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일본 여행2 - 에노시마, 구린 일본식 영어, 일본 곱창 호르몬

큰누리 2012. 6. 7. 16:29

<에노시마진쟈의 沖津宮>

신사에 본궁, 재물신(벤자이텐)궁, 아래의 궁 등 3개가 있었다.  

 

 

<沖津宮 앞, 가부키 명인의 손 도장>

沖津宮 앞에 잡다한 게 많은데 이게 눈에 들어왔다.

 

 

<신사를 나서서 전망대로...>

전망대 안내판 오른쪽이다. 이번에 일본에 갔더니 중요한 도로나 관광지, 철도에는 영어 안내문은 없어도 한글판은 반드시 있었다. 그 만큼 한국 관광객이 많다는 이야기인데 어깨가 좀 으쓱해졌다. 그런데,,, 중국 관광객들이 1, 2년 안에 우리나라를 누를 것 같다. 공항처럼 큰 건물엔 중국 간자 안내판이 한글에 이어 나란히 들어서고 있었다.

 

 

<안내판 앞의 쿠로마츠(흑송)>

일본 중부 아래 쪽을 돌면서 가장 많이 만나는 나무는 대나무이다. 대도시의 가로수는 야자수나 녹나무, 동백나무가 많다. 소나무는 산에서도 흔치 않은데 이 곳에선 꽤 볼 수 있다.

소나무 껍질이 우리나라와 달라서 비교해 봤다. 왼쪽의 2개는 우리나라(창경궁과 종묘) 것, 오른쪽은 일본의 흑송이다.

 

 

<에노시마 전망대공원의 사무엘의 정원>

튜울립 축제 현장이다.  관광 안내 책자에 이 장면이 등장하는 걸로 보아 전시 기간이 긴 모양이다. '꽃박사'로 불리는 나도 이렇게 다양한 종류의 튜울립은 처음 봤다. 자칭, 꽃과라는 동생을 여기에 세워놓고 사진을 몇 장 찍었는데 어스름할 무렵이라 피부가 상해보였다.ㅠㅠ...

 

 

<가장 독특한 튜울립>

'예쁘긴 한데 찢어진 휴지 가장자리 같다'고 했다가 '표현이 험하다'고 동생한테 혼났다. 

 

 

관광지에서 많이 본 이 꽃, 이름을 모른다. 

 

 

<에노시마 전망대공원의 사무엘의 정원과 구린 일본식 영어 발음>

사진 앞 쪽의 벽돌 잔해들이 사무엘의 정원 온실의 흔적이다. '사무엘 코키시그는 명치 중기에 무역상으로 일본에 왔고 당시 일본 최대의 스팀이 들어오는 온실을 지었다' 등등의 내용이 적힌 안내판이 있다. 가뜩이나 눈에 설은 가타카나인데다 이름이 이상해서 되게 끙끙대며 읽었다. 

'코키시그'란 표기도 믿을 수 없다. 일본어로 '맥아더'는 메카사인가 그렇고 '맥도날드'는 마크도나르도, '트럭'은 토라쿠로 표기한다.

 

 

 

<사무엘의 정원 끝에서 조망한 에노시마 앞쪽 해변> 

이곳에서 동생이 쇼난보이, 에도코, 하마코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토쿄 태생의 토박이는 에도코(子), 요코하마 태생은 하마코(子)라고 부르는데 유독 이곳 태생만 쇼난보이(boy)고 부를 정도로 자부심이 강하다나? 에도는 토쿄의 옛 이름, 쇼오난(湘南)은 후지사와市 소속 하위 지명이다. 우리나라로 따지면 서울시 종로구... 하는 식이다.

 

난 모르는데 싸우젼인가 싸우스올스타즈인가 하는 4, 50대에게 유명한 가수와 츄브라는 가수가 바로 '쇼난보이'라고 한다. 대표곡이 <내 생에 봄날은 간다>라고... ← 이 노래는 들어본 것 같다. 위의 내용이 재미있어서 기억했는데 글을 쓰려니 잊어먹었다. 그래서 이것 때문에 국제전화를 해서 확인했다, ㅎ...

