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앙코르 왓 답사기7 ( 바이욘 사원의 짜 맞추기 공법과 앙코르의 미소)

큰누리 2012. 5. 31. 14:31

1/16-1. 토. 맑음. 오늘의 첫 답사지 바이욘 사원

어제 일정이 일찍 끝나서 밤에 뭐가 없나 하고 내심 기대를 했는데 아무 일 없이 일찍 자야해서 불만스러웠다. 답사가 주목적이지만 현지 사람들과 어떤 식으로든 부딪쳐야 여행이 제 맛 나는 게 아닌가? 툭툭이도 한번 타보고 싶었고, 밍밍하다는 안젤리나 졸리 칵테일도 카페에서 마시고 싶었는데... 덕분에 아침 일찌감치 눈을 떴지만 밥을 미리 먹으면 답사 중에 배고플 것 같아 적당히 뒹굴다가 호텔 뷔페로 든든히 배를 채우고 9시쯤에 바이욘 사원으로 출발했다.

 

자야바르만 7세가 세운 앙코르 톰 안에 바이욘, 삐미아나까스 사원, 코끼리 테라스 모두 있으니 오늘 오전은 오롯하게 자야바르만 7세의 솜씨(?)만 보는 시간이다. 앙코르 톰은 자야바르만 7세가 세운 일종의 성채 도시 전성기에는 성 안에 10만 명, 주변에 100만 명이 거주했다고 한다. 그 안에 왕궁이 있었는데 신전만 석재로 짓고 인간의 주거지는 목재로 지은 까닭에 왕궁은 터조차 남아있지 않다. 대신 왕이 뱀 여인과 동침했다는 삐미아나까스와 왕궁 의식을 치르던 테라스, 왕의 정원 등이 인근에 있으니 왕궁의 위치를 짐작할 수 있기는 하다. 앙코르 톰의 정중앙에 있는 것이 바이욘 사원이다.

 

 

<앙코르 톰 해자 쪽의 일행>

 

 

어제 거쳤던 앙코르 톰 해자위 다리의 유해교반 조각과 고프라 탑문을 지나 5분쯤 걸어 바이욘 사원에 도착했다. 바이욘 사원은 접착제를 사용하지 않고 20만개의 바위를 블럭처럼 짜 맞춰 자연스럽게 형태를 만들어 올린 건축 공법과 3층 성소 주위에서 만나는 바이욘의 미소, 일명 앙코르의 미소 유명하다.

동쪽 입구로 들어서면서 만나는 1층 갤러리의 부조는 자야바르만 7세의 업적을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파노라마처럼 부조를 했다. 크메르인들은 왕족이나 귀족만 문자를 독점했기 때문에 부조나 그림으로 일반 백성을 교육하거나 종교 교리를 가르쳤다 한다. 덕분에 앙코르 관련 유적에서 만나는 부조들은 사실적이고 볼거리가 많다.

 

 

<앙코르 톰의 고프라 탑문과 유해교반>

 

 

<바이욘 사원>

 

 

바이욘 사원에서 아래층일수록 신분이나 지위가 낮은 자들의 영역이고 가장 높은 층은 신의 영역이다. 이곳에서 1층은 인간의 영역인데 상하 3단으로 나눠 조각한 내용에는 전쟁 중에 이동하는 군인들과 백성들의 다양한 모습이 표현되어 있다. 염소 수염은 중국인, 부처님 귀에 대머리는 크메르인 하는 식으로 보는 것도 재미있고 백성들이 이동하면서 음식을 해먹는 장면이나 투계, 상점, 분만하는 여인, 나무 위의 원숭이를 볼 수도 있다. 내용이 쉽고 재미있어서 앙코르 와트의 갤러리 못지않게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2층은 신의 영역으로 신화 내용을 부조로 표현한 것이란 점과 압사라 제외하고는 특별히 기억에 남는 게 없다. 압사라는 젖의 바다 휘젖기(유해교반) 마지막 과정에서 탄생한 존재로 우리나라로 치면 '선녀', 서양식으로 치면 '여자 천사'이다. 점잖게 서 있는 모습도 있지만 다소 요염하게 춤추고 있는 경우가 많아 '무희'라고도 번역된다. 

 

 

 <바이욘 사원의 1층 갤러리>

 

 

 <바이욘 사원의 1층 갤러리의 부조 - 자야바르만 7세와 수행원들>

 

 

  <바이욘 사원의 1층 갤러리의 부조 - 백성들이 전쟁 중에 불을 피워 음식을 만드는 모습>

 

 

<바이욘 사원의 1층 갤러리의 부조 - 백성들의 생활 모습 중 투계>

 

 

3층을 오르면 전체적으로 거무튀튀한 건물 색이 먼저 들어온다. 사전 지식이 없다면 바이욘의 미소(혹은 앙코르의 미소)를 느낄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어느 순간 고개를 들면 사방에서 탑 형상을 한 수많은 안면상이 드러난다. 그들은 거무칙칙하고 적당히 어딘가가 훼손된 모습으로 지그시 눈을 내려 감고 무표정하거나 미소를 띠고 있고, 그 사이사이 벽의 압사라들 역시 제각기 다른 얼굴로 지그시 아래를 내려다보고 있다. 도대체 몇 개나 되는지... 2층 이상의 공간에서는 이 앙코르의 미소(바이욘의 미소)로부터 절대 벗어날 수 없다.

 

 

<바이욘 사원 3층>

 

 

<바이욘 사원의 앙코르의 미소, 혹은 바이욘의 미소>

관음보살을 빗댄 자야바르만 7세의 얼굴이라고...

 

 

<바이욘 사원의 앙코르의 미소=바이욘의 미소들>

1인당 2달러를 내면 전통복장을 한 이 사람들과 다른 포즈로 3장의 사진을 촬영할 수 있다. 중앙의 기념 촬영하는 밀짚모자 여인 머리 위의 검고 낮은 불상이 가장 보존상태가 좋은 것이다.

 

 

<바이욘 사원의 압사라 상>

어깨에 두른 게 뱀이냐고 현지인에게 물으니 아니라고 했다. 그렇다면 뭐지?

 

 

<바이욘 사원의 압사라상>

 

 

<중앙 성소에서 기도하는 현지인>

 

 

<바이욘 사원의 앙코르의 미소, 혹은 바이욘의 미소>

  

 

<바이욘 사원>

 

 

<바이욘 사원 북쪽 출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