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앙코르 왓 답사기16 (실망스런 Old Market의 상품들)

큰누리 2012. 6. 1. 16:17

1/17-3. 세번째 코스 Old Market(재래시장)

 

여행을 하면 현지인과의 접촉이 좋다. 그러나 용기나 금전적인 여유가 없고, 건강도 여의치 못하다보니 정확한 목적을 가진 단기간의 단체여행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 그 갈증 때문에 이번 여행에서 그토록 밤에 돌아다니길 원했는지도 모른다. 하필이면 왜 밤이냐면 낮에는 공식적인 코스 여행을 하기에도 시간이 빠듯하니까.

 

재래시장은 그 갈증을 반쯤은 해소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를 했는데 솔직히 기대 이하였다. 우리나라 시장과 크게 다를 바 없고 몇 군데를 돌다보니 그 가게에 그 물건이었다. 상가 바깥쪽에는 대나 풀, 나무껍질을 말려 짠 수공예품, 목공예품, 구리로 만든 그릇이나 불상이 가게마다 비슷하게 진열돼 있고 안쪽에는 주로 실크, 국적이 애매한 전통복장, 천으로 만든 주머니나 가방 등이 고작이었다. 그것은 호텔 옆의 꼬마 시장이나 씨엠립에서 가장 크다는 이곳 재래시장(신 시장은 못 가봐서 잘 모르겠다)이나 크게 다를 바 없었다.

캄보디아 분위기가 나는 공예품 하나를 골라들고 값을 묻다가 상표를 보니 made in china이다. 캄보디아도 외국인 관광객을 상대하는 곳은 우리나라와 비슷했다. 그곳만이 내세울 수 있는 특징 있는 상품들이 많았으면 좋겠다. 차라리 구석으로 들어가니 현지인들이 많이 먹는 소시지나 젓갈, 생선 말린 것 등을 볼 수 있어 한결 나았다. 냄새는 좀 고약했지만...

 

 

 <재래시장 입구>

 

 

 <재래시장 풍경들>

 

 

 

 

  

 

<재래시장 안의 오토바이 주차장>

중고 오토바이 가게인 줄 알았는데 가이드에게 물으니 오토바이 주차장이라고...

 

 

<재래시장 바깥 쪽의 가게들>

 

 

 

 

 

 

<재래시장 안쪽의 가게들>

 

 

 

 

 <재래시장 구석의 말린 생선, 소시지, 젓갈 등 현지인 식품을 파는 가게>

 

 

시장이 기대 이하라 심드렁하게 사진을 찍는데 캄보디아인들은 사진에 대해 언제나 관대하다. 우리나라 시장에서 그렇게 사진을 찍는다면 육두문자를 듣거나 물바가지를 뒤집어썼음 직한데 그 사람들은 순한 눈만 껌뻑거린다. 캄보디아에는 관광객에게 피해를 입히면 사형까지 할 수 있는 제도가 있다는 이야기를 듣긴 했는데 꼭 그래서라기보다는 사람들 자체가 워낙 순박하다. 그렇다면 같은 동족을 무더기로 학살한 킬링필드는 뭐라고 설명해야 되나, 거참!

 

사진만 찍으니 시간이 남아 서성거리다 우리 가이드가 일본 과자가게에 앉아있기에 염치불구하고 들어갔다. 허접스럽긴 하지만 관광 상품도 같이 파는 곳이라 뭐라도 하나 팔아줘야 하는 게 아닌가 싶어 물건을 고르니 가이드가 그냥 앉아 있으란다. 10분쯤 앉아있는데 주인은 정말로 아무 눈치를 안 준다. 우리나라라면 그 상황에서 어땠을까? 불편해서 시장 입구 쪽으로 나와 동생, 퍼플크리스탈님과 함께 흑단나무(?) 그늘에서 일행을 기다리는데 그 뒤편에 있는 작은 저수지 같은 곳에서 아이들이 멱을 감는다. 건너편은 주택가이고 이쪽은 시장인데다 물 위엔 쓰레기들이 둥둥 떠있는데, 뜨아...

 

 

<재래시장 입구의 저수지(?)와 맞은편의 주택들>

아이들이 멱을 감는 이곳엔 쓰레기들이 둥둥 떠 있다.

 

 

아까 놓친 시장 입구의 번듯한 3층 건물에는 크메르어, 일어, 영어 등과 나란히 한국어로 ‘맛있습니다’ 라고 쓰여 있다. 한국관광객이 많긴 많은가 보다. 그렇게 눈요기만 하다 단 하나의 물건도 못 건진 채 1시간 만에 시장을 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