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도

강진 백련사와 다산 산책로

큰누리 2012. 10. 2. 23:34

꽤 오래 전에 유홍준교수의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를 북한편까지 읽었는데 최근에 제주도에 관한 <나의 문화유산답사기>가 나온 걸 보았다. 그 분의 글을 읽으면 해박한 지식도 그렇거니와 정곡을 찌르는 통쾌한 글에 속이 뻥 뚫리곤 한다. 그 동안 내가 읽은 책 중에서 진중권교수와 유홍준교수의 글 만큼 직설적이고 통쾌 글을 본 적이 없다.

최근에 블로그를 개설하면서 예전에 답사한 곳을 정리해서 글을 올리려니 오랫동안 묵혀두었던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가 생각났다. 그래서 내가 답사한 곳을 기억하며 다시 읽으니 '답사 전에 책을 다시 읽었더라면...' 하는 아쉬움과 함께 이전보다 훨씬 더 내용이 마음에 와 닿았다.

 

다산초당과 백련사, 무위사의 사진을 정리하면서 백련사 주지였던 혜장선사와 다산의 관계를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1편에서 본 것 같아 확인하려고 다시 책을 찾았지만 어디에 묻혔는지 아무리 찾아도 없다, ㅠㅠ... 내가 확인하고자 한 내용은 다산이 만덕산의 초당으로 거처를 옮긴 후 혜장선사와 만나서 나눈 대화 때문에 설레어 잠을 못 이루고 뒤척이다 밖으로 나왔더니 마침 혜장선사가 똑같은 마음으로 문밖에 와있더라는 대강 그런 내용이다. 그 내용이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에 있었는지 궁금하고 확실한 내용을 알고 싶어서였는데 책을 찾을 때까지는 당분간 궁금증을 묻어둬야할 것 같다. 그 글에서 다산과 혜장선사의 우정, 혹은 학문적인 교감의 깊이가 정분이 난 남녀 간의 애정을 연상시킬 만큼 뜨겁다 인상을 받았고 부럽기도 했다.

 

백련사와 만덕사는 800m의 거리를 두고 같이 만덕산에 있다. 거리는 짧아도 언덕배기가 있고 오솔길이 아름다워 산책 삼아 걷기에 더없이 좋은 곳이다. 오솔길을 따라 촘촘히 자란 여린 찻잎을 따서 초당의 다조에 불을 피워 차를 끓여 마시며 두 사람은 어떤 이야기들을 조곤조곤 나누었을까?

 

백련사는 조선 후기에 만덕사로 불리다가 현대에 백련사로 불리는 것이라고 한다. 신라 말기에 창건했다고 하나 확실하지 않고 고려 후기에 8명의 국사를 배출했고 조선 후기에는 8명의 대사가 머무른 곳이며 1232년에 원묘국사란 분이 조현동장을 개설하고 백련결사를 일으킨 유서 깊은 절이라고 한다.

조선 후기에 건립된 것으로 추측되는 대웅전에 비슷한 시기에 조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목조삼존불이 있는데 (얼핏 보기에는 전혀 목조불상 같지 않다.) 중앙의 석가여래를 협시하는 불상이 보살이 아니라 여래상을 안치한 점이 특이하다고 한다. 절의 유명세에 비해 건물의 건립 연대가 짧아서인지 국가적으로 크게 대접 받는(!) 건물은 없지만 전체적으로 절집이  요란하지 않으면서 아늑하고 아기자기해서 느낌이 아주 편안하다.

 

 

<다산초당에서 백련사로 가는 길, 다산 산책로>

다산초당 쪽은 삼나무가 많고 백련사 쪽으로 갈수록 서어나무와 동백나무가 많이 보인다. 지표 가까이에는 온산에 차나무가 퍼져있다.

 

 

<백련사 근처의 동백나무 천연기념물 보호 군락>

동백나무 군락과 배롱나무, 아늑한 절 분위기 때문에 자꾸 선운사가 연상이 되었다.

 

 

 

 

<동백나무 군락지 사이로 난 다산 산책로와 이정표>

 

 

 

<강진 백련사>

 

 

 

 

<백련사의 배롱나무(목백일홍)와 꽃무릇>

 

 

<백련사 대웅보전>

 

 

 

 

 

<백련사 대웅보전 내부>

 

 

<백련사 대웅보전의 불상들>

주존불인 석가모니를 좌우로 협시하는 불상이 보살이 아니라 여래상인 점이 특이하다. 절집 내부를 촬영할 때 바닥이건 천정이건 불상과 더불어 빠지지 않는 선풍기...

 

 

 

<명부전 쪽에서 본 대웅보전과 경내> 

 

 

<백련사 명부전>

죽은 이들을 위한 곳이라 지장보살, 시왕상등이 줄줄이...

 

 

<백련사 응진당>

응진전(당)은 석가모니를 주존으로 모시면서 그 제자들에 대한 신앙을 함께 묘사한 사찰 건물로 석가모니의 협시보살로 일반적으로 아난과 가섭을 모시고 주위에 16나한상, 끝부분에 범천과 제석천을 함께 봉안한다. 수도를 통해 성자가 된 16나한을 신봉하는 민간신앙을 볼 수 있는 건물이다. 따라서 후불탱화로 영산회상도나 16나한도를 주로 건다.

 

 

 

<이곳은 천불전일 듯...>

응진당 옆에 있는 건물인데 당시에 당우의 이름이 없었다.

 

 

<응진당에서 본 백련사 경내와 강진만>

 

 

<백련사 안내판>

 

 

<하산길에 본 백련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