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가리·오스트리아·체코

헝·오·체 여행17. 체코 플젠 시가지, 성 바르톨로메오 대성당

큰누리 2024. 1. 22. 04:08

3시간 정도 체스키크룸로프에서 플젠으로 가는 도로 주변은 온통 구릉과 벌판이었다. 헝가리의 도로 주변이 주로 수평선이 보이는 평지였다면 체코는 아기자기한 구릉(언덕)에 밭이 있고, 눈 쌓인 밭에서 살아남은 초록 혹은 청록색 풀들이 흰 눈과 어울려 색다른 느낌이 들었다. 차량으로 이동하는 동안 밖은 계속 비가 내렸다. 체코의 도시 규모는 프라하, 브르노, 오스트라바, 플젠 순서라고 하며, 플젠은 두산그룹이 체코의 기업 스코다의 증기터빈 사업(스코다 파워)을 인수해 현지 운영 중이라 한국과 깊은 관련이 있다고 했다.

 

 

≪필스너 우르켈 맥주의 도시 플젠(Plzen)≫

플젠(Plzen)은 체코 서부 보헤미아 지방에 위치한 도시이며 플젠 주의 주도이다. 프라하에서 남서쪽으로 90km 정도 거리에 있으며 브르노, 오스트라바 다음으로 큰 공업 기술 도시이다. 도시 인근에서 생산되는 철광석과 석탄으로 기계 공업이 발달하여 스코다의 자동차 공장이 있으며,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맥주인 필스너 우르켈(Pilsner Urquell) 양조장이 이곳에 있어서 우리에게는 맥주의 도시로 잘 알려져 있다.

 

 

≪플젠의 성 바르톨로메오 대성당≫ 

성 바르톨로메오 대성당은 플젠이 본격적으로 자리 잡은 시기인 13세기부터 건축하기 시작하여 16세기 초반에 완성된 고딕양식의 성당이다. 성당 첨탑은 103m로 체코에서 가장 높으며 300여 개의 좁은 계단을 올라가면 플젠시를 조망할 수 있다. 14세기에 제작된 성모 마리아 조각상이 유명하다고 하는데 제단 위의 성모상과 벽에 걸린 목각 성모상 등 2개가 있어서 어느 성모상인지 헷갈렸다. 

 

플젠에서 가장 먼저 들른 곳은 레프블리키(공화국) 광장과 그 안에 있는 성 바르톨로메오 대성당이었다. 넓은 레푸블리키 광장(공화국 광장)에는 성 바르톨로메오 대성당을 비롯하여 주변에 시청사, 마리오네트박물관 등이 있다. 대성당의 바깥 창살 가장 오른쪽에 있는 작은 천사상을 왼손으로 만지면 행운이 온다고 믿어 앞에서 기도하거나 만지는 사람이 많다고 한다. 결혼을 앞둔 얀 코지나란 사람이 천사상 아래에서 사형을 당했는데 그 때문에 생긴 믿음이라고 한다. 얼결에 사진을 찍긴 했지만 당시에는 내용을 잘 몰라서 딱 1장을 건졌다. 종탑은 올라가려다 5유로 정도의 입장료를 체코 돈으로만 받아서 입장하지 못했다.

 

성당 내부는 무료 관람이었다. 건축은 고딕양식으로 내부를 받치고 있는 둥글고 긴 기둥들이 높은 천장과 어울려 전체적으로 장중하고 엄숙한 느낌이었다. 창문은 스테인드글라스 장식이지만 창문이 많지 않아 다른 고딕양식 성당들보다 화려한 느낌이 덜했다. 반면에 중앙 제단과 작은 제단들, 양쪽 공간의 벽을 장식한 황금빛 성상들과 주변 장식이 지금까지 본 여느 나라 성당 못지않게 화려하고 섬세했다. 성당 내부의 성상과 제단들은 유럽의 다른 나라와 다른 섬세함 때문에 숨겨진 보물을 본 느낌이었다. 

 

 

<체스키크룸로프에서 플젠으로 가는 도로 주변 풍경들>

아기자기한 구릉(언덕)과 벌판이 이어지고, 흰눈이 살짝 쌓인 벌판의 눈 속에서 살아남은 초록색 풀들이 두드러졌다. 그런가 하면 어떤 곳은 눈이 소복이 쌓여 있기도 했다. 체코는 전반적으로 우리나라(서울)보다는 추웠다. 

 

 

<체코 플젠 축구장과 주변 풍경>

우리 버스가 주차한 곳이 두산 아레나와 플젠 축구장 주변이었고, 마침 플젠 팀 경기가 있어서 체코 훌리건들을 만났다. 

 

 

<플젠 축구장에서 성 바르톨로메오 대성당 가는 길의 특별한 건물들> 

주차장(축구장 옆)에서 레푸블리키 광장(공화국 광장)은 지척에 있어서 트램 철로를 따라 조금 걸으면 된다. 플젠의 중심가라서 그런지 나름 독특한 건물이나 오래된 건물들이 많았다.

 

 

<플젠 축구장에서 성 바르톨로메오 대성당 가는 길의 트램 철도>

이 도로 양쪽에는 역사적인 건물들이 많은 듯하다. 이렇게 체코에서는 대도시에서도 오래된 건물들을 많이 볼 수 있다. 

 

 

<플젠 레프블리키(공화국) 광장의 시청사와 삼위일체탑>

역사를 간직한 시청사 건물이 아름답다. 황금빛 삼위일체탑은 1681년에 페스트(흑사병)가 끝난 뒤 그것을 기념하기 위해 1890년과 1931년에 기부로 설립한 것이라고 한다. 이 삼위일체탑은 오전에 들린 체스키크룸로프 시청사 앞에도 있었다. 도시마다 이 탑이 있는 것으로 미루어 페스트가 창궐할 당시 얼마나 많은 유럽인들이 죽고 공포에 떨었는지 알 수 있다.

