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부여박물관은 2022년 7월에 가족들과 다녀오고, 이번에 국립민속박물관에서 주최한 답사에 참여하여 다시 다녀왔다. 목소리가 낭랑하고 최선을 다해 설명하시는 여성 해설사님의 감동적인(!) 설명을 들으면서 '2년 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왜 국립부여박물관에 대한 기억이 희미할까?' 생각했다. 이유는 간단했다. 2022년에 부여를 전체적으로 둘러보고 정림사지 오층석탑과 정림사지박물관, 궁남지에 대한 글은 (다른 블로그에) 올렸지만 국립부여박물관은 내용이 워낙 많아 미루다 글 올리는 것을 놓쳤던 것이다. 블로그의 글이란 게 남에게 보여주는 것도 있지만 이런 의미 때문에 내게 더 중요하다.
나름 박물관을 열심히 찾아다니고 다녀오면 글도 올리곤 했는데 개인적으로 갔을 때는 놓쳤던 것들을 따로 안내를 해주는 분이 있는 답사 팀과 현장 해설사님의 해설을 들으니 더 새삼스럽게 다가오는 것들이 있었다. 특히 부여는 각 유적지마다 해설사님들이 따로 있고, 모두 재미있게 설명을 해주셔서 인상 깊었다.
살아남기 위해 각축을 벌이다 패전해서 망한 나라는 유적이 제대로 남아있을 리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절터나 왕궁 터 등에서 발굴되는 작은 유물에서조차 백제의 찬란한 문화는 전혀 위축되지 않는 아름다움과 높은 수준을 보여준다. 그 정점은 백제금동대향로와 정림사지 오층석탑 등이겠지만 내게는 파편으로 남은 벽돌이나 기와에서도 오롯이 와 닿았다. 그러면서 '정림사'라는 이름을 유추하게 만든 기와 파편이나 정림사지 오층석탑의 글씨, 심지어 적인 당나라 장수 唐유인원기공비에 적힌 내용처럼 조금이라도 글씨가 남아있다면 그 자체가 사라진 역사를 들여다보는데 얼마나 중요한 단서가 되는지를 새삼 느꼈다.
<국립부여박물관 이용안내>
* 관람시간 09:00~18:00
* 입장료 : 무료
*주차 : 관람시간 내 무료주차
* 문화가 있는 날 : 4월~10월(마지막 주 수요일 직후 토요일 20:00까지)
* 어린이박물관 09:00~18:00(온라인 예약제, 1일 총 6회 운영)
* 휴관일 : 월요일, 매년 1월 1일, 설날 및 추석(일요일이 대체공휴일인 경우 개관)
* 신기술융합콘텐츠 :
- 백제금동대향로 (10시, 13시, 15시, 17시 / 1일 4회)
- 백제명품, 백제 문양전 (11시, 14시, 16시 / 1일 3회)
- 백제를 실감하다 (상시 상영)
<1실 부여의 선사와 고대문화>
충청남도의 청동기시대부터 마한까지의 문화를 살펴볼 수 있는 유물들을 전시. 중국 랴오닝 지역과 한강 유역의 문화를 받아들인 부여 송국리 지역의 문화를 확인할 수 있고, 백제 건국의 밑받침이 된 마한 문화를 감상할 수 있는 전시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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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실 사비백제와 백제금동대향로>
백제 사비시기의 생활문화를 중심으로 '사비 천도와 왕경문화', '능산리 사찰과 백제금동대향로', '돌과 나무에 새겨진 백제문화'의 세 가지 주제로 전시.
<백제금동대향로(국보)>
<부여 능산리사지 석조사리감(국보)과 좌우의 글씨(명문)>
능산리사지에서 발견된, 사리를 보관하고자 만든 화강암제 감실이다. 명문에 의하면 백제 창왕(위덕왕) 13년(567년)에 왕의 누이인 공주가 공양한 사리라는 뜻이다. 백제의 절터 중 최초로 창건연대가 밝혀지는데 지대한 역할을 하는 등 여러 측면에서 대단히 높게 평가되어 1996년 5월 30일 국보 제 288호로 지정되었다.
오른쪽 명문 : 百濟昌王十三秊太歲在 (백제창왕13년태세재)
왼쪽 명문 : 丁亥妹兄公主供養舍利 (정해매형공주공양사리)
<부여 군수리 출토 토제유물(호자)>
호자는 일종의 이동식 변기로 호랑이 모양은 남성용, 납작한 모양은 여성용.
