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경, 열하일기 코스

북경1 - 먹자골목 왕부정거리, 민주화의 산실 천안문광장

큰누리 2012. 6. 9. 02:09

그간 북경과는 인연이 잘 닿지 않았다. 그런 북경여행은 내게 어떤 의미였는가? 인지도 때문에 그냥 다녀와야겠다는 정도가 아니었을까? 자금성과 거대한 왕릉 외에는 잡히는 게 없어서가 아니었을까? 북경은 사회주의 국가라서 빡빡한, 백두산 지역을 여행할 때 느낀 삼엄함이 전혀 없었다그 점이 이번 여행에서 느낀 가장 큰, 편견을 깨는 충격이었다. 백두산 지역은 국경지역이어서 그러지 않았을까 짐작한다.

 

두번째는 북경 주변에 의외로 볼 게 많다 점이다. 아무리 황제라도 죽은 이의 무덤을 구경 삼아 간다는 건 즐거운 일은 아니다(그 동안 능원묘답사를 3년 여를 한 내게는 예외지만...). 그래도 북경의 거대한 황제릉은 볼 게 많다. 죽은 '최고 권력자의 집'을 들여다보면 당시 역사의 상당한 면을 들여다볼 수 있다. 그들의 생각, 의식주, 종교 등등...

 

만리장성도 볼거리이다. 방어용 성곽이야 오밀조밀(?)하고 치밀한 우리 성곽이 최고이다. 중국의 만리장성은 적을 방어하는, 사수해야 할 곳이 아니라 곡선의 미학으로 내게 다가왔다. 험준한 돌산에 길고 긴 성을 쌓거나 적과 싸우다 죽은 이들에겐 정말 미안한 망발이지만... 능선을 따라 구불구불 이어진 끝없는 성곽들... 그런 만리나 되는 성곽이 북경과 3, 40분 정도 떨어진 지척에 있다.

 

 

<북경여행에서 기억에 남는 것들...>

말이 안 통해도(그 흔한 영어 단어 몇 개도 대부분 못 알아듣는다!) 따뜻하게 웃어주는 현지인들, 나는 내 생각을 얘기하고 그들은 나를 보면서 중국어로 자기 생각을 스스럼 없이 얘기(!)했다. 그것도 서로 웃으며... 그 동안 해외여행을 할 때마다 마주친 시끄럽고 매너 없는 중국인들 때문에 중국에 대한 이미지가 좋지 않았는데 현지에서 만난 중국인들은 수수하고 웃는 모습이 고운 사람들이었다. 중국인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다소나마 바꿀 수있었던 점이 큰 소득이었다.

 

발이 부르트도록 걸어야하는 끝없이 긴, 그렇다고 높지는 않은 평지의 성곽과 무덤들, 우리의 상상을 초월하는, 어마어마하게 큰 유적이나 건물들이었다. 그 큰 건물의 속을 채울 양질의  유물들은 상당 부분이 비어있다. 우리처럼 어쩌면 우리보다 훨씬 더 많은 열강들이 약탈하고 불 태우고 그나마 남은 것은 대만으로 건너갔기 때문이다. 속이 비었을 지언정 유적들은 그 자리에 남아 우리에게 많은 것을 보여주었다. 

 

 

<아시아나 기내식>

2시간 정도 걸리는 거리임에도 국제선이라 기내식은 나온다. 꼭두새벽 (06:30까지 인천공항 집결)에 집결하느라 대부분 공복이어서 요긴하게(!) 먹었다.  

 

 

<북경국제공항>

친절하게 한글이 있지만 대부분의 유적지나 명소에 한글로 표기된 곳이 아직은 부족하다. 영어나 일본어도 부실... 한자라면 붙어보겠지만 중국 간자는 정말 힘들었다.  

 

 

<접시를 엎어놓은 것 같은 북경공항과 우리의 발이 되어준 리무진버스>

올림픽 개최가 부작용도 많지만 이런 표면적인 변화를 감안하면 치를 만 하다.

