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일본 여행9 - 오야마데라(大山寺), 신사와 절의 차이, 나베(냄비, 전골)요리

큰누리 2012. 6. 7. 17:05

오야마아부리진쟈(신사)와 오야마데라(절)는 하차역은 제 이름으로 따로 있지만 로프웨이 철로를 중심으로 맞은 편 지척에 있다. 역이 따로 있는 것은 산세가 가파르고 험해서 일 것이다. 로프웨이로 올라가는 중간중간에 조금만 평평한 곳이라면 예외없이 '피난처'라는 팻말이 있다. '피난처'초등학교 앞이나 조금만 오목하거나 솟은 지형에는 도시건 벽지건 모두 있다. 일본인들의 천재지변에 대한 공포와 철저한 대비의식 엿볼 수 있다.

 

오야마데라(大山寺)는 건물만 보아서는 신사와 별반 차이가 없다. 다른 절도 마찬가지인데 애니미즘 성향이 강한 일본의 특징이 아닐까 한다. 아, 신사에는 꼬마 신사들이 본전 앞에 줄지어 있지만 절에는 적어도 꼬마 절이 없는 차이는 있다. 아주 큰 절은 절에 따라 관음상이나 여타의 부처님을 모셨지만 동네마다 있는 작은 절 절이라기보다 죽은 자를 위한 집으로 보면 될 것 같다. 동네 절 마당이나 주변은 묘비들이 즐비하고 처마도 낮아서 대낮에도 절 앞을 지나려면 으시시하다.

아미타여래, 석가여래, 관음보살상도 더러 보긴 했지만 일본에서 가장 많이 본 것은 관음보살과 빨간 턱받이(?)를 한 지장보살이다이번에 소개할 오야마데라에서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상전에 좌정하고 있는 석가여래상이 일본에서는 공사 중인 노천 계단 참에 천덕꾸러기 마냥 좌정하고 있기조차 했다. 각각의 부처나 보살이 지니고 있는 의미 때문에 시대나 지역에 따라 선호도(?)가 달라진 것일 게다.

 

 

<오야마데라 진입로>

오야마데라 로프웨이역에서 내리면 코 앞에서부터 절까지 빨간 깃발들이 도열해 있다. 절까지 7, 8분 가량의 샛길 양편으로 이끼 낀 고목들과 죽기 직전의 오래된 주목 군락, 삼나무 숲 등 다양한 침엽수림을 볼 수 있어서 산책 코스로도 그만이다.

중간 지점의 샛길로 들어가면 상당히 큰 관음상과 '행복의 벨' 있다. 우리 입장에서는 좀 웃기는(?) '토쿄 대공습 때 비참하게 죽은 자를 위한 위령탑'도 있다. 따지고 보면 전쟁은 그걸 일으킨 '윗대가리들' 잘못이지 거기에 동원되거나 억울하게 죽은 민초들은 잘못이 없다. 

 

 

<오야마데라 진입로의 관음보살상>

 

 

<오야마데라 진입로 관음상 앞의 행복의 벨>

 

 

<오야마데라 진입로의 동경공습피격자 공양탑>

일본제국주의의 가장 큰 피해자인 우리는 그래서 총리의 야스쿠니신사 참배 대해 눈꼬리가 올라갈 수 밖에 없고, 영문도 모른 채 전쟁 때문에 비참하게 죽어가는 어린 주인공들의 운명에 대해 볼 때마다 눈물도 모자라 콧물까지 줄줄 흘리는 (←내 경우) 일본 애니메이션 <반딧불의 묘>에 대해서조차 자기들의 가해는 덮고 피해만 들춘 것이라는 비난을 보내는지도 모른다. 

 

 

<오야마데라 입구의 꼬마 지장보살상>

김영희씨의 한지공예가 떠오르는 귀여운 모습이다.

 

 

 <오야마데라 본전>

어느 부처를 모셨는지 컴컴해서 못 봤지만 단청없는 처마양식이 무척 정교했다. 목재도 굽은 나무를 다듬기만 해서 자연스러운 형태로 사용하는 우리나라에 비해 자로 잰 듯 반듯하고 일정하다.

 

 

<각이 딱 선 오야마데라 본전의 처마>

나무의 질을 그대로 살린 우리나라 한옥 처마와는 달라도 너무 다르다.

 

 

<오야마데라의 지장보살들>

빨간 두건과 턱받이는 '일본 지장보살의 공식복장'이다.

 

 

 <행운을 빌며 돈 던지는 원>

별 짓 다한다...

 

 

<오야마데라의 동종과 동탑>

우리나라에서는 본 적이 없는 동탑이라 신기했다.

 

 

<오야마데라의 동종>

일반적인 일본 동종은 어느 정도 눈에 익었는데 누각 안의 부적들이 예술적(!)이다.

 

 

 <오야마데라 본전으로 오르는 계단>

사진 찍느라 세어보진 못했지만 108계단일 것이다.

 

 

<본전으로 오르는 계단 곁에 자리한 석가여래상>

최근에 조성한 것 같은데 우리나라의 석굴암 본존불이랑 닮은 꼴이다. 천덕꾸러기처럼 어수선한 곳에 방치(?)돼서 포샵으로 정리를 했다. 이 분, 우리나라에 비하면 무지하게 푸대접 받는다.

 

 

<오야마데라 입구의 고목>

 

 

<오야마데라 로프웨이역>

계단을 보면 알겠지만 산의 경사가 상당히 급하다.

 

 

<오야마데라 로프웨이역에서 올려본 로프웨이 철로>

 

 

<오야마로프웨이역의 광역피난장소 안내판> 

위에서 언급한 피난처 혹은 피난장소에 대한 안내문이다. '대지진 화재시 이 지역의 광역피난 장소는 오야마소학교입니다.' 천재지변이 적은 우리나라는 좋은 나라이다!

 

 

<일본인들의 구복 대상1, 금빛 두꺼비>

오야마데라 입구의 민가 앞...

 

 

 <일본인들의 구복 대상2, 복 부르는 고양이>

사진 오른쪽에 '경주법주'가 있다! 이 집 바깥주인이 경주로 여행 왔다가 명주라고 해서 사 온 거라고... 경주법주에 대해 설명을 해줬더니 반가워하며 작은 기념품을 선물로 줬다. 오른쪽 아래 끝에 우리나라에서는 거의 볼 수 없는 공중전화가 있다.

 

 

 <일본인들의 구복 대상3, 너구리>

오사카 지지미 체인점 앞에서...

 

 

<오야마의 음식점 간키루>

 

 

 

<오야마의 음식점 간키루에서 먹은 음식들>

돼지고기 된장나베, 이 지방의 명물이라는 두부나베, 그리고 야채우동을 먹었다. 오른쪽 끝이 생고사리를 듬뿍 넣은 우동이고 그 옆 그릇은 돼지고기 된장나베 완성품. 모두 구수하고 맛있었다. 몇 년 전에 가와사키에서 먹은 고사리우동이 맛 있다고 동생에게 이야기를 했더니 즉각 대령! '나베'는 냄비에 끓이는 우리나라의 전골 비슷한 요리이다.

 

 

<저녁의 오야마 입구 상가>

관광지역이라 6시면 모두 문을 닫고 한산하다.

 

 

<쇼난다이 대형마트의 자판기들과 내부>

긴 통로 시작부터 끝까지 모두 자판기였다.

 

 

 

 <동생이 준비한 특선 야채해물 나베요리>

이건 유자간장 소스에 찍어먹는데 유자간장 소스가 맛있어서 2개를 사와서 아주 잘 먹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