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철 지난 함덕해수욕장

큰누리 2023. 10. 30. 13:11

코로나가 한창 기승을 부리던 2021년 1월 어렵사리 제주도를 찾았고, 처음 들린 곳이 바로 이곳 함덕해수욕장이었다. 해수욕장 규모도 크고, 호젓하고, 카페도 아름다워서 겨울이지만 볼만했다. 이번 추석 연휴에도 제주도에 들렀고, 둘째 날 이곳을 다시 찾았다. 1월이나 9월 모두 해수욕 철은 지났지만 1월에 본 것과 9월에 본 것은 아주 달랐다. 

 

9월에 본 함덕해수욕장은 바닷물만 푸른 겨울과 달리 주변도 모두 초록색이었고, 철이 지났어도 사람들이 제법 있어서 해수욕장, 혹은 관광지란 느낌이 물씬 들었다. 9월 26일인데도 당시에 날이 너무 더워서 동행한 가족들이 움지이는 것을 꺼려했다. 그래서 이번에는 서우봉쪽은 엄두도 못 낸 대신 반대쪽에 있는 다리 끝(제트서프 승강장)까지 다녀왔다. 제트서프(전동서핑보드) 승강장(바다) 쪽에서 본 함덕해수욕장은 어떤 면에서는 해수욕장에서 본 바다보다 바다의 쪽빛을 더 잘 느낄 수 있었고, 더 아름다웠다. 

 

현지인인 동생에게 SNS에서 왜 함덕해수욕장이 유명하느냐고 물었더니 함덕해수욕장은 제주도에서 가장 바닷(물)빛이 아름답기 때문일 것이라고 했다. 청정한 바다라면 어디인들 아름답지 않을까만은 이번에 보니 동생 말에 공감이 되었다. 어디에서 보고 어떤 시각에 보느냐에 따라 바다는 천의 얼굴을 가진 것처럼 달라지지만, 함덕해수욕장 물빛은 사방에 영향을 주는 요소가 없이 툭 트여서 항상 아름다운 것이 아닌가 생각했다. 

 

내 경우 치대끼는 것을 싫어해서 사람이 붐비는 한여름에 해수욕을 위해 바닷가에 갈 일은 평생 없을 것 같다. 차분하고 여유있게 눈으로 보고, 조용히 걷는 바닷가가 좋다. 그런 면에서 9월말에 들린 함덕해수욕장은 딱 내 스타일이었다. 함덕에 이어 이번에 바닷빛이 아름다웠던 곳은 세화해변이었다.

 

 

<함덕해수욕장의 홍보판 '함덕 알젠?!'>

 

 

<함덕해수욕장의 돌하르방들>

오른쪽 사진은 돌하르방미술관 관장인 김남흥 작가가 2019년에 제작한 '정주석 돌하르방'이다. 이 분 작품으로 더 확인된 것은 '선텐하는 하르방'이 있다. 이 외에 함덕해수욕장 곳곳에 하루방들이 제법 있다. 

*정주석은 옛 제주의 대문으로, 구멍 3개가 뚫린 정주석과 그 사이를 잇는 통나무(정낭) 3개가 모여 완성된다. 멀리 외출을 할 때에는 3개의 통나무를 걸쳐놓아 이웃들에게 집이 비어있다는 것을 알리는 기능을 가졌다.

 

 

<함덕해수욕장의 조형물>

왼쪽은 고기잡는 어부상, 오른쪽은 '함씨 할망 유산 이야기'이다.

'함씨 할망 유산 이야기' 함덕리에 사는 함씨 할머니가 기근이 심하던 해, 배고픈 이웃들에게 죽을 주면서 자존심을 살려주기 위해 댓가로 물이 들면 바다가 되는 통행로에 돌을 갖다놓게 했다. 그 결과 110보에 달하는 다리가 완성되었다. 이는 단순한 구휼이 아니라 생계지원사업과 함께 지역민의 숙원사업인 통행로를 만든 것이다. 이 동상은 그것을 기리기 위해 만든 것이고, 함씨 할망가뭄에 곡식을 풀어 제주도민을 구휼한 김만덕과 더불어 애민의식을 구현한 제주인이다.

 

 

<함덕해수욕장 모래사장>

바닷가의 카페는 델몬도(Delmoondo)이고, 옆에는 빵집도 있다.

 

 

<다리(바다) 쪽으로 가면서 본 함덕해수욕장>

바다 건너편의 산은 서우봉이다. 고려말에 항몽항쟁을 한 삼별초를 진압하기 위해 여몽 연합군 원수였던 김방경이 이곳에 군대를 상륙시켰다. 결과는 아쉽게도 삼별초 전멸! 끝에 있는 진지에 가고 싶었는데 동행들이 덥다고 싫어해서 포기...

바다로 나갈수록 함덕해수욕장의 쪽빛 물색이 환상적이다!

 

 

 

<함덕해수욕장 제트서프(전동서핑보드) 승강장 쪽>

 

 

 

< 제트서프 승강장에서 나오며 본 함덕해수욕장 >

맞은편의 서우봉과 적당히 펼쳐진 크고 작은 현무암, 푸른 바다가 어울려 함덕해수욕장을 가장 아름답게 볼 수 있는 위치이다!

 

 

 

 

 

 

 

<함덕해수욕장 다리(제트서프 승강장) 쪽>

 

 

 

<함덕해수욕장 제트서프(전동서핑보드) 승강장>

 

 

<제트서프 승강장에서 나오면서 본 함덕해수욕장>

 

 

 

 

<함덕해수욕장 옆 해변>

이곳도 함덕해수욕장에 포함되는지 잘 모르겠다. 카페 옆길에서 바다(제트스키 승강장) 쪽으로 길이 나있고, 그 길을 기준으로 오른쪽에는 함덕해수욕장과 서우봉이 있고, 왼쪽에는 이 해변이 있다. 다른 부대 시설이 보이지는 않지만 이곳도 면적이 상당히 넓어서 해수욕장으로 사용되는 듯하다.

 

 

 

<함덕해수욕장 입구(출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