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도

영동 천태산의 영국사와 석탑, 부도들

큰누리 2012. 6. 5. 17:05

54차 능원묘 답사지는 영동, 옥천, 청원지역이었다. 바람 한 점 없는 36.5도까지 올라간 염천의 날씨는 사람잡기에 딱이었다. 그 날의 후유증은 땀띠로 남았다(이미 대마도에서 자릴 잡았지만...) 포기란 없는 능원묘답사 팀도 그 날 만큼은 그만하자는 소리가 나올 정도였다. 동행한 멤버 중 어르신은 결국 높은 지대 몇 곳의 답사를 접고 아래에서 기다리셨다.

 

54차 능원묘 답사에서 본 묘소의 주인공 역시 내노라할만한 분들이다. 영동 심천면 소재 우리나라 3대 악성으로 불리는 세종 때의 박연선생 묘소와 사당인 경란재와 난계사, 옥천 안남면 소재 임진왜란 때의 의병장 조헌(중봉)선생 묘소, 청원군 낭성면 소재 단재 신채호 선생의 묘소청원군 신천면 소재 고려 개국공신이자 청주 한씨의 시조인 한란선생 묘소를 답사했다. 그 중 조선 8대 명당이라는 한란선생 묘역은 물론이거니와 가파른 산 정상에 있는 박연선생 묘소를 제외하고는 나머지 분들의 묘소 모두 툭 트이고 전망이 좋아 풍수에 문외한인 내가 봐도 마음까지 시원하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영동 가는 길에 가선식당에서 먹은 도리뱅뱅이(피래미 튀김을 양념으로 졸임), 진게미(민물새우 튀김), 어죽 별미였다. TV에서 맛집으로 뜬 집 답게 사람이 많고 맛도 괜찮았다.

 

그외 54차 중요한 답사지인 영국사는 영동의 천태산 있다. 버섯의 고장답게 영국사까지 오르는 20여분의 산길에는 이름 모를 버섯들이 많았다. 영국사는 신라 문무왕 때 창건했다고 전해지며 고려 문종 때 대각국사가 국청사로 개칭했고, 공민왕 때 홍건적이 침략하자 이곳으로 피해 국태민안을 기원한 이후 영국사로 이름이 자리잡힌 절이다. 자꾸만 '미국사, 한국사...'가 떠올라 혼자 피식 웃었다.

외진 곳에 있는 절임에도 영국사에는 훌륭한 유물들이 많다. 대웅전은 충청북도 유형문화재 61호, 영국사 원각국사비와 삼층석탑, 부도 각각 보물 532호와 533호, 534호이다. 보물 535호는 매표소에서 들어와 왼편 흔들바위 쪽에 있는 망탑이라는데 전 걸음이 처져서 그걸 놓쳤다. 자연석을 다듬은 위에 세운 탑이라는데 혹시라도 헤매다 일행들의 발목을 잡을까봐... 기타 영국사 석종형 부도와 원구형 부도 각각 충청북도 유형문화재 184호와 185호세 명 정도의사람이 양팔을 벌려야 안을 수 있는 영국사 은행나무는 천연기념물 223호이다.

 

 

<영동 가선식당의 도리뱅뱅이>

민물에서 잡은 피래미인데 비리지 않고 담백하다. 술안주로 딱! ㅇㅋㅈㅊ님이 41마리라고 하셔서 세어봤는데, 맞다! 귀가 안 맞는 1마리는 tip이었을까? ^^

 

 

<영국사가 있는 천태산>

버섯이 엄청 많은 산이다.

 

 

<천태산의 산신할멈바위>

 

 

<천태산 삼단(舊 용추)폭포>

가물어서이기도 하지만 폭포라고 부르기에 민망할 정도로 빈약하다.

 

 

<영국사 매표소의 산악회 리본들>

 

 

<세 사람이 안아도 모자라는 거대한 천연기념물, 영국사 은행나무>

내가 본 중에서 용문사에 이어 가장 크고 연륜이 느껴지는 은행나무로 천연기념물 223호이다.

 

 

<영국사 만세루>

단청을 하지 않아 소박하다.

 

 

<만세루 아래에서 본 영국사 대웅전>

충청북도 유형문화재 61호이다.

 

 

<영국사 대웅전>

정면 3칸, 측면 2칸의  맞배지붕 형식으로 조선후기에 지어진 충청북도 유형문화재 61호이다.

 

 

<영국사 삼층석탑>

통일신라 말의 탑으로 현존하는 것 중에서 가장 우수한 작품으로 평가받는 보물 533호이다.

 

 

<영국사 극락보전(左)과 중앙의 산신각, 대웅전(右)>

 

 

<극락보전에서 부도 가는 길의 좌불> 

자그맣고 소박한 모습이 눈길을 끈다.

 

 

<영국사 주변의 부실한 안내판>

영국사에서 가장 아쉬웠던 것이 바로 이 단순한 안내표지이다. 인적도 없고 사방으로 길이 뚫렸는데 원각국사비나 부도가 어디에 있는지 눈에 띄는 곳에 안내표지가 없다.

 

 

<원각국사비>

고려 명종 때의 왕사였던 원각국사비로 보물 534호이다. 비석의 글씨는 마모가 심해서, 판독이 어렵다.  

 

 

<원구형부도와 석종형부도> 

둘 다 고려 말 조선 초에 제작된 것으로 추측하며 부도의 임자는 모른다.

 

 

<영국사의 다양한 부도와 원각국사비>

윗 사진 반대편에서 본 모습으로 왼쪽 앞은 석종형부도, 중앙은 원구형부도, 전각 안은 원각국사비이다.

 

 

<영국사 부도>

보물 532호이다. 통일신라말 고려초 부도의 전형으로 원각국사 사리를 모신 걸로 추측한다.

 

 

<더위에 널브러진 영국사의 견공>

사람 체온과 같은 36.5도의 염천에 견공도 널브러졌다. 은행나무와 더불어 천태산 영국사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이다.

 

 

<천태동천 각자>

이런 게 두 곳 있다.

 

 

<끔찍히 무더웠던 날>

무더위로 ㅉㄱ님의 상의가 흠뻑 젖고, 90에 가까운 어르신은 같이 오르지 못하고 이곳에서 기다리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