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2차 태국여행15 - 칸차나부리의 죽음의 철도 열차(헤오모라나)

큰누리 2013. 2. 14. 17:58

죽음의 철로 열차 현지 가이드에게 물으니 탕 로파이사이 사판 몰라나라고 한다. '로파이'는 기차, '사판'은 다리, '몰라나'는 죽음을 의미하는 단어라고 하고 우리에게 알려진 '헤오모라나(헤오몰라나)' 죽음의 절벽이란 뜻이라고...

 

칸차나부리에 도착한 이후 트레킹이나 선상 식사 때 콰이강을 보면서 특히, 전쟁기념관의 자료와 재현한 상황들을 볼 때 데이비드 린 감독이 만든 영화 <콰이강의 다리>에 대해 내내 생각했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그 많은 연합군 포로들이 왜 그렇게 많이 죽어야 했는지 잘 이해가 되지 않았다. 죽음의 철도 열차를 타고 포로들이 죽어가며 놓은 철로를 달릴 때도 마찬가지였다. 규모가 너무 작고 허술했기 때문이다. 결론은 열악한 환경에서 굶주리며 맨몸으로 공사를 서두르는 일제에 내몰렸기 때문에 그랬을 거라고 생각을 정리했다.

 

죽음의 철도 열차는 점심을 먹은 식당 바로 앞에 있는 왕포역에서 탔다. 죽음의 철도 열차는 이름처럼 살벌한 열차나 철도가 아니라 철로 가설 공사 때 연합군 포로들이 많이 죽었기 때문에 붙은 이름일 뿐이다. 냉방이 안되는 열차를 35~40분 정도 타기 때문에 역 앞의 가게에서 캔 맥주나 음료를 들고 타면 좋다. 시내와 달리 가게에서 바트만 받아서 난감했는데 한국 가이드가 10달러를 환전해줘서 캔 맥주 2개를 사고 2달러에 해당하는 거스름돈을 바트로 받았다. 가게에서는 알아서 얼음봉지에 캔 맥주를 담아준다.

 

죽음의 열차는 하루에 3회인가 운행한다 하는데 고무줄 시간이다. 우리도 현지 시각 2시에 도착한다는 열차를, 쉴 곳도 마땅치 않은 작은 역 바깥에서 더위를 피해가며 꼬박 1시간을 기다려서 탔다. 열차는 딱 우리나라의 완행열차 수준이다. 냉방장치가 없어서 열차 안이 덥다고 들었는데 창문이 모두 열려있기 때문에 시원하다. 관광객만을 위한 열차가 아닌지 현지인들이 보였고 35분만에 우리의 목적지인 타키렌역에 도착할 때까지 간이역이 3개 정도 있었다.

 

출발해서 10분 정도는 야트막한 산과 드문드문 있는 민가 사이를 달린다. 10분 쯤 지난 지점부터 오른쪽으로 콰이강과 예쁜 수상가옥 비슷한 팬션들이 보이는데 그 반대편의 산 아래가 바로 유명한 사진촬영 구간이다. 탐크라세 브릿지(Thamkrasea Bridge)라는 간이역 부근이다. 다리 아래에서 백인들이 현장 답사를 하는 모습도 볼 수 있다. 나는 차 오른쪽 전망이 좋다는 어느 블로거의 글을 보고 오른쪽에 앉았다가 뒤늦게 그 부근의 사진을 몇 장 겨우 찍었다. 실제로 콰이강을 낀 오른쪽의 전망이 좋기는 하다. 커브가 심해서 철도 사진 찍기 좋은 그 부분이 죽음의 철로 구간에서 가장 풍치가 빼어나다. 자신이 탄 열차를 앞으로 끼고 열차 아래와 앞의 철로 구간을 가장 폼나게(!) 찍을 수 있다.

철로 오른쪽의 강 건너편에 있는 아기자기하고 예쁜 가옥들은 현지인의 피서지라고 들었다. 이후부터 강은 보이지 않고 양쪽으로 야산과 벌판이 계속 된다. 중간에 사람 키 정도에 아래로 열매를 단 식물 재배지가 많이 보였는데 사진 정리를 하면서 그 식물이 파파야일 것이라고 추측했다. 목적지인 타키렌역에서 내리니 우리와 함께 왕포역에서 출발한 관광버스가 기다리고 있었다. 다시 마지막 일정인 방콕을 향해 출발...

 

 

<죽음의 철로 열차 출발지인 칸차부리나 왕포역>

아래의 이정표는 역사 왼쪽에 있는 것을 편집한 것이다.

 

 

<왕포역에서 본 우리가 갈 타키렌 쪽>

 

 

<왕포역에서 본 우리가 갈 반대 방향 남톡 쪽>

 

 

<왕포역사>

사진의 청록색 기계들은 어떤 용도인지 모르지만 지금도 사용한다고 한다.

 

 

<현지 시각 오후 3시 37분>

역에서 기다린지 정확히 1시간 만에 기차가 왔다.

 

 

<왕포역 출발 후의 바깥 풍경>

 

 

<왕포역 출발 후 10분이 지난 지점>

이 직전부터 콰이강이 보이기 시작한다. 주변 풍경이 아름답고 왼쪽으로 죽음의 철도 구간이 가장 잘 보이는 곳이다.

 

 

<연합군 포로들이 가설한 다리를 촬영하는 기차 안의 우리 일행들> 

한국인 가이드가 일부러 빈 칸에 우리를 모아 앉혔기 때문에 우리가 이 칸을 전세(!) 냈다.

 

 

<죽음의 철도 열차 내부>

통로에 선 이가 우리의 한국 가이드 황부장님이다. 

 

 

<차창 밖의 파파야로 추정되는 식물>

열차 안에서 이걸 키우는 밭을 가장 흔하게 볼 수 있었다.

 

 

<죽음의 철도 열차 간이역> 

 

 

<차창 밖 풍경들>

 

 

<죽음의 열차 하차역 타키렌>

 

 

<죽음의 열차 하차역인 타키렌 역사 밖>

보리수인 것 같은데 뿌리가 밖으로 드러난 것이 너무나 신기하다.

 

 

<타키렌역 화장실의 변기>

호텔이나 리조트의 화장실은 우리나라처럼 양변기인데 공중 화장실은 대부분 이렇다. 쭈그리고 앉아 볼일을 본 후, 왼쪽의 샤워기를 이용해서 수동으로 변기를 씻어낸다.