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2차 태국여행1 - 출발, 기초정보

큰누리 2013. 2. 10. 02:02

태국을 다녀온 지 2년 만에 다시 갔다. 2011년 1월의 태국행은 직장동료들과 함께였고 여행사를 통해서였다. 그래서 코스가 뻔했다. 4박 5일의 일정에 왓프라캐우(에머랄드사원)를 중심으로 방콕을 둘러보고 파타야에서 하루 동안 즐기는 일정이었다. 그 때도 즐겁기는 했지만 답사를 선호하는 내 성격 상 아쉬운 점이 많았다. 그래도 대표적인 볼거리는 보았다고 생각했기에 다시 태국행을 결심하기까지 갈등이 많았다.

 

처음에 카페에서 신청한 중국의 태산, 곡부여행이 인원 미달로 취소가 돼버려 최소한 1년에 1번은 해외여행을 한다는 내 원칙에 차질이 생겼는데 날짜가 촉박해서 대체할 프로그램이 없었다. 고심 끝에 다녀온 태국이라도 더 가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일단 비용이 비쌌다. (2011년 당시의 비용은 4박 5일 일정에 83만원, 이번의 4박 6일 비용은 139만원)

성수기에다 카페 측에서 미리 항공권 확보를 못해 할인을 못 받아서 비싸긴 했지만 여행의 질을 생각하면 2번 다녀올 것을 1번에 다녀왔으니 오히려 싼 편이다. 코스는 예전에 다녀온 곳과 반쯤 겹쳤는데(방콕과 파타야), 나머지 코스 중 우리나라의 경주 쯤으로 볼 수 있는 아유타야가 결국 내 결심을 굳히게 만들었다.

 

가이드조차 질리게 한 이번 태국여행은 딱 내 스타일이었다. 남들이 두번 가는 일정을 한번에 소화하는 엄청나게 빡빡한 일정에다 사이사이 욕심으로 추가한 일정 때문에 점심은 매번 때를 넘기고 가이드는 기가 질려했다. 일행 모두 군말 없이 필요에 따라 추가되는 일정을 모두 반겼고 우리나라 사람들이 의례 가는 일정을 벗어난 추가된 코스 때문에 가이드는 화를 내고, 당황하면서도 결국은 끝까지 우리의 요구를 들어주었다. 가이드 생활 15년만에 요구도 많고 일반 관광객과는 너무도 달랐다는 우리 일행 때문에 마음 고생(!)이 심했을 가이드 황부장님에게 고마움과 미안함을 전한다.

 

나는 귀국 후 로열드래곤에서 먹은 마지막 밤의 식사 때문에 배탈이 나서 일주일 여를 고생했다. 지난 번 여행 때도 로열드래곤에서 먹은 음식 때문에 탈이 나서 고생했는데 아무래도 나는 로열드래곤과는 악연인가 보다.

태국과 우리나라의 시차는 2시간, 비행기로 6시간 걸린다.

 

 

<2013. 1/25. 오후 9시 30분 인천공항에서 타이항공 탑승>

 

 

<타이항공에서 제공하는 맥주와 여행 자료집>

Heineken은 우리나라에서는 오래 전에 망한 걸로 아는데 태국에서는 가장 많이 마시는 맥주 중의 하나이다. 나는 기차나 항공여행을 할 때 맥주를 1캔 정도 마시고 잠이 들곤 한다. 인천공항에서 받은 여행자료집에 '콰이강의 다리'에 대한 내용이 자세히 소개되어 있어 2시간 여를 읽다가 강제로 개인등까지 소등을 해서 끝까지 못 읽었다. ㅈㄹ... 

 

 

<타이항공 기내식>

기내식은 먹을만 하지만 좀 짜다. 동남아 기내식 중에서 가장 맛있는 것은 단연 Cathay Pacific이다! 타이항공은 국내항공사인 아시아나와 제휴했다고 들은 것 같다. 동남아 여행을 할 때마다 성수기였고 비행기가 작아 불편했는데 이번 비행기는 큰 편이었다. 1월은 동남아 관광 최고 성수기라 하루에 3편을 증편한다고 한다. 그래도 3개월 전에 예매를 하지 않으면 표를 구할 수 없다고...

 

1월에 동남아 여행이 집중되는 이유는 건기에다 가장 서늘(!)한 날씨 때문이다. 우리나라로 치면 초여름 날씨라 조금 덥지만 동남아로 따지면 가장 시원하고 특히나 비가 거의 오지 않는다.

 

 

<6시간만에 도착한 태국 스완나폼국제공항>

스완나폼국제공항은 태국의 관문이다. 우리나라의 인천국제공항을 본떴다고 하는데 제대로 본뜰 것이지... 비행기에서 입국 심사대로 가는 통로는 미로 수준이고 출국할 때도 구조가  복잡해서 가뜩이나 여행자 천국이라 복잡한 공항을 더 복잡하게 만들었다. 

대기자가 많기도 하지만 구조가 복잡하고 심사대의 일도 더뎌 출입국할 때 대기 시간이 1시간 가량 걸린다. 천정은 왜 그리 어수선한지... 지은 지 20년은 넘은 것 같은 캐캐묵은 디자인 때문에 인천국제공항을 모델로 삼았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

 

 

 

<스완나폼국제공항 입국 통로의 벽화>

천경자 화백 느낌이 나는 이 그림이 그나마 좀 신선하게 다가왔다. 전에는 못본 것 같은데, 에스컬레이터 통로 옆에 있다.

