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도

예산 김정희 선생 고택(추사고택) 주련들

큰누리 2025. 8. 27. 16:19

≪예산 김정희 선생 유적≫

추사 김정희(秋史 金正喜)는 글과 그림, 글씨가 독창적이며 이 분야에서 뛰어난 업적을 남긴 조선시대의 대표적인 학자이며 예술가이다. 그는 어려서부터 총명하고 일찍 글을 깨우치는 등 천재성을 보였다고 한다. 24세인 순조 9년(1809)에 청나라에 사신으로 떠나는 아버지 김노경을 따라간 김정희는 청나라 제일의 학자 옹방강, 완원 등을 만나 재능을 인정받고 이후 일생 교유하였다. 또한 청나라에서 유행하던 고증학에 관심을 가졌다. 귀국 후에는 '사실을 밝혀서 진리를 추구한다'는 실사구시의 정신에 입각하여 학문을 완성해 나갔다. 김정희는 제자가 많아 '추사의 문하에는 3천의 선비가 있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였는데, 그들 중에 19세기 후반 개화 사상가로 이름을 날린 이들이 많다. 55세 때인 헌종 6년(1840)에 정쟁에 휘말려 제주도에 약 9년간 유배되었는데, 이 시기에 추사체라는 독창적인 글씨체를 만들었다. 그의 글씨는 인기가 높아 청나라와 일본에서도 찾는 이들이 많았다. 특히 헌종은 김정희의 글씨를 사랑하여 유배 중에도 글씨를 요구하였다고 한다. 예산의 추사고택 일대는 김정희가 나고 자란 고택과 그의 무덤, 증조부 김한신과 증조모 화순옹주 부부의 묘, 화순옹주의 열녀문(홍문), 김정희가 청나라에서 가져온 백송, 그가 수도하던 화암사와 주변의 각자 등이 있어 그의 자취와 숨결을 느낄 수 있다.

 

≪김정희 선생 고택의 주련들≫

김정희 선생 고택(추사고택)은 사랑채와 안채, 사당(영실)이 있는데 사랑채와 안채의 안팎, 솟을대문 안쪽의 기둥에 추사체로 쓴 주련들이 걸려 있다. 1976년에 복원되기 전의 고택 사진을 보면 기둥에 걸린 것이 아무 것도 없는 것으로 보아 복원한 이후나 복원할 당시에 주련들을 만들어 건 것이 아닌가 추측한다. 어쨌거나 그렇게 많은 주련을 본 것이 처음이고, 추사체라 신기해서 열심히 촬영한 후 편집해 보았다. 촬영한 것은 29개이고, 몇 개는 놓친 것 같다. 대략 30개 남짓이 아닐까 생각한다. 현장의 모든 주련 아래에는 친절하게 한글 풀이와 해설이 적혀 있다.

 

<사랑채의 주련 且呼明月成三友과 好共梅花住一山>

차호명월성삼우(且呼明月成三友) : 밝은 달 불러다 삼우(청풀, 명월, 작자) 만들고

호공매화주일산(好共梅花住一山) : 즐겁게 매화와 같은 산에 사네.

 

<사랑채의 주련 天下一等人忠孝, 世間兩件事耕讀>

천하일등인충효(天下一等人忠孝) : 천하의 제일은 충성, 효도하는 사람

세간양건사경독(世間兩件事耕讀) : 세상의 일 두 가지는 농사와 독서

 

<사랑채의 주련 畵法有長江万里, 書埶如孤松一枝>

 화법유장강만리(畵法有長江万里) : 畵法은 만리를 흐르는 장강의 유장함이 있고

서예여고송일지(書埶如孤松一枝) : 글씨는 가지 하나뿐인 외로운 소나무 같네.

 

<사랑채의 주련 好古有時搜斷碣>

호고유시수단갈(好古有時搜斷碣) : 옛것이 좋아 때때로 깨진 비석을 찾아다녔고, 왼쪽 주련 1개 놓쳤고...

 

<사랑채 서쪽 주련 秋水文章不梁塵, 春風大雅能容物>

추수문장불량진(秋水文章不梁塵), 춘풍대아능용물(春風大雅能容物)은 한자까지는 판독(!)했으나 해설은 해상도가 낮아 판독 불가... 어설프게 해설하느니 패스!

 

<안채 동쪽문 바깥의 주련 일장수죽반O서(一莊修竹半O書)>

오른쪽은 판독불가!

 

<안채 마루 남쪽부터 妙用時水流花開, 靜坐處茶半香初>

묘용시수류화개(妙用時水流花開) : 진리가 작용할 때 물 흐르고 꽃이 피네

정좌처다반향초(靜坐處茶半香初) : 고요히 앉은 곳에 차가 반쯤 우러나 향이 오르고

 

<안채 마루 高會夫妻兒女孫, 大烹豆腐瓜薑菜>

고회부처아녀손(高會夫妻兒女孫) : 최고의 모임은 부부, 아들딸, 손자

대팽두부과강채(大烹豆腐瓜薑菜) : 최고의 요리는 두부, 오이, 생강, 나물

 

<안채 동쪽문 안쪽 山月照彈琴, 松風吹解帶>

송풍취해대(松風吹解帶) : 솔바람 불어오니 허리띠 풀고

산월조탄금(山月照彈琴) : 산 달 비춰주니 거문고 타네

 

<안채 남쪽문 안 半日靜坐半日讀書, 五畝種竹五畝秇蔬>

오무종죽오무예소(五畝種竹五畝秇蔬) : 다섯 이랑은 대를 심고 다섯 이랑은 채소 갈고

반일정좌반일독서(半日靜坐半日讀書) : 한나절은 정좌하고 한나절은 책을 읽네

 

<안채 남문 밖 녹음상간양삼가(綠陰相間兩三家), 추수재심사오척(秋水纔深四五尺)>

녹음상간양삼가(綠陰相間兩三家) : 녹음 사이 섞여있는 초가 두세 채

추수재심사오척(秋水纔深四五尺) : 가을 물 깊어 봐야 겨우 너댓 자

 

<안채 남쪽 벽 碧玉盤中弄水晶, 黃金合裏盛紅雪>

벽옥반중농수정(碧玉盤中弄水晶) : 푸른 옥쟁반엔 수정이 구르고

황금합이성홍설(黃金合裏盛紅雪) : 황금 합 속엔 홍설(귀한 화장품)이 가득하네.

 

<안채 서쪽 凡物皆有可取, 於人何所不容>

범물개유가취(凡物皆有可取) : 모든 물건이야 취할 게 있는데

어인하소불용(於人何所不容) : 사람은 어찌하여 포용하지 못하는가

 

<추사고택 대문 안 敬亭山見石䦨西, 句曲水通茶竈外>

구곡수통다조외(句曲水通茶竈外) : 차 끓이는 부엌 밖으로 구곡산(중국의 명산) 물 통하고

경정산견석란서(敬亭山見石䦨西) : 돌 난간 서쪽으로 경정산(중국의 명산)이 보이네

 

<추사고택 대문 안 老見異書猶眼明, 遠聞佳士輒心許> 

원문가사첩심허(遠聞佳士輒心許) : 멀리서도 훌륭한 선비 이야기 들으면 문득 마음으로 인정하고

노견이서유안명(老見異書猶眼明) : 늙어서도 특이한 책을 보면 오히려 눈이 맑아지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