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경, 열하일기 코스

북경9 - 옹화궁은 왜 자금성에 준하는 대접을 받는가?

큰누리 2012. 6. 10. 01:04

청나라 강희제는 재위 33년(1694년)에 저택을 지어 넷째 아들 옹친왕(윤정)에게 하사하고 옹친왕부라 불렀다. 윤정이 강희제의 뒤를 이어 옹정제가 되자 황제의 잠저라 하여 옹화궁으로 바꿔 부르다가 1725년에 라마교 거루파에게 하사했다. 1735년 옹정제 사망 후 뒤를 이은 건륭제는 부왕의 능침정을 용화궁 영우전에 안치했다. 그래서 영우전은 옹화궁 건물 중에서 특별한 위치에 있다.

옹정제의 뒤를 이은 건륭제도 옹화궁에서 출생했기 때문에 옹정제와 건륭제 등 2명의 황제를 배출한 잠저 해서 건물의 지붕은 황색, 담장은 붉은색이며 규모를 떠나 자금성과 동일한 대접 받고 있다. 건륭제 9년(1744년)에 옹화궁은 라마 묘가 되고 몽골에서 온 라마교도들이 집단으로 상주하면서부터 중국 최대의 라마 불교사원 되었다. 만복각에 모신 달라이라마 7세가 헌상한 백단목 대불(높이 18m)은 1개의 나무로 만든 세계에서 가장 큰 불상으로 기네스북에 등재되었다.

 

옹화궁은 2명의 황제 탄생 장소, 라마 불교의 중심 사원이라 그런지 촬영 제한이 많았다. 도촬을 시도했지만 옹정제나 건륭제가 입었을 법한 의복, 대불 등 구미가 당기는 모든 촬영 대상마다 갈색 승복을 입은 스님이나 관리인이 지키고 있어서 내부 촬영은 깨끗이 포기하고 그냥 편하게(!) 관람했다.

 

 

옹화궁의 평면 배치아래와 같다. 간자를 해독하느라 엄청 힘들었다!!!!!

 

<옹화궁 배치도>

수성전

연수각(延綏閣) - 만복각 - 영강각(永康閣)

계대루(戒帶樓) - 법륜전 - 반선루(班禪樓)

서배전(西配殿)                 동배전(東配殿)

영우전

시륜전(時輪殿) - 옹화궁 - 약사전(藥師殿)

강경전(講經殿)                  밀종전(密宗殿)

옹화문

서碑정                  동碑정

고루                  종루

소태문

                    패루(앞-입장하는 곳)

 

 

<옹화궁 패루>  

 

 

<입장한 후 돌아본 패루 쪽>

사람들이 손에 들고 있는 게 바로 여기에서 태울(!) 향이다. 

 

 

<옹화궁 안내도>  

 

 

<첫번째 만나는 소태문>

 

 

<두번째 만나는 옹화문>

 

 

<옹화문 앞의 사자상>

사자상은 궁궐에만 있고 왼쪽은 새끼를 발로 누르는 암사자상, 오른쪽은 보주를 밟은 숫사자상이다.

 

 

<옹화문 앞에서 향을 피우는 참배객들>

일본이나 대만의 사원에서 매캐한 연기 때문에 힘들었던 기억이 폴~폴~... 향이 장난이 아닐 정도로 굵고 자신이 원하는 전당 앞을 두루 돌면서 향을 피우려면 한국 돈으로 수십만원이 든다. 돈 없으면 자기가 좋아하는 신도 못 만나는 웃기는 세상이다, ㅎㅎ...

 

 

<옹화문 앞의 동정(銅鼎)>

 

 

<옹화문 앞의 서(西)비정>

비를 읽을 시간은 당근 없었고 사진도 판독 불가. 옹정제에 대한 내용이나 옹화궁의 역사에 대한 내용일 거라 추측만...

 

 

<옹화문을 지나 옹화궁>

사람들이 들고 있는 봉투엔 아주 굵은 향이 담겨 있다. 처음엔 벼라별 잡신을 섬기는 우스운 행동으로 보였지만 다시 생각하니 어떤 대상이든 모든 마음을 담아 자신과 집안의 안녕과 구복을 비는 인간 본연의 솔직한 모습이 좋아보였다.

 

 

<옹화궁 안의 옹화궁>

사진 근경으로 보이는 황색이나 녹색의 유리 담장 혹은 기와는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황제와 관련된 곳에서만 사용할 수 있다. 그 점이 바로 별로 크지도 않은 옹화궁의 특별한 지위에 대한 증거이다.

 

 

<옹정제의 능침(관)이 안치되었던 영우전>

 

 

<영우전 측경>

 

 

<옹화궁 최대의 전각 법륜전>

크기야 뭐, 우리나라 사람들이 좋아하는 거고... 바로 뒷전인 만복각의 대불이 워낙 유명해서 찌그러졌지만 법륜전 안의 불상 크기도 만만찮다. 라마불교의 특징 중의 하나인 흰 두건을 불상이 두르고 있다.

 

 

<옹화궁 법륜전의 라마교도들의 마니차>

EBS의 세계 테마여행(내가 가장 좋아하는 TV프로그램^^)의 티벳 관련 다큐멘터리에서 자주 본 물건(!)이다. 문자 해독율이 낮은 국민을 위한 식자들의 쪼잖은 배려라고나 할까? 이걸 돌리면 그 만큼 경전을 읽는 것이라고... 통치자들의 싸구려 시혜와 관계없이 삶이나 구복이 절실한 민초들은 마니차를 돌리고 또 돌린다. 이제는 특정 국가나 특정 종교의 얼굴이 됐지만...

 

 

<옹화궁 만복전>

단 1개의 나무로 깎은 불상으로는 세계에서 가장 큰 대불을 모신 만복각과 그 내용이 기네스북에 등재된 안내글이다.

 

 

 

<옹화궁의 옆모습>

거대하고 처마끝이 날렵한 건물 촬영은 정말 힘들다, 우왕!

 

 

<옹화궁 입구의 마니차>

 

 

<옹화궁 밖>

용화궁 밖은 향을 파는 붉은 색의 상가들이 진을 치고 있다. 2차선 정도 밖에 안 되는 좁고 번화한 길에서 베테랑일 우리 리무진 버스 기사님이 오가는 차들을 비켜가면서(안스러울 정도로 핸들을 꺾고 또 꺾었다!) 주차장을 나오는 길에 차창으로 이 연인들을 촬영했다.

굵은 향을 들고 화사하게 웃으며 옹화사로 가는 연인들... 부디 모든 일이 그대들이 원하는대로 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