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특별시

윤동주 시인의 언덕, 무계정사, 현진건 집터, 석파정 별당

큰누리 2012. 9. 21. 21:44

 <서시>     

윤동주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                       

오늘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윤동주 시인의 언덕>

윤동주 시인이 1941년, 연희전문학교 후배인 정병욱과 함께 이 부근에 있던 소설가 김송의 집에서 하숙을 하면서 <서시>와 <별 헤는 밤>을 지었기 때문에 이곳에 윤동주 시인의 언덕과 윤동주문학관을 조성했다고 한다. 

시계가 툭 트여 남산 방향의 전망이 아주 좋고 북악산(백악산)이 훤히 보이는 곳이어서 나는 이곳을 무척 좋아한다. 윤동주 시인은 가슴이 답답할 때 이곳에 올라 마음을 다스리고 시상을 떠올리지 않았을까? 언덕의 규모가 작고 목책에 시를 몇 개 적어놓은 것 외에 특별한 장치는 없지만 전망 좋은 곳인 점은 확실하다. 바로 아래쪽에 새로 단장한 윤동주문학관이 있는데 내부 촬영금지이다.

 

 

 

<장안연우(長安煙雨) 확인할 수 있는 장소>

'장안연우'진경산수화의 대가 정선이 봄을 재촉하는 이슬비가 내리는 날 윤동주 시인의 언덕에 해당하는 이 부근에 올라 서울 장안을 내려다보고 그린 그림이다. 이곳에서 남산과 관악산 사이의 산들의 능선을 손가락으로 따라가면 그림과 정확하게 일치한다. 당연한 것인데도 신기하다.

 

 

<윤동주 시인의 언덕에서 본 창의문(자하문)>

창의문을 내려다보고 관찰하기에 가장 좋은 위치이다.

 

 

<윤동주 시인의 언덕 아래에 있는 윤동주문학관>

 

 

<동네 골목길 관광 안내도>

부암동 근처에는 곳곳에 이런 안내판이 있다. 대단한 볼거리가 아니라 사람 사는 모습과 조금 알려진 곳을 더불어 보고 싶다면 안내판의 코스들을 따라 돌면 상당히 흥미로울 것 같다. 그 만큼 부암동 부근에는 소소한 볼거리들이 많다. 

 

 

<창의문 앞에 세워진 청계천 발원지 표석>

여러 차례 창의문에 갔어도 처음 봤다.

 

 

<창의문(자하문)>

4개의 소문 중에서 유일하게 원형을 보존하고 있는 문이다. 일반인들에게 자하문으로 더 알려져 있다. 

 

 

<현진건 집터>

현진건 집터와 안평대군의 별장이었던 무계정사 터는 붙어있어서 현진건 집터가 무계정사의 넓은 뜰처럼 보인다. 1937년부터 1943년까지 소설가 현진건이 소설도 쓰고 닭을 치며 살았던 곳이다. 흉가로 오래 방치된 이곳을 지방문화재로 지정하려다 서울시의 거절로 실패했고 문화재로 지정될 경우 땅값을 제대로 못 받을 것을 우려한 땅 주인이 서둘러 그 집을 불도저로 밀어버렸다고 한다.

 

 

<현진건 집터와 무계정사 터>

커다란 느티나무 뒤부터 가운데 부근까지가 안평대군 이용의 별장이었던 무계정사 터이다. 지난 가을까지는 잡초만 무성하고 벽쪽에서 흘러넘친 우물물이 여기저기에 번져 마치 늪 같았다. 이번에도 발이 푹푹 빠지는 것은 여전했지만 누군가 센스있게 우물 앞쪽에 벼를 심어놓았다.

 

 

<안평대군 이용의 정자 무계정사 터>

비록 흉가처럼 변했어도 예전에는 한 자락한 사람의 집이었을 'ㄱ'자형 기와집이 있지만 안평대군과는 무관하다. 집 오른편의 바위에 새긴 '무계동'이란 각자가 조선시대의 왕자 중에서도 각별하게 풍류를 즐긴 것으로 알려진 안평대군의 흔적을 느끼게 한다. 어떤 이유로 이 집이 아직 남아있는지 모르지만 볼 때마다 서울 한복판에서 이런 폐가를 볼 수 있다는 게 그저 신기할 따름이다.

 

 

 

<현진건 집터 부근의 각자 '청계동천'>

예전에는 경치가 빼어난 곳을 무슨무슨 동천이라고 했단다. 백석동천처럼... 

 

 

<석파정 별채가 있는 석파랑>

석파랑은 서예가 소전 손재형이 작품활동을 한 장소이면서 현재 고급 음식점으로 영업 중이다. 석파랑 본건물에서도 근대 한옥의 느낌은 충분하지만 언덕에 있는 별채가 바로 석파정에서 옮겨온 것이다. 석파정 별채는 색조를 배제한 검은색의 목재와 마루, 둥근 창이 무척 아름답다. 검소하지만 멋을 느낄 수 있는 건물이다.

언덕의 석파정 별채를 둘러보고 석파랑 본채 뒤로 내려오자면 주변의 바위와 조화를 이루면서 지은 본채 누마루(?)와 아궁이 등이 또 다른 볼거리이다. 언제 누가 지었는지 모르지만 탁월한 장소 선택, 자연과의 조화를 아는 집 지은 이의 수준 높은 안목에 감탄을 하곤 한다. 

 

 

<석파랑 입구에서 본 석파정 별채>

 

 

<석파정 별채>

 

 

<주변의 바위, 산과도 어울리고 건물 자체도 그림처럼 예쁜 석파랑 본채>

언덕의 석파정 별채를 가장 제대로 볼 수 있는 위치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