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일본 여행6 - 하코네유모토 호텔 온천, 등산 열차

큰누리 2012. 6. 7. 16:46

하코네를 주욱 돌면서 보니 하코네(箱根)와 하코네유모토(箱根湯本)는 좀 달리 쓰이는 듯 했다. '하코네'가 붙은 지명은 꽤 많다. 진쟈(신사)가 있는 모토하코네(元箱根), 유람선이 잠깐 선 하코네마치(箱根町) 등... 하코네는 포괄적인 지명이고 하코네유모토는 온천이 집중된 지역인 것 같다. 하코네유모토역에서 내리면 이곳의 명물이라는 온천만쥬(만두)와 무슨무슨 호텔의 온천탕 플래카드가 눈에 가득 들어온다.

 

우리는 '하코네' 하면 큐슈의 '벳부'와 더불어 온천을 먼저 떠올리지만 내 경우엔 로프웨이를 타고 소운잔(早雲山), 노란 유황과 화산 연기가 하얗게 피어오르는 오와쿠다니(大通谷)를 넘어 도겐다이(桃源대)에서 유람선 승선 후 고산 정상에 있는 호수를 한 바퀴 돌면서 본 시리도록 푸른 물과 하늘, 허연 유황연기를 뭉개뭉개 피워올리던 오와쿠다니(대통곡)가 더 기억에 남는다. 특히 기억에 남는 것은 로프웨이로 오와쿠다니(대통곡)를 넘어가는데 갑자기 하늘 중간에 불쑥 나타난 후지산이었다. 일본 목판화에서 본 것처럼 그야말로 후지산은 고고하고 단아한 자태 내 앞에 갑자기 나타났다! 그 이야기는 뒷글 쯤에서 하고...

 

 

<하코네유모토역 부근의 새>

호텔 셔틀버스를 타는 번화한 역 근처에 예쁜 새가... 새가 앉은 곳은 눈이 아니라 하얀 벽이다. 당시 일본의 날씨는 영상 12~16도쯤 되는 푸근한 날씨였고 산중에 있는 하코네 쪽은 좀 쌀쌀했다. 

 

 

<하코네유모토호텔 로비>

우리는 이곳의 다다미방에서 묵었다. 하코네유모토에 있는 호텔에는 기본적으로 온천, 특히 노천탕이 모두 있다고 보면 된다.

 

 

 

<하코네유모토호텔의 저녁 식사>

퓨젼 스타일이고 맛은 그럭저럭... 생선회와 참치회, 피자, 두부, 새우튀김, 샐러드, 빵 등이 조금씩 계속 나왔다. 이곳에서 서빙하는 분은 모두 60대 쯤의 할머니들이다.

 

 

<하코네유모토호텔의 방>

윗 사진은 베란다 쪽인데 이곳에 앉으면 창밖으로 울창한 숲이 보인다. 목조에 다다미, 옷장 등 일본 전통가옥 구조에 비교적 충실하다.

 

 

 

 

<하코네유모토호텔, 온천욕을 위한 수건과 비닐 파우치, 유카타>

비닐 파우치에 물건(?)을 담아 1층에 있는 온천탕으로 간다. 온천 사용에 대해서는 다른 곳처럼 시간 제약이 없었다. 동생이 말을 안해서 정확하진 않지만 1박 2일, 3인 2끼 식사 제공에 6만엔~6만 8천엔 정도였던걸로 기억한다. 호텔 수준은 중상 정도?

비싼 돈 냈으니 때 빼고 광 내려고 밤에 1번, 다음 날 아침에 1번 온천욕을 했다.^^ 수질은 당연히 좋다. 유황성분이 강한 곳은 물에 들어가면 뾰루지 같은 게 솟아올랐다가 온천욕 후 가라앉는데 이곳은 특이 증상 없이 부드러웠다. 

 

 

<온천탕 탈의실>

이거 찍으면서 몇 번이나 마음 졸였는지... 다행히 밤과 아침에 사진을 찍거나 온천욕을 하는 동안 사람이 없었다. 중간에 할머니 한 분이 내려오긴 했지만 샤워만 하고 올라가셨다.

이 글을 보는 남자 분 중에서도 여탕은 처음 보는 분이 많지 않을까.ㅎㅎ... 일본 온천탕은 남탕과 여탕이 수시로 바뀌는 경우가 많다. 청소 때문인지 다른 이유가 있는지 모르지만 별 생각 없이 옷 벗고 불쑥 탕안으로 들어가면 국제적인 망신을 당할 수도 있다.

