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가리·오스트리아·체코

헝·오·체 여행14. 잘츠캄머구트 츠뵐퍼호른 산의 설경, 체스키부데요비치

큰누리 2024. 1. 13. 02:53

≪잘츠캄머구트 장크트 길겐 츠뵐퍼호른 산의 설경≫

1월 27일, 3일차 일정의 마지막 코스는 잘츠캄머구트의 장크트 길겐과 볼프강 호수를 조망하기 위해 츠뵐퍼호른 산 정상으로 가는 것이었다. 그 후 오스트리아를 떠나 체코의 체스키 크룸로프로 가는 도중에 있는 체스키부데요비치에서 저녁을 먹고 1박 후 이튿날 체스키 크룸로프를 관광할 예정이었다.

 

장크트 길겐에서 40유로(26유로?)라는 츠빌퍼호른 케이블카를 12분 정도 타고 츠빌퍼호른 산 정상에 도착했다. 케이블카에서 바라보는 산 아래의 장크트 길겐과 볼프강 호수는 새하얀 설국이었다. 봄이나 여름에는 산과 호수, 마을이 어울린 기가 막힌 절경이라는데 산 위로 올라갈수록 흰 눈에 덮인 산 아래 풍경은 점점 희미해지더니 점심 때부터 내리기 시작한 눈 때문에 시계가 흐려 조망이 완전히 불가능했다. 날이 맑을 것으로 예상해 1시간의 시간을 주었는데 몇 발치 아래조차 보이지 않으니 알아서 때워야 하는 상황이 되어버렸다. 

 

츠빌퍼호른 케이블카(세일반) 정상 탑승장에 있는 커피숍에 앉아서 시간을 보내기에는 너무 아까워서 앞으로 난 길을 따라 가보기로 했다. 조망을 포기하니 차라리 홀가분해서 길이 어디까지인 줄 모르지만 시간, 상황이 되는 데까지 걷기로 하고 눈을 맞으며 가문비나무가 빽빽하게 늘어선 1km 정도의 눈길을 걸었다. 당시에 우리 일행 말고 다른 관광객이 거의 없어서 그 호젓한 상황이 좋았다. 엄청난 적설에다 눈이 내리고 있는데도 스키를 타고 내려오는 사람, 아래에서 스키를 신고 올라오는 사람이 계속 보였다. 

 

옷을 얇게 입은 일행들 대부분은 조금 걷다가 춥다고 카페나 휘게로 갔지만 나는 워낙 두둑한 롱 파카 차림이라 춥지 않아서 눈을 맞으며 실컷 걸었다. 백설처럼 하얀 눈은 미끄럽지 않으면서 뽀드득거리고, 사람은 거의 없고, 눈발이 펑펑 날리는 풍경은 이 세상이 아닌 듯 황홀하기까지 했다. 태어나서 이렇게 깨끗하고, 아름답고, 많이 쌓인 눈을 또 볼 일이 있을까? 함께 걸은 몇몇 일행도 여기 계속 있고 싶을 정도로 좋다고 했고, 나 역시 그랬다.

 

츠뵐퍼호른 산 정상에서 본 눈과 그 눈을 맞으며 걸은 추억은 이번 여행에서 정말 특별한 추억이 되었다. 유적이나 아름다운 풍경 보는 것을 여행의 가장 큰 목적으로 삼는 내게조차 엄청나게 쌓인 눈 속에서 눈을 맞으며 느낀 감정은 영원히 잊지 못할 것 같다. 

 

 

<츠뵐퍼호른 케이블카(자일반)와 탑승권>

패키지라 내가 탑승권을 구매하지 않은데다 승차권 뒷면에도 가격이 적혀있지 않아 정확한 가격은 모른다. 당시 현장에서 기록한 바로는 왕복 40유로라고 되어 있는데 다른 블로거의 글을 보니 26유로라고 했다.

 

 

<츠뵐퍼호른 등산, 스키, 크로스컨트리 스키 코스와 어드벤처 12코스>

케이블카 탑승장에 있던 안내도이다. 나중에 사진정리를 하면서 확인해보니 우리는 장크트 길겐에서 케이블카를 타고 츠뵐퍼호른 산 정상에서 내린 후 어드벤처 3, 4코스를 돌아다닌 것이었다. 솔직히 현장에서는 잘츠캄머구트, 장크트 길겐, 츠뵐퍼호른 등 단어가 낯설고 사전에 특별한 설명이 없어서 어디가 어디인지 거의 모르는 채 움직였다.

 

 

<츠뵐퍼호른 행 케이블카에서 본 장크트 길겐>

츠뵐퍼호른 산 정상에서 아래를 조망하면 두 번째 사진처럼 기가 막힌 절경이라고 해서 이 코스가 겨울 이외의 계절에 관광객들에게 인기있다고 한다. 하지만 눈이 많이 쌓이고 눈도 내리기 시작한 때라 더 올라가면 아래가 전혀 안 보였다. 

 

 

<케이블카에서 츠뵐퍼호른 산의 설경>

이 사진은 한 동안 내 컴퓨터 화면으로 사용! 

 

 

<츠뵐퍼호른 산 정상 케이블카 탑승장 옆의 포토존>

 

 

<츠뵐퍼호른 산 정상의 케이블카 탑승장> 

 

 

<츠뵐퍼호른 산 정상의 Voit'l Hütte(카페)와 어드벤처 3코스>

내가 걸은 츠뵐퍼호른 구간에서 2개의 카페 같은 시설을 보았다. 다른 이들의 글에 이곳에서 칵테일이나 쥬스 등을 시켜놓고 풍경을 배경삼아 촬영한 사진들이 많았다. 산책을 안 한 일행들은 주로 이곳에서 시간을 보낸 듯했다. 두 번째 사진의 둥근 울타리 같은 공간은 어드벤처 12코스 안내도에 3코스라고 되어 있는데 어드벤처 표시와 관련이 있는 듯하다.   

