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일본 여행1 - 후지사와 쇼난다이 주변 모습과 에노시마

큰누리 2012. 6. 7. 16:25

1년에 4번 해외여행이라... 내 팔자가 좋거나 경제적인 여유가 있어서 그런 건 절대 아니다. 태국여행은 직장에서 6개월 전 쯤에 이미 계획된 것이었고 일본여행은 갑자기 일본에 사는 동생에게서 와달라는 연락을 받아서였다.

태국여행을 1월 10일부터 4박 5일 간 다녀온 후 사진정리 하느라 정신 없는 틈에 동생이 부탁한 물건 준비하고 동생 부부에게 줄 선물 준비한 후 입던 옷에 두 벌의 여벌 옷을 주섬주섬 챙겨 18일 오후에 그야말로 얼떨결에 일본으로 갔다. 여행, 특히 해외여행은 치밀하게 계획해서 떠나는 것이 기본이지만 이렇게 떠나는 것도 괜찮은 것 같다.

 

일본은 전에도 몇번 다녀왔다. 하지만 관광 패키지이거나 다른 목적이 있어서 내가 원하는 여행은 못했다. 그래서 가족들 다 털고 나혼자 동생만 만나러 떠나는 이번 여행이 뭔가 다를 거란 예감이 들었다. 오로지, only 나만을 위한 여행!

7박 8일의 일본여행을 위해 준비한 것은 첫째, 일본을 너무나 잘 아는 동생을 믿은 것이고 둘째, 동생네 집을 근거지로 민폐를 덜 끼치며 볼 수 있는 자료를 내 나름대로 찾아서 볼 곳 리스트를 작성한 것이다. 도착한 첫날은 밤이었기에 동생네 부부와 이야기하며 대충 보내고...

 

 

<둘째날(2011.01.19) 아침 동생네 집에서 바라본 풍경>

동생이 사는 후지사와 쇼난다이는 우리나라로 따지면 전원주택 단지 같은 곳이다. 단층주택에 예쁜 화단이 있고 조용하고, 적당히 나이든 토박이들이 거주하는 곳... 딱 내 스타일이다! ㅎㅎ... 

 

 

5년 동안 마르고 닳도록 써먹은 디카(니콘 쿨픽스) 배터리가 한국에선 단종이 됐다. 오래 쓰다보니 배터리 성능이 너무 떨어져서 사진 찍을 때마다 고생을 했다. 디카를 바꾸느냐, 아니면 배터리를 구하느냐를 놓고 고심하던 중 내 디카가 일본 기종이라 막연하게 희망을 가지고 동생에게 미리 디카 배터리를 수배했다. 그래서 일본 도착한 다음 날 아침 일어나자마자 동생네 집 인근에 있는 디카 판매점으로 가던 중에 이런 걸 봤다.

 

 

<일본의 대형폐기물 처리 방법>

일본은 이런 식으로 대형폐기물을 처리한다고 한다. 우리랑 별반 차이가 없다.

 

 

<디카 대형매장과 맑은 냇가>

오른쪽이 디카 대형매장인데 디카 업종으로는 일본에서 가장 싼 체인점이라고... 냇가는 일본에서 의례 볼 수 있는 것처럼 깨끗하고 대형 물고기들이 떼지어 살고 있다. 내가 흐르고 그 냇가에서 새나 물고기들이 유유자적 노니는 광경은 언제 봐도 부럽다!

 

 

<냇가의 물고기>

 

 

<냇가를 따라 산책 중에 본 고급주택>

 

 

<냇가를 따라 산책 중에 본 무인판매대>

내가 평생 본 무우 중에서 가장 잘 빠진(?) 무우였다. 이 무우 보고도 못 생긴 다리를 무우다리라고 할 사람?

 

 

<냇가를 따라 산책 중에 본 풍경>

 

 

<쇼난다이역 부근 주택의 예쁜 장식>

일본여행 하다보면 이런 '톡톡 튀는 것'들을 많이 만나는데 여간 기분 좋은 게 아니다. 뽑기로 뽑은 싸구려 인형과 pet병을 잘라 색칠을 하고 이렇게 예쁘게 철책에 매달아 놓았다! 오른쪽 아래 사진은 현관쪽에 늘어놓은 고관절 나무인형과 일곱난장이들...

 

 

디카 배터리 주문하고(그런데 이게 현지 기준으로 도착하는데 열흘이 걸렸다! 대한민국 만큼 '빨리빨리'가 잘 통하는 나라가 있을까?) 냇가를 따라 동네 한 바퀴를 돈 후, 일정대로 에노시마로 향했다.

 

 

<에노시마 가는 열차 안>  

 

 

<에노시마 가는 열차 안에서 본 바깥 역 풍경>  

에노시마에 다 갈 즈음의 역에서 만난 아그들인데 예쁘기만 한 게 아니라 질서도 잘 지킨다. 이렇게 질서 잘 지키는 풍경은 일본에서는 흔하다(아니, 당연하다). 부자집 아이들이 다니는 유치원의 생도란다.

