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2차 태국여행10 - 황금절벽사원과 칸차나부리에서의 船上 식사

큰누리 2013. 2. 13. 05:41

파타야의 황금절벽사원은 그야말로 번개 답사였다. 나도 태국여행 전에 사전 자료를 만들면서 황금절벽사원에 대한 글을 보고 '그런 게 있나'하며 흘렸다. 그런데 갑자기 광나루님이 황금절벽사원 관람을 요청했고 일반 관광객과 달리 수시로 깐깐한 요구를 하는 우리에게 한국인 가이드가 지쳤는지 비교적 순순히 응했다. 나중에 생각해 보니 볼 게 많지 않아 지나는 길에 잠깐 시간을 내면 전체적인 프로그램 운영에 큰 차질이 없어서였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황금절벽사원(왓 카오치찬)은 절이라기보다 산을 깎은 후 바위에 황금으로 불상을 선각한 우리나라로 치면 황금마애불이다. 조성한지 15년 쯤 됐으며, 태국에서 상권을 지켜준데 대해 화교들이 감사의 뜻으로 기증한 것이라고 한다. 폭, 넓이가 한뼘 쯤 되게 바위를 파 불상을 새긴 후 그 안을 100t의 황금으로 채운 것이라고 한다. 정말 어마어마한 돈 x랄이다. 나는 태국을 여행하면서 무시무시한 화교들의 영향을 느꼈다. 근대(차크리 왕조) 이후의 유적에는 중국의 입김이 안 간 곳이 없었고, 방콕 인근의 위락적 성격을 띤 곳이라면 벌떼처럼 밀려드는 중국인들을 피할 방법이 없었다.

아직은 태국 관광지의 어딜 가나 한국인들과 한국어를 흔히 만날 수 있지만 머지않아 중국인들이 그 자리를 대신할 것이다. 엄격한 사회주의 체제 하에서 잔뼈가 굵었을 중국인들이 자본주의 맛을 한번 보면 위락적이고 소비지향적인 부분에 마약처럼 매력을 느끼는 모양이다. 역사적인 유적이 많은 장소에서는 중국 관광객을 별로 볼 수 없지만 동물쑈나 트랜스젠더쑈 같은 곳은 중국인들이 바글바글하다. 가진 돈은 넘쳐나지만 아직은 매너까지 신경이 미치지 못하는 초짜 중국인 단체 관광객들과 일정이 겹치기라도 하면 그 날 관광은 그야말로 끝이다.

 

 

<황금절벽사원의 황금마애불>

크기는 사진 하단의 관광객들과 대조하면 비교가 될 것이다. 이 불상(정확히는 황금)을 지키기 위해 바위 아래에서 군인들이 경비를 선다고 한다. 이 마애불 이외에는 볼만한 것이 없다. 

 

 

<불고기 백반으로 점심을 먹은 방콕의 BS식당>

이름이 촌스럽게 방콕 & 서울의 약자 BS이고, 식당 앞에 태극기와 태국 국기를 나란히 걸어놓은 곳이다. 음식 맛은,,, 괜찮다. 동남아의 닭이나 돼지는 우리나라처럼 사료를 먹이지 않고 자연 방목을 하기 때문에 쫄깃하고 대체로 맛있다. 

 

 

<방콕에서 칸차나부리로 이동 중 방콕 부근 풍경>

관광버스 안에서 방콕을 벗어나며 촬영한 것이다. 방콕에서 칸차나부리까지는 고속도로로 4시간 30분 정도 걸리는 꽤 긴 거리이다. 

 

 

<5시간 만에 도착한 칸차나부리의 저녁 식사 장소>

한적한 시골이란 것 외엔 컴컴해서 어디가 어딘지 분간이 어려운 상황이었다. 한국인 가이드가 인솔하는대로 따라가니...  

 

 

음악소리가 들리고 이런 곳이 보였다. 다시 몇개의 건물과 건물 사이의 다리를 건너고... 

 

 

우리가 저녁을 먹을 장소에 도착했다. 이 때까지만 해도 이곳을 강가에 있는 식당 정도로 생각했다. 

 

 

<푸짐한 선상의 저녁 식사>

닭 튀김과 생선 튀김, 어설픈 김치 등... 주 메뉴는 즉석 바베큐였다. 음식 맛은 대체로 괜찮았다. 밥을 먹는데 갑자기 우리의 식당이 슬슬 움직이기 시작... 그제야 비로소 식당이 배란 걸 알았다. 주변의 건물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우리의 배를 끈 모터보트와 콰이강 야경>

이 사람들은 빈 시간에 뭐하나 싶어 유심히 봤더니 2인 1조가 되어 잡담을 하며 담배를 피웠다. 이 시각에 배안에서는 노래방이 열려 쿵쾅쿵쾅... 

 

 

<배 안의 노래방에 대해>

우리가 움직이는 배안에서 식사를 하고 유흥을 즐긴(!) 시간은 30여분이었다. 식사 후, 배 안에 설치된 간이 노래방에서 몇몇 사람은 즐겁게 노래를 불렀지만 배 끝에 설치된 두 대의 대형 스피커 때문에 유흥이 즐겁지 않은 반쯤은 엄청난 고성을 피할 곳이 없었다. 몇 번이나 현지 가이드에게 볼륨을 낮춰달라고 부탁을 했지만 실실거리며 넘겼다. 배안의 어디로 가도(주방까지 들어갔다.) 고성을 피할 곳이 없던 나는 드디어 화가 머리 끝까지 치밀어 올랐다. 한국인 가이드에게 적어도 소리 정도는 줄일 수 있지 않냐고 따지자 그 가이드는 내게 '그것도 이해를 못하냐? 남들은 1시간 하는 것을 30분으로 줄인 것이다"라고 불쾌해 하며 퉁명스럽게 대답해서 화가 폭발하고 말았다.

 

"당신은 한국인 관광객 모두가 노래방을 즐길 거라고 생각합니까? 어지간하면 넘길 수 있지만 피할 수 없는 공간에서 이 정도의 고성이면 적어도 원치 않는 사람들을 위해 피할 곳을 마련하던가 볼륨 정도는 조절을 해야 되는 것 아닙니까? 나 같은 사람에게도 최소한의 선택을 할 수 있도록 해야 되는 것 아닙니까?" 여전히 이해를 못하겠다며 오히려 불쾌해 하는 그 가이드와 한 동안 고성이 오갔다. 나중에 안 사실인데 나보다 더 괴로워하고 그래서 더 강력하게 항의한 분이 있었다. 남들이 즐겁게 노는 것을 가지고 왈가왈부 하고 싶은 생각은 없지만 다시는 이런 상황을 겪고 싶지 않다. 그래서 지나가는 배에서 울리던 싸이의 강남스타일조차 역겨웠다.

 

<세번째 숙소, 펠릭스 리버콰이 리조트>

나중에 한국인 가이드와 화해는 했지만 정말 다시는 겪고 싶지 않은 불쾌함을 안고 한밤에 이곳에 도착했다. 방콕이나 파타야와는 다른 오래된 목조 건물과 독특한 분위기가 그나마 불쾌한 기분을 낫게 했다. 

 

 

<펠릭스 리버콰이 리조트의 숙소>

밤이라 확인이 제대로 안 되긴 했지만 그 동안 묵었던 현대식 건물과는 차원이 다른 이 숙소가 무척 마음에 들었다. 흠은 전자모기향을 피웠는데도 모기가 많다는 것! 하지만 물리지는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