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도

천사의섬 도초도, 비금도

큰누리 2012. 6. 2. 18:09

<천사의 섬 도초도와 비금도>

우리 일행은 홍도여행에 비금도 관광를 옵션으로 추가했다. 나는 처음 듣는 섬이었지만, 여행사와의 계약을 위임 받은 일행 언니들이 협의해서 추가한 게 아닌가 싶다. 나야 뭐, 무조건 많이 보면 좋으니까...

천...님께 들은 바로는 TV드라마 <봄의 왈츠>를 촬영한 하트 모양의 하누넘해수욕장 비금도를 추가하게 한 결정적인 이유였던 것 같다. 몇 년 전에 잘 생긴 다니엘 헤니가 출연한 걸 한 두 번인가 본 적은 있지만 내용은 잘 모르겠다. 그 드라마 말고도 <섬마을 선생님 촬영지>라는 표지를 봤다. 영화 촬영을 많이 한다는 것은 그 만큼 아름답거나 특징적인 풍경이 많아서였을 것이다.

 

홍도 인근의 나머지 섬들은 묶어서 자칭 <천사의 섬>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무슨 소리인가 싶었는데 무인도를 포함해서 섬의 갯수가 1004개라서 붙인 이름이라고 한다갯수는 맞는지 모르지만 아무튼 뱃길에 걸리는 게(?) 섬들이니 틀린 말은 아닐 듯 하다. 이름도 생소한 섬들이었지만 둘러보니 섬만이 가진 특징들을 볼 수 있어서 정말 좋았다. 거세고 짭쪼롬한 바닷바람, 염전, 돌담, 유채꽃과 이국적인 상록수들...

16:00에 흑산도 선착장을 출발해서 17:15에 비금도 선착장에 도착했다.

 

 

<비금도와 도초도 연교인 서남문대교>를 도초도에서 촬영. 

 

 

 <정상에서 본 비금도 하누넘해수욕장>

일행 중 연장자이면서도 가장 낭만적인 감성을 지닌 천...님이 반할 만한 곳이다. 오른쪽으로 만들어진 하트 모양이 보인다. 불편한 점이라면 섬, 그것도 높은 산 넘어 외진 곳에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외면을 당하다가 최근에 그 점 때문에 각광을 받고 있다고 한다. 드라마의 영향이 클 것이다. 해수욕장에서 꽤 떨어진 곳에 있는 탈의실이 별장인 줄 알았다.ㅋ...

 

 

Tip : 비금도는  

새가 날아오르는 형상을 닮아서 붙은 이름이라고 한다. 목포항에서 54km거리에 있고, 신안군 소속으로 섬 최고봉은 선왕산이다. 극심한 가뭄이 들었을 때 마침 그 곳을 지나가던 최치원 선생의 도움으로 기우제를 지내고 비가 왔다고 한다. 그래서 이와 관련된 '천제'가 아직도 전승되고 있으며 최치원 선생이 팠다고 하는 '고운정'이란 우물이 남아있다고 한다. 위 사진의 하누넘해수욕장, 원평의 명사십리 해수욕장과 해당화, 칠발도 해조류 번식지 유명하고 기타 천일염과 비금도 섬초(시금치)가 유명하다.

 

 

<비금도의 돌담>

개인적으로 가장 내 마음을 끈 풍경이다. 사진 앞쪽의 돌담 쌓은 걸 보면 그야말로 '예술'이 따로 없다는 생각이 든다. 모양이나 크기가 저마다 다른 돌들을 어찌 그리 빈 틈 없이 정성스럽게 쌓았는지... 돌담은 비금도를 상징하는 것 중의 하나이다. 일단은 제주도처럼 돌이 많아서 자연스럽게 담 쌓는 재료로 이용했을 것이다.