 

 

<플젠 블리키(공화국) 광장>

 

 

 

<플젠 레프블리키(공화국) 광장의 성 바르톨로메오 대성당과 천사상>

대성당은 건물이 높아서 정확히 앞이나 옆에서 촬영하면 이상하게 찍힌다. 그래도 왼쪽 사진의 위치에서 촬영한 것이 가장 아름답다. 황금색 Y 모양은 '황금분수'이고, 오른쪽은 '머리를 만지면 행운이 온다고 하는 천사상'이다. 몇 개의 천사가 있는데 그 중에서 남자 앞의 빨간 천을 두른 천사상들만 효험이 있는 모양이다. 

 

천사에 관한 내용은 현장에서는 놓쳤고(그래서 사진이 이 모양이다.), EBS의 '세계테마기행 체코편'에서 확인했다. 그런데 당시 방송에서 확인한 천사상 오른쪽 옆의 우산 같은 조형물 아래의 검은 십자가 자리에는 출입문 정면 위에 걸린 십자가에 매달린 예수상 조각상(아래 아래의 사진)이 이곳에 있었다. 

 

 

<플젠 성 바르톨로메오 대성당, 황금분수, 시청사>

 

 

<플젠 성 바르톨로메오 대성당 출입문과 예수상>

오른쪽 사진 중앙의 십자가에 매달린 예수상이 바로 예전에는 바깥쪽 창살 위의 천사상 옆에 있었다. 어쨌거나 다른 성상들도 섬세하고 아름답다. 문이 워낙 작아서 이곳이 원래 출입문인지 관광객을 위한 전용 출입문인지 헷갈린다.

 

출입문 바로 왼쪽에 종탑으로 오르는 좁은 계단이 있다. 계단은 체코에서 가장 높은 종탑인 만큼 301개라고 하는데 그래도 오를 수 있었으면 반드시 올라갔을 것이다. 하지만 5유로 정도 하는 종탑 입장료를 체코 돈으로만 받았는데 체코 돈을 전혀 환전하지 않아서 아쉽게 못 올라갔다.

 

 

<플젠 성 바르톨로메오 대성당의 황금천사 제단>

가톨릭 신자가 아니라서 자세한 내용은 알 수 없지만 이곳에서 몇 가지 성상 주변의 차이점을 발견했다. 성상 아래에 빨간 테이블 보(!)가 있거나 양초가 켜진 곳은 확실하게 제단이라고 부를 수 있는 곳 같다. 다른 하나는 빨간 보석이 올려진 등잔처럼 매달린 물건(!)을 2개 보았는데 바로 이곳과 목조 성모 마리아상 앞이었다. 그건 무얼 의미하는 걸까? 그냥 우연히 매달린 위치가 그 앞이었나? 

 

 

<플젠 성 바르톨로메오 대성당의 성모 마리아 제단과 조각상>

이 둘 중의 하나가 14세기에 제작되었다는 유명한 성모상이 아닐까 추측했다. 처음엔 제단의 성모상이 그 성모상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두 번째 성모상 앞에는 있는 날개 달린 등잔 같은 물건을 보니 헷갈렸다. 하긴 어느 성모상이 유명한가가 뭐 그리 대단한가? 내가 보고 좋으면 됐지.  

 

 

 

<플젠 성 바르톨로메오 대성당의 화려하고 섬세한 성상과 장식들>

 

 

<플젠 성 바르톨로메오 대성당의 기둥 옆 성상들>

 

 

<플젠 성 바르톨로메오 대성당 출입문 위의 그림>

 

 

<중간 위치에서 본 플젠 성 바르톨로메오 대성당의 중앙제단과 맞은편>

 

 

<플젠 성 바르톨로메오 대성당의 중앙제단>

높은 층고와 천장에 매달린 예수상, 아래와 주변 기둥, 벽의 화려한 금빛 성상과 장식 등 모든 것이 화려함과 섬세함의 극치이다. 벽이나 건물 자체보다 내부의 성상이나 성구를 화려하게 장식하는 것이 체코 성당의 특징 중 하나였다. 두 번째 단 사진은 중앙 제단을 클로즈 업한 것인데 특이하게 중앙제단 위에만 성인상 그림이 있다.

 

 

<플젠 성 바르톨로메오 대성당의 옆면과 스테인드글라스>

 

 

<플젠 성 바르톨로메오 대성당의 장식과 성상들>

 

 

 

<플젠 성 바르톨로메오 대성당의 제단?>

이곳은 대성당 안의 많은 장식과 성상 중에 아래에 푸른 바탕에 십자가 모양이 있는 것으로 미루어 제단이 아닐까 추측...

 

 

<중앙에 성인이 그려진 어두운 느낌의 제단(?)>

 

 

<플젠 성 바르톨로메오 대성당 내부>

아랫단 사진은 윗단 사진의 중앙에 있는 예수 탄생을 표현한 것으로 보이는 그림과 성상이다. 인물상이나 그림, 장식 모두 섬세함과 화려함의 극치이다.

 

 

<플젠 성 바르톨로메오 대성당의 비교적 조촐한(!) 액자 속의 성화>

 

 

<유일하게 촬영한 플젠 성 바르톨로메오 대성당의 스테인드글라스>

내부의 성인상이나 장신구 못지 않게 스테인드글라스도 엄청나게 섬세하고 아름답다. 하지만 창이 워낙 높고 길어서 내용이 한 눈에 잘 안 들어오는 데다 촬영이 쉽지 않아서 놓치는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