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7일 4차 여행지. Tonle Sap 보트피플의 고단한 삶1
샤브샤브가 맛있는 음식점에서 점심을 먹고 올드 마켓을 들른 후 톤레 샵으로 갔다. 씨엠립에서는 꽤 떨어진 곳이다. 현지 시간으로 3시쯤에 톤레 샵 선착장에 도착하니 캄보디아에서 본 세 번째의 산이 벌거벗은 모습으로 보이고 앞은 망망대해(!) 같은 호수다. 아시아에서 가장 큰 담수호(세계에서는 2, 3번째), 우리나라 경상남북도를 합친 크기, 캄보디아 국토 면적의 15%, 우기와 건기에 따라 수위 차가 엄청나다 등이 이 호수에 대한 내가 아는 객관적인 정보이다.
그 외에 톤레 샵 수상촌의 베트남 보트피플에 대해 국내 다큐프로그램을 본 적이 있다. 지금은 건기지만 내 눈에 호수의 물은 충분했다. 디카로 주변 경치를 몇 컷 찍은 후 30명이 정원으로 보이는 모터보트에 승선했다. 화장실에 다녀온 동생이 ‘짭짭...’ 하며 손을 내민 젊은 처자한테 츄잉 캔디를 주니 밖에 있는 어린아이한테 그 츄잉 캔디를 주더라는 얘기를 한다.
<톤레 샵 선착장>
지금은 건기라 물이 많이 빠진 상태이다. 'Sap'은 현지어로 호수란 뜻이다.
<톤레 샵 선착장을 출발한 직후>
관광버스들이 보이는 걸로 보아 주차장인 듯.
초라한 차림의 젊은이가 키를 잡은 유람선에 올라서니 그 다음부터는 망망대해(!)이고 좌우로 보트피플들의 삶이 눈에 들어온다. 벌거벗은 체 강가에서 뛰노는 아이들, 누덕누덕 기운 보트 집 위에서 웅크리고 앉아 지나가는 유람선을 멍하니 바라보는 사람들(그 들 눈에는 우리가 어떻게 보일까? 원망의 대상은 아닐 런지...), 두 사람이 겨우 앉는 길쭉한 보트의 노를 저어 물 위를 오가는 사람들, 우리처럼 유람선을 탄 사람들이 부지런히 호수 위를 오간다.
그런가 하면 달리는 유람선을 작은 배로 순식간에 따라붙어 올라 물건을 팔거나 뱀을 목에 두르고 '원 달러'를 구걸하는 사람 등 호수에서 고기잡이가 아닌 다른 방법으로 생계를 꾸려가는 무리들이 있다. 이들은 대체로 2인 이상의 가족단위로 움직였다. 보트 집마다 어망이 보였지만 우리가 만난 사람 중에 고기를 잡아 연명하는 사람은 없어 보였다.
우리가 탄 배를 운전하는 젊은이의 상황도 만만찮았는데 20살이고, 가족부양에다 더 나은 학업을 꿈꾼다고 했다. 바짝 마른 아홉 살, 열 살 먹은 두 조수 아이 역시 이 일로 가족부양을 하면서 학업을 계속 할 거라고... 키를 잡은 그 젊은이, 나하고 이야기하다 뱃길을 벗어나는 통에 우리 일행, 황천 갈 뻔 했다! 그래, 배워라! 지금 힘들더라도 너희들이 포기하지 않고 그렇게 열심히 산다면 언젠가 네 꿈은 꼭 이루어질 거다!
흙탕물 바다 같은 톤레 샵을 따라 보트피플의 삶들이 계속 스쳐 지나간다. 이 사람들은 베트남 전쟁 때 베트남을 탈출한 난민들로 제3국에서 받아주지 않았기 때문에 자의반 타의반으로 이곳에서 정착한 사람들이다. 국적이 없으니 취업할 수 없고, 고국으로 가자니 30년이나 지나 돌아갈 곳이 없다고 한다. 그래서 반평생 가까이 생활한 이곳을 뜨지 못하고 호수에서 잡은 생선을 팔거나 관광객을 상대로 구걸을 하거나 물건을 팔아 끼니를 연명하니 그들의 삶은 인간으로서 최하의 수준일 수밖에 없다.
주거지인 물 위의 보트는 하나같이 얼마나 더 기울 수 있는지 경쟁이라도 하는 것처럼 누덕누덕하다. 그 상황으로 물에 가라앉지 않고 떠있는 것이 신기한데 보트 바닥 쪽에 타이어들이 촘촘히 둘러있다. 옷가지와 누더기 같은 담요를 넌 사이로 비좁은 보트에 공간을 만들어 가꾼 작은 화단이 보인다. 얼마나 경이로운 인생인지... 사는 게 힘들다고 투정한 것을 잠깐이나마 깊이 반성했다. 그들의 고단한 삶을 몇 줄의 글이나 몇 장의 사진으로는 결코 다 말할 수 없을 것이다.
<톤레 삽의 가게>
생활용품 가게나 생선 공판장 같은 곳이 아닐까?
<톤레 샵 보트집의 화단>
각박한 환경 속에서도 희망처럼 꽃을 키운 이 집(!) 주인이 인생의 진정한 가치에 대해 내게 질문하는 것 같았다. 수질정화 능력이 탁월한 水中 식물 부레옥잠이 앞쪽에 보인다.
<톤레 샵 보트 위의 가톨릭 교회>
사람 사는 곳이니 종교도 있어야 하고...
<톤레 샵 보트 위의 불교사원>
지붕 위의 표지는 가장 많이 띄는 걸로 보아 우기 때의 수위와 관련 있는 것 같다.
<대구 칠곡교회에서 세운 수상 칠곡교회>
<폭격 당한 것 같은 일상적인 삶터>
<호수가의 마을1>
<호수가의 마을2>
<호수 위의 유람선>
한국관광객들인 듯...
<보트피플 가족>
<전형적인 수상가옥>
<호수 복판의 수상가옥들>
<우리가 본 중에서 가장 형편이 나아보인 수상 관광촌 근처의 마을>
<30여분만에 도착한 수상촌>
고단한 호수 사람들의 삶을 넋을 잃고 보다가 30여분 만에 우리는 관광객 명목으로 수상촌에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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