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앙코르 왓 답사기10 (세계 7대 불가사의 앙코르 와트2)

큰누리 2012. 5. 31. 14:46

1/16-3. 토. 맑음. 이번 여행의 하이라이트 앙코르 와트2

 

<앙코르 와트 1층 벽의 압사라들>

앙코르 와트에만 2,000명 가량의 압사라 상이 있는데 같은 표정은 하나도 없다고...

 

 

약간의 고소공포증이 있지만 그 동안 쁘놈 바껭, 삐미아나까스 등의 가파른 계단을 오르면서 다진 내공(?)으로 하늘을 향해 치솟은 악명 높은 앙코르 와트의 70도 각도의 계단을 올랐다. 중앙 성소탑을 가장 가까이 볼 수 있는 곳이다.

사원 1층과 똑같은 구조로 중앙을 중심으로 'ㅁ'자형으로 된 복도를 따라 한 바퀴를 둘러봤다. 주판알을 세로로 세운 것 같은 창틀 사이로 사원 밖 밀림풍경이 보이고 2층에 특이하게 와불이 있었다. 워낙 커서 평면에서는 가늠하기 어려운 사원 내부의 잔디마당이나 4면 갤러리들을 조망하기 좋아 건축을 총체적으로 판단하기에 좋고 내부에서 건축이나 작품을 보고 느낀 것과는 다른 시원함을 맛볼 수 있었다. 서쪽 창틈으로 보이는 진입로와 탑문의 조망이 특히 아름다웠다.

  

 

 <사원 2층 복도에서 조망한 사원 내부 마당>

 

 

<사원 2층 복도에서 조망한 사원 서쪽 / 사원 내부 마당과 정문 출입구, 멀리 보이는 탑문과 진입로>

 

 

<사원 2층 복도에서 조망한 사원 남쪽>

 

 

<사원 마당>

 

 

1층과 똑같은 구조의 가운데 목욕탕 모서리에서 중앙 성소탑을 카메라로 잡을 수 있는지 작은 테스트가 벌어졌다. 체면 불구하고 바닥에 엎드린 결과 내 디카에 탑은 다 들어왔지만 바닥까지 제대로 잡히지 않았다. 높이가 무려 65m이다!

 

중앙 성소탑은 힌두교에서 신들이 사는 신성한 메루산을 의미한다. 캄보디아(과거의 크메르 왕국)는 힌두교에서 불교로 종교가 바뀌었기 때문에 앙코르 와트나 다른 종교 건축에 두 종교가 공존한다. 그래서 앙코르 와트 중앙에 메루산을 의미하는 힌두교식 성소가 있는데 회랑에는 불상들이 늘어서 있는 것이다.

 

 

   <사원 2층에서 올려다본 중앙 성소탑>

 

 

관람을 끝내고 내려오는데 동생이 무서워서 계단 중간에서 쩔쩔 맸다. 뒤돌아서 내려왔는데도 별 도움이 안 됐던 모양이다. 동생 같은 사람이 많은지 유적지 경찰로 보이는 사람이 올라와서 동생을 돕고 나도 거든 탓에 겨우 내려왔다. 원래 올라가는 것보다 내려오는 것이 더 어렵고 무서운 법이다.

 

마지막으로 아름다운 조각으로 소문이 자자한 갤러리로 갔다. 어제 밤에 넓은 4면의 갤러리를 어떻게 감상하면 좋은지 공부를 해서 나름대로 동쪽과 남쪽 갤러리를 기대했지만 일정에 따라 움직이는 가이드의 말을 따르지 않을 수 없었다. 결국 남쪽의 수르야바르만 2세의 전투장면, 천국과 지옥 조각만 제대로 봤다. 그 외에 보고 싶었던 유해교반(젖의 바다 휘젓기)이 새겨진 북쪽 갤러리는 공사 중이어서 들어가지 못하고 밖에 실물 크기로 찍어 세워놓은 사진을 보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남쪽 갤러리는 유명세 때문인지 사람들의 손때로 까맣고 반질반질하게 변해 있었다. 상상을 초월하는 방대한 양의 조각이라 어느 한 부분만 가지고 판단하기는 무리지만 완벽한 사원 건물 못지않은 탁월한 조각이었고 도대체 얼마만큼 매달려야 이 부조를 완성할 수 있었는지 그 방대한 양이 경이로울 뿐이었다. 캄보디아, 특히 씨엠립 근처의 유적은 보통 오후 5시에 문을 닿는다는데 1시간 남짓 여유가 있었지만 그 자리를 떠야 해서 아쉬웠다.

 

 

<남쪽 갤러리와 일행들>

남쪽 갤러리에는 수르야바르만 2세의 전투장면이 자세하게 부조되어 있다.

 

 

<남쪽 갤러리의 부조들>

수르야바르만 2세가 말, 코끼리를 타고 전투하러 가거나 전투하는 장면으로 사람들 손때가 묻어 반질반질하다.

 

 

 

<부조 못지않은 천정의 연꽃무늬와 기둥 위의 문양>

 

 

<남쪽 갤러리 가장 바깥 부분>

오른쪽의 벽에 부조가 있다.

 

 

<공사 중인 북쪽 갤러리>

북쪽 갤러리에는 종교화, 즉 유해교반 부조가 있지만 공사 중이라 볼 수 없었다. 선신과 악신이 나가(7頭 뱀) 꼬리를 잡고 젖의 바다를 천년 동안 휘젛어 암리타를 만드는 내용이다.

 

 

<공사 중인 북쪽 갤러리의 유해교반 부조 사진>

 

 

<앙코르 와트 사원 북쪽 갤러리 외관>

 

 

<북쪽 출구 밖에서 본 앙코르 와트의 또 다른 아름다운 모습>

 

 

37년에 걸쳐 완성한 불가사의 건물을 2시간 동안에 본다는 자체가 무리였다. 그냥 맛보기만 했다 치려해도 그 아쉬움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북쪽 출구로 나오면서 사진촬영을 위해 마지막으로 돌아본 앙코르 와트의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 버스를 타러 나오다 만난 넓은 물줄기를 보고 잠시 강으로 착각했는데 그것은 다름 아닌 앙코르 와트의 해자였다!

 

 

<너무 길고 넓어서 강으로 착각한 북쪽 해자>

 

 

 

호텔로 돌아와 현지인들은 반드시 즐긴다는 낮잠시간이 뒤늦게 주어졌지만 앙코르 와트를 본 직후라 그런지 잠이 오지 않았다. 잠시 쉬었다 씻은 후 호텔 바로 옆에 있는 재래시장을 처음으로 구경했다. 그러고도 시간이 남아 호텔 주변을 어슬렁거리며 거리나 풍경을 촬영하니 날이 저물어서 예정된 저녁식사 겸 민속공연을 보러 출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