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 식물, 곤충

고려엉겅퀴(곤드레나물)

큰누리 2012. 9. 1. 22:00

고려엉겅퀴는 곤드레나물 더 잘 알려져 있다. 이름에서 보이듯 한국 특산종이다. 다른 엉겅퀴류는 잎에 결각이 많고 그 끝에 거친 가시들이 붙어있는데 비해 고려엉겅퀴는 결각이 거의 없는 잎 끝 전체에 잔 가시들이 붙어있다. 엉겅퀴와 길가에서 흔히 만나는 지칭개의 중간 정도의 모습이다. 다른 엉겅퀴들이 약용, 식용으로 이용되는데 비해 고려엉겅퀴는 식용으로만 이용한다고 한다. 처음엔 곤드레나물과 연관을 짓지 못하다가 도심의 어느 텃밭에서 밭 가득 재배하는 걸 보고 비로소 고려엉겅퀴가 바로 곤드레나물이란 걸 알았다. 밭에서 본 고려엉겅퀴는 때가 늦여름이었는지 씀바귀 종류 씨앗의 특징인 산발한 노파의 허연 머리채처럼 어수선한 모습이었다.

 

나물로 먹은 것은 지난 겨울 북한산에 갔을 때가 처음이었다. 전문집에서 묵은 나물과 쌀을 함께 섞어 지은 밥을 양념간장에 비벼 먹었다. 묵은 나물 같지 않게 부드럽고 맛이 순해서 한 그릇을 뚝딱 비웠다. 어린 시절, 부모님이나 조부모님은 나물밥이나 잡곡밥이라면 질색을 하셨다. 일제 말기에 식량부족으로 지독한 궁핍을 겪은 분들이라 쌀밥량을 늘이기 위해 끼니 때마다 나물밥을 먹은 배고픈 추억 때문이었다. 덕분에 혼분식이 강요된 70년대의 초등학교 시절에도 조부모님이 계셨던 우리집은 항상 흰쌀밥을 먹어서 손바닥을 맞지 않기 위해 콩조림을 싸온 친구들의 반찬을 밥에 심어 혼분식으로 위장했던 웃지 못할 추억이 있다. 그래서인지 난 지금도 나물밥을 따로 찾지는 않는다. 싫어하지는 않지만 어려서부터 만들어진 식습관 때문일 것이다.

 

편식을 하는 것, 음식을 골고루 잘 먹는 것은 어려서의 식습관이 결정한다. 알러지가 있는 사람은 예외지만 어려서 다양한 음식을 맛본 사람은 특정 음식에 대해 싫어하거나 거부하지 않는다 한다.

 

 

<2006. 0829. 강원도 둔내면 청태산>

 

 

<2007. 0804. 전북 진안 운일암>

 

 

<2008. 0916. 인천 부평, 재배 중인 고려엉겅퀴> 

 

 

 

 

  

 


 

<2011. 0913. 강원도 선자령> 


 

<2011. 1002. 강원도 화천 비수구미>

 

 

<11. 1008. 강원도 대관령박물관> 

 

 

 

 

<2012. 0212. 서울 북한산 곤드레나물 전문집과 곤드레나물밥> 

 

'동물, 식물, 곤충'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여행 중 만난 개구리들  (0) 2013.01.13
여행에서 만난 견공2  (0) 2013.01.13
큰엉겅퀴와 식물을 처음 만난 사연  (0) 2012.09.01
지느러미엉겅퀴  (0) 2012.08.24
엉겅퀴  (0) 2012.08.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