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도

천안 성불사 마애석불, 천흥사지, 봉선홍경사 갈기비, 성환 향나무

큰누리 2012. 9. 8. 22:42

1. 천안의 성불사(홍난파 선생의 가곡에 나오는 성불사가 아니다!) 대웅전 뒤의 마애석가삼존16나한상과 불입상(고려시대).

마애불들은 모서리를 중심으로 왼쪽 면에 주존 입상, 오른 면에 16나한상이 부조되어 있는데 마모되어 그런지 원래 미완성인지 형태를 알아보기 쉽지 않다. 적멸보궁처럼 대웅전 안에 불상을 따로 모시지 않고 주존불 자리에 유리창을 붙여 법당 안에서 밖의 마애불을 보게 한 점이 독특하다.

마애불들의 희미한 윤곽 때문에 특별한 느낌은 와닿지 않지만 절의 위치가 높아 전망이 좋다. 특히 주차장에서부터 가파른 경사면을 따라 계단식으로 조성된 야생화 단지가 (시간이 흐르면) 좋을 것 같다. 전체적으로 엄청난 규모의 공사가 진행 중이어서 어수선했다.

 

2. 천흥사지의 5층 석탑(보물 제354호)과 당간지주(고려시대).

석탑과 당간지주 밖에 없어 절터라는 실감이 안 나지만 두 유적이 상당한 거리를 두고 있는 걸로 보아 원래는 어마어마한 규모의 절이었음을 알 수 있었다. 과수원과 농지 사이의 얽힌 전선 사이에서 덩그라니 서 있는 탑을 보니 안스럽기조차 했다. 하층기단에 7개씩 새겨진 안상(象眼)이 당간지주의 받침돌에도 있었다.

제법 멀리 떨어진 민가 사이에 있는 당간지주는 보존상태가 참 좋았다. 그렇게 온전한 당간지주는 처음이다. 둘 사이의 거리를 가늠해보고 다시 한번 절의 엄청난 규모에 대해 생각했다.

 

3. 천안 봉선홍경사 갈기비(국보 제7호, 고려 현종)

교통의 요지에 출몰하는 도적들을 교화하기 위해 (지금은 흔적이 없는 절과 함께) 세운 비석이라는 점이 독특하다. 갈기를 달고 머리를 돌린 귀부의 어룡이 아름답고 생동감이 넘쳤다. 뽀얀 비신의 옆면에도 정교한 당초문(?)을 새겨 전체적으로 정교한 아름다움이 돋보이는 수작이었다.

국보나 보물 지정 기준에 대해 긍정적인 것만은 아닌데도 이 갈기비는 괜히 국보로 지정된 게 아니란 생각이 들었다. 

 

4. 천안 성환향나무(천연기념물 제427호).

수령 800년으로 추정되는 나무치고 생육상태가 좋았다. 그래서인지 고궁 등에서 종종 볼 수 있는 향나무와 크게 달라 보이지 않았다. 넓은 들길을 따라 향나무 마을을 찾아가는 길이 온통 보리밭이어서 고창의 청보리밭에 있는 기분이었다.

 

해가 기울어 마음이 바쁜 광나루님과 달리 나야야님의 차에 탄 우리 일행은 탄성을 지르며 보리밭 감상을 하고 사진을 찍느라 발목을 잡아 지기님의 염장을 좀 질렀다, ㅎㅎ...

 

                                                            

<천안 성불사 야생화 단지의 무늬둥글레와 금낭화>

계단식 야생화 밭을 이제 막 가꾸는 중이라 뻘건 흙이 더 많이 보이지만 시간이 흐르면 명물이 될 것 같다.  

 

 

 

<천안 성불사>

 

 

 

<성불사 대웅전과 대웅전 유리 너머로 보이는 마애불과 실제 모습>

 

 

 

<성불사 마애석가삼존16나한상 및 불입상>

세 번째 사진이 대웅전의 주존불을 비우고 창을 만들고 주불로 모신 마애불이다.

 

 

 

<보물 제354호 천안 천흥사지 5층 석탑>

주변에는 사과밭과 전선이 무성... 

 

 

 

<천안 천흥사지 당간지주와 5층석탑 이정표>

 

 

     <천안 천흥사지 당간지주 진입로와 당간지주> 

 

 

 

 

 

 <당간지주의 '당'을 세우는(꼽는) 구멍> 

 

 

<국보 제7호 천안 봉선홍경사 갈기비> 

 

 

 

 

 

 

 

<봉선홍경사에서 성환향나무 찾아가는 길의 보리밭> 

 

 

<수령 800년의 천연기념물 제427호 천안 성환의 향나무>

 

 

 

<천안 성환의 향나무 주변 일몰 풍경>

언제나 그렇듯 우리의 능원묘 답사는 일몰과 함께 끝을 맺는다. 왜냐하면 지기님의 열정적인 학구열에도 불구하고 어두우면 더 이상 볼 수 없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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