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도

정읍 피향정(披香亭)

큰누리 2025. 1. 6. 15:02

≪정읍 피향정(披香亭)≫ 보물 제289호.

소재지 : 정읍시 태인면 태창리.

피향정은 원래 이 정자의 앞과 뒤에 상연지, 하연지라는 연못이 있어 아름다운 경치를 이루었으나, 상연지는 일제 강점기 때 메워지고 현재는 하연지만 남아 있다. 연못에 핀 연꽃의 향기가 주위에 가득하다 하여 이곳의 이름을 '피향정'이라 하였다. 신라 정강왕 때 이 고을 태수를 지낸 최치원이 이곳 연못가를 거닐며 풍월을 읊었다 한다. 현재의 건물은 1716년(숙종 42)에 현감 유근이 고쳐 지은 것이다. 

이 정자는 앞면 5칸, 옆면 4칸 규모로 지붕은 팔작지붕이며 처마는 겹처마이다. 마루 아래에 28개의 원형 돌기둥을 받치고 그 위에 *두리기둥을 세웠다. 4면은 모두 개방되어 있으며 주위에는 퇴를 돌리고 난간을 설치하였다. 건물 안쪽 천장은 서까래가 노출된 연등 천장이지만 건물 오른쪽과 왼쪽 사이의 천장은 우물천장으로 꾸몄다. 피향정은 주변과 어울리는 모습이 고풍스러워서 오늘날에도 많은 이의 사랑을 받고 있다.

*두리기둥 : 둘레를 둥그렇게 깎아 만든 기둥, 둥근 기둥.

 

<도로쪽에서 본 피향정>

하마석, 출입문, '披香亭' 현판이 이 방향에 있는 것으로 보아 정면이다. 맞은편 현판에는 '湖南第一亭' 현판이 걸려 있다.

 

<피향정 출입문과 하마석>

처음부터 있었는지 아니면 후대에 세운 것인지 모르지만 정자와 연못에 굳이 출입문이 있는지 모르겠다. 게다가 현재의 도로 맞은편에는 일제에 의해 메꾸어진 상연지도 있었는데. 하마석은 훼손된 상태이다.

 

<피향정 옆면과 정면 모서리>

 

<피향정 계단과 두리기둥>

28개나 되는 굵직한 기둥과 7단이나 되는 계단으로 피향정의 규모를 가늠할 수 있다. 왜 '호남제일의 정자'이고 보물로 지정되었는지 이해가 된다.

 

<피향정 기둥과 삼척 죽서루 기둥의 비교>

삼척에서 본 나무로 만든 죽서루 기둥보다 평균적으로 2배 이상 굵다. 삼척 죽서루의 기둥은 나무이고 20개이지만 피향정 기둥은 돌이고 28개인 점이 다르다. 하지만 두리기둥이란 점과 돌의 크기나 길이에 맞춰 기초석을 세운 점은 비슷하다.  

 

<피향정 천장과 현판들>

 

<피향정 경내 비석군>

피향정 오른쪽 담장 밑에 있는 일렬로 늘어선 총 21기의 관찰사, 태인현감 등의 공적비(영세불망비, 선정비)이다. 사진 왼쪽 맨 끝에 있는 짙은 회색 비는 갑오농민전쟁의 원흉인 조병갑이 세운 그의 아버지 조규순의 영세불망비이다. 

 

<조병갑이 세운 그의 아버지 조규순의 영세불망비>

사진 맨 왼쪽에 있는 비가 바로 조병갑의 아버지 조규순의 영세불망비이다. '현감조후규순영세불망비(縣監趙侯奎淳永世不忘碑)'라고 새겨져 있다. 조병갑의 영세불망비는 함양상림 안에 있는 역사인물공원 안의 영세불망비 군에 있는데 가증스럽게 '고부군수 조병갑의 청덕선정비'란 이름으로 세워져 있다. 내용인즉 '...유민을 편케 하고 봉급을 털어 관청을 고치고 세금을 감해주며 마음이 곧고 정사에 엄했기에 그 사심 없는 선정을 기리어...' 조병갑 청덕선정비를 세웠다고 한다. 탐과오리였기에 그의 학정을 견디다 못해 군민들이 들고 일어나 갑오농민전쟁이 발생했는데 이 정도면 정신병자일까, 아니면 짐승일까? 

* 관련 글 :  함양 상림 역사인물공원 (11인 동상, 청덕선정비와 영세불망비들)

 

<함양 상림 역사인물공원 안의 조병갑 청덕선정비(오른쪽)>

2017년 5월에 함양, 거창지역의 정자 답사를 갔다가 함양 상림에 들렀을 때 역사인물공원 안에서 촬영한 사진이다.

 

<앞과 뒤에서 본 피향정 안의 21기의 공적비들>

 

<피향정의 '호남제일정(湖南第一亭)' 현판>

 

<하연지에서 본 피향정>

 

<피향정 하연지와 함벽루>

 

<피향정 함벽루(涵碧樓)와 함벽루중수기념비>

1918년 건립하여 사정(射亭)으로 사용하다 노후되어 철거하고 2009년 다시 세웠다. 세 번째 사진은 함벽루중수기념비.

 

<피향정 길 던너편의 김진민(1912~1991) 기념비(?)>

나는 처음 들었는데 정읍 태인면 출신의 천재 여성 서예가라고 한다. 난정서(蘭亭序), 서보절록(書譜節錄), 내장사 학명선사사리탑명, 금산사 대자보전(大慈寶殿), 영광 불갑사(佛甲寺), 백양사 우화루(雨花樓) 등의 현판을 남겼다고 한다.

 

<정읍 9경>

 

<우리 답사 팀이 점심을 먹은 정읍 한식당 금거북>

작은 지방도시에서 130여명이나 되는 우리 일행을 수용할 정도이니 상당히 크다. 반찬이 아주 맛있어서 테이블마다 계속 리필을 했을 정도이다. 우리의 주메뉴인 바지락버섯전골도 깔끔하고 맛있었다. * 브레이크 타임은 15:00~17:00(토, 일요일은 브레이크 타임 없이 영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