<부여 사택지적비(보물)>
<사비의 왕경문화, 부소산성 출토 철제 유물(무기)>
왼쪽 : 갈고리창과 두갈래창, 화살촉 / 오른쪽 : 쇠낫, 도끼, 비늘갑옷 조각, 바퀴, 마름쇠.
<부여 구아리, 관북리 출토 유물>
윗단 : 연꽃무늬 수막새 / 아랫단 : 나무 자, 귀면꾸미개, 연꽃모양 불상받침, 자루솥, 곰, 뚜껑 완, 뚜껑 바리, 전 달린 토기, 굽 달린 접시, 굽다리바리, 등잔.
<나성과 능산리 고분 출토 유물>
윗단 : 나성에서 출토된 토기 / 아랫단 : 능산리 고분에서 출토된 관 목재, 관못, 꽃모양 장신구, 귀걸이 등.
<능산리 사찰터 출토의 다양한 목간>
'보희사'가 쓰여진 나무조각, '삼귀'가 쓰여진 나무조각, '지약아식미기'가 쓰여진 나무조각, 남근모양 나무조각.
<사비도성의 왕실 사찰 정림사와 출토 유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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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실 백제의 불교문화>
백제인의 우수한 공예제작 기술을 보여주는 '불상'과 세계적인 건축 감각을 자랑했던 '사찰'을 주제로 전시.
<예산 화전리 석조사면불상(보물)>
백제 유일의 사면불.
<위 : '鄭智遠'이 새겨진 금동삼존불입상(보물) / 아래 : 부여 군수리사지 금동보살입상(보물)>
<금동관음보살입상(국보)>
<부여 왕흥사지 출토 사리기(금, 은, 청동)와 사리공, 사리 공양구>
<서까래기와>
구아리, 군수리, 중정리, 가증리, 가탑리사지, 금성산 출토. 서까래기와는 처마 밑 연목(椽木)과 부연(附椽)에 부착하는 기와로 건물의 외관을 아름답게 장식하는 동시에 건축 부재인 서까래가 썩는 것을 예방하는 기능. 서까래기와는 중앙에 작은 구멍이 뚫린 점은 공통이지만 연목와는 원형, 부연와는 방형인 차이가 있다.
<규암면 외리 절터의 무늬벽돌>
나뭇가지로 만든 거푸집을 사용하여 여러 무늬들을 새겨 넣고 흙을 밀어 넣어 찍은 다음 가마에 구워냄. 1단부터 산풍경도깨비무늬, 용무늬, 봉황무늬, 연꽃구름무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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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여의 백제 사찰유적과 유물(전 천왕사지,금강사지,왕흥사지,임강사지)--
<부여 금성산 전 천왕사지와 유물>
아래 사진은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天王銘 기와, 연꽃무늬 수막새, 辰 도장 기와.
<부여 월미봉 금강사지와 유물>
아래 사진은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서까래 기와, 암막새, 도깨비얼굴무늬 기와, 인물상 조각.
<부여 왕안리 왕흥사지와 유물>
아래 사진 윗단은 연꽃무늬 벽돌과 그릇다리, 아랫단은 금동꾸미개 조각.
<부여 현북리 임강사지와 유물>
아래 사진은 기와와 치미 조각.
<부여 부소산사지와 유물>
왼쪽 : 연꽃무늬 수막새와 코끼리 머리, 아래는 동남리사지 풍경판. / 오른쪽 : 청동육각뚜껑, 금동허리띠꾸미개.
<부여 정림사지와 유물>
왼쪽 : 연꽃무늬 수막새, 서까래기와. / 오른쪽 : 소조 조각들.
<군수리사지 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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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부여박물관 야외 유적--
<唐유인원기공비(보물)>
당나라 장수 유인원의 공적을 기리기 위해 세운 비로 원래 부소산에 있었다. 비문에 의자왕과 태자 및 신하 700여 명이 당나라로 압송된 사실과 부흥 운동의 주요 내용, 폐허가 된 도성의 모습 등 중요한 사실이 기록되어 있다.
<보광사지 대보광선사비(보물) 앞, 뒷면>
고려시대에 보광사를 크게 일으킨 원명국사의 공적비이다. 충남부여 보광사지에 있던 것을 1963년 박물관으로 옮겼으며 비석 몸돌만 남아있다. 비문의 앞면은 건립 당시인 고려 공민왕 7년(1358)에, 뒷면은 조선 영조 26년(1750)에 새겼다. 이 비는 보광사중창비라고도 부르며, 고려 후기의 간략화된 석비 양식을 나타내고 있어 불교사 연구에 좋은 자료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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