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의 문화유적지와 원주 8경>
<원주 국형사 입구의 치악산둘레길 1코스>
오전에 구룡사 주변에 있는 2코스의 입구에 해당하는 황장목숲길에 들렀는데 계곡이 있어서 이곳 1코스보다 훨씬 좋았다. 다른 이들은 2코스 중간에 있는 호수까지 갔다고 하는데 나는 그 시간을 구룡사를 자세히 보는 것으로 시간을 보냈다. 이곳도 주어진 시간이 넉넉치 않고 코스도 좀 단조롭다 싶어 앞쪽만 좀 걷다가 바로 동악단과 국형사로 향했다. 국형사 입구는 산책로가 여러 개라 좀 헷갈렸다.
<치악산둘레길 1코스와 국형사 입구의 식물>
이곳은 계곡이 없어서인지 식물이 단조로운 대신 한창 제철인 밤꽃의 악취(!)가 아주 심했다. 왼쪽은 치악산둘레길 1코스의 산수국, 오른쪽은 국형사 입구의 산수유이다.
<국형사 동악단>
조선 초 풍수의 선조로 불리는 도선 이후 무학대사가 계룡산에 머물면서 산신을 현몽한 뒤에 태조에게 진언하여 오악단을 세웠다고 한다. 중악단은 계룡사 신원사, 서악단은 황해도 구월산, 남악단은 지리산, 북악단은 묘향산, 동악단은 치악산 국형사에 세웠다. 국형사에 동악신(東岳神)을 봉안하고 동악단을 쌓고 매년 원주, 횡성, 영월, 평창, 정선고을의 수령들이 모여 제향을 올렸으며, 조정의 특사가 제문을 가지고 와서 국태민안을 빌며 봄 가을로 제사를 지내던 곳이었다. 특히 조선시대 정종의 둘째딸인 희희공주가 병약하여 어떤 약을 써도 효험이 없자 이곳에 보내어 백일기도를 드리고 병이 낫자 정종이 이를 기뻐하여 절을 크게 확장하고, 절 이름도 고문암에서 국향사로 변경했다.
동악단이란 이름은 중국 북경여행 때 조선 사신들이 머물렀던 곳이라고 해서 들른 적이 있는데 아주 다양한, 심지어 도둑의 신까지 있는 민간신앙, 혹은 도교의 신들을 모신 곳이었다. 치악산의 동악단 내부에 봉안된 그림을 보니 북경의 동악단처럼 국가에서 공식적으로 무속, 혹은 도교적인 개념의 국태민안을 비는 곳이었다.
<원주 치악산 국형사 설법전>
동악단과 관련이 있어 이 절을 들리려고 했는데 공사 중이라 어수선한데다 들어가는 진입로가 보이지 않았다. 원래는 이 건물(설법전) 중앙의 문이나 오른쪽으로 들어갔을 것 같은데 오른쪽이 공사중이고 절 앞에는 건축 자재가 잔뜩 쌓여있었다. 건물 왼쪽에서 겨우 들어가는 곳을 찾았다.
<원주 치악산 국형사 대웅전과 탑>
왼쪽은 대웅전, 대웅전과 나란한 높이의 전각은 수광전이다. 두 전각을 제외하고 통로가 막히고 공사중인 종각 쪽에 다른 불전 하나가 더 있었지만 이름 확인은 못했다. 중앙에 누마루처럼 튀어나온 아름다운 전각이었는데... 국형사는 절의 규모가 단촐한 편이었다.
<원주 치악산 국형사 대웅전과 내부>
<대웅전 앞에서 내려다 본 국형사 종무소와 탑, 종각>
<치악산 국형사 수광전(壽光殿)>
수광전은 서방 극락정토의 교주 아미타불을 모신 곳으로 무량수전(無量壽殿), 극락전이라고도 한다. 내부를 보고 싶었지만 스님과 신도들이 대화중이라 패스...