 

 

<츠뵐퍼호른 산 정상의 Voit'l Hütte(카페) 앞의 스키 타는 남자들>

츠뵐퍼호른  스키 코스는 케이블카 상부 정류소 위쪽에서 Voit'l Hütte(카페) 아래로 난 길을 따라 연결되어 있다. 그래서 이 카페 부근으로 계속 스키어들이 이동하고 있었다. 이 스키어들도 위에서 내려와서 이곳에서 잠깐 숨을 고르고 다시 아래로 내려갔다.

 

 

<츠뵐퍼호른 산의 Voit'l Hütte(카페) 뒤쪽 풍경>

 

 

<츠뵐퍼호른 산 정상에서 무작정 걷기 시작>

어디인지 알려주는 이도 없고, 어떻게 하라고 하는 사람도 없어서 Voit'l Hütte(카페) 위에 난 길로 무작정 걷기 시작했다. 온통 흰 세상에 다시 눈이 펄펄 내리기 시작했다. 태어나서 이렇게 많고 아름다운 눈을 또 볼 일이 있을까? 깨끗하고 나뭇가지가 부러질 듯 내려앉은 눈은 한국에서 본 눈과 여러 모로 달랐다.

 

 

<츠뵐퍼호른 산 정상에서 무작정 전진>

 

 

<츠뵐퍼호른 산 정상에서 무작정 걷다 돌아본 풍경>

 

 

<츠뵐퍼호른 산 정상 산책로의 나무들> 

 

 

<츠뵐퍼호른 산의 눈 내리는 풍경 동영상>

 

 

<츠뵐퍼호른 산 정상에서 걷는 스키어>

이 사람들은 이렇게 걸어서 올라온 후 정상의 스키 코스에서 신나게 내려갔다.

 

 

<츠뵐퍼호른 산 아르니카 휘테 부근>

 

 

<츠뵐퍼호른 산의 식물 안내도>

금불초, 용담꽃, 투구꽃, 쑥부쟁이 비슷한 식물이 있다.

 

 

<츠뵐퍼호른 산 정상의 아르니카 휘테와 주변>

이곳에서 오른쪽으로 더 나가면 사슴이 있는 어드벤처 5코스가 있다고 한다. 당시에 이곳은 영업을 하지 않았다. 휘테 앞 5코스쪽에서 스키를 타려는 사람들이 게속 오고 있다.

 

 

<츠뵐퍼호른 산 정상의 아르니카 휘테 앞 풍경과 어드벤처 4코스>

윗사진 아래는 절벽이고, 아래 사진의 풍향계가 있는 곳은 어드벤처 4코스이다.

 

 

 

<츠뵐퍼호른 산 정상의 독일가문비나무 열매와 나무들>

 

 

<하늘과 땅 경계가 없는 츠뵐퍼호른 산 정상>

 

 

<츠뵐퍼호른 산을 내려오는 케이블카에서 본 장크트 길겐과 볼프강 호수>

 

 

<츠뵐퍼호른 산을 내려오는 케이블카에서 본 주변 풍경>

 

 

<오스트리아 장크트 길겐에서 체코의 체스키부데요비치로>

츠뵐퍼호른 산에서 내려와 버스로 고속도로를 3시간 정도 달리면서 휴게소를 한 번 들리고 체스키 부데요비치로 향했다. 체스키 부데요비치는 물 좋고 맥주가 맛있기로 유명하다고 한다. 그동안 밖은 눈에서 비로 바뀌었고, 17:40에 오스트리아 국경을 넘었다. 헝가리→오스트리아로 갈 때처럼 오스트리아→체코 간 국경도 특별한 검색 없이 그냥 통과했다.

 

 

<오스트리아 장크트 길겐에서 체코의 체스키부데요비치로 가는 길의 휴게소>

모든 것이 무인 자동판매인데 특히 피자를 파는 것이 신기했다.

 

 

<체스키부데요비치의 식당 아트리움과 메뉴>

저녁 식사는 천장 장식이 요란한 체스키부데요비치의 아트리움이란 식당에서 닭다리 찜, 삶아서 으깬 감자, 장터국수 같은 스프를 먹었는데 먹을만 했다. 옵션으로 2유로를 주고 500ml 버드와이저 맥주를 마셨는데 카스보다 덜 쓰고 부드러웠다. 

 

 

<체스키부데요비치의 Vita Host 호텔>

이 호텔은 골목이 좁아 버스가 들어갈 수 없어 500m 이상을 캐리어를 끌고 이동했다. 화려한 카펫과 인테리어 장식이 괜찮고 객실도 넓었는데 내일 아침에 모든 방의 파손 여부 확인이 끝날 때까지 체크 아웃을 못한다는 말에 기분이 좀 나빴다.

 

특이한 점은 멀티 콘센트를 꽂을 수 없게 방지 장치를 해서 벽의 콘센트에 하나씩만 충전할 수 있는 것이었는데 이후에 들린 체코의 모든 호텔은 이 시스템이 되어 있어서 불편했다. 오스트리아나 헝가리는 멀티 콘센트를 사용할 수 있었는데...

 

 

<체스키부데요비치의 Vita Host 호텔 객실 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