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앙코르 왓 답사기12 (캄보디아의 TV와 프로그램)

큰누리 2012. 5. 31. 14:49

1/16-5. 여행 이틀 째 밤. 캄보디아의 TV와 프로그램 

샤워를 하고 나오니 피곤한지 동생이 한국 드라마가 나오는 TV를 켜놓고 잠이 들었다. 동생은 일본에 거주하기 때문에 한국 드라마에 관심이 많은 편이다. 심심해서 캄보디아의 TV를 한번 훑어보기로 했다. 이곳 캄보디아 씨[엠립의 한국관련 방송은 3개 채널이다.29번 Arirang은 한국관련 영화나 교양 프로그램을 영어로 내보내는 녹화방송이고, 30번은 YTN 실시간 방송, 31번은 KBS World로 주로 KBS 드라마 녹화해서 방송했다. 캄보디아는 기본적인 생산기반이 빈약해서 모든 걸 수입해서 쓰고 방송도 그렇다고 들었는데 가동되는 채널이 무려 84개였다. 맨발로 1달러짜리 물건을 팔아서 그 이익을 2명이 나누는 예닐곱 살짜리 아이들이 거리에 깔렸는데... 어쩌면 관광호텔(그것도 5성급)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그 방송이 다 보이는 거라는 생각은 들었다. 나는 집에서 교육방송 다큐 프로그램을 종종 보는 외엔 공중파 4개도 소화를 못한다!

 

잠도 안 오고해서 내친 김에 모든 채널을 훑으니 15번부터 16번, 20번을 빼고 21번까지 5개 채널이 캄보디아 방송이다. 15번 왕족, 특히 시아누크 전 국왕 부인과 정치인, 사회지도층의 행보를 중계방송 했고, 17번(TV3) 뉴스와 연예 프로그램이 골고루 섞인 걸로 보아 캄보디아인들이 가장 많이 보는 민영이거나 국영방송인 듯 했다. TV는 고사하고 하루하루 입에 풀칠하기도 힘든 사람들인데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보는지는 의문이지만... 

18번(TV Cambodia) 군인이 행진을 하는 장면, 우리나라의 새마을 분위기의 음악이나 군가, 건설현장 등의 내용이 주류를 이루었다. 현재 이 나라 수상인 훈센 총리가 경제적으로 가장 모델로 삼는 게 한국 70년대의 새마을 운동이다우리나라로 따지면 "케이비에스, 케이비 에~~스...." 하는 식의 방송 로고송이 나오는 시점마다 뱀(나가) 두 마리가 꼬리를 흔들며 공중에서 앞쪽으로 사라지던 게 기억에 남는다. 공영이거나 국영방송일 것 같다.

 

특이한 것은 채널 19번 우리나라로 치면 홈쇼핑(통신판매) 방송인 것 같은데 TV 탐색을 하는 2시간 사이사이에 채널을 돌릴 때마다 원더걸스의 'nobody'가 배경음악이었고 G 드래곤 등장했다. 밤 10시 40분이 되자 외국계열 방송을 제외한 캄보디아의 방송은 모두 종영했는데 21번 BAYON TV만 뉴스, 연예 프로그램 등을 유일하게 늦게까지 방송했다.

기타 32번부터 36번 채널은 중국계열 방송으로 33번에서 <굳세어라 금순아>로 추정되는 한국 드라마 더빙한 것을 방송하고 있었다. 39번은 말레이시아 방송인 BERITA NATIONAL이었고 호주나 미국계열의 영화, 혹은 스포츠를 전문적으로 방송하는 채널, 인근국가인 태국 방송(추정) 등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많은 나라의 방송이 들어와 있었다.

말도 못 알아듣는데다 재미삼아 잠깐 모니터링(?)을 한 것이니 정확할 리는 없지만 그래도 심심함을 달랠 만은 했다.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