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인천

선재도 뻘다방

큰누리 2024. 7. 21. 00:22

'뻘다방'이란 이름부터 예사롭지 않았다. 두어 번 여행사에서 무의도, 소래와 선재도의 뻘다방이 묶인 당일 여행이 올라와서 이름은 들었는데 그냥 묶음으로만 생각했다. 오히려 오랜만에 무의도나 선재도, 소래를 들러보고 싶어서 신청을 했지만 신청자 미달로 무산되고 말았다. 그런데 7월 3일에 갑자기 인천에 사는 막내동생에게서 영흥도쪽으로 바람이나 쐬러 가자는 연락이 왔다. 그래서 인천쪽 지리를 잘 아는 동생에게 나는 어디든 좋으니 알아서 가달라고 했더니 내가 좋아할 것 같다며 간 곳이 '선재도 뻘다방'이었다. 

 

늦은 오후에 들렀는데 날이 뿌옇고 흐렸다. 주차장에 차를 대고 계단 몇 개를 내려가는데 뻘다방의 모습이 정말 예사롭지 않았다. 입구에는 패들보트로 보이는 물건으로 장식한 것을 시작으로 하얀 칠을 하고 무늬를 그린 나무들로 만든 나무들과 천막 등 여기저기에서 구한 서로 다른 장식 하나하나가 너무 재미있었다. 전체적인 느낌은 거칠면서 마야문명 느낌, 혹은 아프리카의 토속장식 같았다. 조금 유치한 듯하면서 서로 다른 것들이 얽혀 이질적으로 보이기도 하고 잘 어울리기도 하는 묘한 이중성이 있었다.

바닷가 모래사장과 턱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잇대어 지은 뻘다방은 가건물 같은 서로 다른 건물이 3채 쯤 연결된 형태였고, 입구도 내가 본 것만 3개였다. 마당에는 마차나 천막, 밀집 파라솔, 그네 등이 놓여있고 그 아래 모래밭에는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스팟이 여럿 있었다. 그 외에도 오리발이나 부표 비슷한 물건, 아프리카의 토속품에서 본 듯한 무늬 그림이나 탈 등 무엇 하나 같은 게 없으면서도 잘 어울려서 묘하기도 하고 재미있기도 했다. 내가 재미있어할 것이라는 동생의 추측이 정확했다. 특이한 점은 체 게바라 얼굴이 장식이나 벽 등에서 자주 보인다는 것이었다. 

 

다방 내부 역시 여러 개의 성격이 다른 방들이 있고, 같은 의자나 책상, 장식도 없었다. 손님들이 어느 곳이나 자유롭게 앉을 수 있고, 어느 곳에서도 바다를 전망할 수 있는데다 2층도 있다. 건물 안에서 특이한 점은 전시실 같은 방들이 여럿 있다는 것이다. 스튜디오, 녹음실, 그림 전시실, 음악감상실 용도의 작은 방들이 1, 2층에 여러 개 있었고, 실제로 그림 전시도 열리는 중이었다.

커피 판매하는 곳에 진열된 책이 아니라면 카페 주인이 누구인지 알 수도 없고, 그 누구도 커피를 먹으라거나 언제까지 어디에 있으라거나 하는 간섭이 전혀 없는 자유로운 곳이라는 것이 신기했다. 커피는 6,500원 정도이니 좀 비싼 듯하지만 시설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전혀 아깝지 않은 금액이다. 특히 자유롭고 독특한 분위기에서 사진촬영을 원하는 사람에게는 그야말로 '촬영 맛집'이다!

우리가 들렀던 평일이 아닌 주말이나 공휴일은 사람이 상당히 많을 듯하다. 게다가 여행사 프로그램에까지 있으니 내 생각보다 훨씬 붐빌 수도 있겠다. 정말 오랜만에 평화롭고 자유로운 분위기가 마음에 드는 곳이었다.