 

 

<에노시마역>

에노시마는 도쿄에서 100키로 정도 떨어진 곳으로 '원래 섬이었지만 연육교가 이어져 지금은 섬이 아니고 해변이 깨끗하며, 산을 올라가면 진쟈(神社)가 있다'는 정도가 에노시마에 대한 내 상식이었다. 여하튼 깨끗하다는 것과 동생에게 민폐를 덜 끼칠 것 같아 동생네 집 인근에 있는 걸로 고른 첫번째 여행지이다.

 

 

<에노시마역 바로 맞은편의 벤텐교(橋)>

이 다리를 건넌후 지하통로를 통과하고 다시 긴 다리를 걸어 건너야 에노시마에 닿는다. 평상 시엔 관광객이 많다는데 우리는 평일에 갔기 때문에 그리 붐비지 않았다. 다리 중간에 '구름의 形'이란 제목의 엎드린 아가씨像이 있다.

 

 

<벤텐교에서 본 풍경>

첫 느낌이 모두 깨끗하다는 것이다.

 

 

<벤텐교의 까마귀>

벤텐교를 나오자마자 까마귀가 나를 반긴다. 일본에서 까마귀란 존재는 우리나라의 길고양이와 비슷하다. 도시마다 먹이를 쉽게 구하려는 영악한 까마귀가 넘쳐나고 먹이를 얻기 위해 쓰레기봉투를 헤짚기 때문에 골치덩어리이다.

 

 

<벤텐교를 벗어나 연육교를 향해>

한국은 이 시각, 영하 15도를 넘나드는데 이 곳은 영상 12~15도로 우리나라의 늦가을 날씨 같다.

 

 

<에노시마 연육교에서 본 풍경>

긴 가로로 된 도로 끝에 짐배가 들어서면 차들이 다가가 짐을 부린다.

 

 

<연육교에서 본 에노시마>

 

 

<연육교에서 본 에노시마 맞은편>

 

 

<연육교의 거리의 화가>

양해를 얻고 찍었다. 일본은 우리나라보다는 사진 찍는 것에 대해 관대하다.

 

 

<에노시마 진입 후 첫 풍경>

밝은 녹색의 '도리이' 너머로 에노시마 신사가 보이고 그 앞으로 상가들이 한 눈에 들어온다. 일본은 신사나 절앞에 불경스럽게(!) 상가들이 줄지어 있다. 유명한 관광지라 기대를 안 했는데 의외로 일본 느낌이 폴폴 와 닿는다.

 

 

<에노시마 거리 풍경>

에노시마는 작고 귀여운 섬(?)이다. 전망대에서 한 바퀴 둘러보면 섬 전체가 시야에 쏘옥 들어온다.

 

 

<타코센베 가게의 줄>

깔끔하고 예쁜 가게들에 눈을 팔며 섬 중앙에 있는 진쟈(신사)를 향해 가던 중 긴 줄을 보았다. 뭔가 싶었는데 동생이 '타코센베'가게라며 줄을 선다. 별 것도 아닌데 가격이 센 일본의 물가가 생각나서 손을 저었지만 동생은 긴 줄 끝에 아래와 같은 걸 600엔인가를 주고 사왔다.

 

 

<납작하게 구운 문어 한 마리, 타코센베>

'타코'는 문어이다. 문어 한 마리를 무슨 재주를 피웠는지 모르지만 종이 만큼 납작하게 구웠다. 사방으로 다리가 펼쳐진 게 보인다. 고소하고 바삭바삭한 게 맛은 있지만 비싸다, 600엔! A4 사이즈의 종잇장 같은 것이 우리나라 돈으로 8,000원이다!

사람들이 이걸 산 후 햇빛 쪽에 대고 얼마나 납작한지, 그래서 비치는 걸 찍으려고 휴대폰으로 촬영을 했다. 나도 했다. 디카 성능이야 휴대폰하고 비교도 안되지만 해가 지기 시작해서 효과가 전혀 없다.

 

 

<에노시마진쟈(신사) 전경>

 

 

'에노시마진쟈'라고 쓴 비파 같은 악기가 눈에 두드러진다.

 

 

<에노시마진쟈의 재물神(벤자이텐)>

비파를 든 이 여신이 일본 3대 재물신인 모양이다. 장사하는 사람에게 가장 인기가 많은 신이라고...

 

 

<에노시마진쟈 본 건물>

신사 본건물 앞에는 연인들이 좋아할 만한 하트 같기도 하고 원 같기도 한 이런 것이 대부분 있다.

 

 

<에노시마진쟈의 에마(繪馬)>

에마는 오각형의 나무판에 소원을 적어 본전 앞에 걸어놓고 소원을 비는 도구이다. 물론 돈을 주고 사야한다.

 

 

<에노시마진쟈의 오미쿠지>

일본 신사를 들른 사람이라면 신사 곳곳에서 이런 걸 수도 없이 보았을 것이다. '오미쿠지'라고, 갈흉화복을 점치는 글이나 부호를 적은 종이 쪽지이다. 일정한 모양으로 묶으니 이것도 예술처럼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