 

 

<첫번째 코스, 왕부정거리>

옛날부터 서민적인 체취를 느낄 수 있는 시장이었다고 한다. 요즘은 북경을 대표하는 서민형 먹자골목이다. 우리에겐 요상한(?) 먹거리로 유명하다. 먹자골목을 통과하면 번화한 북경백화점거리가 있는데 그곳까지 왕부정거리로 잡는 모양이다.

사진 하단에 '양허리 고기' 의문이었는데 좌대의 내용물을 보고 판단했다. 아하, 양 허리 = 양갈비, ㅋㅋㅋ...

 

 

 

<왕부정거리의 그 유명한 먹거리들>

전갈 튀김, 지네 꼬치, 왕귀뚜라미 튀김, 비둘기 튀김... 듣기만 해도 스멀스멀하지만 먹을 만하다. 인간은 도대체 무엇까지 먹을 수 있는지 실험하는 장 같다.

전갈은 작은 새우보다 작은 것 3마리에 10,000원 정도한다. 고단백식품이라고... 나도 자인님이 쏜 전갈 튀김 한마리를 먹었는데 상당히 고소했다. 양배추에 꼬치를 꽂은 아이디어가 돋보인다. 지네는,,, 정말 싫다. 어려서 허리 때문에 지네를 넣은 닭을 먹은 적이 있는데 그 누린내를 생각하면 지금도 역하다.

 

 

<아흐, 취두부(일명 썩두부)...>

광나루님이 건네준 취두부(썩두부) 한 덩이를 먹었는데 맛으로 따지면 먹을 만 하지만 그 냄새... 손가락으로 집어먹고 구린내가 손에 계속 남아서 엄청 고통스러웠다. 딱, 구린내다! 그 뒤로 중국음식에서 흔히 나오는 두부마다 몽땅 구린내가 나는 것 같아 두부 먹는 걸 포기했다. 썩두부를 먹으려면 절대 혀 외에는 몸에 닿지 않게 먹어야 한다.

 

 

 <왕부정거리 小吃街 대형 플래카드>

'小吃(소흘)'을 중국어에서 검색하니 '간단한 먹거리'이다. 우리 말로 치면 간식 정도?

 

 

<북경 최고의 번화가인 왕부정대가(大街)>

먹자골목에서 나오면 북경 최고 번화가인 왕부정대가로 이어진다. 가운데 쯤의 왕부정백화점의 시계탑이 꽤 유명한 모양이다. 밤에 가로수에 걸린 작은 깜빡이 등불이 위에서 아래로 흐르는 듯 작동하는 모양이 무척 아름답다.

 

 

<왕부정대가(大街)의 중국 헌혈차>

생명을 구하는 헌혈, 뭐 그런 뜻 같다.

 

 

<첫번째로 간 북경의 중국집 내부와 먹은 음식>

봤으니 먹어야지... 중아의 남성은 우리의 핸썸가이 현지 가이드이다. 중국집에서 깨진 그릇에 담긴 음식 보고 불쾌해 하지 말라는 사전 교육을 꽤나 받고 들어간 집이다. 

 

 

 

<드디어 천안문광장>

왼쪽은 기념탑, 오른쪽은 천안문...

 

 

 

<기념탑 맞은 편에 있는 건물인데 무슨 박물관이라고...> 

 

 

천안문광장에 있어야 할 게 군중 빼고는 다 있다. 五星旗, 마오쩌뚱 초상화, 천안문...

 

 

 

<접근해서 본 마오쩌뚱 초상화와 천안문, 화표(華表)-아래 사진>

화표(광나루님의 댓글에 의함)는 성문 앞, 뒤로 2개씩 있었다. 

 

 

 

<자금성 해자>

 

 

<자금성 端(단)문>

이 문을 지나야 오리지널 자금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