 

 

<에노시마공원의 보령시 우호도시 체결(자매결연) 기념탑 안내문>

안내문 왼쪽으로 <만세보령>이라 쓴 기념탑이 있다. 보령 말고 중국의 무슨 시와도 자매결연을 맺었다.

 

 

<에노시마 전망대>

平成15년 4월에 건립됐다는 걸로 보아 오래되지는 않았다. 전망대 2층은 유리벽이 있지만 3층은 유리벽이 없어서 바람을 맞으며 직접 조망할 수 있다. 당연히 돈 내고 들어간다. 대인 300엔...

전망대를 한 바퀴 돌면 사방을 완벽하게 볼 수 있다. 이 날은 맑지만 시계가 좋지 않아 먼 곳은 안 보였다.

 

 

<유리벽이 없는 에노시마 전망대 3층>

 

 

<에노시마 전망대에서의 조망>

우리가 에노시마역에서부터 걸어서 건너온 다리들(왼쪽의 수평다리는 벤텐교, 긴 수직다리는 연육교)이 보인다. 연육교는 따로 이름이 있는데 모르겠다. 대중교통이 따로 없고, 에노시마역에서부터 제법 긴 코스지만 주변경관이 좋아 걷는 것이 지루하지 않다.

 

 

<에노시마 전망대에서 조망한 풍경들>

위의 오른쪽 사진을 파노라마 사진처럼 억지로 이었더니 하늘 부분이 모자라서 여백이, ㅎㅎ... 윗 사진 오른쪽 끝에서 다음에 갈 가마쿠라 해변으로 이어진다.

 

 

<에노시마 전망대 지상 1층의 쇼핑코너>

해달하고 부엉이 인형이 많았다. 꼬마들을 동행하면 돈 꽤나 털릴 것 같다^^. 이곳에서 개당 150엔~300엔을 하는 물고기나 바다동물 모양의 티 스푼이 예쁘고 독특해서 딸들에게 선물로 주려고 주섬주섬 담았더니 4,000엔 정도가 나왔다. 환율(당시 100 : 1360)을 따지며 가격을 짚고 있는데 동생이 계산 해버렸다! ^^

 

 

<에노시마의 달>

달은 세상 어디에서나 똑 같다! 마침 달 근처로 우리나라의 참새 만큼이나 이 곳에서는 흔한 솔개가 지나길래 찍었는데 흔들려서 그만...

 

 

<에노시마의 야경>

에노시마신사에서 섬 정상의 전망대까지 오르는 계단은 가파르기 때문에 힘든 사람은 에스컬레이터를 타면 좋다. 두 번 갈아타는데, 그걸 또 350엔이나 받았다. 야경은 푸근하고 언제나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게다가 사람이 섞여 있으니 더욱 정겹다.

 

 

<에노시마 초입의 회 가게들>

이곳의 명물은 문어를 종이처럼 얇게 구운 타코센베와 시라쓰이다. 타코센베는 앞글에 자세히 올렸고, 시라쓰는 우리나라의 뱅어 비슷한 가늘고 흰 생선다. 일본인들은 생 시라쓰를 양념한 물에 말아서 후루룩 마시거나 쪄서 말린 것을 다양하게 조리해 먹는다. 꼬들꼬들한 시라쓰에 주로 간장 소스를 부어 섞어 먹는데 비린내 안 나는 뱅어 같다.

 

그 밖에도 각종 생조개류와 우리나라 일식집에서 볼 수 있는 일반적인 회들이 모두 있는데 정말 싱싱하다. 뭐 하나라도 언니에게 챙겨주고, 먹여주고, 보여주려는 동생 덕분에 이곳에서도 몇 가지를 맛 봤다. 6시에 퇴근하는 제부와 저녁 약속을 해서 양은 가볍게, 그렇지만 가격은 무겁게(?) 먹었다.

 

 

<우리가 들어가 가볍게(!) 특산물을 맛본 회집 1층>

1층은 스텐드 바 구조이고, 2층은 방...

 

 

<우리가 들어가 가볍게(!) 특산물을 맛본 회집 2층 방>

저녁 6시면 가게 문을 거의 닫기 때문에 손님이 없다. 도시나 큰 관광지가 아니면 관광지의 폐점 시간은 대부분 비슷하다.

 

 

<회집에서 가볍게 먹은 음식들>

왼쪽은 소라구이, 중앙은 시라쓰, 오른쪽은 가리비구이이다. 싱싱하고 맛 있다.