<안쪽에서 본 국형사>
윗사진 앞 왼쪽의 예쁜 건물은 불전 같은데 확인을 못했고, 오른쪽 건물은 가장 밖에 있던 설법전이다. 두 번째 사진은 첫번째 사진보다 좀더 앞으로 나아가서 본 모습이다.
<치악산 국형사 주변의 식물>
윗단 왼쪽 식물은 이름 확인을 못했고, 오른쪽은 호두나무이다. 아랫단은 개암나무와 애기똥풀이다.
<원주재래시장(도래미시장)>
여행사에서는 이 시장을 원주재래시장이라고 했고, 너무 넓어서 길을 잃을 수 있으니 깊이 들어가지 말라고 했다. 하지만 길을 잃을 정도로 큰 것 같지 않았고 시장 이름도 입구 오른쪽에 엄연히 '도래미시장'이라고 붙어있었다.
<원주 도래미시장>
우리는 점심을 해결할 목적으로 이곳에 들렀기 때문에 시장 중앙으로 진행하지 않고 입구 오른쪽의 '도래미시장'이란 간판이 있는 골목으로 들어섰다. 그런데 이 골목이 제대로 된 먹자골목이었고, 가장 많이 본 음식은 메밀전병과 메밀부침이었다.
<원주 도래미시장 '할머니 밥집'의 뚝배기불고기>
우리 일행 3명 모두 원주가 초행이라 전혀 아는 바가 없었는데 무난한 집밥을 먹자는 합의만 하고 눈에 띄는 대로 이곳에 들어갔다. 3명 모두 뚝배기불고기를 골랐는데 가격대비 가성비가 너무 좋고, 뚝배기불고기나 밑반찬도 모두 맛있었다. 게다가 사장님이 친절하셔서 처음 들른 원주에 대해 좋은 이미지를 가질 수 있었다.
<원주 도래미시장의 맛있는 메밀김치부침>
일행 중 한 분이 밥을 기다리는 동안 밖에서 메밀김치부침을 사왔다. 이런 종류의 군것질거리(!)를 좋아하는 분이라 의례 그러려니 했는데 먹어보라고 권해서 예의상 맛을 보았더니, 대박이었다! 강원도쪽에 오면 메밀부침이나 전병이 어디에나 있지만 맛이 비슷비슷하고 좀 밋밋해서 별로 좋아하지 않았는데 이 부침은 정말 맛있었다. 간도 잘 맞고 무엇보다 내 마음에 들었던 이유는 풋김치와 그 위에 올린 참나물이 상큼해서 그동안 맛본 메밀부침과 전혀 달랐다.
<원주 도래미시장의 수연 메밀부침>
식사하고 나오는 길에 일행에게 물어서 식사 중에 먹은 메밀부침을 산 이곳에 들렀다. 바로 할머니 밥집 맞은편에 있었는데 사장님의 상냥함, 친절함 때문에 원주에 대한 이미지가 한 번 더 상승했다. 맛있다고 입소문이 나서 타지에서 들어오는 1일 주문량이 엄청나다고...
<원주 도래미시장 밖의 연찻집>
식사 후 집합시간까지 시간이 남아서 조용한 곳을 차를 마시려고 찾다가 집합장소인 우체국 맞은편에 있는 이곳을 들렀다. 음식점도 겸하는 곳이고 70에 가까운 사장님 한 분이 운영하는 곳이라 커피는 믹스와 카누였지만 사장님이 소탈하고 대화를 좋아하셔서 남은 시간 동안 이곳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낯선 곳에서 처음 만난 사람과 즐겁게 대화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해준 곳이었다. 이곳에서 원주에 대한 호감도 다시 한 번 상승!
결론적으로 구룡사가 당겨서 선택한 여행사를 통한 여행이었지만 코스도 좋고, 음식이나 차가 모두 맛있고, 그곳의 상인분들이 친절해서 오래 기억에 남는 여행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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