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도

익산의 진주 소씨(소세양,소자파 등)묘역, 남궁찬 묘와 버섯

큰누리 2012. 10. 20. 17:38

 

 

익산 왕궁면 일대는 백제 말기에 수도가 될 뻔하다가 백제가 멸망하는 바람에 무산된 곳이다. 하지만 천도를 하기 위한 사전 작업이 있어서였는지 원래 산 좋고 물 맑은 몫 좋은 곳(!)이라서 그런지 유적들이 비교적 많다. 개인적으로 미륵사지 석탑도 본격적으로 보수를 시작하기 전에 가봤지만 모르고 보았기 때문에 놓친 부분이 많다.

 

나홀로 테마여행의 답사에서는 익산 지역의 묘를 중심으로 답사를 진행했기 때문에 진주 소씨묘역(소자파, 소세양,소세온,소세량묘)과 남궁찬묘역, 입점리 고분군 보았다. 위의 묘역을 돌면서 보니 우리에게 익숙한 함라길, 왕궁리 등이 지척에 있었다. 부분은 봤으되 전체적인 맥락을 그 동안은 놓친 것이다.

지난 봄, 초등학교 동창회가 열려 처음으로 들른 웅포도 바로 옆에 함라산을 끼고 있고 웅포라는 지명에서 알 수 있듯이 금강이 멀지 않다. 고대부터 강을 낀 기름진 평야를 중심으로 발달된 문명이 있었음을 새삼 느꼈다.

 

마지막에 들른 숭림사는 제재가 상당히 심해서 많이 불쾌했다. 단체(라고 해봤자 모두 4명) 답사에 대해서 절측에서 지나치게 방어적인 자세를 취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사찰이나 교회 등에 도둑이 많이 들고 유명한 사찰의 경우 보물이나 볼거리 때문에 드나드는 사람이 많아 부득이하게 감시도 하고 잔소리(?)를 하는 것은 십분 이해 하지만 건물 밖에서 촬영하는 것조차 막는 것은 이해가 안 된다. 그와 관련해서 가장 심하게 제재를 받은 게 바로 숭림사였다. 

지난 봄에 혼자 갔을 때는 전혀 제재를 받지 않았었다. 비슷한 제재는 며칠 전 김포, 강화도의 사찰 답사를 할 때도 있었다. 특히 김포 금정사의 비구니스님은 우리가 대웅전 밖에서라도 행여 사진촬영을 할까봐 자신이 하던 일을 제대로 못할 정도였다.

 

사진을 찍다보면 촬영금지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찍고 싶은 욕심에 도촬을 감행하기도 하고 어쩌다 보니 모르고 찍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종교적으로 크게 예의에 어긋나지 않는다면 바깥 촬영 정도는 문제 삼지 않았으면 하는 게 내 바람이다. 아니면 무리수를 두며 촬영 욕심을 내지 않도록 자료를 철처히 준비를 해 주던지... 난 작품을 찍는 게 아니라 자료가 필요해서 찍는다. 따라서 충분한 자료가 있는데 관계자가 원치 않는다면 욕을 먹어가며 굳이 찍을 필요가 없다.

 

 

<소자파묘역>

익산시 왕궁면 용화리 용화산 소재.

신도비는 임금이나 고관의 평생업적을 기록하여 그의 무덤 남동쪽에 세운다. 소세양 신도비는 낮은 사각받침돌 위로 비몸을 세우고 지붕돌을 올린 모습으로, 받침돌은 윗면에 연꽃무늬를 두어 장식하였다.

 
소세양은 연산군 10년(1504)에 진사가 되고, 중종 4년(1509)에 문과에 급제하여 벼슬길에 올랐다. 직제학·승정원·동부승지 등을 지냈으며, 인종 때 윤임 일파의 탄핵으로 사직하였다가 명종이 즉위한 후 다시 임용되어 좌찬성에까지 올랐으며 위패가 화암서원에 봉안되었다. 비문의 헌사를 보니 벼슬은 했으되 재물이나 관직에 욕심이 없었으며 늙으막에 농사를 지으며 조용히 지냈다고 한다. 위패가 서원에 봉안될 정도면 학문적으로 상당한 경지에 이르렀던 분 같다. 학문 수준도 높고 자유로운 신념의 소유자였던 소세양선생과 황진이와의 사랑 이야기가 괜히 전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난 이분(소세양)에 대해 처음 알았다.

 

이날은 덥기는 했지만 날씨가 너무 좋아 '사진 찍기에 딱 좋은 날'이란 이야기들을 했다. 아담한 용화산 위에 조성된 진주 소씨 묘역에 올라 산 아래의 저수지가 주변의 경치와 어울린 풍경을 보니 마음이 편안해 지는 게 '이런 곳이 바로 명당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소세양묘비>

 

 

<진주 소씨묘역에서 본 용화저수지>

 

 

 <소세양의 큰형인 소세온묘>

 

 

<소세양의 형인 곤암 소세량묘>

으~~~, 벌집... 문인석이 아주 독특하다.

 

 

<소세양선생의 부친인 소자파묘와 묘비>

소자파묘비는 익산시에서 가장 오래된 묘비라서 역사적 가치가 크다.

 

 

 

 

<소자파, 소세양(진주 소씨)묘역 비석의 벌집들>

내가 소자파, 소세양(진주 소씨)묘역을 절대 잊을 수 없는 이유는 바로 이 벌과 벌집 때문이다. 신도비나 큼직한 묘비마다 말벌들이 이렇게 집을 지었다. 우리가 나타나자 경계 태세를 취하더니만 원래 타겟(!)이었던 앞 사람은 도망가고 결국 조용히 사진만 찍던 나를 쏘았다.

벌침이 너무 작아 신용카드나 다른 분의 도움으로도 뺄 수 없어 일행 모두 답사를 멈추고 약을 찾아 사방을 헤매었다. 한적한 시골 대낮이라 문을 연 보건소에도 사람은 없고, 길 거리에서도 사람 구경을 할 수 없었다. 약을 찾아 헤매다 겨우 찾은 약국에서 구입한 약은 벌레 불린데 바르는 물파스 비슷한 약이었다. 다행히 뒷탈은 없었지만 본의 아니게 함께 한 분들에게 민폐를 끼쳤다.

 

 

<벌에 쏘인 상처...ㅠㅠ> 

 

 

<약국이 있는 용안면 번화가>

타일 모자이크가 예쁘다. 주변에 무슨 성당, 함라산 등이 있었지만 pass.

 

 

<남궁찬 묘역 입구의 남궁연 효자각> 

 

 

<남궁찬묘역>

익산 성당면 갈산리.

왕릉에서나 볼 수 있는 정도로 크고 머리 장식이 특이한 문인석이 있다. 묘역 주변에 식용버섯이 아주 많았던 게 기억에 남는다.

 

 

문인석과 사람의 크기를 비교...

 

 

 

<남궁찬묘 문인석>

 

 

<남궁찬 묘역의 버섯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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