Tip : 일본은 사진에서처럼 젓가락을 가로로 놓고, 밥을 먹은 후 뚜껑을 덮어서 내놓는다.

 

 

<에노시마의 야경>

왕 피곤했지만 기분 좋게 에노시마역까지 걸어서 기차를 타고, 쇼난다이의 동생 집으로...

 

 

<쇼난다이역 앞의 파친코>

이곳 만큼 시끄러운 곳은 일본 그 어디에도 없었다. 으~~~, 구슬 구르는 굉음. 일본의 파친코는 허가 받은 업종으로 성업 중이다. 몇 년전 우리나라의 <바다 이야기 사건>이 잠깐 생각났다. 일본의 파친코는 대형 백화점보다 큰 규모도 많고 실제로도 그런 걸 봤다.

용이 하늘로 요란하게 올라가는 조형물이 있는 곳은 파친코이다. 우리나라보다 승률이 높고 조작을 하지 않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지만 엄연한 도박이다.

 

 

<쇼난다이역 부근의 편의점, 세븐일레븐>

세븐일레븐, 로손이 일본 브랜드인 걸 처음 알았다. 'LG25'를 제외한 우리나라의 편의점 대부분이 일본 것이다.

 

 

<두 번째 날의 마지막 코스, 호르몬집 스상>

일본의 호르몬은 우리나라의 곱창이랑 같다. 예로부터 일본의 가난한 백성들이 부자들이 고기만 먹고 버린(?) 곱창을 얻어다. 요리를 해먹은 전통이 있어서 곱창 관련 요리가 꽤 발달했다고 한다. 우리나라처럼 구이도 있고 전골처럼 끓이는 요리도 있다. 곱창구이는 껍질을 완전히 제거해서 아주 연하다. 원래 곱창을 좋아하는 편이라 실컷 먹었다.

이 집 주인 아저씨 성이 '스'씨라 가게 이름도 '스상'이다.

 

 

<주인, 손님이 따로 없는 호르몬(곱창)집 스상>

주방 안의 아저씨가 스상이다. 주문을 했는데 바쁘면 오래된 단골들이 주인 대신 음식을 가져다주거나 아예 자기가 직접 주방에서 들고 나온다. 메뉴에,,, 돼지족발, 기무치(!) 등이 있다.

 

 

<스상의 내부>

오래된 TV, 누런 벽, 늘어진 에어컨 필터 뚜껑하며 꼭 우리나라 시골 읍내의 음식점 같다. 박제한 사슴 뿔은 아저씨가 직접 사냥한 거라 했는데 이 집 말고도 많이 봤다.

 

 

<호르몬집 스상에서 먹은 메뉴와 스상 아저씨 이야기>

도루묵, 곱창, 돼지고기 살코기 부위 등... 도로묵은 아저씨가 팁으로 준 것이다. 특이한 것은 집에서 손님이 직접 가꾼 대파를 불에 구워먹는 것인데 매운데도 다른 일본인들은 잘 먹었다. 손님이 기증한 것은 대파 뿐 아니라 귤도 한 소쿠리가 있었다. 

이 집은 주인, 손님이 따로 없다. 스상은 깔끔하고 예의 바른 전형적인 일본인 같지 않고 한국의 시골아저씨처럼 푸근하고 털털하다. 쇼난다이에 있는 유명 자동차회사 이스즈에서 중견간부로 일하다 중간에 나와 가게를 차렸다고 한다. 말이 '나온 것'이지 '정리해고'였을 것이다. 일본에서는 보기 힘든 지저분한(?) 가게인데 음식 질이 좋고 주인이 좋아 단골들이 많다고 했다.

 

내게도 얼마나 다정하고 편안하게 대해주시던지 외간남자하고 어깨동무하고 사진까지 찍었다.^^ 나이에 맞지 않게 우리나라 가수'카라'가 소속사 문제 때문에 정말 깨지냐 근심스럽게 묻던 것과 호탕한 웃음, 격 없는 순수함이 지금도 기억에 남는다. 여행을 하면서 현지인들과 이렇게 어울리는 게 쉽지 않은데 동생네 덕이었지만 정말 좋은 추억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