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도

괴산의 여우숲2

큰누리 2012. 12. 26. 22:41

여우숲에서 더위로 잠 못이루고 뒤척이다 아침에 산책을 나갔을 때 본 안개에 잠긴 숲은 정말 특별했다. 그마저 없었다면 여우숲에 대한 인상은 많이 나빴을 것이다.

생태학교라는 점과 그것을 세운 분의 뜻은 평소에 나도 좋아하던 것들이다. 그런데 여우숲을 다녀온 후 일행들의 반응은 썩 좋지 못했다. 내가 느낀 것처럼 불편하고 낯설었기 때문이었을까? 도회를 벗어난 생활이 불편한 것도 알고 시골에서의 생활이 다소 불편함에도 값으로 환산할 수 없는 좋은 것이 많다는 것도 안다. 그런데 여우숲이란 게 무엇인지 모르고 갔지만 하룻밤을 묵고난 후에도 수긍이 잘 안 되는 부분이 많았다.

 

여우숲을 만드느라 개간(?)한 숲은 어쩔 수 없다 치더라도 입구에 숙박업소로 보이는 시설들이 다수 완성되었거나 진행 중이었다. 숲의 산책길들은 아직은 자리를 잡지 못한 탓도 있지만 공사로 인해 주변이 어수선하고 맨땅들이 많이 드러나 있었다. 닦은 길 주변에는 인간에게 친숙한(!) 개망초 같은 식물들이 자리를 잡아서 자연생태숲이란 이름이 무색하고... 사람의 손길이 닿으면 자연은 균형이 깨지는 게 아닌가? 그것은 운영 상 숙박업을 겸해야 하는 생태학교도 예외는 아니다.

그래도 가장 위안이 된 점은 더위를 핑계로 산막이 옛길 트레킹을 접고 들은 생태학교 운영자인 김용규님의 강의였는데 조용하지만 힘 있는 그 분의 1시간에 걸친 자연에 대한 강의는 우리 일행 모두를 감동 시켰고 미비된 숙소에 대한 아쉬움을 잊게 했다.

 

강의 내용 중에 놀라웠던 것은 그 숲에서 감시용 발신기나 카메라로 잡은 고라니, 족제비, 담비, 멧돼지 등의 동물이었다. 생태학교라고 보기엔 무언가 어색하고 불편 여우숲 주변에서 지금도 그런 동물이 산다는 사실이 마냥 신기했다. 제한적으로 원칙을 지키며 생태학교를 운영한다는 생각은 들었지만 당장 눈에 보이는 주변 풍경만으로는 그런 동물들이 얼마나 더 살 수 있을지 의심스러웠다.

 

그 분의 저서 2권을 사들고 버스가 기다리는 주차장을 향해 여우숲을 벗어나는데 약간의 문제가 생겼다. 1인당 강의료 15,000원을 내야 하는데 안 냈다는 것이다. 뒤통수를 맞은 것 같다고 몇몇 일행이 말했지만 생각해보면 여행 진행을 맡은 담당자들이 일단 제대로 일 처리를 제대로 못 했고, 다른 이유라면 우리가 知的인 부분에 대한 댓가 지불에 대해 인색하거나 익숙치 않아서였을 것이다. 

생각난 김에 오늘 직장에서 강의료에 대해 확인했더니 강의료는 3시간에 1인당 15,000원이었고 고의가 아니라 서로 확인을 제대로 안 해서 생긴 문제라 여우숲 쪽의 양해로 20만원을 지불했다고 한다.

 

 

<여우숲의 벌통>

운영자는 이 벌통에 대해 자부심이 컸다. 양은 적지만 순수하게 벌꿀을 채집을 한다고 한다. 천연벌꿀 외에 산마늘(명이나물)에 거는 기대도 큰 듯 했다.

 

 

<여우숲 생태 강의>

강의는 훌륭했고 일행들의 반응도 좋았다. 강의하는 분이 운영자인 김용규님이다.

 

 

<하산(?)하면서 본 산책로 안내판>

한밤중에 들이닥친 관계로 나오는 길에 비로소 몇개의 산책길을 제대로 볼 수 있었다.

 

 

 

<여우숲 입구의 안내판>

 

 

<여우숲 입구의 마을>

여우숲 메인 건물인 층층나무관에서 밤에 불빛으로만 본 산 아래 마을이다. 이곳에 왜 이렇게 많은 숙소로 보이는 건물이 필요한지 모르지만 엄청나게 신축 중이다.

 

 

 <여우숲의 식물들>

<거북꼬리>

 

 

 

<호박꽃 수꽃(위)과 암꽃(아래)>

 

 

 

<칡과 새삼>

칡도 반쯤은 기생식물인데 그 칡에 기생한 더 지독한 기생식물이 새삼이다. 칡이 남에게 늘어붙는다면 새삼은 파고든다, 아니면 쑤시고 들어간다고 할까? 

 

 

<달개비(닭의장풀)>

 

 

<달맞이꽃>

누리장나무꽃과 더불어 당시에 가장 눈에 많이 띄고 인상에 남은 식물이다.

 

 

<사위질빵>

이름 뒤에 '~빵'이 붙은 식물은 반기생식물인 경우가 많다.

 

 

<내가 본 중에서 가장 실한 으름>

'한국의 바나나'란 기대를 갖고 한입 베어물었다가 1시간은 족히 고생을 했다. 설어서인지 떫고, 쓰고...

 

 

<흰송장풀로 추측>

 

 

<짚신나물>

 

 

<고추나물>

 

 

<활량나물>

 

 

<초롱꽃>

 

 

<산마늘 씨앗>

 

 

<물레나물>

 

 

<물봉선>

 

 

<붉은산하늘소>

 

 

<개구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