔다. 워낙 넓고 뭐가 어디에 있는지 몰라서 휴대폰으로 미리 촬영한 안내도와 이정표를 보면서 다녔다. 

 

 

<포천국립수목원 여름정원, 겨울정원 입구와 봉선사 천>

복자기나 낙우송 단풍이 많고 호젓한 냇가 옆길이다. 수목원 밖 도로로 지나는 자전거나 산책하는 사람들이 더러 보였다. 

 

 

 

<포천국립수목원 여름정원, 겨울정원>

여름이나 겨울을 느낄 만한 식물은 따로 보지 못했고, 분홍바늘꽃과 용담꽃만 몇 송이 보였다.

 

 

<포천국립수목원 관상수원, 만병초원 부근>

왼쪽의 은행잎 단풍은 포천국립식물원에서 당시에 가장 크고 화려했다. 그날 본 최고의 단풍이었다!

 

 

 

<포천국립수목원 국토녹화 타임캡슐 2001과 국토녹화기념탑>

국토녹화타임캡슐 2001은 2001년 4월 5일 제56회 식목일에 그동안 헐벗은 국토를 푸르게 만든 성공적인 국토녹화자료와 이 땅의 식물 정보를 모아 2001cm의 깊이에 묻은 곳이다. 100년이 지난 2101년에 열린다고 한다. 오른쪽의 국토녹화기념탑은 국토녹화를 위해 애쓴 온 국민의 정성에 보답하고 그 업적을 기리기 위해 1992년 4월 5일 제47회 식목일에 탑을 세웠다고 한다.

 

'라때'는 동요에 '벌거벗은 산에는 메아리도 살 수 없어 갔다오'는 라는 가사가 있을 정도로 헐벗은 산이 많았으니 지금의 울창한 산을 보면 가히 격세지감이다! 

 

 

<포천국립수목원 숲의 명예전당과 그곳에 헌정된 8인>

2001년부터 고인을 대상으로 국토 녹화와 임업 발전에 큰 공을 세워 선정된 인물 8명의 동판 부조가 있다. 박정희 대통령, 김이만 나무 할아버지, 현신규 박사, 임종국 조림가, 민병갈 수목원장, 최종현 SK그룹 회장, 손수익 산림청장, 진재량 모범독림가 등이다.

 

 

<포천국립수목원 부추속 전문전시원>

 

 

<포천국립수목원의 10월 29일에 본 꽃들>

솔체꽃, 용담꽃, 해국, 국화이다. 분홍 바늘꽃이 빠졌지만 꽃이 거의 없었다.

 

 

<포천국립수목원 산림박물관과 안내도>

 

 

 

<포천국립수목원 산림박물관 1층>

첫 번째 사진은 입구쪽, 두 번째와 세 번째 사진은 출구쪽이다. 세 번째 사진은 침엽수, 활엽수를 대표하는 나무들이다.

 

 

 

 

<포천국립수목원 산림박물관 2층 입구의 씨앗들>

식물 사진을 많이 촬영하다보니 씨앗에도 관심이 생겨 나도 175개 정도 모았다. 꽃처럼 화려하진 않지만 모양이나 색상이 독특해서 가끔 들여다보면 재미있다. 특히 씨앗의 생김새는 종족 번식이나 살아남기 위한 전략과 관련된 경우가 대부분인 점이 흥미롭다.

 

 

<포천국립수목원 산림박물관 2층, 산림문화관>

나무로 만든 물건들, 고려시대의 나무 관련 문화와 유적, 소쇄원 미니어처, 목재의 종류와 용도, 재현한 한옥 외통집 구조, 칠과 염색 등에 관한 내용이 진열되어 있다.

 

 

<포천국립수목원 산림박물관 2층, 산림문화관의 소쇄원 미니어처>

한국의 대표적인 민간 원림(圓林) 소쇄원(瀟灑圓)은 1530년(중종 25년)에 양산보가 꾸민 조선시대 대표적 정원의 하나로 바위로 구성된 계곡에 제월당, 광풍각, 애양단, 대봉대 등 10여개의 건물을 배치하였고 주위는 울창한 죽림으로 둘렀다. 원내에 연지(蓮池), 화계(花階), 석천(石泉), 석담(石潭), 초정(草亭), 외나무다리, 죽교(竹橋)를 운치있게 배치하였고, 소나무, 단풍나무, 벽오동, 버드나무, 매화나무, 배롱나무 등을 심었다. 현재 남아있는 건물로는 대봉대, 광풍각, 제월당이 있다.

 

* 2012년에 들른 담양 소쇄원 : 담양 소쇄원과 메타세쿼이아 길 (tistory.com)

 

 

<산림박물관 2층, 산림문화관의 한옥 외통집 구조>

 

 

<포천국립수목원 산림박물관 2층, 산림생명관>

각종 목재와  광릉숲 모형도, 나비와 잠자리 등의 곤충 표본, 용도에 따른 곤충 분류, 크낙새와 장수하늘소 모형 등이 있다.

 

 

<산림박물관 2층, 산림생명관의 우리나라 나비류>

나비와 나방, 벌, 잠자리, 매미 등의 표본이 원통형을 따라 둥글게 전시되어 있다.

 

 

<산림박물관 2층, 산림생명관의 용도별로 분류한 곤충>

천적 곤충, 화분매개 곤충, 식용 곤충, 환경정화 곤충, 물질 이용 곤충, 약용 곤충, 정서 곤충 등으로 분류해 놓았다.

 

 

<산림생명관의 크낙새와 장수하늘소(멸종 위기종) 모형>

크낙새(천연기념물 제197호) : 딱따구리과의 대형종인 크낙새는 나무둘레가 2m 이상 되는 오래된 나무에 구멍을 파고 산란하는 습성을 지닌 새로서 광릉숲은 크낙새가 서식하기에 최고의 장소이다. 1989년까지만 해도 광릉숲에서 발견되었으나 지금은 발견되지 않고 있어 멸종이 우려된다.

 

장수하늘소(천연기념물 제218호) : 왼쪽은 암컷, 오른쪽은 수컷 모형이다. 몸길이 수컷 66~100mm, 암컷은 60~90mm로 딱정벌레 종류의 우리나라 곤충 중에서 가장 크며, 광릉숲에만 남아있는 것으로 알려진 세계적인 희귀종이다. 장수하늘소의 유충은 광릉숲의 서어나무 고사목 줄기 속에서 서식하며 과거 광릉숲에서 가끔 발견되었으나 현재 발견되지 않고 있어 멸종이 우려된다.

 

 

<산림박물관 2층, 산림생명관의 체험공간>

 

 

<포천국립수목원 소리정원 부근>

 

 

<포천국립수목원 난대온실(좌), 산림생물표본관(우), 열대온실(아래)>

마음 같아서는 샅샅이 둘러보고 싶었으나 집합시간이 다 되어서 열대온실 앞에서 발길을 돌렸다. 

 

 

 

<포천국립수목원 도로 주변의 단풍들> 

 

 

<광릉숲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 표석>

 

 

<정문에서 산림박물관으로 이어지는 가장 큰 도로>

국립수목원에 입장한 후 다리를 건너서 처음 만난 정문에서 산림박물관으로 연결되는 도로로 정문으로 나오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