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적, 길바닥에 널린 게 개구리여서 시골아이들에게 살아 움직이는 장난감과 같은 존재였다. 그래서 지금 시각으로 보면 잔인하지만 걸핏하면 개구리를 잡아서 땅바닥에 패대기 치며 놀거나 작살로 꿰어 잡은 개구리를 고아 닭의 보약으로 먹이곤 했다. 그 정도로 개구리는 우리 주변에 흔했다. 요즈음 답사를 하러 산으로 상당히 쏘다니는 편이지만 개구리는 유독 만나기가 힘들다. 평야지대에서 조차 만나기 어려운 걸 보면 농약 때문 개체수가 줄어든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당시엔 누가 개구리 보기가 어려울 거라고 상상이나 했겠는가?
5~6년 전 가을에 가평의 조무락계곡을 둘러보고 밤에 나오는데 차의 라이트를 통해 밝은 회색의 아스팔트 바닥에 손바닥보다 좀 작은 시커먼 무늬가 계속 보이는 것이었다. 처음엔 젖은 나뭇잎인 줄 알았는데 상황이 맞지 않아 자세히 보니 산에서 도로를 건너, 길 아래의 계곡으로 내려가다 차에 치어죽은 개구리들의 시체였다. 로드킬... 낙엽으로 착각할 만큼 많은 개구리들의 시체...
이제는 깊은 산중 답사 길에서나 근근히 만날 수 있는 개구리들... 놀랄까봐 조심스럽게 접근해도 인기척이 들리면 멀찌감치 도망을 가버려 사진 찍는 것조차 어렵다.
<디카를 처음 잡은 직후(2005. 6/25) 찍은 청개구리>
전북 군산에서 촬영. 무척 더운 날, 연꽃을 찍으러 나가는데 이 친구도 더운지 호박잎 아래에서 피서를 하고 있다.
<2009. 9/19. 선유도공원에서 촬영한 청개구리>
<2009. 9/26. 경기도 이천의 대법사에서 촬영>
절에서 3년이면 개구리도 연잎에 앉는다?
<2010. 5/16. 공주에서 촬영>
<2012. 7/28. 충북 괴산에서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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