 

 

 

 

<지겨운 입국심사대 줄>

30분 대기... 이 정도면 양호한 편이다. 지난 번 출국 때에는 1시간 40분을 대기했다. 꽁꽁 얼어붙는 한국 날씨 옷차림으로 간 사람들에겐 참을 수 없는 고역이다. 인천국제공항에서 일당 2,000원을 주고 외투를 맡기긴 했지만 나머지 옷차림은 그대로이니... 현지 날씨는 밤인데도 섭씨 25도를 웃돈다.

 

 

<드디어 우리 전용 관광버스에 승차>

빨간 버스가 우리의 관광버스이다. 태국은 관광버스가 2층 구조이다.1층은 짐칸, 2층은 승객 칸, 중간 층에 운전석이 있고 운전석은 우리나라와 반대이다. 긴 입국심사대를 통과하고 나오니 우리를 마중나와야 할 관광회사의 직원이 없었다.리더는 없어진 일행 2명을 찾으러 가고, 우리는 북적이는 공항에서 졸지에 국제미아가 된 기분이었다.

 

우왕좌왕하는 우리를 보고 태국인이 몇 번 통로로 가라고 외쳐서 그 쪽으로 간 일행이 가이드를 데려오고 리더가 잃어버린 일행을 찾아온 것이 거의 동시에 이루어졌다. 몇분은 삐거덕거리는 일정에 불신을 보내고 불만을 토로했다. 나중에 안 사실인데, 가이드가 입국하는 사람을 마중하러 공항 안으로 들어올 수 없는 스완나폼공항의 구조 때문이라고 한다.   

 

 

<우리의 첫날밤 숙소, 방콕 로열프린세스 호텔>

공항에서 헤맨 기억 때문에 가뜩이나 심사가 편치 않은 우리들을 더욱 불편하게 한 것은 관광버스가 이 시장통으로 들어와 전봇대에 걸려 운전사가 내리고 좁은 통로에서 오도가도 못해 시간을 끈 것이었다. 한국시각 05:20, 태국시각 03:20인데 첫날부터 관광버스 안에서 이러고 있었다. 언제 씻고, 자고, 일어나서 여행하라고...

 

 

<방콕 로열프린세스호텔 객실>

우리는 이곳에서 첫날과 마지막 날, 이틀을 묵었다. 호텔 규모는 중간 정도인데 시설은 무난하고 우리나라로 치면 서울시내 복판 쯤에 있는 호텔 같다. 다른 호텔은 무료로 제공하는 500ml 물이 페트병인데 이놈의 호텔은 사진에서처럼 유리병이다. 그래서 마시다 남아도 들고 나올 수 없다.

 

동남아, 특히 태국은 수질이 아주 나빠서 한국 사람의 경우 2달만 태국의 물을 마시면 죽는다고 한다. 진짜인지 모르지만 태국의 물은 지질학적으로 석회가 많이 섞여 절대 그냥 마시면 안 된다. 예민한 이들은  양치조차 거부할 정도이다. 500ml에 2달러 정도하는 생수를 사 마셔야 하는데 따로 돈을 주고 산 적은 없다. 호텔에서 제공하는 1인당 1병의 물을 아꼈다 들고 나오면 대체로 해결이 되고 아주 더울 때는 두번 쯤 가이드가 생수를 사줘서 해결했다. 

 

 

<2013. 1/26. 방콕 로열프린세스호텔 밖 풍경>

현지 시각 새벽 3시 50분에 도착해서 자는 둥 마는 둥 하고 일어나서 8시 30분에 창밖으로 본 풍경.

 

 

 

<방콕 로열프린세스호텔>

어젯밤에 도대체 어느 구멍으로 들어왔길래 호텔에 진입을 못하고 시장통에서 관광버스가 오도가도 못하고 그리 헤맸는지...

 

 

 

<방콕 로열프린세스호텔의 조식>

사각거리는 파파야를 찾았는데 없었다. 약간 새콤한 맛이 나는 파파야는 별맛은 없지만 식감이 좋다. 태국사람에게 왜 그렇게 식사 때마다 나오느냐고 물으니 소화를 도와서 즐겨 먹는다고 한다. 동남아에서 현지 음식이 음식이 입에 맞지 않으면 빵이나 콘프레이크를 먹으면 괜찮다. 태국의 음식은 향신료를 빼면 먹을만 한데 중국풍의 음식은 우리에게 잘 맞지 않는다. 문제는 태국의 부자의 상당 부분이 중국인이고 큰 음식점은 중국인들이 운영한다는 것이다. 닭고기를 넣은 쌀죽이나 젓갈 국물로 만든 태국의 쌀국수는 부드러우면서도 개운해서 우리 입맛에 잘 맞는다.

 

나는 계란 요리를 집에서 거의 안 하는데 이번 태국여행에서 1년간 먹을 계란 요리를 다 먹은 느낌이다. 음식이 탐탁치 않은 경우 계란 후라이나 스크램블드 에그와 계란부침 중간처럼 생긴, 즉석에서 만들어주는 요리를 매번 먹었기 때문이다.

 

 

 

<방콕 로열프린세스호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