 

 

<선재도 뻘다방 입구>

계단에서 내려다본 뻘다방과 계단을 내려오면서 올려다본 입구이다. 상당히 넓은 공간에 무엇 하나 같은 게 없고 여기저기 그냥 늘어놓은 느낌이어서 처음에 보면 당혹스럽기도 하고 어수선해 보이기도 한다.

 

 

<뻘다방 계단 아래에 있는 선재대장간>

사장님으로 보이는 남성분이 마침 작업  중이고, 고양이 한 마리가 나무를 오르고 있었다. 이곳 역시 스토리가 참 많다!

 

 

<뻘다방 운영시간과 2층의 뻘老長生 전시실 운영시간>

 

 

<뻘다방 주차장 위치 및 운영시간>

주차장은 뻘다방 위의 도로 건너편에 있다. 내리자마자 보이는 조악해 보이는 깃발을 든 장발의 남성상이 무척 인상적이다.

 

 

<뻘다방 출입문들>

첫번째 사진은 도로에서 계단을 내려서서 보이는 출입문, 두 번째 사진은 그 옆의 2층 뻘老長生 전시실 입구, 세 번째 사진은 바닷가로 통하는 문이다. 이외에 가장 안쪽(ZABA caravan쪽)에 출입문이 하나 더 있다.

 

 

<능소화와 하얀 장대가 아름다운 야외 테이블>

우리가 들른 평일에는 사람이 전혀 없었지만 여행사 코스에 있을 정도이니 주말이나 휴일은 이곳이 엄청 붐빌 듯... 

 

 

<장식이 아름다운 입구의 야외 공간>

대충 가져다놓은 것 같은 장식들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모두 예술품이다.

 

 

<마당에서 본 뻘다방>

 

 

<마당의 의자와 아프리카의 토속품 같은 탈 장식>

 

 

<뻘다방 마당의 사진 스팟들>

알록달록한 나무의자, 나무나 밀집으로 지붕을 꾸민 아이스크림 수레, 대충 세운 듯한 모래밭의 그네, 패들보트와 나뭇가지 등 서로 다른 소재들을 자유롭게 배치했다. 맨 아래 사진의 섬은 바닷길이 열리는 목섬이다.

 

 

<뻘다방 앞 해변의 비치파라솔>

 

 

<뻘다방에서 가장 넓은 내부 공간>

'MUD COFFEE'라 쓰인 곳이 가장 넓고 바로 옆 오른쪽에 패들보트가 장식된 공간이 있다. 벽 장식이나 의자 등 무엇 하나 같은 것이 없지만 서로 공존(!)한다는 점이 재미있다.

 

 

<'MUD COFFEE' 공간에서 계단쪽 출입구>

 

 

<뻘다방 카운터와 '뻘다방 쥔장의 솔직담백한 삶 이야기' 책자>

 

 

<뻘다방 1층의 작은방들>

전시장 같은 이런 특별한 작은방도 이용이 가능한 듯하다.

 

 

<우리가 이용한 작은방>

커피는 1잔에 6,500원이다.

 

 

<계단쪽 출입구에서 본 뻘다방>

채색을 한 나뭇가지를 무심한 듯 실로 묶은 장식이 돋보인다.

 

 

<뻘다방 2층의 전시장들>

사진 촬영하는 방, 녹음하는 방, 전시장 등이다. 전시장에서는 마침 전시가 열리고 있었는데 관객도 참여가 가능하다.

 

 

<뻘다방 2층의 가장 넓은 공간과 전망>

이곳은 옛날 다방의 디제이실 같은 분위기인데 창밖 전망이 아름답다.

 

 

<뻘다방 2층 베란다와 그곳에서 본 바깥 풍경> 

 

 

<뻘다방 2층의 또 다른 베란다와 그곳에서 본 풍경>

 

 

<뻘다방 앞 모래사장 풍경들>

 

 

<뻘다방 앞 모래사장 끝에 있는 사진 스팟>

 

 

<뻘다방 앞 마당 야간 풍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