골짜기 능선에 쌓은 돌담은 특별히 '우실'이라고 하며 해풍을 막고, 마을의 약한 지세를 보완했을 뿐 아니라 맹수로부터 위협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

 

디카 밧데리가 떨어져서 품에 품어가며 몇 컷 밖에 못 찍기도 했지만 현지 가이드 분이 많이 보여주려고 어찌나 서두르며 마구 달리는지 도대체 사진을 찍을 겨를이 없었다.

 

 

 <현지 가이드가 한국에서 가장 오래된 木船 거라고 자랑한 비금도의 배>

 

 

 <비금도 원평 명사십리 해수욕장>

차가 모래에 빠지지 않고 달릴 수 있는 대한민국에서 몇 개 안 되는 해수욕장이다. 백령도 사곳해변, 안면도 꽃지해수욕장 등...(그러고보니 모두 다녀왔다, 자뻑!!!) 아스팔트 길처럼 모래가 단단하다. 유명한 '명사십리의 해당화'는 몇 송이만 봤다. 

 

 

<명사십리해수욕장의 풍력발전기>

섬 주민이 다 쓰고도 전기가 남아서 한국전력에 판다고 한다.

 

 

이제, 비금도와 도초도를 연결하는 서남문대교를 넘어서 도초도로 갔다. 사이사이에 저녁 밥 먹으러 왜 안 오느냐고 가이드에게 빗발 치듯 독촉 전화가 오기 시작했다. 우리는 꽁꽁 언 몸으로 눈치를 봐가며 열심히 따라붙고...

처음엔 지프를 몰고와 시큰둥하게 의무로 움직였던 현지 가이드분이 나 빼고 모범생 같은 반응을 보인 우리 일행에게 마음을 돌린 듯 했다. 그 독촉전화를 요령껏 피해가며 우리에게 비금도와 도초도에서 볼만 한 곳은 모두 보여줬다. 우리야 뭐, 감사~~

도초도는 뭐니뭐니해도 섬 전체가 소금밭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번개불에 콩 구워먹듯이 섬 일주를 하고 시목해수욕장 여유있게 둘러봤다.

 

 

<도초도 관광안내도>

 

 

 <도초도 염전>1

신안은 천일염으로 유명하며, 이곳이 바로 신안군이다. 염전을 자세히 본 것은 나도 처음인데 납작 엎드린 지붕이 인상적이다(소금 저장고인 듯). 소금밭에 이동레일을 설치한 것도 그렇다.

 

 

 <도초도 염전>2

울퉁불퉁한 길을 달리는 차 안에서 촬영해서 사진이 영~

 

 

<문 닫은 염전과 도초도 풍경>

소금이 과잉생산되어 지자체(?)에서 보상을 하고 염전을 다른 업종으로 바꾸는 중이라고 한다.  

 

 

 <도초도 枾木(시목)해수욕장>

주변에 감나무가 많아서 붙은 이름이라는데 지금은 소나무로 바뀌었다. 떡가루보다 더 고운 하얀 모래가 인상적이었다.

 

 

<할말 많은 도초도 숙소>

우리가 묵은 금x장인가 하는 여관(여행사에서 일방적으로 지정)은 4인실로 예약을 했는데 들어가보니 화장실이 바짝 붙은 재래식 방이었다. 방이 좁은데다 손바닥 만한 전기요 한 장에  'ㄱ'자로 방이 굽은 것이었다. 2명이 쓰면 2인실, 4명이 쓰면 4인실이 되는 일종의 고무줄 방인 셈이다.

여관 측하고 말이 되지 않아 여행사 담당에게 전화를 했더니 거기는 사정이 다 그러니까 웬만하면 그냥 자라고 했다. 우리는 전화에 대고 소리를 질렀다. "우리더러 기역자로 구부리고 자라고요?" 대학 시절, MT 때나 만날 수 있었던 가장 열악한 숙소였다. 하지만 이 나이에 언제 그런 데서 자보겠는가? 그것도 이젠 추억으로... ^0^

 

 

<5월 9일 아침의 도초도 풍경>

일행 언니들이 씻고, 화장하는 사이 나는 빠져나와 숙소 주변을 돌아다녔다. 나는 쌩얼이라... 사진 오른쪽으로 열대식물인 종려나무가 보인다. 70년대, 새마을 운동을 하면서 초가를 대체한, 인체에 해로운 석면이 다량 섞인 슬레이트 지붕들이 꽤 많이 보인다. 전직 대통령 고향치곤 참 초라하다.

