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특별시

한국의 집과 전통결혼식

큰누리 2012. 12. 10. 23:17

<한국의 집> 

 

 

-≪한국의 집에 있는 안내문≫-

한국의집(KOREA HOUSE)은 내, 외국인들에게 한국의 전통문화를 홍보하기 위해 지어진 복합문화공간으로, 전통음식, 전통공연, 전통혼례, 전통문화상품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전통한옥입니다. 조선시대 세종대왕 때 집현전 학자로서 사육신의 하나였던 박평년의 사저터였으며, 대한민국 정부 수림 후에는 국내, 외 귀빈들을 위한 영빈관으로 활용된 곳입니다. 1980년 현재의 한옥을 신축하고 전통문화의 계승발전과 보존을 목적으로 한국문화재보호재단에서 운영하고 있습니다. 한국의집 건물은 경복궁의 자경전을 본떠서 중요무형문화재 대목장 신응수가 지은 해린관을 비롯하여 문향루, 녹음정, 청우정으로 조성되었으며 양반가의 한옥에 궁중건축을 가미하여, 격조 높은 한국미의 원형을 두루 간직한 전통 고건축물입니다. 이하 생략...

 

맞는 말이고, 현재 그 용도로 잘 활용되고 있다. 그런데 이 곳은 그 이전에 일본의 침략과정에서 정무총감(총독 아래 2인자) 관저 터였다. 이웃해 있는 남산골 한옥마을은 경무총감부(헌병경찰)가 있던 자리였고... 해방 후 정무총감 관저는 미소공동위원회에서 사용하다 영빈관 등의 과정을 거쳐 지금의 한국의 집이 들어선 것이다. 전에 어떤 용도였던 간에 그 몫 좋은 자리에 한국의 집과 남산골한옥마을이 들어서 아쉬운대로 한국의 전통문화를 알리는 장소로 사용되는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한국의 집에 대해서는 외국인들이 이곳에서 전통문화체험을 하는 정도로만 알고 있었다. 남산골한옥마을을 갈 때에도 으리으리하지만 나와는 무관하다 싶은 건물의 겉만 훑다가 답사를 핑계 삼아 한국의 집에 처음 들른 것인데 마침 전통결혼식이 열리고 있었다. 건물은 한국의 집에서 내세운대로 격조가 있다. 궁중건물에 양반집을 합쳤으니 마당에서 들여다보는 건물 외관 하나하나가 흠잡을 데 없었다.

 

안에 들어섰을 때 혼례식보다 더 눈에 들어온 것은 영주실 처마의 여닫이문을 열어 고정시키는 장치였다. 이어서 혼례식... 화려하지만 품위있는 왕후 대례복에 해당하는 신부복을 입은 신부가 바닥에 앉아 절을 하는 중인데 사진 찍느라 경황이 없어 넘어가려니 무언가 이상하게 걸리는 것이었다. 그 정도의 신부 복장이면 신랑은 면류관에 구장복 차림이어야 하는데 신랑은 어디에 있지? 옥색 두루마기를 입은 두명의 남자가 신부 앞쪽에서 나란히 서 있어서 무슨 주례가 둘씩이나 되나 하고 자세히 보니 그 중 한분이 신랑이다. ㅎㅎ... 이렇게 말도 안 되는 결혼식 예복도 있을 수 있구나 싶어 혼자 웃었다.

 

결혼식이 막 끝나고 도우미(!)들이 치우는 과정에서 대례상이 보였다. 어릴 때 흔히 볼 수 있었던 전통혼례를 추억하며 촬영했다. 대나무, 닭, 높게 괸 밤과 대추, 과일 등...

 

 

<한국의 집>

중요무형문화재 대목장 신응수씨가 경복궁 자경전을 본떠 지었다는 한국의 집 해린관이다.


 

<영주실 처마>

 

 

<한국의 집 해린관 안쪽>

정면의 건물은 환벽루.

 

 


<한국의 집 전통혼례> 

 

 

<신랑은 어디에?>

하늘색 두루마기를 입은 두분은 결혼식 주례 및 도움을 주는 분이고, 신랑은 신부 맞은편에서 구장복을 입고 면류관을 쓴 모습으로 앉아 있다. 대외적인 중요한 행사나 종묘제례, 신년하례식, 결혼식 등 가장 격식을 갖춘 왕과 왕비의 차림이다.

 

 

 

 

<대례상>

신랑, 신부가 병풍 앞으로 자리를 옮긴 틈을 타 한 컷... 대나무(소나무)를 꽂은 꽃병, 청홍 보자기에 싼 닭, 청홍 촛대, 조율, 술병 등이 보인다. 소나무나 대나무는 절개를, 밤과 대추는 장수와 다남을 상징하는 것으로 반드시 올려야 한다.

 

 

<한국의 집 환벽루>

 

 

<환벽루와 해린관>

 

 

<한국의 집 환벽루>

 

 

<김치광, 문향루로 오르며 본 한국의 집 마당>

 

 

<김치광 앞쪽의 장승>

 

 

<문향루와 녹음정>

 

 

<문향루와 장독대>

중앙의 쪽문 너머엔 남산골한옥마을이 있다. 

 

 


 

 

 

<장독대에 흰버선을 거꾸로 붙인 뜻은?>

한국의 집 장독대 여름 사진에는 버선 외에 숯, 고추가 달린 금줄이 처있었다. 금줄을 치는 이유는 우리나라 식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조미료인 장을 담글 때 부정한 것을 막기 위한 것이다. 일반적인 벽사 외에 상가를 다녀왔거나 생리 중인 여자도 접근을 막을 정도로 엄격했다.

 

장독의 붉은 고추는 잡귀가 싫어하는 색이다. 숯은 정화를 의미하면서 실제로 잡냄새를 제거하고 항균작용을 한다. 거꾸로 붙인 버선에 대해서는 몇 가지 주장이 있는데 일반적으로 궂은 일(상가, 문상 등)로 문밖출입을 한 사람에게 접근하지 말라는 의미, 사악한 것을 버선발로 쫓거나 밟아버린다는 의미, 거꾸로 된 버선코에 잡귀나 벌레가 고이면 꼼짝 못하게 가둬버리려는 의미 등이 있다고 한다. 

손주에 대해서는 한없이 다정다감하고 관대했으면서도 항상 '뭐는 하지 말라, 뭐는 부정 타서 안 된다'는 식으로 금기가 많아서 불만스러웠던 내 할머니의 낮은 목소리를 버선을 보며 잠시 회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