 

 

<온천탕 탈의실>

왼쪽은 일반 탕이고 아기용 침대 뒤편이 노천탕이다. 밤이라 컴컴해서 보이진 않고, 노천탕 여탕과 남탕이 나란히 붙어있는 것 같아 불안했는데 다음날 아침에 보니 근처에 남탕은 없었다. 층이 다르거나 반대편 방향에 있는 것 같다.

 

 

 

<밤의 온천탕 내부>

사람이 없긴 했지만 글 올릴 자료로 쓴답시고 정말 별짓 다했다. 아무튼, 난생 처음으로 목욕탕 내부를 찍었다.

 

 

<밤의 노천탕>

노천탕은 처음 들어가봤다. 전에는 시간에 쫓겨 온천욕만 겨우 하고 말았었는데 이번엔 다른 사람이 없어서 동생과 둘이서 전용으로 썼다. 차가운 바람을 맞으며 뜨거운 탕 안에 들어가 있는 기분이라니... 우아하진 않지만 기분 만큼은 신선이 따로 없다.

 

 

<이튿날 아침의 노천탕>

이른 아침, 사람이 아무도 없을 때 촬영...

 

 

 

<이튿날 아침의 호텔 식당 겸 로비>

 

 

<이튿날 아침 식사>

일본의 전형적인 아침식사인 손가락만한 비틀어진 소시지 3개, 단무지 3조각, 날계란, 밥에 된장국은 아니었다. 낫토와 오징어젓만 먹을 만 했다. 빵이 맛있었다는데 아침에 빵을 먹고 싶지 않아 밥을 먹었다. 이번 일본여행 중에서 가장 부실한(?) 식사였다.

 

 

<하코네유모토호텔 밖>

우리가 묵은 곳은 길 왼쪽의 별관이고 본관은 오른쪽 산 위에 있다.

 

 

<인력거와 쪽발이>

호텔 셔틀버스 타고 하코네유모토 역으로 다시 내려왔다. 다른 호텔 앞에서 대기 중인 인력거와 인력거꾼이다. 인력거꾼은 대체로 젊은이들이고 복장도 비슷하다. 다른 인력거꾼은 모자 대신 수건 같은 것을 질끈 동여맸다. 인력거는 관광지에서 흔히 볼 수 있는데 많이 타지는 않는 것 같다. 가마쿠라 하치만궁 부근에 특히 많았다.

 

인력거꾼이 신은 신발을 유심히 보면 둘로 갈라져 있다. 이것 때문에 우리나라 사람들이 일본인들을 비하해서 말할 때 쪽발이라고 한다나?

 

 

<역에서 하코네유모토 조망>

 

 

<하코네유모토역의 안내문>

하코네 등산 케이블카 점검으로 운행할 수 없어서 셔틀버스를 임시로 배치했단다. 어째 가는 곳마다 이러는고?

 

 

<하코네유모토역>

기차를 탈 때마다 승객 가까이에 있는 친근한 일본 철도의 역무원들을 보면서 어릴 적 고향 역에서 기차 타던 때를 잠시 추억했다. 여기서 세계에서 2번째로 길다는 등산열차를 타고 코라(强羅)역에서 내린 후, 케이블 카 대타 버스를 타고 소운잔(早雲山) 정상으로가서, 다시 30분 이상 로프웨이를 타면 다음 목적지인 하코네 호수이다. 

 

 

<세계에서 2번째로 길다는 등산열차를 타고...>

가끔 귀가 멍할 정도로 높은 고도를 올라가는 도다큐(철도회사)에서 운행하는 열차이다. 굽이가 어찌나 많은지 3량의 기차 꼬리와 머리가 수시로 보였다. 

아래 사진은 기차에서 본 풍경들이다. 전형적인 일본 중부의 산 색깔이다. 검은녹색은 스기(삼나무)나 히노키(편백), 허연(회) 색은 참나무류와 활엽수들이다.

 

 

 

세계에서 2번째로 길다는 등산열차, 머리가 보인다.

 

 

<등산열차 내부>

여기서 만난 젊은 중국아해들, 시끄럽고 자리 비집고 끼어들고, 정말 매너 없었다.

 

 

<코와키다니(小通谷)역과 인근의 산촌 풍경>

 

 

 

<코라(强羅)역 하차>

 

 

 

 

<케이블 카 대타 버스를 타러 코라역 밖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