 

 

 

 

 <세장산 비석>

'한양조씨세장산'이라고 기록되어 있는 비석이다. 이런 '...氏세장산' 비석들이 섬 전체에 있는데 땅 주인을 나타내는 일종의 영역표시라고 한다.

 

 

 <도초도 천일염에 관한 에피소드>

현지 가이드 분의 꼬임(!)에 넘어가 나도 이 소금을 한 자루 샀다. 현지 가이드는 대개 지프(혹은 승합차)기사와 특산물 협동 판매를 겸업한다. 사실은 집에 소금이 막 떨어진 참이었고 어머니가 좋아하실 것 같아 샀다. 택배비 포함해서 20,000원이다.

그런데, 이게 30kg 들이이다. 그것 때문에 몹시 망서렸는데 도초도 소금은 이 크기 밖에 없다. 건너갈 시간이 없는 비금도에는 5kg부터 다양하게 있는데 말이다. 또 망서리다 낮에는 집이 비기 때문에 맡길 곳이 마땅치 않아 어쩔 수 없이 집에서 가까운 직장으로 택배를 부탁했다.

어쨌거나 이틀 뒤(빠르기도 해라!)에 정확히 직장으로 이 놈의 소금이 배달되었다. 승용차를 팔아치운 터라 이걸 어떻게 집으로 옮길 지 무척 고민을 했다. 지나가는 동료마다 웬 소금자루냐고 자꾸 물어서 일일히 대답해야 했다. -.-;; 내 직장 동료가 100여명이다! 그 덕에 이 소금 파는 연락처를 알려달라는 동료들이 슬슬 늘어나는 중이다.

 

일주일 여를 묶혔다가 동료 둘의 도움으로 하필이면 비 오는 날, 집으로 날랐다. 2층 계단으로 두 여자가 질질 끌며 옮긴 웬수 같은 소금!!! 이걸 도와준 친구, 허리가 멀쩡했는지 의심스럽다. 도초도 주민 여러분, 소금 좀 제발 작은 단위로 파십시오. 사람 잡습니다. 게다가 서울 사람들은 한꺼번에 이렇게 많은 소금, 소화 못합니다!

 

 

 <도초도 선착장>

이제 천사의 섬으로부터 이별이다.

 

 

 <식당 풍경>

이 식당에서 5/8 저녁과 5/9 아침을 먹었다. 음식 수준은, 반찬  가짓수는 많은데 너무 짜서 괴로웠다. 

엊저녁에 현지 가이드와 비금도, 도초도 일주를 하는 동안 빨리 와서 저녁 먹으란 독촉 전화를 엄청나게 받았다. 우리야 가이드 하는대로 따라간 것이었는데 우리가 섬 일주를 하느라 늦장을 부리는 사이 한꺼번에 밥상을 차려놓은 걸 같은 배를 탄 사람들이 다 먹어치웠다고 한다. 반찬이 시원찮은 것에 대한 보복이었을까? ㅋㅋ...

 

물론 우리는 아무 것도 모른 채  밥상을 받았다. 반찬은 안습이지만 효도 관광을 따라온 같은 배의 할머니께서 주신 갑오징어 회는 싱싱하고 아주 맛있었다.

 

 

 <도초도의 시원찮은 아침 밥상>

양념 김이 가장 각광을 받았다, 해외여행도 아닌데... 반찬 가지 수는 많은데 너무 짜고 맛이 없다!

 

 

 <이 카페리호를 타고 목포로 되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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